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 굶어죽어"

입력 1997.01.2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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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찬 앵커 :

어제 오후 한국땅을 밟은 김영진氏와 유송일氏 가족 8명이 모처럼 편안한 서울에서의 첫밤을 보낸뒤 오늘부터 관계당국으로부터 탈북경위 등에 대한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자세한 내용을 증언하겠지만 그러나 특히 김영진氏 부부는 중국에 머물면서 한국 사람을 만나서 탈출 경위 등을 털어놨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 녹음 테잎을 저희 KBS가 입수했습니다.

북한의 식량사정과 관련된 부분을 황상무 기자가 정리해서 전해 드립니다.


⊙황상무 기자 :

깨끗한 옷차림에 건강한 모습으로 나타난 김영진氏 가족, 그러나 이들의 밝은 표정뒤에는 아사직전까지 이르렀던 고난의 세월이 있었습니다. 지난해 3월 두만강을 건넌 김氏 일가는 중국에서 4개월만에 남한 사람들을 만나 탈출 동기를 털어놨습니다.


⊙김찬옥 (김영진氏 부인) :

옥수수를 기계로 다 뜯어 가지고 나뭇껍질을 벗겨 분쇄기로 빻았습니다.


⊙황상무 기자 :

탈출전 자신들이 살던 문덕군에서 7명이 굶어 죽었으며 지금은 숫자가 더 늘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외국에서 식량이 대량으로 들어오지 않는 한 계속 굶어죽을 수밖에 없다고 단언하기도 했습니다.


⊙김찬옥 (김영진氏 부인) :

작년, 재작년부터 굶어죽는데가 많았습니다. (문덕에는) 지금은 한 15명이 죽었을 것입니다.


⊙황상무 기자 :

탈출후에 탔던 문산행 열차에서도 참상은 이어졌습니다. 김氏의 아들 혜광君의 일기에는 사람들로 아수라장인 기차안에서 굶어 숨져가는 청년의 얘기가 생생히 실려 있습니다. 혜광君은 또 배고픔 때문에 자기네반 학생들 절반이 학교에 나오지 못한다고 적었습니다. 한창 배울 나이에 하루도 빠짐없이 쇠와 유리, 고무, 비닐조각 등을 주우러 다니는 북한 학생들에 대한 안타까움도 나타냈습니다. 혜광君은 그러나 살기 위해 남한으로 가자는 아버지를 김정일 지도자에 대한 배신자로 생각하는 등 북한 어린이다운 면모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KBS 뉴스, 황상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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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명 굶어죽어"
    • 입력 1997-01-23 21:00:00
    뉴스 9

⊙류근찬 앵커 :

어제 오후 한국땅을 밟은 김영진氏와 유송일氏 가족 8명이 모처럼 편안한 서울에서의 첫밤을 보낸뒤 오늘부터 관계당국으로부터 탈북경위 등에 대한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자세한 내용을 증언하겠지만 그러나 특히 김영진氏 부부는 중국에 머물면서 한국 사람을 만나서 탈출 경위 등을 털어놨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 녹음 테잎을 저희 KBS가 입수했습니다.

북한의 식량사정과 관련된 부분을 황상무 기자가 정리해서 전해 드립니다.


⊙황상무 기자 :

깨끗한 옷차림에 건강한 모습으로 나타난 김영진氏 가족, 그러나 이들의 밝은 표정뒤에는 아사직전까지 이르렀던 고난의 세월이 있었습니다. 지난해 3월 두만강을 건넌 김氏 일가는 중국에서 4개월만에 남한 사람들을 만나 탈출 동기를 털어놨습니다.


⊙김찬옥 (김영진氏 부인) :

옥수수를 기계로 다 뜯어 가지고 나뭇껍질을 벗겨 분쇄기로 빻았습니다.


⊙황상무 기자 :

탈출전 자신들이 살던 문덕군에서 7명이 굶어 죽었으며 지금은 숫자가 더 늘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외국에서 식량이 대량으로 들어오지 않는 한 계속 굶어죽을 수밖에 없다고 단언하기도 했습니다.


⊙김찬옥 (김영진氏 부인) :

작년, 재작년부터 굶어죽는데가 많았습니다. (문덕에는) 지금은 한 15명이 죽었을 것입니다.


⊙황상무 기자 :

탈출후에 탔던 문산행 열차에서도 참상은 이어졌습니다. 김氏의 아들 혜광君의 일기에는 사람들로 아수라장인 기차안에서 굶어 숨져가는 청년의 얘기가 생생히 실려 있습니다. 혜광君은 또 배고픔 때문에 자기네반 학생들 절반이 학교에 나오지 못한다고 적었습니다. 한창 배울 나이에 하루도 빠짐없이 쇠와 유리, 고무, 비닐조각 등을 주우러 다니는 북한 학생들에 대한 안타까움도 나타냈습니다. 혜광君은 그러나 살기 위해 남한으로 가자는 아버지를 김정일 지도자에 대한 배신자로 생각하는 등 북한 어린이다운 면모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KBS 뉴스, 황상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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