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 미국 월드컵 이변 속출

김광일 앵커 :

한국이 스페인과 비긴 것을 이변이라고 합니다만은, 사실은 땀흘려서 이룩한 수준향상의 결과라는 희망적 분석도 많습니다. 어쨋든 월드컵 이틀째인 오늘은, 우승후보인 이탈리아와 콜롬비아가 모두 패하는 이변이 발생했습니다. 이경주 기자가 보도해 드리겠습니다.

이경주 기자 :

한국이 스페인과 2대2로 비기는 이변의 열기가 가라앉기도 전에, 오늘의 월드컵도 이변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아일랜드는 뉴욕에서 열린 2조예선 첫 경기에서 월드컵 3회 우승에 빛나는 강력한 우승후보인 이탈리아를 맞아, 전반11분에 호튼이 골키파를 살짝 넘기는 절묘한 슛을 성공시켜 1대0으로 승리했습니다. 아일랜드는, 유럽지역예선 12경기에서 스페인에만 1패를 당해 7승4무1패를 기록한바 있어 복병으로 지목을 받아온 팀입니다.

펠레 등 각국의 축구 전문가들로부터, 우승후보감이라는 찬사를 받았던 A조의 콜롬비아도 루마니아를 맞아 화려한 개인기로만 공격을 하다, 역습에 걸려들어 3대1로 완패했습니다. 수비위주로 경기를 펼치던 루마니아는, 나두치오이가 전반 16분에 기습적인 선제골을 성공시켜 기세를 올린 뒤, 또다시 33분에 하지가 기습으로 결승골을 뽑아냈습니다. 콜롬비아는 경기 내내 고집하던 중앙돌파가 아닌, 코너킥으로 후 반에 한골을 겨우 넣었고, 루마니아는 경기종료 직전에 나두치오이가 한골을 더해 결국 루마니아가 3대1로 완승했습니다.

주최국이면서도 축구 무명국인 A조의 미국은, 스위스에 밀리는 경기를 벌이기는 했으나, 전반에 프리킥으로 한 골씩을 주고받아 1대1로 비겨, 주최국의 첫 경기를 무승부로 마치는 선전을 했습니다. 한편 월드컵축제가 한창인 가운데, 아일랜드의 밸파스트에서는 아일랜드와 이탈리아의 경기를 텔레비전으로 보던 시민에, 정체불명의 괴한이 총격을 가해 6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고, 전세기로 월드컵을 보러오던 멕시코의 축구팬 12명이 항공기가 추락해 숨지는 참사도 있던 하루였습니다. KBS 뉴스, 이경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