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 너무 쉽다...시민들 사생활 위협

입력 1994.09.0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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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의 대화를 몰래 엿듣는 도청은 명백히 불법입니다. 그런데도 최근 도청과 비밀녹음이 공공연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허가없이는 판매할 수 없는 도청기기들이 공공연히 팔리고 있습니다. 재판에 이기기 위해서 불법을 저지를 수밖에 없다는 항변도 깔려있습니다.

장한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이거 얼마에 주고 사셨어요”

“다른 사람 같으면 한 4-만원정도 팔 거예요”


장한식 기자 :

바로 옆에서 말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30m 떨어진 거리에서 나눈 대화입니다. 간단한 무선마이크와 일제 FM 카세트녹음기만 있으면 됩니다. 호텔이나 차안에서 나누는 은밀한 대화를 생생히 듣고 녹음하는 일은 이제 식은 죽먹기입니다.


도청기 보유자 :

마이크가 고성능이라(도청할 곳에) 넣어두면 선명하게 들려요.


장한식 기자 :

전화를 몰래 엿듣는 것도 쉬운 일입니다. 인입선을 끊어 잭만 연결하면 상대방의 비밀은 완전히 손에 넣은 셈입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채무관계나 이혼소송, 부동산 분쟁 시 증거를 얻기 위해 도청을 하지 않는 경우가 없을 정도입니다.


도청기 경험자 :

증빙자료도 없고 증인도 없어서 (상대를) 유도해서 몰래 녹음했죠.


장한식 기자 :

도청과 비밀녹음이 늘어나는 원인은 많지만, 가장 큰 이유는 손쉬운 도청장비가 많이 보급됐기 때문입니다. 도청장비는, 시내 전자상가마다 널려있습니다. 도청방식을 일일이 열거하면서 문의를 환영한다는 간판도 보입니다.


도청기 판매업자 :

이건 무선전화도청기 마이크예요. 인입선 2가닥 중 1가닥에 연결해요.


장한식 기자 :

관심을 나타내자 아예 팜플렛까지 보여줍니다. 모두가 수입할 수 없는 일제 도청기들입니다.


도청기 판매업자 :

이 두 모델이 많이 팔리고. 이건 전화도청이고, 이건 음성도청.


장한식 기자 :

도청수효가 늘고 장비도 쉽게 구할 수 있게 되자, 전문도청 대행업자 외에 아마추어 도청업자까지 생겨났습니다. 법원 주변에 있는 한 신참 도청업자의 사무실입니다. 장비래야 소형 녹음기 3대와 백만원정도 하는 음성도청기만 갖춰놓고 영업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신참 도청업자 :

주로 소송 걸린 사람과 배우자 외도 때문에 많이 찾죠.


장한식 기자 :

최근 통신비밀 보호법까지 정해졌지만, 날이 갈수록 늘어만가는 도청행위로 시민들의 사생활 보호가 크게 위협받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장한식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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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청 너무 쉽다...시민들 사생활 위협
    • 입력 1994-09-09 21:00:00
    뉴스 9

다른 사람의 대화를 몰래 엿듣는 도청은 명백히 불법입니다. 그런데도 최근 도청과 비밀녹음이 공공연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허가없이는 판매할 수 없는 도청기기들이 공공연히 팔리고 있습니다. 재판에 이기기 위해서 불법을 저지를 수밖에 없다는 항변도 깔려있습니다.

장한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이거 얼마에 주고 사셨어요”

“다른 사람 같으면 한 4-만원정도 팔 거예요”


장한식 기자 :

바로 옆에서 말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30m 떨어진 거리에서 나눈 대화입니다. 간단한 무선마이크와 일제 FM 카세트녹음기만 있으면 됩니다. 호텔이나 차안에서 나누는 은밀한 대화를 생생히 듣고 녹음하는 일은 이제 식은 죽먹기입니다.


도청기 보유자 :

마이크가 고성능이라(도청할 곳에) 넣어두면 선명하게 들려요.


장한식 기자 :

전화를 몰래 엿듣는 것도 쉬운 일입니다. 인입선을 끊어 잭만 연결하면 상대방의 비밀은 완전히 손에 넣은 셈입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채무관계나 이혼소송, 부동산 분쟁 시 증거를 얻기 위해 도청을 하지 않는 경우가 없을 정도입니다.


도청기 경험자 :

증빙자료도 없고 증인도 없어서 (상대를) 유도해서 몰래 녹음했죠.


장한식 기자 :

도청과 비밀녹음이 늘어나는 원인은 많지만, 가장 큰 이유는 손쉬운 도청장비가 많이 보급됐기 때문입니다. 도청장비는, 시내 전자상가마다 널려있습니다. 도청방식을 일일이 열거하면서 문의를 환영한다는 간판도 보입니다.


도청기 판매업자 :

이건 무선전화도청기 마이크예요. 인입선 2가닥 중 1가닥에 연결해요.


장한식 기자 :

관심을 나타내자 아예 팜플렛까지 보여줍니다. 모두가 수입할 수 없는 일제 도청기들입니다.


도청기 판매업자 :

이 두 모델이 많이 팔리고. 이건 전화도청이고, 이건 음성도청.


장한식 기자 :

도청수효가 늘고 장비도 쉽게 구할 수 있게 되자, 전문도청 대행업자 외에 아마추어 도청업자까지 생겨났습니다. 법원 주변에 있는 한 신참 도청업자의 사무실입니다. 장비래야 소형 녹음기 3대와 백만원정도 하는 음성도청기만 갖춰놓고 영업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신참 도청업자 :

주로 소송 걸린 사람과 배우자 외도 때문에 많이 찾죠.


장한식 기자 :

최근 통신비밀 보호법까지 정해졌지만, 날이 갈수록 늘어만가는 도청행위로 시민들의 사생활 보호가 크게 위협받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장한식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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