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 781-1234; 의료사고시 의사협회의 감정 공정성 논란

입력 1997.09.25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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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찬 앵커 :

의료사고가 일어날 경우 그 판단을 내려야하는 사법당국은 의학에 대한 전문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결국 감정을 의사에게 맡길 수밖에 없습니다. 이럴 경우 의사의 감정은 제기된 의료분쟁의 해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이 의료사고를 1차적으로 판단하는 의사협회의 감정을 놓고 당사자들간에 자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오늘은 이 문제를 자세히 알아봅니다.

민필규 기자입니다.


⊙민필규 기자 :

지난 12월 다리를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던 유식림氏, 그러나 치료 도중 엉뚱하게 신장의 기능이 완전히 정지해버려 일주일에 세번씩 평생동안 병원에서 피의 독을 뽑아내야만 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안항수 (유식림氏 부인) :

피가 많이, 3일 동안 쏟아져서 우리 아저씨는 이렇게 이 병원에서 잘못됐구나 이걸로 알았어요.


⊙민필규 기자 :

유氏는 이 병원을 경찰에 고소했지만 경찰은 의사협회의 감정을 근거로 무혐의 처리했습니다. 의사협회는 유氏에 대한 치료가 적절했고 의료과실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 병원의 진료기록부에는 하루에 최대 2.5그램까지 쓰도록 한 도란사림이란 지혈제를 규정량보다 4배나 높게 사흘에 걸쳐 투여한 것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담당 의사 :

10그램을 5병을 24시간에 천천히 넣었지요, 모르겠어요, 첫째 내가 의사로서 잘했다 못했다 이런것을...


⊙민필규 기자 :

또 2차 치료를 맡았던 서울대병원도 이 환자의 신장악화는 지혈제를 과다하게 투여한데서 비롯됐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민경찬 (의료사고 상담소장) :

아무 기준이 없이 출혈한다는 것만으로 그 출혈을 막기 위해서 아무 기준도 없어 과량으로 약을 투여하게 되고, 결국 그게 원인이 돼서 이번에 콩팥이 괴사되게 된겁니다.


⊙민필규 기자 :

또 지난 93년 전남의 한 병원에서 피부병 치료를 받은뒤 엉덩이 관절뼈가 썩는다는 진단을 받은 박모氏도 법원에 제소를 했지만 무혐의 결론이 났습니다. 이 사건을 감정한 대한의사협회는 병원이 박氏의 피부치료를 위해 쓴 호르몬제의 제품설명서에는 박氏의 병인 대퇴골 무균성 괴사를 일으킬 수 있다는 주의사항이 기재돼있지 않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의사협회가 첨부한 문제의 호르몬의 제품 설명서에는 이 호르몬이 대퇴골 무균성 괴사를 일으킬 수 있다는 문구가 뚜렷히 적혀 있습니다. 의사협회는 스스로 첨부한 서류도 제대로 보지 않은 것입니다.


⊙신현호 (의료전문 변호사) :

법원 입장에서도 전문적인 지식이 없으니까 그런 다른 전문가인 의사들의 감정에 의존하는 경향이 높습니다.


⊙민필규 기자 :

이런 현실에서 의사협회가 어느 한쪽의 편을 들어주는 폐단을 막기 위해서라도 객관적인 감정을 내릴 수 있는 제3의 기구를 신설해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민필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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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적 781-1234; 의료사고시 의사협회의 감정 공정성 논란
    • 입력 1997-09-25 21:00:00
    뉴스 9

⊙류근찬 앵커 :

의료사고가 일어날 경우 그 판단을 내려야하는 사법당국은 의학에 대한 전문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결국 감정을 의사에게 맡길 수밖에 없습니다. 이럴 경우 의사의 감정은 제기된 의료분쟁의 해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이 의료사고를 1차적으로 판단하는 의사협회의 감정을 놓고 당사자들간에 자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현장추적! 오늘은 이 문제를 자세히 알아봅니다.

민필규 기자입니다.


⊙민필규 기자 :

지난 12월 다리를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던 유식림氏, 그러나 치료 도중 엉뚱하게 신장의 기능이 완전히 정지해버려 일주일에 세번씩 평생동안 병원에서 피의 독을 뽑아내야만 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안항수 (유식림氏 부인) :

피가 많이, 3일 동안 쏟아져서 우리 아저씨는 이렇게 이 병원에서 잘못됐구나 이걸로 알았어요.


⊙민필규 기자 :

유氏는 이 병원을 경찰에 고소했지만 경찰은 의사협회의 감정을 근거로 무혐의 처리했습니다. 의사협회는 유氏에 대한 치료가 적절했고 의료과실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 병원의 진료기록부에는 하루에 최대 2.5그램까지 쓰도록 한 도란사림이란 지혈제를 규정량보다 4배나 높게 사흘에 걸쳐 투여한 것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담당 의사 :

10그램을 5병을 24시간에 천천히 넣었지요, 모르겠어요, 첫째 내가 의사로서 잘했다 못했다 이런것을...


⊙민필규 기자 :

또 2차 치료를 맡았던 서울대병원도 이 환자의 신장악화는 지혈제를 과다하게 투여한데서 비롯됐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민경찬 (의료사고 상담소장) :

아무 기준이 없이 출혈한다는 것만으로 그 출혈을 막기 위해서 아무 기준도 없어 과량으로 약을 투여하게 되고, 결국 그게 원인이 돼서 이번에 콩팥이 괴사되게 된겁니다.


⊙민필규 기자 :

또 지난 93년 전남의 한 병원에서 피부병 치료를 받은뒤 엉덩이 관절뼈가 썩는다는 진단을 받은 박모氏도 법원에 제소를 했지만 무혐의 결론이 났습니다. 이 사건을 감정한 대한의사협회는 병원이 박氏의 피부치료를 위해 쓴 호르몬제의 제품설명서에는 박氏의 병인 대퇴골 무균성 괴사를 일으킬 수 있다는 주의사항이 기재돼있지 않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의사협회가 첨부한 문제의 호르몬의 제품 설명서에는 이 호르몬이 대퇴골 무균성 괴사를 일으킬 수 있다는 문구가 뚜렷히 적혀 있습니다. 의사협회는 스스로 첨부한 서류도 제대로 보지 않은 것입니다.


⊙신현호 (의료전문 변호사) :

법원 입장에서도 전문적인 지식이 없으니까 그런 다른 전문가인 의사들의 감정에 의존하는 경향이 높습니다.


⊙민필규 기자 :

이런 현실에서 의사협회가 어느 한쪽의 편을 들어주는 폐단을 막기 위해서라도 객관적인 감정을 내릴 수 있는 제3의 기구를 신설해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민필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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