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동품.쌀 맞바꾼다;

입력 1997.01.05 (21: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황수경 앵커 :

최근 북한과 중국의 국경지대에서는 조선시대 도자기를 비롯한 골동품 밀무역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극심한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 주민들이 값비싼 골동품을 몰래 내다팔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국경도시에서 북한산 골동품이 밀거래 되는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황상무 기자입니다.


⊙황상무 기자 :

중국 북경의 한 조선족 거리 간판마다 한글과 중국 글자가 함께 쓰여진 상점들이 즐비합니다.


"(북한인들)중국 물건 많이 가져가요. 무슨 먹을 것 같은거나 쌀 같은것..."


중국의 식량과 북한의 광물이 주로 교환되던 북중 무역에 최근 새로운 품목이 추가됐습니다. 북한에서 들어오는 밀수품들은 그릇이나 도자기 등 골동품들이 대부분입니다. 국경에 있는 도시들에선 어디서나 이같은 밀수품들을 손쉽게 볼 수 있습니다. 한 가게에서는 제법 값나가 보이는 조선시대 화병을 내놓았습니다.


"이건 얼마씩 입니까?"

"3천달러 내일되면 이것 마저도 없어요. 계속 찾아와요."

"진품인지 아닌지 보장 없잖아요?"

"확실 안하면 가져오지 않아요. 뭐하러 돈 먹이고 가져와요"


한국으로 가져갈 방법까지 일일이 가르쳐줍니다.


"명태 같은 것, 낙지젓(담근것), 짠지(김치)... 뭘 좀 물있는 것 음식 좀 싸라 말이요."


이들이 내놓은 물건에는 백여장이 넘는 고화와 심지어 불상까지 있습니다.


"(석파는)잘 모를 거야요? 알아요."

"알지요. 석파라고 대원군이죠."

"며칠 있으면 그 그림 들어와요."


이익이 큰 만큼 위험부담도 상당합니다.


"북조선에서 그게 제일 위험해 잡히면 이거야요 7촌까지 다요."


배고픔에서 시작된 북한의 밀무역이 이제는 소중한 문화유산의 불법 반출 창구가 되고 있습니다.

중국 숭선진에서 KBS 뉴스, 황상무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골동품.쌀 맞바꾼다;
    • 입력 1997-01-05 21:00:00
    뉴스 9

⊙황수경 앵커 :

최근 북한과 중국의 국경지대에서는 조선시대 도자기를 비롯한 골동품 밀무역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극심한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 주민들이 값비싼 골동품을 몰래 내다팔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국경도시에서 북한산 골동품이 밀거래 되는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황상무 기자입니다.


⊙황상무 기자 :

중국 북경의 한 조선족 거리 간판마다 한글과 중국 글자가 함께 쓰여진 상점들이 즐비합니다.


"(북한인들)중국 물건 많이 가져가요. 무슨 먹을 것 같은거나 쌀 같은것..."


중국의 식량과 북한의 광물이 주로 교환되던 북중 무역에 최근 새로운 품목이 추가됐습니다. 북한에서 들어오는 밀수품들은 그릇이나 도자기 등 골동품들이 대부분입니다. 국경에 있는 도시들에선 어디서나 이같은 밀수품들을 손쉽게 볼 수 있습니다. 한 가게에서는 제법 값나가 보이는 조선시대 화병을 내놓았습니다.


"이건 얼마씩 입니까?"

"3천달러 내일되면 이것 마저도 없어요. 계속 찾아와요."

"진품인지 아닌지 보장 없잖아요?"

"확실 안하면 가져오지 않아요. 뭐하러 돈 먹이고 가져와요"


한국으로 가져갈 방법까지 일일이 가르쳐줍니다.


"명태 같은 것, 낙지젓(담근것), 짠지(김치)... 뭘 좀 물있는 것 음식 좀 싸라 말이요."


이들이 내놓은 물건에는 백여장이 넘는 고화와 심지어 불상까지 있습니다.


"(석파는)잘 모를 거야요? 알아요."

"알지요. 석파라고 대원군이죠."

"며칠 있으면 그 그림 들어와요."


이익이 큰 만큼 위험부담도 상당합니다.


"북조선에서 그게 제일 위험해 잡히면 이거야요 7촌까지 다요."


배고픔에서 시작된 북한의 밀무역이 이제는 소중한 문화유산의 불법 반출 창구가 되고 있습니다.

중국 숭선진에서 KBS 뉴스, 황상무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