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 앵커 :
농촌의 일손부족은 이제 거론하기 조차 민망할 정도입니다. 벼베기 등 가을겆이가 한창이지만 일손부족 때문에 제대로 추수를 못하는 농가가 많습니다. 농촌의 실상을 이정봉 기자가 전합니다.
이정봉 기자 :
요즘 농촌은 벼베기와 사과따기, 콩 거두기 등으로 한창 일손이 딸립니다. 그러나 일손이 부족해서 제때 따내지 못한 탓으로 많은 사과들이 버려지고 이렇게 소먹이가 되고 있습니다. 봄부터 정성을 쏟아온 과실을 가축사료로 쓸 수 밖에 없는 농민의 마음은 더없이 어둡습니다. 이곳 강가에는 사과들이 둥둥 떠나니고 있습니다. 겉보기에도 잘익은 사과들이지마는 누구하나 거들떠보지도 않습니다. 눈앞에 두고도 버릴 수밖에 없을 만큼 농촌의 일손 부족현상은 갈수록 심각해지는 추세입니다.
김순성 (경북 안동군 와룡면) :
노동력이 부족해 가지고 절감기라고 있어요. 돌리면 잘 나갑니다. 그리 해가지고서 소를 사료하고 섞어서 이렇게 사육하거든요. 그다음에는 강물에 갖다가 떠내려 보내고요. 과실에 대해서는 그렇습니다.
이정봉 기자 :
젊은 사람들 어디 가셨어요?
김경순 (경북 영주시 광2동) :
젊은 사람 없어요. 여기 사람 오긴 오지만 다 늙은이들이고 젊은 놈은 몇 안돼요.
이정봉 기자 :
농촌 청년들은 농사일을 아예 포기를 하고 있습니다. 농촌청년들은 5만원 이상을 주는 농공단지나 건설현장으로 모두 빠져 나가고 없습니다. 이곳 사과밭에도 65살 이상의 할머니들만 모여서 사과를 정리를 하고 있습니다.
김연희 (경북 영주시 상죽1동) :
주인 출근해 버리고 나면은 집에서 혼자서 뭐해요. 아무 여가시간이 없으니까 또 나이 많다고 어디가면 써주지도 않지요. 그러니까 이런데와서 시간도 보내고 또 돈도 조금 벌고 그럴려고...
이인봉 (충북 충주시 안림동) :
전혀 사과에 대해 모르는 여자들을 인제 사는데 그 여자들이 집에서 또 출발을 해갖고 여기서 일하고 갈때까지 우리가 차로다 모셔오고 모셔가야 되고...
이정봉 기자 :
올해 사과농사는 태풍에다 비가 적게 내려서 전체적으로 생산물량이 줄었습니다. 그러나 일손이 모자라기 때문에 적기에 수확하거나 제때 출하를 못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사과농사가 워낙 손이 많이 가는 일이라 일손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하루 3만원의 일당을 준다고 해도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습니다. 결국 가족들끼리 매다릴 수밖에 없습니다. 예년같으면은 1주일정도 가능했던 사과따기도 이제는 보름이상 걸리기가 일수입니다. 그러다보니 과수원을 팔겠다는 사람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고소득을 보장했던 사과재배가 이제는 골칫거리로 바뀌었습니다.
정현석 (영주시 가흥동) :
사람이 어찌 지금 현재 전부 부녀자 또 여자도 젊은 사람은 없어요. 나이많은 노인들, 이들만 가지고 일을 하니까 농사가 잘 안되죠.
이정봉 기자 :
사과뿐만이 아니라 벼나래기나 콩밭, 참깨 등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땅에 떨어져서 썩어졌어도 거둬 줄 일손은 없습니다. 그만큼 소중한 우리의 곡식이 버려지고 있는 것입니다.
김석희 (청송군 진북면 각산동) :
콩도 썩고 뭐 사과도 어떤 때 안 좋으면 썩고 이래요. 배도 썩고 다 썩지 뭐예요. 농촌 문제라는게 그런거야. 배가 다 썩어요. 배추도 썩고 저것도 안따 가지고서 뭐 할 수 없지 어쩝니껴.
이정봉 기자 :
가을걷이를 서두르고 있는 농촌의 일손부족, 과연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농번기에만 비상 동원되는 공무원과 학생 등의 인력만으로 만성적인 일손부족을 메꿀수가 있는 것인가.
황해운 (경북 영풍 부군수) :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는 모든 노동력에 대해서는 도시의 유휴 부녀인력을 활용해서 대체를 해 나가면 앞으로 농촌 일손 부족현상은 다소 대책이 해결 되리라고 봅니다.
김윤선 (농림수산부 농산국장) :
농촌이 노령화 돼있고 또 부녀화 돼있는 데다가 기계가 어려운 산간지역, 특히 또 과수 수확이라든지 채소밭 관리같은 것도 노동력이 겹치게 되니까 아주 농촌노동력이 부족한 것이 실정입니다.
이정봉 기자 :
농촌의 일손부족은 해마다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의 뒷받침이 없는한 농촌은 잃어버리고 말 것입니다. 이처럼 농촌의 인력난으로 농촌이 무너진다면 농촌문제는 과연 어떻게 될런지 깊이 생각을 해봐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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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촌 일손부족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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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1991-10-27 21:00:00

김홍 앵커 :
농촌의 일손부족은 이제 거론하기 조차 민망할 정도입니다. 벼베기 등 가을겆이가 한창이지만 일손부족 때문에 제대로 추수를 못하는 농가가 많습니다. 농촌의 실상을 이정봉 기자가 전합니다.
이정봉 기자 :
요즘 농촌은 벼베기와 사과따기, 콩 거두기 등으로 한창 일손이 딸립니다. 그러나 일손이 부족해서 제때 따내지 못한 탓으로 많은 사과들이 버려지고 이렇게 소먹이가 되고 있습니다. 봄부터 정성을 쏟아온 과실을 가축사료로 쓸 수 밖에 없는 농민의 마음은 더없이 어둡습니다. 이곳 강가에는 사과들이 둥둥 떠나니고 있습니다. 겉보기에도 잘익은 사과들이지마는 누구하나 거들떠보지도 않습니다. 눈앞에 두고도 버릴 수밖에 없을 만큼 농촌의 일손 부족현상은 갈수록 심각해지는 추세입니다.
김순성 (경북 안동군 와룡면) :
노동력이 부족해 가지고 절감기라고 있어요. 돌리면 잘 나갑니다. 그리 해가지고서 소를 사료하고 섞어서 이렇게 사육하거든요. 그다음에는 강물에 갖다가 떠내려 보내고요. 과실에 대해서는 그렇습니다.
이정봉 기자 :
젊은 사람들 어디 가셨어요?
김경순 (경북 영주시 광2동) :
젊은 사람 없어요. 여기 사람 오긴 오지만 다 늙은이들이고 젊은 놈은 몇 안돼요.
이정봉 기자 :
농촌 청년들은 농사일을 아예 포기를 하고 있습니다. 농촌청년들은 5만원 이상을 주는 농공단지나 건설현장으로 모두 빠져 나가고 없습니다. 이곳 사과밭에도 65살 이상의 할머니들만 모여서 사과를 정리를 하고 있습니다.
김연희 (경북 영주시 상죽1동) :
주인 출근해 버리고 나면은 집에서 혼자서 뭐해요. 아무 여가시간이 없으니까 또 나이 많다고 어디가면 써주지도 않지요. 그러니까 이런데와서 시간도 보내고 또 돈도 조금 벌고 그럴려고...
이인봉 (충북 충주시 안림동) :
전혀 사과에 대해 모르는 여자들을 인제 사는데 그 여자들이 집에서 또 출발을 해갖고 여기서 일하고 갈때까지 우리가 차로다 모셔오고 모셔가야 되고...
이정봉 기자 :
올해 사과농사는 태풍에다 비가 적게 내려서 전체적으로 생산물량이 줄었습니다. 그러나 일손이 모자라기 때문에 적기에 수확하거나 제때 출하를 못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사과농사가 워낙 손이 많이 가는 일이라 일손 구하기가 어렵습니다. 하루 3만원의 일당을 준다고 해도 선뜻 나서는 사람이 없습니다. 결국 가족들끼리 매다릴 수밖에 없습니다. 예년같으면은 1주일정도 가능했던 사과따기도 이제는 보름이상 걸리기가 일수입니다. 그러다보니 과수원을 팔겠다는 사람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고소득을 보장했던 사과재배가 이제는 골칫거리로 바뀌었습니다.
정현석 (영주시 가흥동) :
사람이 어찌 지금 현재 전부 부녀자 또 여자도 젊은 사람은 없어요. 나이많은 노인들, 이들만 가지고 일을 하니까 농사가 잘 안되죠.
이정봉 기자 :
사과뿐만이 아니라 벼나래기나 콩밭, 참깨 등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땅에 떨어져서 썩어졌어도 거둬 줄 일손은 없습니다. 그만큼 소중한 우리의 곡식이 버려지고 있는 것입니다.
김석희 (청송군 진북면 각산동) :
콩도 썩고 뭐 사과도 어떤 때 안 좋으면 썩고 이래요. 배도 썩고 다 썩지 뭐예요. 농촌 문제라는게 그런거야. 배가 다 썩어요. 배추도 썩고 저것도 안따 가지고서 뭐 할 수 없지 어쩝니껴.
이정봉 기자 :
가을걷이를 서두르고 있는 농촌의 일손부족, 과연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농번기에만 비상 동원되는 공무원과 학생 등의 인력만으로 만성적인 일손부족을 메꿀수가 있는 것인가.
황해운 (경북 영풍 부군수) :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는 모든 노동력에 대해서는 도시의 유휴 부녀인력을 활용해서 대체를 해 나가면 앞으로 농촌 일손 부족현상은 다소 대책이 해결 되리라고 봅니다.
김윤선 (농림수산부 농산국장) :
농촌이 노령화 돼있고 또 부녀화 돼있는 데다가 기계가 어려운 산간지역, 특히 또 과수 수확이라든지 채소밭 관리같은 것도 노동력이 겹치게 되니까 아주 농촌노동력이 부족한 것이 실정입니다.
이정봉 기자 :
농촌의 일손부족은 해마다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의 뒷받침이 없는한 농촌은 잃어버리고 말 것입니다. 이처럼 농촌의 인력난으로 농촌이 무너진다면 농촌문제는 과연 어떻게 될런지 깊이 생각을 해봐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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