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 시간당 113mm ‘기록적 폭우’…논밭 잠기고 주택 침수

[앵커]

강원 북부 지역에도 기습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철원 지역에는 시간당 110 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져 논밭이 잠기고 주택과 차량들도 침수됐습니다.

하초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수확을 앞둔 들녘이 황토물로 뒤덮였습니다.

물 위로 겨우 모습을 드러낸 벼 이삭을 보고서야 논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비닐하우스는 물바다로 변했습니다.

가지에 매달려 있어야 할 토마토가 여기저기 떠다닙니다.

농민은 할 말을 잃었습니다.

[이종원/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 아침에 나와보니까 다 잠겼어요. 하나도 못쓰게 생겼어. 고추니 뭐니.]

순식간에 불어난 하천이 마을과 마을을 잇는 다리 턱밑까지 차 오르자 주민들이 힘을 모아 흙 주머니를 쌓아 올립니다.

[신우철/강원도 철원군 동송읍장 : 하천이 범람을 해서 이평 시가지와 오덕 시가지를 침수를 시키는 우려가 있기 때문에...]

학교 담장이 맥없이 무너져 내리고, 흙탕물이 안방까지 밀려들었습니다.

황급히 벽지를 뜯어내고, 장판도 걷어냈지만, 앞으로가 더 걱정입니다.

[조동열/침수 피해 주민 : 지금 심정이야 아주 암담하죠. 이걸 어떻게 해야 되나 하고. 잠자는 것도 그렇고. 밥 먹는 것도 그렇고.]

호숫가 도로를 달리던 차들이 물속에 반쯤 잠긴 채 옴짝달싹 못 하고 있습니다.

차 안에 있던 사람들은 30여 분만에 가까스로 빠져나왔습니다.

[박혜란/고립 차량 탑승자 : 그냥 (차로) 올라오는 중에 그렇게 된 거라서 저희도 지금 뭐가 뭔지 잘 모르겠어요, 사실은.]

철원에 시간당 113밀리미터가 넘는 장대비가 쏟아지는 등 강원도 곳곳에서 비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KBS 뉴스 하초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