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경제사정 안좋아 장교들도 발싸개 착용

입력 1996.05.2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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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찬 앵커 :

지난 23일 귀순한 이철수 대위의 소지품이 오늘 공개됐습니다. 양말 대신 발싸개를 하는 등 이 대위의 개인휴대품과 보급품들은 모두 질이 형편없는 조악한 것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계속해서 이준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이준희 기자 :

이철수 대위가 지니고 있던 물건들은 북한군에서 최고 대우를 받고 있는 조종사의 소지품치고는 한눈에 봐도 너무나 낡고 품질이 형편없는 것들입니다. 조종사용 헬멧과 산소마스크는 구소련제로 50년대에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끈 것은 발싸개입니다. 이 한뼘 남짓한 광목천이 바로 이철수 대위가 귀순할 때 양말 대신 발을 감쌌던 발싸개입니다. 아직도 족적이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발싸개는 북한군이 보통 하전사급 병사들에게까지만 양말을 대신하는 기본 보급품으로 지급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보급사정이 좋지 않아 장교들도 대부분 착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성준 (국방부북한물자전문가) :

한발에 싸는 긴 것을 잘라서 양쪽발로 싼걸로 보아 현재 북한의 경제사정이 아주 악화돼있는 것으로 판단이 됩니다.


⊙이준희 기자 :

돼지가죽으로 만든 뻣뻣한 장화와 내의가 없어 겉옷 밑에 대신 입는 츄리닝은 착용감이 나쁜데다 색깔까지 바래 지급받은지 오래돼 보입니다. 조그마한 메모수첩에는 미그19기의 제원과 운용기술 등이 깨알처럼 자세히 적혀 있습니다. 북한군은 인쇄된 전투교범을 개인이 휴대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대위가 휴대한 백두산 권총은 지난 84년 북한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이번에 국내에는 처음 반입됐습니다. 빛바랜 흑백사진 두장에는 북에 두고온 가족들의 얼굴이 또렷해 주위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KBS 뉴스, 이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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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 경제사정 안좋아 장교들도 발싸개 착용
    • 입력 1996-05-25 21:00:00
    뉴스 9

⊙류근찬 앵커 :

지난 23일 귀순한 이철수 대위의 소지품이 오늘 공개됐습니다. 양말 대신 발싸개를 하는 등 이 대위의 개인휴대품과 보급품들은 모두 질이 형편없는 조악한 것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계속해서 이준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이준희 기자 :

이철수 대위가 지니고 있던 물건들은 북한군에서 최고 대우를 받고 있는 조종사의 소지품치고는 한눈에 봐도 너무나 낡고 품질이 형편없는 것들입니다. 조종사용 헬멧과 산소마스크는 구소련제로 50년대에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끈 것은 발싸개입니다. 이 한뼘 남짓한 광목천이 바로 이철수 대위가 귀순할 때 양말 대신 발을 감쌌던 발싸개입니다. 아직도 족적이 선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발싸개는 북한군이 보통 하전사급 병사들에게까지만 양말을 대신하는 기본 보급품으로 지급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보급사정이 좋지 않아 장교들도 대부분 착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성준 (국방부북한물자전문가) :

한발에 싸는 긴 것을 잘라서 양쪽발로 싼걸로 보아 현재 북한의 경제사정이 아주 악화돼있는 것으로 판단이 됩니다.


⊙이준희 기자 :

돼지가죽으로 만든 뻣뻣한 장화와 내의가 없어 겉옷 밑에 대신 입는 츄리닝은 착용감이 나쁜데다 색깔까지 바래 지급받은지 오래돼 보입니다. 조그마한 메모수첩에는 미그19기의 제원과 운용기술 등이 깨알처럼 자세히 적혀 있습니다. 북한군은 인쇄된 전투교범을 개인이 휴대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대위가 휴대한 백두산 권총은 지난 84년 북한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이번에 국내에는 처음 반입됐습니다. 빛바랜 흑백사진 두장에는 북에 두고온 가족들의 얼굴이 또렷해 주위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KBS 뉴스, 이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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