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1년 내내 ‘농업 전투’…식량난은 여전

입력 2018.10.27 (08:07) 수정 2018.11.19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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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에서도 이른바 가을걷이 전투가 본격화됐습니다.

북한 당국은 특히 올해 낱알 하나라도 허투루 버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유엔이 북한을 식량 부족 국가로 재지정한 데서 알 수 있듯이 식량난이 여전하다는 뜻일 텐데요.

평양을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북한. 그러나 왜 식량 문제만큼은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걸까요?

이번 주 클로즈업 북한, 북한의 식량실태를 전격적으로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조선중앙TV /10월1일 : "올해 농사의 마감을 빛나게 결속하기 위한 가을걷이 전투가 시작됐습니다!"]

노랗게 물든 황금벌판. 추수철을 맞아 북한 농부들이 벼 수확에 한창이다.

북한은 이 소식을 TV 프로그램으로 방영하며 다른 주민들의 적극적인 지원과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전당, 전국, 전민이 농촌을 노력적으로 물질적으로 계속 힘 있게 지원해야 합니다. 밥술을 뜨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나라의 쌀독을 함께 책임지었다는 관점을 가지고..."]

올해 1월, 평양 김일성광장에 수많은 사람들이 트럭을 몰고 집결했다.

직장별, 지역별로 모은 거름을 농촌으로 보내는 이른바 ‘거름 전투’ 현장이다.

[임남식/수매량정성 부상 : "최고영도자동지의 뜻깊은 올해 신년사를 높이 받들고질 좋은 거름을 가지고 나와 이렇게 거름 나르기도 진행하면서 일하고 있는데 정말 모두 열의가 대단합니다."]

이처럼 북한의 농업은 1년 내내 주민들에게 자원조달과 노력동원을 요구하고 있다.

연초 거름 전투로 시작해서, 본격적인 농사철인 5~6월이면 모내기와 김매기 전투로 이어진다.

농사 중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모내기 전투는 북한 당국도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다.

[축하방송 ‘오국협동농장 농업근로자들을 열렬히 축하한다’ : "안녕들하십니까. 여러분! 올해의 모내기를 승리적으로 결속한 농장의 전체 일꾼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올해는 모내기 전투를 가장 성과적으로 마친 협동농장을 대상으로 축하방송까지 마련했다.

[민요 ‘회양닐리리’ : "닐리리가 늴리리. 닐리리가 늴리리."]

농민들은 즐거움에 노래를 하고 춤을 추며, 각종 장기자랑도 아낌없이 선보였다. 대풍년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김기수/황해남도 농촌결리위원회 부위원장 : "모든 협동농장들에서 여기 오국리 농장원들의 일솜씨를 그대로 따라배워서 꼭 풍요한 가을을 안아오자는 것을 열렬이 호소합니다!"]

하지만 북한의 기대와 달리 국제사회가 발표한 북한의 식량난은 심각한 수준이다.

[헤르버 페르후설/유엔세계식량계획 대변인 : "영양실조로 인도적 지원이 절실한 북한 인구는 전체의 40%, 천만 명입니다. 어린이는 5명당 1명꼴로 만성적인 영양실조를 겪고 있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이 발표한 <2018 세계 기아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기아 수준은 119개국 가운데 11번째로 높다. 식량농업기구 FAO 역시 올해 북한을 식량부족국가로 재지정 했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북한은 평양을 떠나서 지방으로 가면 지역별로 심한 경제 생활의 편차가 발생합니다. 특히 평야가 없으면서 산악지대로 구성된 함경도 양강도 자강도 강원도의 경우는 주곡인 쌀과 보리 밀등의 생산이 상당히 한계가 있습니다. 이에 따라서 산악지대에 있는 북한 주민들 40프로 정도가 배급과 식량 조달에서 어려움을 겪고있다라는 것이 국제식량 농업기구 FAO의 지금 평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2013년 신년사) : "농사에 국가적인 힘을 집중하고 농업생산의 과학화·집약화 수준을 높여 올해 알곡 생산 목표를 반드시 점령하며..."]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의 만성적인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 집권 초부터 농업을 경제 과업 중 하나로 강조했다.

협동농장을 비롯한 농업 관련 시설도 자주 찾았고 일련의 농업개혁 정책도 발표했다.

2012년, 6·28 경제 조치의 일환으로 도입한 ‘포전담당제’가 대표적이다.

협동농장의 말단 단위인 ‘분조’의 경작인원 수를 3명에서 5명의 가족 단위로까지 대폭 줄이고, 초과 달성한 농산물은 농민들이 자율적으로 처분할 수 있게 했다.

이른바 인센티브제를 도입, 국가의 농업 생산 능력을 높이겠다는 의도였다.

북한은 최근까지도 포전담당제에 대한 성과를 지속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김명희/농장원 : "지난해 저만 아니라 우리 작업반의 모든 농장원들이 많은 분배 몫을 받았습니다. 분조관리제에 의한 포전담당책임제가 실시되자, 한 해 한 해 분배 몫이 높아지는 것이 눈에 띄게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김정은 집권 시기 포전담당제를 경험한 탈북민은 현실은 다르다고 증언한다.

[김순영 / 2017년 탈북 : "농장이라고 하면 국가에서 계획이 떨어진다 말입니다. '이 농장에서는 알곡을 120만 톤 생산해라' 라고. 그런데 북한에는 실제 북한 농장에는 비료도 없고 농장 노동력도 부족하고 하니까 120만 톤이라는 국가의 계획을 충당할 수가 없어요. 그런데 (국가는) 계획을 내리죠. 가을에 가서 100톤을 생산했다면 20만 톤은 부족하지 않나요. 그래도 부족한 것은 무조건 농장원들에게서 받아가죠. 그러면 농장원들에게 뭐가 남겠어요."]

불가능한 생산 목표량을 정해놓고 상납을 강요하는 것은 물론 농사에 들어가는 물자까지도 주민 부담으로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 역시 농민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데 앞서 북한 농업 환경의 근본적인 개선이 시급하다고 평가한다.

[권태진 / GS&J 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연구원장 : "인센티브를 준다고 하는 것은 동기부여는 되지만은 실제로 생산성이 올라가는 것은 농자재거든요. 그러니까 농자재가 제대로 공급이 제대로 안되면서 인센티브제도만 이렇게 바뀌어가지고서는 이 효과가 없는 거죠. 그래서 북한이 여전히 자력갱생을 외치고는 있지만 자력갱생을 외친단 이야기는 자력갱생이 안 되니까 그걸 외치는 거죠."]

가장 심각한 것은 비료 산업이다.

농업 생산량을 높이려면 품질 좋은 비료 확보가 필수적이지만 낡은 생산 시설과 고질적인 전력난으로 비료공장 가동률이 떨어진 것.

때문에 북한 당국은 주민들에게 해마다 거름전투 과제를 내주며 부족한 비료를 채우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실상은 영화에서도 잘 드러난다.

[북한 영화 ‘분조의 주인’ : "한 해 농사에서 기본은 퇴비고 퇴비는 그 해 쌀 생산량이라고 말들은 잘 하는데, 덕삼 아바이(아버지)처럼 2톤 반 초과하는 동무들이 있는가 하면, 일부 동무들은 미달도 하고 있단 말이요. 미달!"]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북한의 비료공장은 현재 가동률이 30프로선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이것을 원유를 수입하지 못하고 전략난으로 비료공장 가동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비료 증산이 안되고 있죠. 농약 농기계 다 일반 경제발전이 선행돼야지만 부수적으로 가능한 농업 원료들입니다. 그래서 이거는 북한 경제가 회복이 돼야지만 가능한 원료기 때문에 북한경제로써는 현재 한계가 있고요."]

가뭄과 홍수 같은 자연재해 역시 생산성 향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조선중앙TV/8월1일 : "예년에 없는 고온현상이 지속되어..."]

[조선중앙TV /8월2일 : "전국의 여러 지역에서 지속되고 있는 고온현상과 무더위에 가장 많은 피해를 받을 수 있는 곳은 농업 부문입니다."]

올 여름, 이례적인 고온현상과 가뭄이 지속된 북한. 지하수 확보가 어렵고 댐 등의 사회간접자본이 취약한 북한에서 이러한 자연재해는 식량난의 직격탄이 될 수 밖에 없다.

[권태진 / GS&J 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연구원장 : "작년 재작년에 대게 480만 톤 내외 우리가 먹을 수 있는 곡식으로 그런데 올해는 아마 제가 볼 때는 450만 톤 내지460만 톤 정도 뭐 이정도 밖에 안 될 거라고 봅니다. 적어도 5%정도는 생산량이 공급 생산량이 줄어들 거기 때문에 그만큼 타격을 받죠. 그 정도 같으면 거의 한 달 치 식량 비슷한 거거든요. 그 부분이 완전히 없어진다고 생각하면 상당히 타격이죠."]

지난 2년여 동안 강도 높게 진행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역시 식량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요 수출품인 철광석과 석탄은 물론 수산물 거래도 차단되면서 북한 주민들의 경제활동이 둔화하고 있는 것이다.

[권태진/GS&J 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연구원장 : "과거에 쌀밥 먹던 사람이 이제 밀가루나 아니면 또 강냉이로 돌리고 하는 게 특히 작년 여름 이후에 굉장히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현상입니다. 근데 지금은 일부 계층은 아마 그런 것까지도 굉장히 좀 곤란한 곤란을 겪는 사람도 나타나기 시작했죠. 지금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되면서 금년도 북한의 수출이 북한의 수출입이 작년의 한 절반으로 줄어들었거든요 그만큼 외화벌이가 쉽지 않다 이거죠."]

최근 공개되고 있는 평양의 풍족해진 모습과 달리 농촌 지역의 경우 여전히 먹고 사는 문제를 걱정하고 있다는게 최근 북한을 떠나온 탈북민의 이야기다.

[김순영/2017년 탈북 : "농촌 사람들은 입쌀(흰쌀)은 명절에나 구경하지 구경 못해요. 고산지대 같은데는 감자를 많이 심어서 감자로 떼우고 거기에 옥수수를 좀 넣어서 먹고 삽니다. 제가 한국에 온지 1년도 못 되었는데요. 저도 그렇게 살다가 왔어요."]

[조선중앙TV /6월 21일 : "김정은 동지께서 리설주 여사와 함께 20일, 중국농업과학원 국가농업과학 기술혁신원을 참관하셨습니다."]

지난 6월, 세 번째 중국을 방문한 김정은 위원장은 중국농업과학원을 방문해 시설을 참관했다.

1·2차 방중 때와는 달리농업분야와 경제시설을 집중적으로 둘러본 김정은 위원장.

경제부흥에 대한 의지를 내보이면서 협력과 지원도 끌어내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 역시 북한의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선 최고 지도자의 보다 적극적인 의지가 필요하다고 평가한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지도자의 결단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중국은 1978년에 덩샤오핑의 적극적인 개혁개방 의지와 탑다운 방식에 의한 농업 영농시스템의 개혁으로 10년만에 드디어 중국의 식량부족문제를 해결하기 시작을 했습니다. 제한된 토지 면적에서 생산성을 늘리는 것이 식량부족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고, 북한도 지도자가 결단을 내려서 영농제도를 고치고 또 농업 자재 생산을 늘려야할 것입니다."]

집권 7년 간 김정은 위원장은 줄곧 농업 개혁을 강조하고 있지만, 성과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남아있다.

올 들어 비핵화 카드까지 꺼내들며 경제 부흥 의지를 가시적으로 드러낸 북한.

그 의지가 식량난이라는 해묵은 문제를 풀어내는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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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로즈업 북한] 1년 내내 ‘농업 전투’…식량난은 여전
    • 입력 2018-10-27 08:08:27
    • 수정2018-11-19 15:24:11
    남북의 창
​[앵커]

북한에서도 이른바 가을걷이 전투가 본격화됐습니다.

북한 당국은 특히 올해 낱알 하나라도 허투루 버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유엔이 북한을 식량 부족 국가로 재지정한 데서 알 수 있듯이 식량난이 여전하다는 뜻일 텐데요.

평양을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북한. 그러나 왜 식량 문제만큼은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걸까요?

이번 주 클로즈업 북한, 북한의 식량실태를 전격적으로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조선중앙TV /10월1일 : "올해 농사의 마감을 빛나게 결속하기 위한 가을걷이 전투가 시작됐습니다!"]

노랗게 물든 황금벌판. 추수철을 맞아 북한 농부들이 벼 수확에 한창이다.

북한은 이 소식을 TV 프로그램으로 방영하며 다른 주민들의 적극적인 지원과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전당, 전국, 전민이 농촌을 노력적으로 물질적으로 계속 힘 있게 지원해야 합니다. 밥술을 뜨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나라의 쌀독을 함께 책임지었다는 관점을 가지고..."]

올해 1월, 평양 김일성광장에 수많은 사람들이 트럭을 몰고 집결했다.

직장별, 지역별로 모은 거름을 농촌으로 보내는 이른바 ‘거름 전투’ 현장이다.

[임남식/수매량정성 부상 : "최고영도자동지의 뜻깊은 올해 신년사를 높이 받들고질 좋은 거름을 가지고 나와 이렇게 거름 나르기도 진행하면서 일하고 있는데 정말 모두 열의가 대단합니다."]

이처럼 북한의 농업은 1년 내내 주민들에게 자원조달과 노력동원을 요구하고 있다.

연초 거름 전투로 시작해서, 본격적인 농사철인 5~6월이면 모내기와 김매기 전투로 이어진다.

농사 중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모내기 전투는 북한 당국도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다.

[축하방송 ‘오국협동농장 농업근로자들을 열렬히 축하한다’ : "안녕들하십니까. 여러분! 올해의 모내기를 승리적으로 결속한 농장의 전체 일꾼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올해는 모내기 전투를 가장 성과적으로 마친 협동농장을 대상으로 축하방송까지 마련했다.

[민요 ‘회양닐리리’ : "닐리리가 늴리리. 닐리리가 늴리리."]

농민들은 즐거움에 노래를 하고 춤을 추며, 각종 장기자랑도 아낌없이 선보였다. 대풍년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김기수/황해남도 농촌결리위원회 부위원장 : "모든 협동농장들에서 여기 오국리 농장원들의 일솜씨를 그대로 따라배워서 꼭 풍요한 가을을 안아오자는 것을 열렬이 호소합니다!"]

하지만 북한의 기대와 달리 국제사회가 발표한 북한의 식량난은 심각한 수준이다.

[헤르버 페르후설/유엔세계식량계획 대변인 : "영양실조로 인도적 지원이 절실한 북한 인구는 전체의 40%, 천만 명입니다. 어린이는 5명당 1명꼴로 만성적인 영양실조를 겪고 있습니다."]

세계식량계획이 발표한 <2018 세계 기아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기아 수준은 119개국 가운데 11번째로 높다. 식량농업기구 FAO 역시 올해 북한을 식량부족국가로 재지정 했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북한은 평양을 떠나서 지방으로 가면 지역별로 심한 경제 생활의 편차가 발생합니다. 특히 평야가 없으면서 산악지대로 구성된 함경도 양강도 자강도 강원도의 경우는 주곡인 쌀과 보리 밀등의 생산이 상당히 한계가 있습니다. 이에 따라서 산악지대에 있는 북한 주민들 40프로 정도가 배급과 식량 조달에서 어려움을 겪고있다라는 것이 국제식량 농업기구 FAO의 지금 평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2013년 신년사) : "농사에 국가적인 힘을 집중하고 농업생산의 과학화·집약화 수준을 높여 올해 알곡 생산 목표를 반드시 점령하며..."]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의 만성적인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 집권 초부터 농업을 경제 과업 중 하나로 강조했다.

협동농장을 비롯한 농업 관련 시설도 자주 찾았고 일련의 농업개혁 정책도 발표했다.

2012년, 6·28 경제 조치의 일환으로 도입한 ‘포전담당제’가 대표적이다.

협동농장의 말단 단위인 ‘분조’의 경작인원 수를 3명에서 5명의 가족 단위로까지 대폭 줄이고, 초과 달성한 농산물은 농민들이 자율적으로 처분할 수 있게 했다.

이른바 인센티브제를 도입, 국가의 농업 생산 능력을 높이겠다는 의도였다.

북한은 최근까지도 포전담당제에 대한 성과를 지속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김명희/농장원 : "지난해 저만 아니라 우리 작업반의 모든 농장원들이 많은 분배 몫을 받았습니다. 분조관리제에 의한 포전담당책임제가 실시되자, 한 해 한 해 분배 몫이 높아지는 것이 눈에 띄게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김정은 집권 시기 포전담당제를 경험한 탈북민은 현실은 다르다고 증언한다.

[김순영 / 2017년 탈북 : "농장이라고 하면 국가에서 계획이 떨어진다 말입니다. '이 농장에서는 알곡을 120만 톤 생산해라' 라고. 그런데 북한에는 실제 북한 농장에는 비료도 없고 농장 노동력도 부족하고 하니까 120만 톤이라는 국가의 계획을 충당할 수가 없어요. 그런데 (국가는) 계획을 내리죠. 가을에 가서 100톤을 생산했다면 20만 톤은 부족하지 않나요. 그래도 부족한 것은 무조건 농장원들에게서 받아가죠. 그러면 농장원들에게 뭐가 남겠어요."]

불가능한 생산 목표량을 정해놓고 상납을 강요하는 것은 물론 농사에 들어가는 물자까지도 주민 부담으로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 역시 농민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데 앞서 북한 농업 환경의 근본적인 개선이 시급하다고 평가한다.

[권태진 / GS&J 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연구원장 : "인센티브를 준다고 하는 것은 동기부여는 되지만은 실제로 생산성이 올라가는 것은 농자재거든요. 그러니까 농자재가 제대로 공급이 제대로 안되면서 인센티브제도만 이렇게 바뀌어가지고서는 이 효과가 없는 거죠. 그래서 북한이 여전히 자력갱생을 외치고는 있지만 자력갱생을 외친단 이야기는 자력갱생이 안 되니까 그걸 외치는 거죠."]

가장 심각한 것은 비료 산업이다.

농업 생산량을 높이려면 품질 좋은 비료 확보가 필수적이지만 낡은 생산 시설과 고질적인 전력난으로 비료공장 가동률이 떨어진 것.

때문에 북한 당국은 주민들에게 해마다 거름전투 과제를 내주며 부족한 비료를 채우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실상은 영화에서도 잘 드러난다.

[북한 영화 ‘분조의 주인’ : "한 해 농사에서 기본은 퇴비고 퇴비는 그 해 쌀 생산량이라고 말들은 잘 하는데, 덕삼 아바이(아버지)처럼 2톤 반 초과하는 동무들이 있는가 하면, 일부 동무들은 미달도 하고 있단 말이요. 미달!"]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북한의 비료공장은 현재 가동률이 30프로선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이것을 원유를 수입하지 못하고 전략난으로 비료공장 가동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비료 증산이 안되고 있죠. 농약 농기계 다 일반 경제발전이 선행돼야지만 부수적으로 가능한 농업 원료들입니다. 그래서 이거는 북한 경제가 회복이 돼야지만 가능한 원료기 때문에 북한경제로써는 현재 한계가 있고요."]

가뭄과 홍수 같은 자연재해 역시 생산성 향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조선중앙TV/8월1일 : "예년에 없는 고온현상이 지속되어..."]

[조선중앙TV /8월2일 : "전국의 여러 지역에서 지속되고 있는 고온현상과 무더위에 가장 많은 피해를 받을 수 있는 곳은 농업 부문입니다."]

올 여름, 이례적인 고온현상과 가뭄이 지속된 북한. 지하수 확보가 어렵고 댐 등의 사회간접자본이 취약한 북한에서 이러한 자연재해는 식량난의 직격탄이 될 수 밖에 없다.

[권태진 / GS&J 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연구원장 : "작년 재작년에 대게 480만 톤 내외 우리가 먹을 수 있는 곡식으로 그런데 올해는 아마 제가 볼 때는 450만 톤 내지460만 톤 정도 뭐 이정도 밖에 안 될 거라고 봅니다. 적어도 5%정도는 생산량이 공급 생산량이 줄어들 거기 때문에 그만큼 타격을 받죠. 그 정도 같으면 거의 한 달 치 식량 비슷한 거거든요. 그 부분이 완전히 없어진다고 생각하면 상당히 타격이죠."]

지난 2년여 동안 강도 높게 진행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역시 식량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요 수출품인 철광석과 석탄은 물론 수산물 거래도 차단되면서 북한 주민들의 경제활동이 둔화하고 있는 것이다.

[권태진/GS&J 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연구원장 : "과거에 쌀밥 먹던 사람이 이제 밀가루나 아니면 또 강냉이로 돌리고 하는 게 특히 작년 여름 이후에 굉장히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현상입니다. 근데 지금은 일부 계층은 아마 그런 것까지도 굉장히 좀 곤란한 곤란을 겪는 사람도 나타나기 시작했죠. 지금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되면서 금년도 북한의 수출이 북한의 수출입이 작년의 한 절반으로 줄어들었거든요 그만큼 외화벌이가 쉽지 않다 이거죠."]

최근 공개되고 있는 평양의 풍족해진 모습과 달리 농촌 지역의 경우 여전히 먹고 사는 문제를 걱정하고 있다는게 최근 북한을 떠나온 탈북민의 이야기다.

[김순영/2017년 탈북 : "농촌 사람들은 입쌀(흰쌀)은 명절에나 구경하지 구경 못해요. 고산지대 같은데는 감자를 많이 심어서 감자로 떼우고 거기에 옥수수를 좀 넣어서 먹고 삽니다. 제가 한국에 온지 1년도 못 되었는데요. 저도 그렇게 살다가 왔어요."]

[조선중앙TV /6월 21일 : "김정은 동지께서 리설주 여사와 함께 20일, 중국농업과학원 국가농업과학 기술혁신원을 참관하셨습니다."]

지난 6월, 세 번째 중국을 방문한 김정은 위원장은 중국농업과학원을 방문해 시설을 참관했다.

1·2차 방중 때와는 달리농업분야와 경제시설을 집중적으로 둘러본 김정은 위원장.

경제부흥에 대한 의지를 내보이면서 협력과 지원도 끌어내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 역시 북한의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선 최고 지도자의 보다 적극적인 의지가 필요하다고 평가한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지도자의 결단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중국은 1978년에 덩샤오핑의 적극적인 개혁개방 의지와 탑다운 방식에 의한 농업 영농시스템의 개혁으로 10년만에 드디어 중국의 식량부족문제를 해결하기 시작을 했습니다. 제한된 토지 면적에서 생산성을 늘리는 것이 식량부족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고, 북한도 지도자가 결단을 내려서 영농제도를 고치고 또 농업 자재 생산을 늘려야할 것입니다."]

집권 7년 간 김정은 위원장은 줄곧 농업 개혁을 강조하고 있지만, 성과에는 여전히 물음표가 남아있다.

올 들어 비핵화 카드까지 꺼내들며 경제 부흥 의지를 가시적으로 드러낸 북한.

그 의지가 식량난이라는 해묵은 문제를 풀어내는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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