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취한 50대 남자 9일만에 극적 구조

입력 1996.01.0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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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찬 앵커 :

다음 소식입니다. 세상에 참 별일 다 있습니다. 술 취한 50대 남자가 맨홀에 빠져서 꼬박 9일동안 갇혀 있다가 오늘 극적으로 구조된 참 믿기지 않는 일이 있었습니다.

한재호 기자의 설명입니다.


⊙한재호 기자 :

무려 195시간만에 다시 본 세상은 그저 꿈만 같았습니다. 비록 온몸이 젖고 얼굴은 온통 흙과 오물에 뒤덮였지만 차가운 새벽공기는 더없이 신선 했습니다. 오랫동안 지하에 갇혀 허드랫물로 연명해온 사람답지않게 조씨는 비교적 건강한 모습이었습니다.


⊙이광수 (서초소방서 119 구조대장) :

상태는 별 이상이 없는 것 같았고, 우리 구조대원들하고 대화할 때도 자기 나이나 이름, 전화번호 정도는 본인이 설명할 정도였습니다.


⊙한재호 기자 :

조성철씨가 맨홀에 떨어진 것은 지난달 28일밤 10시였습니다. 조씨는 그날밤 동료들과 송년회를 마친뒤 만취한 상태에서 집으로 돌아가다 뚜껑이 열려있는 바로 이 맨홀에서 발을 헛디뎌 빠진 것으로 추정 됩니다. 만취된 조씨는 반포동 삼창빌라를 자신의 집으로 착각하고 도로를 따라 계단으로 내려간뒤 뚜껑이 열려있던 맨홀속으로 발을 헛디뎌 떨어졌고 이내 정신을 잃었습니다. 한참만에 깨어보니 칠흙같이 어두운곳에 차가운 물소리만 들릴뿐이었습니다.


⊙구조된 조성철씨 :

어쩔 수 없죠. (구조된 것은) 팔자소관이죠.


⊙한재호 기자 :

악몽같은 어둠의 미로를 헤매기를 무려 9일째, 천우신조였는가 조씨는 마지막 있는 힘을 다해 구조요청을 했고 때마침 베란다에 나와있던 한 주민이 조씨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김충배 (서울 반포동 최초 발견자) :

한 12시40분경에 나와서 귀를 기울이고 있으니까 인제 똑똑히 들리는데 사람살려 이 소리가 3번을 갖다가 이야기 합디다.


⊙한재호 기자 :

곧바로 서초소방서 119 구조대가 출동했고 조씨는 195시간 동안의 악몽에서 벗어났습니다. 지나친 과음이 부른 불의의 사고였지만 조씨의 극적구조는 새해 벽두부터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줬습니다.

KBS 뉴스, 한재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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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술취한 50대 남자 9일만에 극적 구조
    • 입력 1996-01-06 21:00:00
    뉴스 9

⊙류근찬 앵커 :

다음 소식입니다. 세상에 참 별일 다 있습니다. 술 취한 50대 남자가 맨홀에 빠져서 꼬박 9일동안 갇혀 있다가 오늘 극적으로 구조된 참 믿기지 않는 일이 있었습니다.

한재호 기자의 설명입니다.


⊙한재호 기자 :

무려 195시간만에 다시 본 세상은 그저 꿈만 같았습니다. 비록 온몸이 젖고 얼굴은 온통 흙과 오물에 뒤덮였지만 차가운 새벽공기는 더없이 신선 했습니다. 오랫동안 지하에 갇혀 허드랫물로 연명해온 사람답지않게 조씨는 비교적 건강한 모습이었습니다.


⊙이광수 (서초소방서 119 구조대장) :

상태는 별 이상이 없는 것 같았고, 우리 구조대원들하고 대화할 때도 자기 나이나 이름, 전화번호 정도는 본인이 설명할 정도였습니다.


⊙한재호 기자 :

조성철씨가 맨홀에 떨어진 것은 지난달 28일밤 10시였습니다. 조씨는 그날밤 동료들과 송년회를 마친뒤 만취한 상태에서 집으로 돌아가다 뚜껑이 열려있는 바로 이 맨홀에서 발을 헛디뎌 빠진 것으로 추정 됩니다. 만취된 조씨는 반포동 삼창빌라를 자신의 집으로 착각하고 도로를 따라 계단으로 내려간뒤 뚜껑이 열려있던 맨홀속으로 발을 헛디뎌 떨어졌고 이내 정신을 잃었습니다. 한참만에 깨어보니 칠흙같이 어두운곳에 차가운 물소리만 들릴뿐이었습니다.


⊙구조된 조성철씨 :

어쩔 수 없죠. (구조된 것은) 팔자소관이죠.


⊙한재호 기자 :

악몽같은 어둠의 미로를 헤매기를 무려 9일째, 천우신조였는가 조씨는 마지막 있는 힘을 다해 구조요청을 했고 때마침 베란다에 나와있던 한 주민이 조씨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김충배 (서울 반포동 최초 발견자) :

한 12시40분경에 나와서 귀를 기울이고 있으니까 인제 똑똑히 들리는데 사람살려 이 소리가 3번을 갖다가 이야기 합디다.


⊙한재호 기자 :

곧바로 서초소방서 119 구조대가 출동했고 조씨는 195시간 동안의 악몽에서 벗어났습니다. 지나친 과음이 부른 불의의 사고였지만 조씨의 극적구조는 새해 벽두부터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줬습니다.

KBS 뉴스, 한재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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