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풍백화점 붕괴사고 희생자들 애틋한 사연

입력 1995.07.0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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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정 앵커 :

실종자 발굴과 희생자들의 장례식이 계속되면서 서울시내는 곳곳이 눈물바다입니다. 71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끝내 숨진 이은영씨의 장례식도 오늘 치러졌습니다. 또 사고현장에서는 오늘 어린 아들과 함께 매몰된 아버지가 발굴돼서 구조반원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습니다.

황상무 기자의 보도입니다.


황상무 기자 :

이제 갓 스물을 넘어선 꽃다운 나이. 어두운 지하공간에서 71시간을 온몸으로 콘크리트 덩이를 버려낸 보람도 없이 그녀는 떠나갔습니다. 제발 살아만 주기를 바랐던 온 국민의 기대를 가녀린 여자의 몸으로는 채울 수가 없었습니다. 먼저 구조돼 나가는 언니에게 마지막으로 했다는 아픈 다리를 펴달라는 말은 그래서 남아있는 사람들의 가슴에 비수처럼 꽂혔습니다. 이제는 떠나야 하는 시간. 어머닌 끝내 땅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슬픔에 지친 아내를 위로해야 하는 지아비의 가슴에는 억장이 무너져 내립니다.

가는 차에는 어린 아들이 오는 차에는 방금 실려 갔던 아버지의 흔적이 배었습니다. 과자를 사주겠다고 아들의 손을 잡고 나섰던 아버지는 아들과 함께 싸늘한 시체로 발견됐습니다.


유가족 :

오래간만에 아들을 만나서 뭐 맛있는 거라도 좀 나가서 좀 먹자 그래가지고…….


황상무 기자 :

남편과 외아들의 죽음을 한꺼번에 확인해야 하는 기막힌 현실. 남은 사람들이 풀어가야 할 몫입니다.

KBS 뉴스, 황상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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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희생자들 애틋한 사연
    • 입력 1995-07-04 21:00:00
    뉴스 9

황현정 앵커 :

실종자 발굴과 희생자들의 장례식이 계속되면서 서울시내는 곳곳이 눈물바다입니다. 71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끝내 숨진 이은영씨의 장례식도 오늘 치러졌습니다. 또 사고현장에서는 오늘 어린 아들과 함께 매몰된 아버지가 발굴돼서 구조반원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습니다.

황상무 기자의 보도입니다.


황상무 기자 :

이제 갓 스물을 넘어선 꽃다운 나이. 어두운 지하공간에서 71시간을 온몸으로 콘크리트 덩이를 버려낸 보람도 없이 그녀는 떠나갔습니다. 제발 살아만 주기를 바랐던 온 국민의 기대를 가녀린 여자의 몸으로는 채울 수가 없었습니다. 먼저 구조돼 나가는 언니에게 마지막으로 했다는 아픈 다리를 펴달라는 말은 그래서 남아있는 사람들의 가슴에 비수처럼 꽂혔습니다. 이제는 떠나야 하는 시간. 어머닌 끝내 땅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슬픔에 지친 아내를 위로해야 하는 지아비의 가슴에는 억장이 무너져 내립니다.

가는 차에는 어린 아들이 오는 차에는 방금 실려 갔던 아버지의 흔적이 배었습니다. 과자를 사주겠다고 아들의 손을 잡고 나섰던 아버지는 아들과 함께 싸늘한 시체로 발견됐습니다.


유가족 :

오래간만에 아들을 만나서 뭐 맛있는 거라도 좀 나가서 좀 먹자 그래가지고…….


황상무 기자 :

남편과 외아들의 죽음을 한꺼번에 확인해야 하는 기막힌 현실. 남은 사람들이 풀어가야 할 몫입니다.

KBS 뉴스, 황상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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