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홍 앵커 :
이제 이틀이면 올해도 다 지나갑니다.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 남북합의서의 역사적 서명 등 올 한해는 무엇보다도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회합과 통일의 전기를 마련한 해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대학입시 부정사건과 수서 특혜분양사건, 강경대군 피살사건 등 올해도 예외 없이 많은 사건, 사고가 있었습니다.
신은경 앵커 :
네, 특히 잇단 어린이 유괴 살해사건과 화풀이 또 충동범죄 그리고 신도시 아파트 부실고아 사건 등은 인간성 상실범죄라는 측면에서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던 사건들입니다.
오늘은 이들 사건에서 남겼던 교훈을 집중적으로 진단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김 홍 앵커 :
올해는 어린이 수난의 해로 기록될 만큼 어린이 대상범죄가 잇따랐습니다.
이형호, 이득화 두 어린이 유괴 살해사건은 물론 서커스소녀 신주희양 감금 학대사건 또 12살짜리 접대부 사건 등 숱한 어린이 대상범죄가 인간성 상실의 극한으로 지적돼 왔습니다.
신은경 앵커 :
네, 그런가 하면 개구리 잡으러 나갔던 대구 어린이들 실종사건도 5어린이의 생사조차 확인되지 않은 채 한해를 넘기게 됐습니다.
유괴가 한 가정을 어떻게 파멸시키고 얼마나 잔인한 범죄인지 이형호군 유괴 살해사건을 중심으로 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박선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박선규 기자 :
지난 1월 집 앞 놀이터에서 놀다 유괴돼 40여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이형호군, 당시 범인은 7천만 원을 요구하며 46차례나 이군 집으로 전화를 걸다 결국 이군을 살해했습니다.
이군 사건이 난지도 11달, 그동안 자주 오던 이웃들마저 발길을 끊었던 남은 아이들은 외톨이가 됐습니다.
살던 집을 옮겨야 했고 주변에서 혹시 알아보지 않을까하는 불안한 마음이 계속됐습니다.
어른들은 그래도 견딜만했지만 6살, 12살 두 아이가 받아들이기에는 충격이 너무 컸습니다.
영호 아버지 :
아이들의 머릿속에 유괴라는 자체가 아주 머릿속 깊이 박힌 거 같애 가지고 밖에 나가는 걸 두려워하고 무서움을 많이 갖고 있고 아예 방안에서만 놀며 지낼 때가 허다해요.
박선규 기자 :
잠을 자다 형호가 부르는 소리에 놀라 깨기도 수십 차례, 하루도 편할 수 없는 날이 가정생활은 물론 하고 있던 사업까지 어렵게 했습니다.
사정은 지난 10월29일 집 앞 공터에서 놀다 유괴돼 13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수원 이득화군의 가정도 마찬가지입니다.
득화군의 부모들은 자식을 잃은 절망감속에서 이제는 나머지 아들마저 잃을까 두려워 득화군의 형을 매일 학교에 데려다주고 데려오며 집밖에는 아예 내보내지 조차 않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올해 마감을 나흘 앞둔 지난 27일 경기도 의정부시에서는 이 동네 사는 10살 김동준군이 역시 돈을 노린 유괴범에 의해 살해됐고 이는 외아들만을 바라보며 어렵게 살아온 한 가정을 다시 일어서기 힘든 절망의 늪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유괴를 당한 가족뿐 아닙니다.
잇단 유괴사건은 어린이를 가진 모든 부모에게 공포와 불안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이재윤 :
우선은 내보내기가 무섭고 백화점 이렇게 쇼핑을 왔다가도 잠깐 없으면 우선 놀래가지고 우리애기 어디 갔나 싶어 가지고 막 가슴부터 조이거든요.
송중금 :
자식을 갖다 유괴를 해가지고 그런 부정적인 횡포를 한다면은 그 범인이라는 사람은 이 세상에 살릴 필요가 없다구요.
박선규 기자 :
이군의 가정을 파탄에 빠뜨린 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과연 어디에 있는 것인가, 이군 유괴 후 46차례나 이렇게 전화를 해왔던 범인은 2월14일 이후 완전히 숨어들어서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있습니다.
사건 후 초등 수사단계에서 세 차례나 범인을 잡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쳤던 경찰은 최근 천만 원이었던 현상금을 5천만 원으로 올리고 처음부터 수사 자료를 다시 검토하는 등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김영환 (강남경찰서 형사과장) :
범인의 육성이래든가, 혹은 필적으로 저희는 나이가 25세서부터 30초반까지로 보고 그 다음에 실직자나 고등학교 졸업이상의 자로 이렇게 분석이 되기 때문에 거기에 해당되는 주변 인물들을 전부 다 정밀하게 검토 수사를 하고 있습니다.
박선규 기자 :
경찰은 특히 범인이 남긴 필적을 토대로 범인이 약속장소로 지정됐던 강남일대와 김포공항, 광명시 등을 중심으로 여관 숙박부, 동사무소의 선 출입 기록 등에 나타난 필적을 감정하고 있습니다.
잇따른 유괴사건과 함께 지난 3월26일 개구리를 잡으러 간다며 집을 나간 대구 성서초등학교 어린이 5명이 아직까지 아무런 소식이 없어 가족과 주변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실종사건 발생이후 그동안 전국에서 동원된 경찰만도 20만 명, 2백여 차례의 야산수색과 4개 저수지의 물 빼기 작업 그리고 전국 주요도시의 앵벌이와 구두닦이도 수사했지만 이들의 행적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들 개구리소년 찾기에 국민적인 공감대가 형성돼 각종 캠페인이 계속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경찰수사는 여전히 미궁 속을 맴돌고 있고 이들 어린이들의 부모들은 거의 생업을 포기 한 채 전국을 돌며 아이들을 찾고 있습니다.
11달 전에 이 놀이터에서 유괴 살해된 형호군의 가족들은 가정이 거의 파탄에 이른 지경에서 오늘도 여전히 계속 되는 악몽에서 벗어나기 위한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직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마는 단순가출이 유괴와 연결된 것으로 믿어지는 대구 5어린이의 가정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유괴는 한 가정을 철저하게 파탄시키고 온 사회를 불안 속에서 몰아넣는 가장 잔인한 범죄행위입니다.
따라서 유괴범은 반드시 잡혀야 하고 잡는 데는 온 국민이 함께 나서야 합니다.
모든 유괴범들에 대한 철저하고 끈질긴 추적과 검거만이 유괴를 이 땅에서 완전히 몰아낼 수 있습니다.
김 홍 앵커 :
여의도 광장의 살인 질주사건, 농촌 총각의 술집방화 아직도 기억에 생생한 두 사건은 올해 우리 사회에 화풀이 범죄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냈습니다.
신은경 앵커 :
범죄와의 전쟁으로 해서 가시적인 강력범죄는 줄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무너진 도덕과 각종 사고의 부조리가 화풀이 범죄의 배경이 되고 있어서 사회도덕성 회복이 무엇보다도 시급한 과제로 지적됐습니다.
용태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용태영 기자 :
넓은 광장에서 천진하게 놀던 어린이들 사이로 뛰어들어 20여명을 죽거나 다치게 한 여의도광장의 살인. 질주사건, 단지 혼자죽기 억울하다는 한 젊은이의 빗나간 좌절이 빚은 결과였습니다.
김용제 (범인) :
다 뭐, 서로 외면도 하고 아는 체도 안하고 그래 갖고 난 어차피 이 세상 살아봐야 계속 마찬가지고 그래 거기서 기다리는 동안에 모든 걸 생각하다가 죽자, 그러면서 그냥 무작정 달려 들어갔습니다.
용태영 기자 :
사회의 냉대 속에 행복한 사람이 미웠다는 범인의 화풀이는 결국 행복했던 많은 가정을 파탄으로 내몰았습니다.
아직도 병원에 누워있는 이성희군 한참 학교에 다니다가 누워있는 이군도 고통스럽지만 이군 가족도 큰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온 가족이 이군 간호에 매달린 데다 치료비 마련 때문에 경제파탄에 이르렀습니다.
도난지에 의한 교통사고라서 보험혜택도 없기 때문입니다.
이정율 (이성화군 아버지) :
뭐 이번 사건으로 인해서 많은 병원비가 들어갔습니다.
이 병원비는 앞으로 뭐, 집을 팔든지 또는 뭐, 개인적으로 빚을 내든지 해서 치료는 해야 되겠죠. 가정은 지금 말도 못하게 풍지 박산이 날 정도입니다.
용태영 기자 :
한강 성신병원에 누워있는 10살 유영철군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남편이 병으로 세상을 떠나자 혼자 일해서 3남매를 키워 온 유군의 어머니도 날벼락 같은 범죄의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노연이 (유영철군 어머니) :
저 혼자 힘으로 월세 방에 살면서 애들 셋 데리고 살면서 정말로 파출부 다니면서 사는데 정말 애가 사고를 당하고 보니까 정말 앞이 캄캄하고요, 어떻게 할지를 모르겠어요.
용태영 기자 :
여의도 광장의 살인질주 사건에 앞서 대구에서도 술집종업원에게 무시당한 것이 화가 난 농촌총각이 술집에 불을 질려 무려 16명을 숨지게 하는 등 지난 한해는 각종 화풀이 범죄로 얼룩진 한해였습니다.
이 끔찍한 방화사건도 사회에 대한 불만과 좌절이 충동범죄로 이어진 결과였습니다.
도시와 농촌의 격차에 대한 불만에 쌓였던 영농후계자가 돈 없는 촌놈이란 말에 이성을 잃은 것입니다.
김정수 (방화범인) :
술 한잔 먹고 가겠다 하면서 조금...자꾸 촌놈이라고....
용태영 기자 :
이밖에도 깔보는 말투에 화가 난 경비원이 건물 출입자에게 흉기를 휘두른 경우도 있었고 왜소한 체구에 대한 열등감 때문에 길가는 젊은 여자를 흉기로 그어댄 사건도 있었습니다.
이 같은 화풀이 범죄의 특징은 공공장소나 길거리 등 불특정한 장소에서 아무 사람에게나 저질러져 뚜렷한 범죄 예방대책이 없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탓인지 국민들의 범죄에 대한 두려움도 높아졌습니다.
평소에 범죄피해에 두려움을 느낀다는 사람이 57.6%로 못 느낀다는 사람보다 2배 이상이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같은 결과는 범죄와의 전쟁에도 불구하고 지난 88년보다 두려움을 느끼는 비율이 6.7%포인트나 높아진 것입니다.
이렇게 온 국민을 두려움과 충격으로 몰아넣은 화풀이 범죄는 사회전반에 걸친 도덕성 붕괴와 부조리가 그 배경을 이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김준호 (덕성여대 사회학 교수) :
뭔가, 사회정의가 깨지고 있고 자기네들이 가지고 있는 제도적인 힘, 사회적인 힘으로서는 그거를 해결할 수가 없을 때 어떠한 사소한 계기로 그러한 것이 터져 나오면서 변칙적이고 보통 이해하기 힘든 형태의 범죄 형태로 나타나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용태영 기자 :
또 사회의 부조리는 범죄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범죄를 합리화 시킬 구실을 주는 측면도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송수식 (적십자병원 정신과장) :
어느 사람의 비행에다가 개인의 불만을 합리화 시켜가지고 마치 개인이 저지른 범죄를 계층 간의 위화감의 발생으로 잘못 해석을 함으로서 오히려 범죄를 합리화 시키는 이런 위험 정말 참, 더 큰 잘못도 올 수 있다는 얘기죠.
용태영 기자 :
어쨌든 절망 속에 저질러진 화풀이 범죄는 그 피해자들에게도 절망과 좌절을 안겨 주는 절망의 재생산 작용을 하게 됩니다.
뜻하지 않게 사회로부터 범죄의 받은 피해자들은 아무런 사회적 보상도 받지 못한
김진옥 (여의도 살인질주 피해자 어머니) :
이렇게 억울한 일을 당하고 나서 그 기관들이 서로 자기 발뺌만 하고 책임전가를 하는 걸 볼 때 한 시민으로서 너무 나라에 대한 안타까운 맘이 들고 우리 말고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이런 법적인 제도가 있어야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고 그래요.
용태영 기자 :
증오가 증오를 낳고 부조리가 또 다른 부조리로 이어지는 이 사회의 병리현상을 어디서부터 치료해야 할 것인지 다가오는 새해에 국민 모두가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김 홍 앵커 :
강도가 크게 떨어지는 불량 레미콘의 공급, 당국의 축소와 은폐, 그 재시공과 신도시일정 재조정으로 이어진 올 여름의 신도시 부실시공 사건도 다시한번 짚어 보아야 할 올해 사건 가운데 하나입니다.
신은경 앵커 :
무리한 계획으로 해서 자재와 인력난을 초래함으로서 다른 산업에 까지 주름살을 안겨준 6공 최대공약 주택 200만 가구 건설과 신도시 정책의 허와 실이 그대로 드러난 사건이었다는 평입니다.
김 홍 앵커 :
뒷전으로 밀렸던 품질관리와 안전문제의 중요성을 다시 인식하고 과열됐던 건설경기를 되새겨보게 했던 신도시 사건의 그 뒤를 살펴봅니다. 이종학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종학 기자 :
올 여름을 부실의 소용돌이 속에 몰아넣었던 불량레미콘의 의한 신도시 아파트 부실시공사건은 감독과 관리체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신도시 건설정책의 본 모습을 그대로 나타낸 사건이었습니다.
자재 외 인력 등 건설업계의 주택 생산능력을 도외시한 채 밀어붙인 주택 200만 가구 건설과 신도시 정책이 낳은 결과였다는 분석입니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신도시 입주 전에 부실시공이 밝혀져 더 큰 혼란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과 이 사건을 계기로 그동안 뒷전으로 밀려나 있던 아파트의 품질과 안전관리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는 점입니다.
조주현 (건국대 교수) :
신도시 건설이라든가 주택 200만호 계획은 물량위주로 추진된 관계로 질에 대한 관심이 다소 소홀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불량레미콘 사태가 일어났다고 보는데요. 이를 계기로 해서 앞으로는 자재라든지 인력의 수급계획을 철저히 점검해야 되겠고 또 그 그와 함께 건축의 질에 대한 감독도 철저히 해야 되리라고 봅니다.
이종학 기자 :
신도시 부실 시공사건의 진원지라 할 수 있는 평촌 신도시 건설현장은 연말인 지금도 쉴 새가 없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빠듯한 공사일정에서 부실시공으로 인한 철거와 재시공 등으로 적어도 두달 이상을 보냈기 때문입니다.
현장 관계자들은 사건이후 많은 어려움이 뒤따랐지만 형식적이던 시험실의 운영이 강화되고 공사일정이 정상화 되는 등 구조적인 제도개선을 이룬 것이 무엇보다 큰 수확이라고 말합니다.
지금 그 불량레미콘 파동이후에 그 품질관리가 어떻게 좀 달라졌습니까?
허수남 (우성건설 평촌소장) :
네. 저희 그 현장에서는 과거도 품질관리를 하고 있었습니다마는 이번에 그 레미콘파동으로 인해가지고 인력보강이라든가 장비를 추가로 우리가 배치해 가지고 품질관리를 보다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이종학 기자 :
불량레미콘을 공급해 신도시 건설과 주책정책에 엄청난 회오리를 일으켰던 진성레미콘회사는 KS표시가 최소 되는 등 공장이 존폐위기에 까지 몰렸으나 6개월이 지난 지금 품질관리를 앞세우면서 예전의 모습을 되찾은 느낌입니다.
이인석 (진성레미콘 안양 공장장) :
품질관리실을 공장장 직속 하에 두고 인원을 대폭 증원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생산라인에서 출하까지의 모든 시설을 점검 보안하여서 다섯 단계의 품질관리 확인 작업을 거친 후에 출하하기 때문에 지난번과 같은 그러한 일은 있을 수가 없습니다.
이종학 기자 :
신도시아파트의 품질관리와 안전을 등한히 한 채 무리한 계획의 추진에만 급급했던 당국의 뒤늦은 대응을 여러 가지로 느끼게 해주는 대목입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공동 감리단의 구성이나 현장 확인의 의무화 등 제도적 보안이 이루어진 것은 하나의 소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재욱 (건설부 신도시 건축담당관) :
종전에는 준공 전에 한번만 하도록 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강화해 가지고 20층 아파트인 경우 10번하도록 그렇게 돼있습니다.
아주 대폭 강화했습니다.
이종학 기자 :
공동감리단도 구성됐죠?
이재옥 (건설부 신도시 건축담당관) :
그렇습니다.
지금까지는 건축사보 한사람이 현장에 징수를 하고 있었는데 앞으로는 그 건축사가 직접 현장에 상주를 해야 되고 그것도 그 7,8명의 기술자들을 대동해가지고 항상 현지에 상주하도록 해서 그 현장기술자와 항상 상의하면서 시공지도를 하도록 그렇게 했습니다.
이종학 기자 :
지난 9월말부터 입주가 시작돼 3천여 가구가 들어온 분당 시범단지입니다.
비교적 부실의 파문이 적었지만 하자보수를 요구하는 사례가 하루 20여건에 이르고 있습니다.
지난 9월 입주지원과 투기단속을 위해 설치된 합동점검반의 일손이 바쁠 수밖에 없습니다.
김석봉 (분당 점검지원 반장) :
실제 입주를 해서 살다가 보면 군데군데 손질할 데가 많습니다.
그래서 각 회사별로 하자보수반이 편성이 되어서 하자신고가 들어오면 즉각 보수를 해 주고 있습니다.
이종학 기자 :
건설부는 자체점검과 건축학회의 시공평가 결과 일부를 제외하고는 구조안전에는 이상이 없다는 결론이 내려짐에 따라 앞으로의 사고재발방지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서주환 (건설부 신도시 건설기획관) :
업체 자체가 그 분리시험을 철저히 하도록 유도하고 또 시. 군으로 하여금 중간검사와 준공검사를 더욱 철저히 하도록 하고 특히 그 공동 감리 단으로 하여금 감리를 철저히 하도록 해서 설계에 맞도록 시행되지 않았나 하는 문제를 철저히 감독을 해 나가겠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서 품질에 관한한은 아무런 나쁜 소지가 나타나지 않도록 이렇게 철저히 제도적으로 강구해 나가겠습니다.
이종학 기자 :
본격적인 신도시시대를 앞두고 내년도 주택건설물량도 50만 가구를 넘어설 전망입니다.
면밀한 사전점검으로 자재와 인력수급이 균형을 이루어 제2의 신도시 부실시공사건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모두의 기대입니다.
김 홍 앵커 :
돈이 없어서 세금을 내지 못하겠다는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발언으로 파문이 일었던 현대그룹 세금추징사건은 현대 측이 세금을 내기로 함으로서 외형상 일단락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신은경 앵커 :
그러나 변칙적인 주식거래로 인해서 1,361억 원의 세금을 추징당한 이번 현대그룹 세금추징사건은 세금 없는 부의 세습 차단 그리고 우리 대기업들에게 경영혁신의 필요성을 일깨워 준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녔습니다.
김 홍 앵커 :
현대사태가 남긴 파장과 남은 문제 장경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장경수 기자 :
단일규모로는 최대인 1,361억 원의 세금추징에 불복한다는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공사발표는 우리 사회에 엄청난 파문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정주영 회장 불복선언 :
돈이 없어서 세금을 납부할 수 없는 것을 유감으로 생각합니다.
장경수 기자 :
현대그룹은 앞으로 500억 원만 더 내면 추징세금을 완납하게 됩니다.
현대는 오는 연말까지 소득세가운데 자진 납부금 284억 원을 내고 징세유예 조치를 받았던 현대건설에 대한 법인세 216억 원은 내년 1월말까지 납부해야 합니다.
주식이동을 통한 변칙증여에 따른 세금추징을 둘러싸고 빚어진 현대 사태는 겉으로는 일단락된 모습입니다.
그러나 현대그룹은 앞으로 국제심판소나 법인에 이의신청 절차를 밟겠다는 내부방침을 정해놓고 있어 그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는 셈입니다.
여기에 최근 정주영 회장이 정치에 대한 상당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어 현대사태의 진전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번 현대세금 추징사건은 우선 세금 없는 부의 세습에 제동을 건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30년 동안 개발경제체제를 유지해 온 우리의 정치, 경제, 사회 등 각 부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국세청도 앞으로 세금 없는 부의 세습에 대해서는 주요업무의 하나로 삼아 주식이동조사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추경석 (국세청장) :
그 변칙적인 행위가 있을 때 마다 정확한 조사를 해서 과세를 할 작정입니다.
장경수 기자 :
현대 사태를 계기로 앞으로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소요와 승인의 분리정책은 물론 무엇보다도 재벌그룹들의 경영구조에도 상당한 변화를 가져 올 것으로 재계 일각에서는 전망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현대 사태를 전, 후에서 삼성그룹이 신세계 백화점과 전주 제지분리작업을 추진했습니다.
현대 사태는 조세당국의 세원 관리능력이 취약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조세법률주의에 기초해 세원 포착률을 높이면서 예측가능한 조세권 행사를 위해서라도 자본이득에 대한 세법손질이 뒤따라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진순 (숭실대 교수) :
주식의 시세차익을 원칙적으로 과세하도록 하는 법적인 근거를 소득세법에 명시해야 합니다.
둘째로 그렇게 되면은 재벌들은 결국 가명구좌를 이용해서 다시 세금을 회피하는 수법을 쓸 테니까 금융 실명제를 실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봅니다.
장경수 기자 :
제2의 현대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재벌이 소유분산이 꼭 이루어져 경영혁신을 꾀어야 한다는 견해들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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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1년 사건 · 사고
-
- 입력 1991-12-29 21:00:00
김 홍 앵커 :
이제 이틀이면 올해도 다 지나갑니다.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 남북합의서의 역사적 서명 등 올 한해는 무엇보다도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회합과 통일의 전기를 마련한 해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대학입시 부정사건과 수서 특혜분양사건, 강경대군 피살사건 등 올해도 예외 없이 많은 사건, 사고가 있었습니다.
신은경 앵커 :
네, 특히 잇단 어린이 유괴 살해사건과 화풀이 또 충동범죄 그리고 신도시 아파트 부실고아 사건 등은 인간성 상실범죄라는 측면에서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던 사건들입니다.
오늘은 이들 사건에서 남겼던 교훈을 집중적으로 진단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김 홍 앵커 :
올해는 어린이 수난의 해로 기록될 만큼 어린이 대상범죄가 잇따랐습니다.
이형호, 이득화 두 어린이 유괴 살해사건은 물론 서커스소녀 신주희양 감금 학대사건 또 12살짜리 접대부 사건 등 숱한 어린이 대상범죄가 인간성 상실의 극한으로 지적돼 왔습니다.
신은경 앵커 :
네, 그런가 하면 개구리 잡으러 나갔던 대구 어린이들 실종사건도 5어린이의 생사조차 확인되지 않은 채 한해를 넘기게 됐습니다.
유괴가 한 가정을 어떻게 파멸시키고 얼마나 잔인한 범죄인지 이형호군 유괴 살해사건을 중심으로 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박선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박선규 기자 :
지난 1월 집 앞 놀이터에서 놀다 유괴돼 40여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이형호군, 당시 범인은 7천만 원을 요구하며 46차례나 이군 집으로 전화를 걸다 결국 이군을 살해했습니다.
이군 사건이 난지도 11달, 그동안 자주 오던 이웃들마저 발길을 끊었던 남은 아이들은 외톨이가 됐습니다.
살던 집을 옮겨야 했고 주변에서 혹시 알아보지 않을까하는 불안한 마음이 계속됐습니다.
어른들은 그래도 견딜만했지만 6살, 12살 두 아이가 받아들이기에는 충격이 너무 컸습니다.
영호 아버지 :
아이들의 머릿속에 유괴라는 자체가 아주 머릿속 깊이 박힌 거 같애 가지고 밖에 나가는 걸 두려워하고 무서움을 많이 갖고 있고 아예 방안에서만 놀며 지낼 때가 허다해요.
박선규 기자 :
잠을 자다 형호가 부르는 소리에 놀라 깨기도 수십 차례, 하루도 편할 수 없는 날이 가정생활은 물론 하고 있던 사업까지 어렵게 했습니다.
사정은 지난 10월29일 집 앞 공터에서 놀다 유괴돼 13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수원 이득화군의 가정도 마찬가지입니다.
득화군의 부모들은 자식을 잃은 절망감속에서 이제는 나머지 아들마저 잃을까 두려워 득화군의 형을 매일 학교에 데려다주고 데려오며 집밖에는 아예 내보내지 조차 않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올해 마감을 나흘 앞둔 지난 27일 경기도 의정부시에서는 이 동네 사는 10살 김동준군이 역시 돈을 노린 유괴범에 의해 살해됐고 이는 외아들만을 바라보며 어렵게 살아온 한 가정을 다시 일어서기 힘든 절망의 늪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유괴를 당한 가족뿐 아닙니다.
잇단 유괴사건은 어린이를 가진 모든 부모에게 공포와 불안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이재윤 :
우선은 내보내기가 무섭고 백화점 이렇게 쇼핑을 왔다가도 잠깐 없으면 우선 놀래가지고 우리애기 어디 갔나 싶어 가지고 막 가슴부터 조이거든요.
송중금 :
자식을 갖다 유괴를 해가지고 그런 부정적인 횡포를 한다면은 그 범인이라는 사람은 이 세상에 살릴 필요가 없다구요.
박선규 기자 :
이군의 가정을 파탄에 빠뜨린 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과연 어디에 있는 것인가, 이군 유괴 후 46차례나 이렇게 전화를 해왔던 범인은 2월14일 이후 완전히 숨어들어서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있습니다.
사건 후 초등 수사단계에서 세 차례나 범인을 잡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쳤던 경찰은 최근 천만 원이었던 현상금을 5천만 원으로 올리고 처음부터 수사 자료를 다시 검토하는 등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김영환 (강남경찰서 형사과장) :
범인의 육성이래든가, 혹은 필적으로 저희는 나이가 25세서부터 30초반까지로 보고 그 다음에 실직자나 고등학교 졸업이상의 자로 이렇게 분석이 되기 때문에 거기에 해당되는 주변 인물들을 전부 다 정밀하게 검토 수사를 하고 있습니다.
박선규 기자 :
경찰은 특히 범인이 남긴 필적을 토대로 범인이 약속장소로 지정됐던 강남일대와 김포공항, 광명시 등을 중심으로 여관 숙박부, 동사무소의 선 출입 기록 등에 나타난 필적을 감정하고 있습니다.
잇따른 유괴사건과 함께 지난 3월26일 개구리를 잡으러 간다며 집을 나간 대구 성서초등학교 어린이 5명이 아직까지 아무런 소식이 없어 가족과 주변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실종사건 발생이후 그동안 전국에서 동원된 경찰만도 20만 명, 2백여 차례의 야산수색과 4개 저수지의 물 빼기 작업 그리고 전국 주요도시의 앵벌이와 구두닦이도 수사했지만 이들의 행적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들 개구리소년 찾기에 국민적인 공감대가 형성돼 각종 캠페인이 계속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경찰수사는 여전히 미궁 속을 맴돌고 있고 이들 어린이들의 부모들은 거의 생업을 포기 한 채 전국을 돌며 아이들을 찾고 있습니다.
11달 전에 이 놀이터에서 유괴 살해된 형호군의 가족들은 가정이 거의 파탄에 이른 지경에서 오늘도 여전히 계속 되는 악몽에서 벗어나기 위한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직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마는 단순가출이 유괴와 연결된 것으로 믿어지는 대구 5어린이의 가정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유괴는 한 가정을 철저하게 파탄시키고 온 사회를 불안 속에서 몰아넣는 가장 잔인한 범죄행위입니다.
따라서 유괴범은 반드시 잡혀야 하고 잡는 데는 온 국민이 함께 나서야 합니다.
모든 유괴범들에 대한 철저하고 끈질긴 추적과 검거만이 유괴를 이 땅에서 완전히 몰아낼 수 있습니다.
김 홍 앵커 :
여의도 광장의 살인 질주사건, 농촌 총각의 술집방화 아직도 기억에 생생한 두 사건은 올해 우리 사회에 화풀이 범죄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냈습니다.
신은경 앵커 :
범죄와의 전쟁으로 해서 가시적인 강력범죄는 줄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무너진 도덕과 각종 사고의 부조리가 화풀이 범죄의 배경이 되고 있어서 사회도덕성 회복이 무엇보다도 시급한 과제로 지적됐습니다.
용태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용태영 기자 :
넓은 광장에서 천진하게 놀던 어린이들 사이로 뛰어들어 20여명을 죽거나 다치게 한 여의도광장의 살인. 질주사건, 단지 혼자죽기 억울하다는 한 젊은이의 빗나간 좌절이 빚은 결과였습니다.
김용제 (범인) :
다 뭐, 서로 외면도 하고 아는 체도 안하고 그래 갖고 난 어차피 이 세상 살아봐야 계속 마찬가지고 그래 거기서 기다리는 동안에 모든 걸 생각하다가 죽자, 그러면서 그냥 무작정 달려 들어갔습니다.
용태영 기자 :
사회의 냉대 속에 행복한 사람이 미웠다는 범인의 화풀이는 결국 행복했던 많은 가정을 파탄으로 내몰았습니다.
아직도 병원에 누워있는 이성희군 한참 학교에 다니다가 누워있는 이군도 고통스럽지만 이군 가족도 큰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온 가족이 이군 간호에 매달린 데다 치료비 마련 때문에 경제파탄에 이르렀습니다.
도난지에 의한 교통사고라서 보험혜택도 없기 때문입니다.
이정율 (이성화군 아버지) :
뭐 이번 사건으로 인해서 많은 병원비가 들어갔습니다.
이 병원비는 앞으로 뭐, 집을 팔든지 또는 뭐, 개인적으로 빚을 내든지 해서 치료는 해야 되겠죠. 가정은 지금 말도 못하게 풍지 박산이 날 정도입니다.
용태영 기자 :
한강 성신병원에 누워있는 10살 유영철군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남편이 병으로 세상을 떠나자 혼자 일해서 3남매를 키워 온 유군의 어머니도 날벼락 같은 범죄의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노연이 (유영철군 어머니) :
저 혼자 힘으로 월세 방에 살면서 애들 셋 데리고 살면서 정말로 파출부 다니면서 사는데 정말 애가 사고를 당하고 보니까 정말 앞이 캄캄하고요, 어떻게 할지를 모르겠어요.
용태영 기자 :
여의도 광장의 살인질주 사건에 앞서 대구에서도 술집종업원에게 무시당한 것이 화가 난 농촌총각이 술집에 불을 질려 무려 16명을 숨지게 하는 등 지난 한해는 각종 화풀이 범죄로 얼룩진 한해였습니다.
이 끔찍한 방화사건도 사회에 대한 불만과 좌절이 충동범죄로 이어진 결과였습니다.
도시와 농촌의 격차에 대한 불만에 쌓였던 영농후계자가 돈 없는 촌놈이란 말에 이성을 잃은 것입니다.
김정수 (방화범인) :
술 한잔 먹고 가겠다 하면서 조금...자꾸 촌놈이라고....
용태영 기자 :
이밖에도 깔보는 말투에 화가 난 경비원이 건물 출입자에게 흉기를 휘두른 경우도 있었고 왜소한 체구에 대한 열등감 때문에 길가는 젊은 여자를 흉기로 그어댄 사건도 있었습니다.
이 같은 화풀이 범죄의 특징은 공공장소나 길거리 등 불특정한 장소에서 아무 사람에게나 저질러져 뚜렷한 범죄 예방대책이 없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탓인지 국민들의 범죄에 대한 두려움도 높아졌습니다.
평소에 범죄피해에 두려움을 느낀다는 사람이 57.6%로 못 느낀다는 사람보다 2배 이상이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같은 결과는 범죄와의 전쟁에도 불구하고 지난 88년보다 두려움을 느끼는 비율이 6.7%포인트나 높아진 것입니다.
이렇게 온 국민을 두려움과 충격으로 몰아넣은 화풀이 범죄는 사회전반에 걸친 도덕성 붕괴와 부조리가 그 배경을 이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김준호 (덕성여대 사회학 교수) :
뭔가, 사회정의가 깨지고 있고 자기네들이 가지고 있는 제도적인 힘, 사회적인 힘으로서는 그거를 해결할 수가 없을 때 어떠한 사소한 계기로 그러한 것이 터져 나오면서 변칙적이고 보통 이해하기 힘든 형태의 범죄 형태로 나타나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합니다.
용태영 기자 :
또 사회의 부조리는 범죄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범죄를 합리화 시킬 구실을 주는 측면도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송수식 (적십자병원 정신과장) :
어느 사람의 비행에다가 개인의 불만을 합리화 시켜가지고 마치 개인이 저지른 범죄를 계층 간의 위화감의 발생으로 잘못 해석을 함으로서 오히려 범죄를 합리화 시키는 이런 위험 정말 참, 더 큰 잘못도 올 수 있다는 얘기죠.
용태영 기자 :
어쨌든 절망 속에 저질러진 화풀이 범죄는 그 피해자들에게도 절망과 좌절을 안겨 주는 절망의 재생산 작용을 하게 됩니다.
뜻하지 않게 사회로부터 범죄의 받은 피해자들은 아무런 사회적 보상도 받지 못한
김진옥 (여의도 살인질주 피해자 어머니) :
이렇게 억울한 일을 당하고 나서 그 기관들이 서로 자기 발뺌만 하고 책임전가를 하는 걸 볼 때 한 시민으로서 너무 나라에 대한 안타까운 맘이 들고 우리 말고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이런 법적인 제도가 있어야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고 그래요.
용태영 기자 :
증오가 증오를 낳고 부조리가 또 다른 부조리로 이어지는 이 사회의 병리현상을 어디서부터 치료해야 할 것인지 다가오는 새해에 국민 모두가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김 홍 앵커 :
강도가 크게 떨어지는 불량 레미콘의 공급, 당국의 축소와 은폐, 그 재시공과 신도시일정 재조정으로 이어진 올 여름의 신도시 부실시공 사건도 다시한번 짚어 보아야 할 올해 사건 가운데 하나입니다.
신은경 앵커 :
무리한 계획으로 해서 자재와 인력난을 초래함으로서 다른 산업에 까지 주름살을 안겨준 6공 최대공약 주택 200만 가구 건설과 신도시 정책의 허와 실이 그대로 드러난 사건이었다는 평입니다.
김 홍 앵커 :
뒷전으로 밀렸던 품질관리와 안전문제의 중요성을 다시 인식하고 과열됐던 건설경기를 되새겨보게 했던 신도시 사건의 그 뒤를 살펴봅니다. 이종학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종학 기자 :
올 여름을 부실의 소용돌이 속에 몰아넣었던 불량레미콘의 의한 신도시 아파트 부실시공사건은 감독과 관리체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신도시 건설정책의 본 모습을 그대로 나타낸 사건이었습니다.
자재 외 인력 등 건설업계의 주택 생산능력을 도외시한 채 밀어붙인 주택 200만 가구 건설과 신도시 정책이 낳은 결과였다는 분석입니다.
한 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신도시 입주 전에 부실시공이 밝혀져 더 큰 혼란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과 이 사건을 계기로 그동안 뒷전으로 밀려나 있던 아파트의 품질과 안전관리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는 점입니다.
조주현 (건국대 교수) :
신도시 건설이라든가 주택 200만호 계획은 물량위주로 추진된 관계로 질에 대한 관심이 다소 소홀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불량레미콘 사태가 일어났다고 보는데요. 이를 계기로 해서 앞으로는 자재라든지 인력의 수급계획을 철저히 점검해야 되겠고 또 그 그와 함께 건축의 질에 대한 감독도 철저히 해야 되리라고 봅니다.
이종학 기자 :
신도시 부실 시공사건의 진원지라 할 수 있는 평촌 신도시 건설현장은 연말인 지금도 쉴 새가 없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빠듯한 공사일정에서 부실시공으로 인한 철거와 재시공 등으로 적어도 두달 이상을 보냈기 때문입니다.
현장 관계자들은 사건이후 많은 어려움이 뒤따랐지만 형식적이던 시험실의 운영이 강화되고 공사일정이 정상화 되는 등 구조적인 제도개선을 이룬 것이 무엇보다 큰 수확이라고 말합니다.
지금 그 불량레미콘 파동이후에 그 품질관리가 어떻게 좀 달라졌습니까?
허수남 (우성건설 평촌소장) :
네. 저희 그 현장에서는 과거도 품질관리를 하고 있었습니다마는 이번에 그 레미콘파동으로 인해가지고 인력보강이라든가 장비를 추가로 우리가 배치해 가지고 품질관리를 보다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이종학 기자 :
불량레미콘을 공급해 신도시 건설과 주책정책에 엄청난 회오리를 일으켰던 진성레미콘회사는 KS표시가 최소 되는 등 공장이 존폐위기에 까지 몰렸으나 6개월이 지난 지금 품질관리를 앞세우면서 예전의 모습을 되찾은 느낌입니다.
이인석 (진성레미콘 안양 공장장) :
품질관리실을 공장장 직속 하에 두고 인원을 대폭 증원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생산라인에서 출하까지의 모든 시설을 점검 보안하여서 다섯 단계의 품질관리 확인 작업을 거친 후에 출하하기 때문에 지난번과 같은 그러한 일은 있을 수가 없습니다.
이종학 기자 :
신도시아파트의 품질관리와 안전을 등한히 한 채 무리한 계획의 추진에만 급급했던 당국의 뒤늦은 대응을 여러 가지로 느끼게 해주는 대목입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공동 감리단의 구성이나 현장 확인의 의무화 등 제도적 보안이 이루어진 것은 하나의 소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재욱 (건설부 신도시 건축담당관) :
종전에는 준공 전에 한번만 하도록 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강화해 가지고 20층 아파트인 경우 10번하도록 그렇게 돼있습니다.
아주 대폭 강화했습니다.
이종학 기자 :
공동감리단도 구성됐죠?
이재옥 (건설부 신도시 건축담당관) :
그렇습니다.
지금까지는 건축사보 한사람이 현장에 징수를 하고 있었는데 앞으로는 그 건축사가 직접 현장에 상주를 해야 되고 그것도 그 7,8명의 기술자들을 대동해가지고 항상 현지에 상주하도록 해서 그 현장기술자와 항상 상의하면서 시공지도를 하도록 그렇게 했습니다.
이종학 기자 :
지난 9월말부터 입주가 시작돼 3천여 가구가 들어온 분당 시범단지입니다.
비교적 부실의 파문이 적었지만 하자보수를 요구하는 사례가 하루 20여건에 이르고 있습니다.
지난 9월 입주지원과 투기단속을 위해 설치된 합동점검반의 일손이 바쁠 수밖에 없습니다.
김석봉 (분당 점검지원 반장) :
실제 입주를 해서 살다가 보면 군데군데 손질할 데가 많습니다.
그래서 각 회사별로 하자보수반이 편성이 되어서 하자신고가 들어오면 즉각 보수를 해 주고 있습니다.
이종학 기자 :
건설부는 자체점검과 건축학회의 시공평가 결과 일부를 제외하고는 구조안전에는 이상이 없다는 결론이 내려짐에 따라 앞으로의 사고재발방지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서주환 (건설부 신도시 건설기획관) :
업체 자체가 그 분리시험을 철저히 하도록 유도하고 또 시. 군으로 하여금 중간검사와 준공검사를 더욱 철저히 하도록 하고 특히 그 공동 감리 단으로 하여금 감리를 철저히 하도록 해서 설계에 맞도록 시행되지 않았나 하는 문제를 철저히 감독을 해 나가겠습니다.
이렇게 함으로서 품질에 관한한은 아무런 나쁜 소지가 나타나지 않도록 이렇게 철저히 제도적으로 강구해 나가겠습니다.
이종학 기자 :
본격적인 신도시시대를 앞두고 내년도 주택건설물량도 50만 가구를 넘어설 전망입니다.
면밀한 사전점검으로 자재와 인력수급이 균형을 이루어 제2의 신도시 부실시공사건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모두의 기대입니다.
김 홍 앵커 :
돈이 없어서 세금을 내지 못하겠다는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발언으로 파문이 일었던 현대그룹 세금추징사건은 현대 측이 세금을 내기로 함으로서 외형상 일단락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신은경 앵커 :
그러나 변칙적인 주식거래로 인해서 1,361억 원의 세금을 추징당한 이번 현대그룹 세금추징사건은 세금 없는 부의 세습 차단 그리고 우리 대기업들에게 경영혁신의 필요성을 일깨워 준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녔습니다.
김 홍 앵커 :
현대사태가 남긴 파장과 남은 문제 장경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장경수 기자 :
단일규모로는 최대인 1,361억 원의 세금추징에 불복한다는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공사발표는 우리 사회에 엄청난 파문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정주영 회장 불복선언 :
돈이 없어서 세금을 납부할 수 없는 것을 유감으로 생각합니다.
장경수 기자 :
현대그룹은 앞으로 500억 원만 더 내면 추징세금을 완납하게 됩니다.
현대는 오는 연말까지 소득세가운데 자진 납부금 284억 원을 내고 징세유예 조치를 받았던 현대건설에 대한 법인세 216억 원은 내년 1월말까지 납부해야 합니다.
주식이동을 통한 변칙증여에 따른 세금추징을 둘러싸고 빚어진 현대 사태는 겉으로는 일단락된 모습입니다.
그러나 현대그룹은 앞으로 국제심판소나 법인에 이의신청 절차를 밟겠다는 내부방침을 정해놓고 있어 그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는 셈입니다.
여기에 최근 정주영 회장이 정치에 대한 상당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어 현대사태의 진전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번 현대세금 추징사건은 우선 세금 없는 부의 세습에 제동을 건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30년 동안 개발경제체제를 유지해 온 우리의 정치, 경제, 사회 등 각 부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국세청도 앞으로 세금 없는 부의 세습에 대해서는 주요업무의 하나로 삼아 주식이동조사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추경석 (국세청장) :
그 변칙적인 행위가 있을 때 마다 정확한 조사를 해서 과세를 할 작정입니다.
장경수 기자 :
현대 사태를 계기로 앞으로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소요와 승인의 분리정책은 물론 무엇보다도 재벌그룹들의 경영구조에도 상당한 변화를 가져 올 것으로 재계 일각에서는 전망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현대 사태를 전, 후에서 삼성그룹이 신세계 백화점과 전주 제지분리작업을 추진했습니다.
현대 사태는 조세당국의 세원 관리능력이 취약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조세법률주의에 기초해 세원 포착률을 높이면서 예측가능한 조세권 행사를 위해서라도 자본이득에 대한 세법손질이 뒤따라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진순 (숭실대 교수) :
주식의 시세차익을 원칙적으로 과세하도록 하는 법적인 근거를 소득세법에 명시해야 합니다.
둘째로 그렇게 되면은 재벌들은 결국 가명구좌를 이용해서 다시 세금을 회피하는 수법을 쓸 테니까 금융 실명제를 실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봅니다.
장경수 기자 :
제2의 현대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재벌이 소유분산이 꼭 이루어져 경영혁신을 꾀어야 한다는 견해들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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