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일 앵커 :
우리의 외교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들의 움직임을 보면은, 북한에는 유리하고 한국은 중심에서 빠진 방관자가 된 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미국과 북한의 회담은 처음부터 북한의 의도대로 가고 있습니다. 중국은 북한의 편에 서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 했습니다. 일본은 미국에 뒤질세라 북한과의 수교를 발 빠르게 서두르고 있습니다. 우리 외교가 대안없이 기본 원칙에만 안주하고 있는 동안에, 주변 4강은 자국의 신리와 외교를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습니다. 밖에서 보는 주변국들의 한반도 정세는 어떤 것인가? 미국과 일본, 중국 그리고 러시아에서 4특파원이 차례로 보도해 드리겠습니다.
이동식 특파원 :
중국의 북한의 요구에 따라 군사정전위원회에서 중국 대표를 철수하기로 결정 했습니다. 북한이 지난 3월부터 휴전 협정을 평화 협정으로 대체하자고 주장하면서, 북한군 대표를 정전위원회에서 일방적으로 철수시켰을 때에도 동조하지 않던 중국이, 결국 북한의 주장을 수용한 것 입니다. 중국은 또, 북한이 주장하는 세 평화체제 즉, 미국과의 평화 협정체결도 지지해 주었습니다. 북경의 외교가에서는 지난 3월 김영삼 대통령의 방중이후 외교면에서 긴밀한 협조를 보여주던 중국이, 이번 성호경의 방중을 계기로 북한의 2가지 요구를 들어주며 친북한 경향을 다시 드러낸 것으로 분석 했습니다. 정부가 중국의 철수 결정에 유감을 표시 했다고는 하지만, 북한의 권력승계와 미-북 회담이 고비에 이른 미묘한 시점에 북한에 손을 들어준 중국의 의도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북경에서 KBS 뉴스, 이동식 입니다.
이청수 특파원 :
미-북한 회담이 북한 의도대로 끌려가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워싱턴에서 볼 때도 그렇습니다. 그동안의 미-북한 합의가 그렇고, 최근의 중국의 군사정전위 대표단 소환 결정을 볼 때도 모든 것이 한국에 불리한 방향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는 것은 사실 입니다. 그러나 미국의 입장에서 볼 때, 공산주의는 이미 몰락했고 핵문제를 제외하고는 북한이 한국에 엄청나게 뒤져 있기 때문에, 웬만한 것은 양보하더라도 우리 측에 결국은 유리해 진다는 것 입니다. 문제는 그 결과가 강대국인 미국에는 유리해 지더라도 당사국인 우리 한국에는 불리해 질 수도 있다는 것 입니다. 이번 한승주 외무부 장관이, 내일 워싱턴을 방문하는 것도 이러한 미-북한 대화결과가 한-미 양국의 공동이익에 일치하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것을 재확인하는데 있다고 하겠습니다.
여기는 워싱턴 입니다.
이일화 특파원 :
지난달 말 북경에서 있었던 일-북한 간 비밀 접촉은, 앞으로 일-북한 간의 관계 개선을 향한 발빠른 행보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비밀접촉의 성사 자체가 북한과의 국교정상화 교섭을 타진해 왔던 일본과 핵문제 해결 후 새 국면을 맞게 될 북한 측의 입장이 맞아 떨어졌기 때문 입니다. 일본으로서는 미국보다 먼저 북한과의 관계를 정상화 하는 것이 앞으로 동북아시아지역의 정치 강국으로서의 위치를 굳힌다는 전략으로 對북한 수교를 서두를 공산이 매우 큽니다. 일본을 비롯한 동북아 강국들의 움직임에 따라서는, 한반도 정세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는 상황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입니다. 따라서 현재 전개되고 있는 동북아 정세는, 한국 외교력의 시험대가 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이일화 입니다.
김선기 특파원 :
크레믈린에서 어제열린 옐친 대통령과 강택민 국가 주석 간의 회담에서는 동북아시아 사태와 한반도 문제가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비교적 한국을 이해하는 러시아는, 한반도는 비핵 지대로 남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특히, 중국과 러시아는 한반도 문제에 관한한 한국 지지에 일방통행은 아닙니다. 오히려 50년 이상 관계를 유지해온 북한편에 서게 되는 것 입니다. 우리나라는 러시아와 수교한지 올해로써 4년이 됩니다. 수교 초기에 러시아는, 북한을 멀리하고 남한을 가깝게 하는 행동을 보여 왔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회를 우리 외교는 적절히 이용하지 못했습니다. 최근에는 북한 벌목공의 탈출이 늘어나서, 북한당국은 이른바 3인조의 수색대를 러시아에 보내서 잡아들이고 있지만은, 우리나라는 이렇다 할 수를 쓰지 못하고 먼 산 바라보듯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모스크바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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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외교 4각 진단...미국.일본.중국.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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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1994-09-04 21:00:00

김광일 앵커 :
우리의 외교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들의 움직임을 보면은, 북한에는 유리하고 한국은 중심에서 빠진 방관자가 된 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미국과 북한의 회담은 처음부터 북한의 의도대로 가고 있습니다. 중국은 북한의 편에 서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 했습니다. 일본은 미국에 뒤질세라 북한과의 수교를 발 빠르게 서두르고 있습니다. 우리 외교가 대안없이 기본 원칙에만 안주하고 있는 동안에, 주변 4강은 자국의 신리와 외교를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습니다. 밖에서 보는 주변국들의 한반도 정세는 어떤 것인가? 미국과 일본, 중국 그리고 러시아에서 4특파원이 차례로 보도해 드리겠습니다.
이동식 특파원 :
중국의 북한의 요구에 따라 군사정전위원회에서 중국 대표를 철수하기로 결정 했습니다. 북한이 지난 3월부터 휴전 협정을 평화 협정으로 대체하자고 주장하면서, 북한군 대표를 정전위원회에서 일방적으로 철수시켰을 때에도 동조하지 않던 중국이, 결국 북한의 주장을 수용한 것 입니다. 중국은 또, 북한이 주장하는 세 평화체제 즉, 미국과의 평화 협정체결도 지지해 주었습니다. 북경의 외교가에서는 지난 3월 김영삼 대통령의 방중이후 외교면에서 긴밀한 협조를 보여주던 중국이, 이번 성호경의 방중을 계기로 북한의 2가지 요구를 들어주며 친북한 경향을 다시 드러낸 것으로 분석 했습니다. 정부가 중국의 철수 결정에 유감을 표시 했다고는 하지만, 북한의 권력승계와 미-북 회담이 고비에 이른 미묘한 시점에 북한에 손을 들어준 중국의 의도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북경에서 KBS 뉴스, 이동식 입니다.
이청수 특파원 :
미-북한 회담이 북한 의도대로 끌려가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워싱턴에서 볼 때도 그렇습니다. 그동안의 미-북한 합의가 그렇고, 최근의 중국의 군사정전위 대표단 소환 결정을 볼 때도 모든 것이 한국에 불리한 방향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는 것은 사실 입니다. 그러나 미국의 입장에서 볼 때, 공산주의는 이미 몰락했고 핵문제를 제외하고는 북한이 한국에 엄청나게 뒤져 있기 때문에, 웬만한 것은 양보하더라도 우리 측에 결국은 유리해 진다는 것 입니다. 문제는 그 결과가 강대국인 미국에는 유리해 지더라도 당사국인 우리 한국에는 불리해 질 수도 있다는 것 입니다. 이번 한승주 외무부 장관이, 내일 워싱턴을 방문하는 것도 이러한 미-북한 대화결과가 한-미 양국의 공동이익에 일치하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것을 재확인하는데 있다고 하겠습니다.
여기는 워싱턴 입니다.
이일화 특파원 :
지난달 말 북경에서 있었던 일-북한 간 비밀 접촉은, 앞으로 일-북한 간의 관계 개선을 향한 발빠른 행보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비밀접촉의 성사 자체가 북한과의 국교정상화 교섭을 타진해 왔던 일본과 핵문제 해결 후 새 국면을 맞게 될 북한 측의 입장이 맞아 떨어졌기 때문 입니다. 일본으로서는 미국보다 먼저 북한과의 관계를 정상화 하는 것이 앞으로 동북아시아지역의 정치 강국으로서의 위치를 굳힌다는 전략으로 對북한 수교를 서두를 공산이 매우 큽니다. 일본을 비롯한 동북아 강국들의 움직임에 따라서는, 한반도 정세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는 상황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입니다. 따라서 현재 전개되고 있는 동북아 정세는, 한국 외교력의 시험대가 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이일화 입니다.
김선기 특파원 :
크레믈린에서 어제열린 옐친 대통령과 강택민 국가 주석 간의 회담에서는 동북아시아 사태와 한반도 문제가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비교적 한국을 이해하는 러시아는, 한반도는 비핵 지대로 남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특히, 중국과 러시아는 한반도 문제에 관한한 한국 지지에 일방통행은 아닙니다. 오히려 50년 이상 관계를 유지해온 북한편에 서게 되는 것 입니다. 우리나라는 러시아와 수교한지 올해로써 4년이 됩니다. 수교 초기에 러시아는, 북한을 멀리하고 남한을 가깝게 하는 행동을 보여 왔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회를 우리 외교는 적절히 이용하지 못했습니다. 최근에는 북한 벌목공의 탈출이 늘어나서, 북한당국은 이른바 3인조의 수색대를 러시아에 보내서 잡아들이고 있지만은, 우리나라는 이렇다 할 수를 쓰지 못하고 먼 산 바라보듯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모스크바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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