경찰창설 46돌 현주소와 보완책

입력 1991.10.20 (21: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신은경 앵커 :

우리나라의 국립경찰이 내일로 창설 46돌을 맞습니다.

한동안 정권의 시녀라는 지탄을 받기도 했던 경찰은 최근 들어서 경찰청 발족과 범죄와의 전쟁 1주년 마무리 등 민생 경찰로서의 새로운 도약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제도와 운영 면에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우리 경찰의 현주소 그리고 앞으로의 제도적 보완책은 무엇인지 김사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김사모 기자 :

지난 8월 14만 경찰관의 숙원이던 경찰청 발족을 계기로 경찰은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또 2천 년대를 향한 새로운 청사진을 펼쳐 보였습니다.

경찰은 특히 민생 경찰, 봉사 경찰의 소임을 다하기 위해 여성 상대 범죄를 전담하는 여자형사기동대를 발족시켰습니다.

또 범죄의 온상이 되는 유흥업소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청소년 범죄를 막기 위해 유흥가에 청소년 출입금지 구역을 설정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가시적 성과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또 최근에는 치밀한 수사로 남양요구르트 독극물 협박 사건을 해결해 박수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국민들의 경찰에 대한 기대는 아직도 미흡합니다.

경찰이 범죄에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사건을 공정하게 처리하지 않고 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또한 너무 난폭하고 거칠며 경찰에게 억울한 일을 당하는 등 약한 자에게는 강하고 강한 사람에게는 약하다고 보는 부정적 견해도 있습니다.


시민 1 :

경찰 보면 좀 피하고 싶은 생각들을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거지요.


시민 2 :

사회를 위해서 봉사하고 그랬는데, 요즘에 좀 인식이 바뀌어 가는 것 같아요.

사람들이.


시민 3 :

3.25사변 후에 보안 관계다 뭐다 해 가지고 일반 국민들 전부 그렇게 당해 왔으니까, 그게 뭐 습관적으로 그러게 돼 있지요.


김사모 기자 :

특히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이나 세무사 임길수 씨 피살 사건, 이형호 군 유괴 살해 사건은 아직도 해결하지 못했을 뿐더러 실종된 대구 5어린이를 찾지 못하는 것도 경찰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경찰관 자신들도 상당수가 경찰 제복을 입는 것을 꺼리고 기회가 닿으면 직업을 바꾸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최근 한 여론 조사에서 나타난 것을 보면 설문 조사 대상 경찰관 2,020명 가운데 55%는 기회가 닿으면 전직을 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며 그 원인은 23%가 사회의 부정적인 시각 때문이라고 답하고 있습니다.


박태규 (서울 역전파출소) :

9시에 출근해 가지고 다음날 9시까지 24시간을 근무하고 있는데 하루 근무 일지를 짜다보면은 순찰 및 방범 근무 그 다음에 소원에 대기, 08출동 등 20시간 이상을 근무하고 있습니다.


김사모 기자 :

또한 다른 부처의 업무를 협조해야 하는 경찰은 중앙정부 13개 부처의 55종 업무를 맡아야 하고 특히 벌과금 징수나 소재 파악 확인 업무, 문서 처리 등으로 파출소 외근 직원의 순찰 시간은 하루 4시간에 불과하다고 불평합니다.

날로 기능화하고 조직화, 기동화 되고 있는 범죄에 대한 경찰의 대응 능력은 낡은 수사 장비와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육감 수사에 의존해 기대만큼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수사 경찰은 전체인원 1만4천여 명 가운데 85%가 고졸 이하 학력자이며 5년 이하 수사 경력자가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데도 기본 교육과 보수 교육은 외국에 비해 너무나 부족한 실정입니다.


김효은 (서울경찰청 차장) :

수사의 과학화 또 모든 경찰 자료에 전산화 그리고 장비의 현대화 등 과학 경찰을 이룩하는 문제와 또 경찰의 교육 혁신 또 자질 향상 이런 문제 등을 지금 전문적으로 저희들이 연구하고 있고...


김사모 기자 :

그러나 이러한 경찰의 화려한 청사진은 경찰이 민주화 시대에 걸맞게 정치적으로 중립성이 보장되어 국민의 생명과 신체, 재산을 보호하고 지역 주민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때 그 뜻을 펼 수 있을 것입니다.


이황우 (동국대 교수) :

경찰이 보다 더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단속보다는 봉사행정을 구현해 나가는 이러한 쪽으로 서야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그다음에 이 경찰이 제도적으로 자치경찰제도를 도입을 해야 될 그러한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또 한 가지는 경찰이 독자적으로 수사를 할 수 있는 그러한 권한이 주어져야만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김사모 기자 :

경찰이 봉사 경찰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정치경찰과 시국치안경찰, 조장행정경찰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경비와 정보보다는 수사가, 수사보다는 방범이 중시되는 풍토가 마련될 때 비로소 가능하게 될 것입니다.

이와 함께 경찰 스스로도 꾸준한 자기개혁과 이미지 쇄신 등으로 국민의 부정적인 인식을 바꿈으로서 국민의 협조와 지지를 받을 때 진정한 국민의 경찰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50고개를 눈앞에 둔 우리의 국립경찰이 민중의 지팡이로서 제자리를 찾아 바로서기 위해서는 국민들에게 단속 경찰보다는 봉사 경찰로 비춰져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경찰창설 46돌 현주소와 보완책
    • 입력 1991-10-20 21:00:00
    뉴스 9

신은경 앵커 :

우리나라의 국립경찰이 내일로 창설 46돌을 맞습니다.

한동안 정권의 시녀라는 지탄을 받기도 했던 경찰은 최근 들어서 경찰청 발족과 범죄와의 전쟁 1주년 마무리 등 민생 경찰로서의 새로운 도약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제도와 운영 면에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우리 경찰의 현주소 그리고 앞으로의 제도적 보완책은 무엇인지 김사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김사모 기자 :

지난 8월 14만 경찰관의 숙원이던 경찰청 발족을 계기로 경찰은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또 2천 년대를 향한 새로운 청사진을 펼쳐 보였습니다.

경찰은 특히 민생 경찰, 봉사 경찰의 소임을 다하기 위해 여성 상대 범죄를 전담하는 여자형사기동대를 발족시켰습니다.

또 범죄의 온상이 되는 유흥업소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청소년 범죄를 막기 위해 유흥가에 청소년 출입금지 구역을 설정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가시적 성과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또 최근에는 치밀한 수사로 남양요구르트 독극물 협박 사건을 해결해 박수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국민들의 경찰에 대한 기대는 아직도 미흡합니다.

경찰이 범죄에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사건을 공정하게 처리하지 않고 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또한 너무 난폭하고 거칠며 경찰에게 억울한 일을 당하는 등 약한 자에게는 강하고 강한 사람에게는 약하다고 보는 부정적 견해도 있습니다.


시민 1 :

경찰 보면 좀 피하고 싶은 생각들을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거지요.


시민 2 :

사회를 위해서 봉사하고 그랬는데, 요즘에 좀 인식이 바뀌어 가는 것 같아요.

사람들이.


시민 3 :

3.25사변 후에 보안 관계다 뭐다 해 가지고 일반 국민들 전부 그렇게 당해 왔으니까, 그게 뭐 습관적으로 그러게 돼 있지요.


김사모 기자 :

특히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이나 세무사 임길수 씨 피살 사건, 이형호 군 유괴 살해 사건은 아직도 해결하지 못했을 뿐더러 실종된 대구 5어린이를 찾지 못하는 것도 경찰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경찰관 자신들도 상당수가 경찰 제복을 입는 것을 꺼리고 기회가 닿으면 직업을 바꾸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최근 한 여론 조사에서 나타난 것을 보면 설문 조사 대상 경찰관 2,020명 가운데 55%는 기회가 닿으면 전직을 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며 그 원인은 23%가 사회의 부정적인 시각 때문이라고 답하고 있습니다.


박태규 (서울 역전파출소) :

9시에 출근해 가지고 다음날 9시까지 24시간을 근무하고 있는데 하루 근무 일지를 짜다보면은 순찰 및 방범 근무 그 다음에 소원에 대기, 08출동 등 20시간 이상을 근무하고 있습니다.


김사모 기자 :

또한 다른 부처의 업무를 협조해야 하는 경찰은 중앙정부 13개 부처의 55종 업무를 맡아야 하고 특히 벌과금 징수나 소재 파악 확인 업무, 문서 처리 등으로 파출소 외근 직원의 순찰 시간은 하루 4시간에 불과하다고 불평합니다.

날로 기능화하고 조직화, 기동화 되고 있는 범죄에 대한 경찰의 대응 능력은 낡은 수사 장비와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육감 수사에 의존해 기대만큼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수사 경찰은 전체인원 1만4천여 명 가운데 85%가 고졸 이하 학력자이며 5년 이하 수사 경력자가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데도 기본 교육과 보수 교육은 외국에 비해 너무나 부족한 실정입니다.


김효은 (서울경찰청 차장) :

수사의 과학화 또 모든 경찰 자료에 전산화 그리고 장비의 현대화 등 과학 경찰을 이룩하는 문제와 또 경찰의 교육 혁신 또 자질 향상 이런 문제 등을 지금 전문적으로 저희들이 연구하고 있고...


김사모 기자 :

그러나 이러한 경찰의 화려한 청사진은 경찰이 민주화 시대에 걸맞게 정치적으로 중립성이 보장되어 국민의 생명과 신체, 재산을 보호하고 지역 주민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때 그 뜻을 펼 수 있을 것입니다.


이황우 (동국대 교수) :

경찰이 보다 더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단속보다는 봉사행정을 구현해 나가는 이러한 쪽으로 서야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그다음에 이 경찰이 제도적으로 자치경찰제도를 도입을 해야 될 그러한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이 됩니다.

또 한 가지는 경찰이 독자적으로 수사를 할 수 있는 그러한 권한이 주어져야만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김사모 기자 :

경찰이 봉사 경찰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정치경찰과 시국치안경찰, 조장행정경찰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경비와 정보보다는 수사가, 수사보다는 방범이 중시되는 풍토가 마련될 때 비로소 가능하게 될 것입니다.

이와 함께 경찰 스스로도 꾸준한 자기개혁과 이미지 쇄신 등으로 국민의 부정적인 인식을 바꿈으로서 국민의 협조와 지지를 받을 때 진정한 국민의 경찰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50고개를 눈앞에 둔 우리의 국립경찰이 민중의 지팡이로서 제자리를 찾아 바로서기 위해서는 국민들에게 단속 경찰보다는 봉사 경찰로 비춰져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패럴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