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넘어선 모정

입력 1998.05.1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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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수경 앵커 :

오늘 새벽 전북 진안에서는 두아들과 함께 잠을 자던 어머니가 집에 불이나자 한살짜리 아들을 먼저 구한 뒤 남아 있는 큰 아들을 구하러 집으로 다시 들어갔다가 불길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아들과 함께 변을 당한 안타까운 일이 있었습니다.

전주방송총국 김종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김종환 기자 :

오늘 새벽 1시 반 갑자기 치솟은 불길로 전북 진안군 성수면 외곡리에 있는 주택 한 채가 30여분만에 완전히 탔습니다.


⊙ 이회철 (주인) :

무슨 일이 있나 하고 나가 보니까 저 쪽에 불길이...


⊙ 김종환 기자 :

이 불로 집안에 있던 44살 김정숙 씨와 6살 짜리 아들 정석연 군이 숨졌습니다. 그런데 난지 9달된 아들 석훈 군은 혼지 마당에 나와 있었습니다.


⊙ 한황철 순경 (진안성수 파출소) :

갓난애가 바로 이 쪽에서 저쪽 불 난 쪽으로 엉금엉금 기어가는 것을 보고 ...


⊙ 김종환 기자 :

어머니 김 씨는 아이 방 한쪽 구석에서 아들 석연 군을 꼭 끌어안고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 이웅수 (전주 소방서) :

처음에 발견한 당시에는 사람이 아닌 지 알았습니다. 그래서 가까이 가서 접근해서 보니까 그 어머니가 어린아이를 껴안고 웅크린채로...


⊙ 김종환 기자 :

이에 따라 숨진 김 씨는 불이나자 갓난 석훈군은 먼저 마당에 대피시켜 놓고 석연군을 구하러 다시 방에 들어갔다 함께 변을 당한 것으로 판명됐습니다.


⊙ 유가족 :

늦둥이라고 그렇게 즐겁게 생각하고...


⊙ 김종환 기자 :

목숨을 건져 아들을 구하려던 지극한 어머니의 사랑 앞에 유가족들은 말을 잊었습니다. 한 순간에 엄마와 형을 잃은 석훈 군은 아직 이 사실도 모른 채 천진스럽게 놀고만 있기 때문입니다.

KBS 뉴스, 김종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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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음 넘어선 모정
    • 입력 1998-05-12 21:00:00
    뉴스 9

⊙ 황수경 앵커 :

오늘 새벽 전북 진안에서는 두아들과 함께 잠을 자던 어머니가 집에 불이나자 한살짜리 아들을 먼저 구한 뒤 남아 있는 큰 아들을 구하러 집으로 다시 들어갔다가 불길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아들과 함께 변을 당한 안타까운 일이 있었습니다.

전주방송총국 김종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김종환 기자 :

오늘 새벽 1시 반 갑자기 치솟은 불길로 전북 진안군 성수면 외곡리에 있는 주택 한 채가 30여분만에 완전히 탔습니다.


⊙ 이회철 (주인) :

무슨 일이 있나 하고 나가 보니까 저 쪽에 불길이...


⊙ 김종환 기자 :

이 불로 집안에 있던 44살 김정숙 씨와 6살 짜리 아들 정석연 군이 숨졌습니다. 그런데 난지 9달된 아들 석훈 군은 혼지 마당에 나와 있었습니다.


⊙ 한황철 순경 (진안성수 파출소) :

갓난애가 바로 이 쪽에서 저쪽 불 난 쪽으로 엉금엉금 기어가는 것을 보고 ...


⊙ 김종환 기자 :

어머니 김 씨는 아이 방 한쪽 구석에서 아들 석연 군을 꼭 끌어안고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 이웅수 (전주 소방서) :

처음에 발견한 당시에는 사람이 아닌 지 알았습니다. 그래서 가까이 가서 접근해서 보니까 그 어머니가 어린아이를 껴안고 웅크린채로...


⊙ 김종환 기자 :

이에 따라 숨진 김 씨는 불이나자 갓난 석훈군은 먼저 마당에 대피시켜 놓고 석연군을 구하러 다시 방에 들어갔다 함께 변을 당한 것으로 판명됐습니다.


⊙ 유가족 :

늦둥이라고 그렇게 즐겁게 생각하고...


⊙ 김종환 기자 :

목숨을 건져 아들을 구하려던 지극한 어머니의 사랑 앞에 유가족들은 말을 잊었습니다. 한 순간에 엄마와 형을 잃은 석훈 군은 아직 이 사실도 모른 채 천진스럽게 놀고만 있기 때문입니다.

KBS 뉴스, 김종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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