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몰된 13일 동안 물 안 마셨나?

입력 1995.07.1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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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찬 앵커 :

어제 극적으로 구조된 직후 유지환 양은 매몰 13일 동안 음식은 물론이고 한 방울의 물도 마시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유양의 이 말이 지금 의학계의 비상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춘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이춘호 기자 :

유지환 양은 과연 물을 마시지 않았을까? 최악의 조건에서 13일을 버틴 유양은 구조될 때까지 한 방울의 물도 마시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물을 먹었나?”

“먹지 않았다”


사람이 물 없이 버틸 수 있는 한계기간은 최대 10일정도. 그 이상은 심한탈수현상으로 생존이 어렵다는 것이 의학계의 정설입니다. 따라서 유양의 극한 상황에서 무의식중에 물을 마시고 이를 기억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주장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습니다.


이윤성 서울대 교수 (법의학) :

객관적으로 봐서는 아마 무의식적으로라도 물을 좀 마셨을 것 같은 생각이에요.


이춘호 기자 :

그러나 실제로 물을 마시지 않았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습니다. 유양이 사고순간을 생생히 기억할 정도로 의식이 뚜렷한데다 구출된 직후 탈수현상이 심했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유양은 물을 마시지 않고 어떻게 그토록 건강할 수 있었을까? 의학계는 매몰환경과 신체 적응력을 그 해답으로 꼽고 있습니다. 빛이 완전히 차단되고 거의 움직일 수 없을 만큼 좁은 공간에서 이른바 생체시계의 작동이 훨씬 느려진다는 것입니다. 이럴 경우 정상적인 상태보다 에너지 소모가 훨씬 적어 생존에 유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민성길 (연세대 교수) :

자극이 차단되면 대개 잠이 오는 법이죠. 잠을 자게 되면 결과적으로 에너지 소모가 훨씬 줄어들게 됩니다.


이춘호 기자 :

유양은 전혀 물을 마시지 않았는가? 유양의 기적 같은 생환은 이제 인간생존 한계에 대한 의학계의 논란마저 부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춘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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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몰된 13일 동안 물 안 마셨나?
    • 입력 1995-07-12 21:00:00
    뉴스 9

류근찬 앵커 :

어제 극적으로 구조된 직후 유지환 양은 매몰 13일 동안 음식은 물론이고 한 방울의 물도 마시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유양의 이 말이 지금 의학계의 비상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춘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이춘호 기자 :

유지환 양은 과연 물을 마시지 않았을까? 최악의 조건에서 13일을 버틴 유양은 구조될 때까지 한 방울의 물도 마시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물을 먹었나?”

“먹지 않았다”


사람이 물 없이 버틸 수 있는 한계기간은 최대 10일정도. 그 이상은 심한탈수현상으로 생존이 어렵다는 것이 의학계의 정설입니다. 따라서 유양의 극한 상황에서 무의식중에 물을 마시고 이를 기억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주장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습니다.


이윤성 서울대 교수 (법의학) :

객관적으로 봐서는 아마 무의식적으로라도 물을 좀 마셨을 것 같은 생각이에요.


이춘호 기자 :

그러나 실제로 물을 마시지 않았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습니다. 유양이 사고순간을 생생히 기억할 정도로 의식이 뚜렷한데다 구출된 직후 탈수현상이 심했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유양은 물을 마시지 않고 어떻게 그토록 건강할 수 있었을까? 의학계는 매몰환경과 신체 적응력을 그 해답으로 꼽고 있습니다. 빛이 완전히 차단되고 거의 움직일 수 없을 만큼 좁은 공간에서 이른바 생체시계의 작동이 훨씬 느려진다는 것입니다. 이럴 경우 정상적인 상태보다 에너지 소모가 훨씬 적어 생존에 유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민성길 (연세대 교수) :

자극이 차단되면 대개 잠이 오는 법이죠. 잠을 자게 되면 결과적으로 에너지 소모가 훨씬 줄어들게 됩니다.


이춘호 기자 :

유양은 전혀 물을 마시지 않았는가? 유양의 기적 같은 생환은 이제 인간생존 한계에 대한 의학계의 논란마저 부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춘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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