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조한 저급품 칩 컴퓨터 대량 유통

요즘 컴퓨터를 구입하는 분들은 꼼꼼히 한번 살펴보셔야겠습니다. 용산전자상가 둥지를 중심으로 저급품 칩을 고급품인 것처럼 변조한 컴퓨터가 대량 유통되고 있습니다.

홍사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홍사훈 기자 :

개인용 컴퓨터 가운데 성능이 가장 좋은 586컴퓨터의 두뇌역할을 하는 펜티업 칩입니다. 이 펜티엄칩 엔 처리속도가 늦은 21만 원짜리 75급과 고성능의 33만 원짜리 90급 두 종류가 있습니다. 그러나 겉면에 90이라고 쓰여 있는 이 칩은 실제론 하급기종인 75급 칩이 불법 변조된 것입니다. 두 칩은 숫자만 다를 뿐 겉모양은 똑같기 때문에 75라는 글씨를 레이저로 얇게 깎아낸 뒤 숫자 90을 다시 새겨 넣는 수법을 씁니다. 따라서 정밀측정기로 재보면 변조된 칩은 진짜 90급 칩보다 O.3mm가 더 얇습니다. 숫자만 바꾸고 12만원의 부당이익을 업자들이 챙기고 있는 것입니다. 주로 대만과 홍콩에서 생산되는 이런 변조 칩은 일반 소비자들이 구별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대량으로 밀반입돼 팔리고 있습니다.

용산전자상가 상인 :

지금 80-90%는 모두 리마킹(변조칩)이다. 90칩이 팔리기 때문이다.

홍사훈 기자 :

더 큰 문제는 이런 변조 칩 하나가 컴퓨터 전체를 망가뜨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론 75급인데도 90급의 고성능을 발휘하도록 해놨기 때문에 이 변조 칩은 열이 대단히 많이 납니다. 온도를 재보니 70도를 훨씬 넘어섭니다.

도주선 (석정전자 전무) :

열이 이렇게 많이 나면 칩뿐만이 아니라 주변의 하드디스크나 기기판도 영향을 받아 못쓰게 됩니다.

홍사훈 기자 :

돈만 벌면 된다는 악덕상술이 용산시장을 찾는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돌리게 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홍사훈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