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781-1234] 국회의원 가짜학력 많다

입력 1995.01.3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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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성 앵커 :

정치하시는 분들, 그 가운데는 굉장한 분들이 더러 계십니다. 일단 경력이 화려합니다. 다 좋습니다. 그러나 학력만은 차원을 달리해야 합니다. 그런데 학력 속이는 분들도 더러 계십니다. 특히 대학원의 경우, 모자 한번 쓰고 사진한번 찍고는 수료했다, 수학했다, 심지어 졸업했다고까지 시치미를 딱 떼는 분들이 많습니다. 수학과 수료와 졸업은 분명히 다릅니다.

백운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백운기 기자 :

국회의원들의 학력을 소개한 국회수첩입니다. 민자당 노모 의원, 미국메릴랜드 대 강사를 지냈다며 은근히 학력을 자랑합니다. 그러나 확인결과 그 대학을 잠시 다녀왔을 뿐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민주당 이모 의원, 조지워싱턴 대 행정대학원 수료학력을 내세우지만 대학에 입학한 사실조차 없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모 의원 보좌관 :

저도 그런 것은 문제 있다 생각해요. 유권자들이 볼 때는 외국에서 많이 공부하고 온 것처럼 했지만 실질적인 내막은 뭐 가서 그냥 사진 찍고 온 것에 불과한 것이거든요.

사실은...


백운기 기자 :

민자당의 조모 박 모 의원, 민주당의 김 모 임모 한모 의원은 서울대 행정대학원 수료, 민자당 오모 의원은 서울대 경영대학원 수료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민주당 김 모 의원은, 고려대 경영대학원 연세대 행정대학원 두 군데나 수료한 것으로 돼 있고, 민자당 조모 박 모의원은 연세대 행정대학원 그리고 정모 의원은 경원대 경영대학원을 수료한 것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대학원 수료학력은 사실은 겨우 석 달이나 여섯 달에 걸친 특별정책과정에 지나지 않습니다. 따라서 학적에 올라가지 않는 즉 학교가 인정하는 졸업생이 아닙니다.

한 사람만 더 찾아봐도 되겠습니까? 여기 서올大 학적에 등록이 안 돼 있는 사람이군요.


서울대 학적과 :

서울대학교 학생으로는 볼 수 없죠.


김광웅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

대학의 분위기를 몸소 체득하고 이런 일들은 참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공식적인 학력으로 얼 만큼 내세울 수 있느냐 하는 것은 좀 의문이 가지요.


백운기 기자 :

취재팀이 두 달에 걸쳐 전국구를 제외한 지역구 출신 국회의원들의 학력을 확인한 결과, 대학원을 마쳤다는 국회의원 66명 가운데 22명이 이처럼 짧은 특별과정 수료 였습니다. 특별과정에 불과한 학력을 대학원 수료학력으로 내세운 의원 측의 변명입니다.


김 모 의원 보좌관 :

너무 칸이 적어가지고 저희들이 다 못썼어요.


백운기 기자 :

그런가하면 대학교 명예졸업이라는 희귀한 경우도 있습니다. 민주당 신모 의원은, 대학졸업이라는 학력을 밝혔지만 동창명부에서 이름을 찾을 수 없습니다.


대학 학적과 직원 :

학사 학위 수여자는 아닙니다. 명예졸업이라고 명예만 주는 거죠.


백운기 기자 :

명예졸업은 어떤 분들한테 주는 겁니까?


대학 학적과 직원 :

글쎄요. 이분은 첫 케이스 같은데요. 잘 모르겠어요. 알아서 판단하시구요.


백운기 기자 :

국회의원들의 이런 얼굴 부풀리기가 통해온 가장 큰 이유는 현행 선거법에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국회의원들이 입후보 등록을 할 때 학력이나 경력은 후보가 적어내는 걸로 그만입니다.


중앙 선관위 과장 :

형식적 요건이 되면 수리를 하게 돼 있어요. 사실이다 아니라는 얘기까지는 다 짧은 시간 내에 (확인할 수 없죠)


백운기 기자 :

결국 유권자들은, 선거 벽보에 나오는 후보자들의 화려한 학력을 믿을 수 밖에 없게 돼 있습니다.


김광웅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

등록할 적에 학력, 졸업증명서라든가 첨부하는 것은 객관화시키고 신뢰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백운기 기자 :

학력의 높고 낮음이 민의를 잘 대변하느냐 못하느냐의 척도가 될 수 없음은 물론입니다. 그러나 유권자들은, 국회의원 후보의 모든 것을 보고 선택을 합니다. 그런 점에서 후보가 학력을 속이거나 과대포장 했다면 이는 유권자를 속인 것에 다름 아닐 것입니다.

KBS 뉴스, 백운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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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1995-01-30 2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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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성 앵커 :

정치하시는 분들, 그 가운데는 굉장한 분들이 더러 계십니다. 일단 경력이 화려합니다. 다 좋습니다. 그러나 학력만은 차원을 달리해야 합니다. 그런데 학력 속이는 분들도 더러 계십니다. 특히 대학원의 경우, 모자 한번 쓰고 사진한번 찍고는 수료했다, 수학했다, 심지어 졸업했다고까지 시치미를 딱 떼는 분들이 많습니다. 수학과 수료와 졸업은 분명히 다릅니다.

백운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백운기 기자 :

국회의원들의 학력을 소개한 국회수첩입니다. 민자당 노모 의원, 미국메릴랜드 대 강사를 지냈다며 은근히 학력을 자랑합니다. 그러나 확인결과 그 대학을 잠시 다녀왔을 뿐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민주당 이모 의원, 조지워싱턴 대 행정대학원 수료학력을 내세우지만 대학에 입학한 사실조차 없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모 의원 보좌관 :

저도 그런 것은 문제 있다 생각해요. 유권자들이 볼 때는 외국에서 많이 공부하고 온 것처럼 했지만 실질적인 내막은 뭐 가서 그냥 사진 찍고 온 것에 불과한 것이거든요.

사실은...


백운기 기자 :

민자당의 조모 박 모 의원, 민주당의 김 모 임모 한모 의원은 서울대 행정대학원 수료, 민자당 오모 의원은 서울대 경영대학원 수료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민주당 김 모 의원은, 고려대 경영대학원 연세대 행정대학원 두 군데나 수료한 것으로 돼 있고, 민자당 조모 박 모의원은 연세대 행정대학원 그리고 정모 의원은 경원대 경영대학원을 수료한 것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대학원 수료학력은 사실은 겨우 석 달이나 여섯 달에 걸친 특별정책과정에 지나지 않습니다. 따라서 학적에 올라가지 않는 즉 학교가 인정하는 졸업생이 아닙니다.

한 사람만 더 찾아봐도 되겠습니까? 여기 서올大 학적에 등록이 안 돼 있는 사람이군요.


서울대 학적과 :

서울대학교 학생으로는 볼 수 없죠.


김광웅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

대학의 분위기를 몸소 체득하고 이런 일들은 참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공식적인 학력으로 얼 만큼 내세울 수 있느냐 하는 것은 좀 의문이 가지요.


백운기 기자 :

취재팀이 두 달에 걸쳐 전국구를 제외한 지역구 출신 국회의원들의 학력을 확인한 결과, 대학원을 마쳤다는 국회의원 66명 가운데 22명이 이처럼 짧은 특별과정 수료 였습니다. 특별과정에 불과한 학력을 대학원 수료학력으로 내세운 의원 측의 변명입니다.


김 모 의원 보좌관 :

너무 칸이 적어가지고 저희들이 다 못썼어요.


백운기 기자 :

그런가하면 대학교 명예졸업이라는 희귀한 경우도 있습니다. 민주당 신모 의원은, 대학졸업이라는 학력을 밝혔지만 동창명부에서 이름을 찾을 수 없습니다.


대학 학적과 직원 :

학사 학위 수여자는 아닙니다. 명예졸업이라고 명예만 주는 거죠.


백운기 기자 :

명예졸업은 어떤 분들한테 주는 겁니까?


대학 학적과 직원 :

글쎄요. 이분은 첫 케이스 같은데요. 잘 모르겠어요. 알아서 판단하시구요.


백운기 기자 :

국회의원들의 이런 얼굴 부풀리기가 통해온 가장 큰 이유는 현행 선거법에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국회의원들이 입후보 등록을 할 때 학력이나 경력은 후보가 적어내는 걸로 그만입니다.


중앙 선관위 과장 :

형식적 요건이 되면 수리를 하게 돼 있어요. 사실이다 아니라는 얘기까지는 다 짧은 시간 내에 (확인할 수 없죠)


백운기 기자 :

결국 유권자들은, 선거 벽보에 나오는 후보자들의 화려한 학력을 믿을 수 밖에 없게 돼 있습니다.


김광웅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

등록할 적에 학력, 졸업증명서라든가 첨부하는 것은 객관화시키고 신뢰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백운기 기자 :

학력의 높고 낮음이 민의를 잘 대변하느냐 못하느냐의 척도가 될 수 없음은 물론입니다. 그러나 유권자들은, 국회의원 후보의 모든 것을 보고 선택을 합니다. 그런 점에서 후보가 학력을 속이거나 과대포장 했다면 이는 유권자를 속인 것에 다름 아닐 것입니다.

KBS 뉴스, 백운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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