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층에 불 났는데 화재경보기 ‘조용’…합선되면 무용지물

입력 2018.10.14 (21:13) 수정 2018.10.14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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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집 바로 아래층에서 불이 났는데 화재 경보가 울리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우리나라 대다수 아파트 내에 설치된 스피커는 화재로 합선 될 경우, 다른 층에 화재 경보 방송이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소방법에는 합선 여부와 상관없이 화재 경보가 울리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점검이 형식적으로 이루어진 탓입니다.

구경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준공허가를 앞둔 한 신축 아파트.

자동 화재경보기를 점검해봤습니다.

[화재경보 방송 : "비상구를 이용하여 안전한 장소로 대피하시기 바랍니다."]

불이 날 경우를 가정해 스피커 전선을 합선시켜 봤습니다.

화재 경보 방송이 멈춰버립니다.

바로 윗집에 울리던 경보 방송도 함께 멈췄습니다.

불이 나 스피커 배선이 합선되거나 끊기더라도 다른 층에 화재 경보를 울리도록 한 소방법 위반입니다.

불이 나면 세대 내 화재감지기가 방재실의 메인 앰프로 신호를 보내 화재경보를 울려야 합니다.

그런데 합선이 되면 앰프에 전기 충격이 가면서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겁니다.

아파트처럼 앰프 한 대로 화재경보방송을 하는 대형 건물은 모두 같은 문제에 노출돼있습니다.

검사를 위해 합선시키면 스피커나 앰프가 고장 날 수 있다"며 감리업체나 소방시설관리사들이 실제 가동 여부를 점검하지 않아 25년 전 생긴 점검 기준이 유명무실해진 겁니다.

[김한정/더불어민주당 의원/행안위원 : "전국의 아파트와 고층 빌딩을 일제 점검해야 됩니다. 비상 방송설비에 문제가 생겨 있었던 겁니다. 안전 무방비입니다."]

전국 고층건물에 설치된 비상방송설비는 약 6만 9400개.

소방청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습니다.

[정홍영/소방청 화재예방과 안전기준계장 : "지금 현재 비상방송설비가 성능인증제도에 편입이 안 돼 있습니다. 그래서 성능인증제도에 편입시키는 것을 포함해서 전반적인 개선 대책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형식적인 점검에 소방당국의 관리·감독까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서 화재경보기가 무용지물이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구경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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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래층에 불 났는데 화재경보기 ‘조용’…합선되면 무용지물
    • 입력 2018-10-14 21:16:08
    • 수정2018-10-14 21:56:40
    뉴스 9
[앵커]

집 바로 아래층에서 불이 났는데 화재 경보가 울리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우리나라 대다수 아파트 내에 설치된 스피커는 화재로 합선 될 경우, 다른 층에 화재 경보 방송이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소방법에는 합선 여부와 상관없이 화재 경보가 울리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점검이 형식적으로 이루어진 탓입니다.

구경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준공허가를 앞둔 한 신축 아파트.

자동 화재경보기를 점검해봤습니다.

[화재경보 방송 : "비상구를 이용하여 안전한 장소로 대피하시기 바랍니다."]

불이 날 경우를 가정해 스피커 전선을 합선시켜 봤습니다.

화재 경보 방송이 멈춰버립니다.

바로 윗집에 울리던 경보 방송도 함께 멈췄습니다.

불이 나 스피커 배선이 합선되거나 끊기더라도 다른 층에 화재 경보를 울리도록 한 소방법 위반입니다.

불이 나면 세대 내 화재감지기가 방재실의 메인 앰프로 신호를 보내 화재경보를 울려야 합니다.

그런데 합선이 되면 앰프에 전기 충격이 가면서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겁니다.

아파트처럼 앰프 한 대로 화재경보방송을 하는 대형 건물은 모두 같은 문제에 노출돼있습니다.

검사를 위해 합선시키면 스피커나 앰프가 고장 날 수 있다"며 감리업체나 소방시설관리사들이 실제 가동 여부를 점검하지 않아 25년 전 생긴 점검 기준이 유명무실해진 겁니다.

[김한정/더불어민주당 의원/행안위원 : "전국의 아파트와 고층 빌딩을 일제 점검해야 됩니다. 비상 방송설비에 문제가 생겨 있었던 겁니다. 안전 무방비입니다."]

전국 고층건물에 설치된 비상방송설비는 약 6만 9400개.

소방청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습니다.

[정홍영/소방청 화재예방과 안전기준계장 : "지금 현재 비상방송설비가 성능인증제도에 편입이 안 돼 있습니다. 그래서 성능인증제도에 편입시키는 것을 포함해서 전반적인 개선 대책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형식적인 점검에 소방당국의 관리·감독까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서 화재경보기가 무용지물이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구경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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