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속의 사건] 공기업 믿을 수 있나

입력 1995.03.0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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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원 앵커 :

토지개발공사가 조성해 분양한 택지에서 묻혀있던 나무는 물론 산업폐기물까지 나왔습니다. 이 하수도 체계도 빗물과 생활오수를 따로 분리하지 못하는 문제점을 드러냈습니다.


김종진 앵커 :

이런 땅에 집을 지을 경우 그 집이 안전하지 못하리라는 것은 불올 보듯 뻔한 일입니다. 문제의 땅을 팔아서 이익을 챙기는 데만 급급했던 토지개발공사는 정부가 투자해서 만든 공기업입니다.

김의철 기자의 취재입니다.


김의철 기자 :

경남 양산 톨게이트 부근. 토지개발 공사는 이곳 임야와 논밭 8만 천 평을 택지로 조성해 평당 백10만원에 분양했습니다. 그런데 이곳 택지에서 집을 짓는 기초공사를 하려고 땅을 파보니 나뭇가지 등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2m정도 파내려간 지점입니다. 나뭇가지 등 엄청난 양의폐기물들이 묻혀있습니다. 토지개발공사는 이런 땅에 집을 지어도 좋다면서 택지를 조성해 일반 분양했습니다.


배상회(집주인) :

집짓기 전에 나왔으니까 이게 다행입니다. 참 이걸 안 짓고 그냥 지었으면 이게 집이 결단날 건데.


김의철 갸자 :

또 다른 건축현장입니다. 공사장 한쪽 구석에서는 나무를 태우고 있습니다.

물론 태우는 나무들은 기초공사를 하려고 땅을 파는 과정에서 나온 것들입니다.


양산주민 :

나무와 산풀 깎아서 막 묻었지. 6일간 태웠다.


김의철 기자 :

지금까지 집을 짓기 위해 굴착공사를, 했던 세 곳 가운데 두 곳에서 나무 등 폐기물이 나왔습니다. 다른 곳에도 폐기물이 묻혔을 가능성이 높은 것입니다.


주 민 :

뒤에는 산이었는데 일부(나무)는 태우고 안타는 것은 묻었지…….


김의철 기자 :

토지개발공사로 부터 발주를 받아 공사를 한 한주건설 관계자도 이러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고주상(한주건설 차장) :

일을 하다 보면 그게 알뜰히 다 치우고 그렇게 해야 되는데 그게 부지가한 9만평 가까이 되거든요 그래서 그때 당시에 청소라든지 이런 거로 봤을 때는 일부 그런 것도 좀 있을 겁니다.


김의철 기자 :

그렇다면 이런 땅에도 집을 지을 수 있는가?


황보 창호(건축사) :

이렇게 나뭇가지 등이 묻혀있을 경우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지반이 물러지며 이 위에 건물을 지었을 경우 건물이 침하되는 등 균열될 우려가 매우 큽니다.


김의철 기자 :

나무뿐만이 아닙니다. 취재결과 산업폐기물인 아스콘도 땅에 묻은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땅을. 파보니 여기저기서 아스콘 덩어리가 나옵니다.


“아스콘을 다 여기다 파서 묻어버렸다는 거죠?”

“수십차 떨어졌다(묻혔다)”


김의철 기자 :

하수도 처리 체계도 잘못돼 있습니다. 빨간 잉크를 탄 물올 하수도관에 부어보겠습니다. 10m 정도 떨어진 하수도관을 타고 흐릅니다. 이번에는 파란잉크를 탄 물을 빗물관에 부어봤습니다. 그러나 이 파란물은 빗물관으로 흐르지 않고 바로 옆에 있는 하수도관으로 흐릅니다.

분리해놓은 하수도관과 빗물관이 제기능을 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전병재(토지개발공사 부장) :

우수(빗물)가 오수(하수)관으로 흐르는 것은 잘못됐다.


김의철기자 :

이밖에 축대 밀으로 물이 흐르는 등 날림공사의 혼적은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주민 :

신고는 계속 했어요. 요즘에, 계속. 보다 못해 가지고 계속 했어요 근데 사람이 안 나와요. 아예.


김의철 기자 :

2천3백여 세대가 입주할 양산 북정 택지지구 건물을 짓기 시작하면서 땅 밑에 숨겨졌던 부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의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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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건속의 사건] 공기업 믿을 수 있나
    • 입력 1995-03-05 21:00:00
    뉴스 9

이규원 앵커 :

토지개발공사가 조성해 분양한 택지에서 묻혀있던 나무는 물론 산업폐기물까지 나왔습니다. 이 하수도 체계도 빗물과 생활오수를 따로 분리하지 못하는 문제점을 드러냈습니다.


김종진 앵커 :

이런 땅에 집을 지을 경우 그 집이 안전하지 못하리라는 것은 불올 보듯 뻔한 일입니다. 문제의 땅을 팔아서 이익을 챙기는 데만 급급했던 토지개발공사는 정부가 투자해서 만든 공기업입니다.

김의철 기자의 취재입니다.


김의철 기자 :

경남 양산 톨게이트 부근. 토지개발 공사는 이곳 임야와 논밭 8만 천 평을 택지로 조성해 평당 백10만원에 분양했습니다. 그런데 이곳 택지에서 집을 짓는 기초공사를 하려고 땅을 파보니 나뭇가지 등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2m정도 파내려간 지점입니다. 나뭇가지 등 엄청난 양의폐기물들이 묻혀있습니다. 토지개발공사는 이런 땅에 집을 지어도 좋다면서 택지를 조성해 일반 분양했습니다.


배상회(집주인) :

집짓기 전에 나왔으니까 이게 다행입니다. 참 이걸 안 짓고 그냥 지었으면 이게 집이 결단날 건데.


김의철 갸자 :

또 다른 건축현장입니다. 공사장 한쪽 구석에서는 나무를 태우고 있습니다.

물론 태우는 나무들은 기초공사를 하려고 땅을 파는 과정에서 나온 것들입니다.


양산주민 :

나무와 산풀 깎아서 막 묻었지. 6일간 태웠다.


김의철 기자 :

지금까지 집을 짓기 위해 굴착공사를, 했던 세 곳 가운데 두 곳에서 나무 등 폐기물이 나왔습니다. 다른 곳에도 폐기물이 묻혔을 가능성이 높은 것입니다.


주 민 :

뒤에는 산이었는데 일부(나무)는 태우고 안타는 것은 묻었지…….


김의철 기자 :

토지개발공사로 부터 발주를 받아 공사를 한 한주건설 관계자도 이러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고주상(한주건설 차장) :

일을 하다 보면 그게 알뜰히 다 치우고 그렇게 해야 되는데 그게 부지가한 9만평 가까이 되거든요 그래서 그때 당시에 청소라든지 이런 거로 봤을 때는 일부 그런 것도 좀 있을 겁니다.


김의철 기자 :

그렇다면 이런 땅에도 집을 지을 수 있는가?


황보 창호(건축사) :

이렇게 나뭇가지 등이 묻혀있을 경우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지반이 물러지며 이 위에 건물을 지었을 경우 건물이 침하되는 등 균열될 우려가 매우 큽니다.


김의철 기자 :

나무뿐만이 아닙니다. 취재결과 산업폐기물인 아스콘도 땅에 묻은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땅을. 파보니 여기저기서 아스콘 덩어리가 나옵니다.


“아스콘을 다 여기다 파서 묻어버렸다는 거죠?”

“수십차 떨어졌다(묻혔다)”


김의철 기자 :

하수도 처리 체계도 잘못돼 있습니다. 빨간 잉크를 탄 물올 하수도관에 부어보겠습니다. 10m 정도 떨어진 하수도관을 타고 흐릅니다. 이번에는 파란잉크를 탄 물을 빗물관에 부어봤습니다. 그러나 이 파란물은 빗물관으로 흐르지 않고 바로 옆에 있는 하수도관으로 흐릅니다.

분리해놓은 하수도관과 빗물관이 제기능을 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전병재(토지개발공사 부장) :

우수(빗물)가 오수(하수)관으로 흐르는 것은 잘못됐다.


김의철기자 :

이밖에 축대 밀으로 물이 흐르는 등 날림공사의 혼적은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주민 :

신고는 계속 했어요. 요즘에, 계속. 보다 못해 가지고 계속 했어요 근데 사람이 안 나와요. 아예.


김의철 기자 :

2천3백여 세대가 입주할 양산 북정 택지지구 건물을 짓기 시작하면서 땅 밑에 숨겨졌던 부실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의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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