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적781-1234; 정부산하 기관 유망기업인들, 퇴폐 해외연수

입력 1999.11.15 (21: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 황현정 앵커 :

정부산하 기관이 유망 기업인들에게 해외연수를 한답시고 퇴폐 변태 업소만을 돌아 다녔습니다. 그 실태를 고발합니다.

김철민 기자입니다.


⊙ 김철민 기자 :

밤 9시 방콕 번무앙 국제공항. 방금 도착한 한국 관광객들이 전세버스에 속속 올라탑니다. 모두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의 해외 연수 프로그램에 참가한 유망기업 경영자와 연구원들입니다. 연수가 시작되고 형식적인 세미나가 열립니다.


⊙ 세미나 강사 :

놀러온 사람들한테 딱딱한 얘기... 어떻게 합니까? 무슨 재미있는 얘기를 할까 고심이 되다가 노래를 부를 수도 없고.


⊙ 김철민 기자 :

젖먹이 아이들까지 참가한 세미나는 산만하기 짝이 없습니다. 지루한 세미나 대신 호텔 로비에 쭈그리고 있거나 삼삼오오 호텔 수영장을 찾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2시간의 세미나가 끝나면 본격적인 관광이 시작됩니다. 버스에 타자마자 현지 가이드는 추가요금이 동반된 선택관광을 은근히 유도합니다.


⊙ 현지 관광 가이드 :

여기서 미성년자가 한 분도 안 계시기 때문에 참고로 말씀드리면 편안하게 얘기해서.


⊙ 김철민 기자 :

민속촌에서 벌어지는 킥복싱이나 전통공연은 차라리 건전한 편입니다. 하타야 시내 관광에서는 술취한 관광객들과 태국 접대부들의 한바탕 춤판이 벌어집니다. 밤 늦도록 춤판은 계속되고 다음 코스는 여장 남자, 이른바 게이들이 펼치는 선정적인 쇼입니다. 관객들이 민망할 정도로 아슬아슬 낯뜨거운 쇼가 열립니다. 아직 다 끝난 게 아닙니다. 루비쇼라 불리는 이른바 나체쇼 공연장에서는 실오라기 하나도 걸치지 않은 남녀 무희들의 퇴폐행위가 펼쳐집니다. 바디 마사지라 일컫는 윤락업소에서의 매춘행위도 빠지지 않는 코스입니다. 밤 늦도록 이어지는 퇴폐관광 일정 속에는 신기술 개발이라는 산업기술진흥협회의 본래 취지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습니다.

KBS 뉴스, 김철민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현장추적781-1234; 정부산하 기관 유망기업인들, 퇴폐 해외연수
    • 입력 1999-11-15 21:00:00
    뉴스 9

⊙ 황현정 앵커 :

정부산하 기관이 유망 기업인들에게 해외연수를 한답시고 퇴폐 변태 업소만을 돌아 다녔습니다. 그 실태를 고발합니다.

김철민 기자입니다.


⊙ 김철민 기자 :

밤 9시 방콕 번무앙 국제공항. 방금 도착한 한국 관광객들이 전세버스에 속속 올라탑니다. 모두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의 해외 연수 프로그램에 참가한 유망기업 경영자와 연구원들입니다. 연수가 시작되고 형식적인 세미나가 열립니다.


⊙ 세미나 강사 :

놀러온 사람들한테 딱딱한 얘기... 어떻게 합니까? 무슨 재미있는 얘기를 할까 고심이 되다가 노래를 부를 수도 없고.


⊙ 김철민 기자 :

젖먹이 아이들까지 참가한 세미나는 산만하기 짝이 없습니다. 지루한 세미나 대신 호텔 로비에 쭈그리고 있거나 삼삼오오 호텔 수영장을 찾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2시간의 세미나가 끝나면 본격적인 관광이 시작됩니다. 버스에 타자마자 현지 가이드는 추가요금이 동반된 선택관광을 은근히 유도합니다.


⊙ 현지 관광 가이드 :

여기서 미성년자가 한 분도 안 계시기 때문에 참고로 말씀드리면 편안하게 얘기해서.


⊙ 김철민 기자 :

민속촌에서 벌어지는 킥복싱이나 전통공연은 차라리 건전한 편입니다. 하타야 시내 관광에서는 술취한 관광객들과 태국 접대부들의 한바탕 춤판이 벌어집니다. 밤 늦도록 춤판은 계속되고 다음 코스는 여장 남자, 이른바 게이들이 펼치는 선정적인 쇼입니다. 관객들이 민망할 정도로 아슬아슬 낯뜨거운 쇼가 열립니다. 아직 다 끝난 게 아닙니다. 루비쇼라 불리는 이른바 나체쇼 공연장에서는 실오라기 하나도 걸치지 않은 남녀 무희들의 퇴폐행위가 펼쳐집니다. 바디 마사지라 일컫는 윤락업소에서의 매춘행위도 빠지지 않는 코스입니다. 밤 늦도록 이어지는 퇴폐관광 일정 속에는 신기술 개발이라는 산업기술진흥협회의 본래 취지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습니다.

KBS 뉴스, 김철민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