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국채’ 발행 추진은 사실?…‘靑 압력’ 주장 진실은?

입력 2019.01.03 (21:07) 수정 2019.01.03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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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연일 뉴스에 등장하고 있는 신재민 전 사무관, 그의 주장의 쟁점들, 냉철하게 짚어보겠습니다.

박일중 경제부 재정금융팀장 나와있습니다.

참 말들이 어렵습니다. 국채 발행 개념 정리를 해 볼까요.

[기자]

국채발행한다는 건 정부가 채권 발행해 빚을 낸다는 거죠,

특히 이번에 논란이 되고 있는 적자국채란 건 보통 세수가 부족해 정부가 쓸 돈이 모자랄 때 발행하는 겁니다.

[앵커]

신재민 씨 주장, 먼저 적자 국채를 발행하려고 했던 건 맞습니까?

[기자]

실무진은 발행할 여력은 있지만 돈이 남는 상황이니 발행할 필요 없다는 의견이었고, 청와대 등 윗선에서는 일부, 그러니까 4조 원 정도라도 발행하자는 의견이었습니다.

결국 발행은 되지 않았습니다.

[앵커]

그러면 당시에 청와대로부터의 압력이 있었다는 주장은 맞는 겁니까?

[기자]

여기에서는 양쪽 주장이 엇갈립니다.

청와대와 정부는 당연한 정책 조율 과정이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사실 국채발행이나 국가채무비율은 재정을 관리하는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청와대가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건 당연합니다.

신씨도 청와대가 압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뚜렷한 증거를 내놓지는 못하고 있고요.

어제(2일) 신재민씨가 압력을 행사했다는 당사자로 지목한 당시 차영환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은 오늘(3일) 공식 입장을 내놨는데, 이견을 조정하기 위해 이견이 있을 경우 압력은 없었다고 했습니다.

[앵커]

그럼 적자 국채 발행이 나쁜 건가요?

[기자]

단순히 나쁘다 아니다 말하기 어렵습니다.

사실 적자국채라는게 돈이 모자랄 때 발행하는 거고 당연히 이자 부담이 생기게 됩니다.

그런 측면에서는 나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고려 요인도 있는데요, 세수가 많이 남아도 쓸 곳이 있다면 발행할 수 있습니다.

또 해마다 국채 발행 계획을 내놓는데, 이를 갑자기 줄이면 시장 금리가 올라서 나중에 국채를 발행할 때 이자가 늘 수 있다는 점도 살펴야 합니다.

[앵커]

그런데 신 씨의 주장을 보면 현 정권에 유리하도록 하기 위해 국가부채 비율을 높게 유지하려고 국채를 발행하려 했다는 거 아닙니까?

그런 의도라면 문제일텐데요?

[기자]

맞습니다.

이 지점이 정부가 곤혹스러운 부분일 겁니다.

만일 그랬다면 국가 재정도, 시장도 고려하지 않은 그야말로 '정무적인 판단'이기 때문입니다.

부채 비율이 높을수록 나라 살림을 그만큼 방만하게 운영했다는 건데, '박근혜 정부'의 마지막 해 부채비율을 높여 놓으면 '문재인 정부'에서는 앞으로 잘만 조절하면 재정을 잘 운영한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했다는 게 신 씨의 주장입니다.

이런 얘기에 대해 정부는 박근혜 정부가 겹쳐 있긴 하지만 어쨌든 현 정부의 첫 해 부채비율이니 우리에게도 중요한 거다, 국채 추가발행했더라도 채무비율이 크게 높아지지 않는다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보통 정권 첫해에는 전 정권 탓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설득력이 다소 떨어진단 지적도 있습니다.

[앵커]

그럼, 국채 1조 원 사들이려다 하루 전에 취소한 건 맞나요?

[기자]

네, 취소된 건 사실입니다.

[앵커]

금융시장에서 여파가 어느 정도였나요?

[기자]

당시 채권을 거래했던 여러 명과 통화를 해봤는데요, 의견이 나뉩니다.

20년 동안 경험한 적 없는 일이었다, 시장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거라는 반응 있는가 하면 정부가 국채시장에서는 규정도 만들고, 심판도 하고, 선수로 뛰기도 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또 당시 채권시장 규모를 봤을 때 그렇게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다만, 해당 채권을 들고 있었던 투자자들이 손해를 봤을 것은 분명합니다.

[앵커]

그럼 종합해보면 압력이 있었다거나, 어떤 정무적 판단이 있었는지는 현재로선 확실한지 않다는 거죠..

[기자]

네, 실체가 모호한 상황인데, 검찰 수사로 이어지게 됐습니다.

신 씨가 검찰 수사에서 증거를 내놓고 시시비비를 가리겠다고 했으니 더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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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적자 국채’ 발행 추진은 사실?…‘靑 압력’ 주장 진실은?
    • 입력 2019-01-03 21:13:18
    • 수정2019-01-03 21:5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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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연일 뉴스에 등장하고 있는 신재민 전 사무관, 그의 주장의 쟁점들, 냉철하게 짚어보겠습니다.

박일중 경제부 재정금융팀장 나와있습니다.

참 말들이 어렵습니다. 국채 발행 개념 정리를 해 볼까요.

[기자]

국채발행한다는 건 정부가 채권 발행해 빚을 낸다는 거죠,

특히 이번에 논란이 되고 있는 적자국채란 건 보통 세수가 부족해 정부가 쓸 돈이 모자랄 때 발행하는 겁니다.

[앵커]

신재민 씨 주장, 먼저 적자 국채를 발행하려고 했던 건 맞습니까?

[기자]

실무진은 발행할 여력은 있지만 돈이 남는 상황이니 발행할 필요 없다는 의견이었고, 청와대 등 윗선에서는 일부, 그러니까 4조 원 정도라도 발행하자는 의견이었습니다.

결국 발행은 되지 않았습니다.

[앵커]

그러면 당시에 청와대로부터의 압력이 있었다는 주장은 맞는 겁니까?

[기자]

여기에서는 양쪽 주장이 엇갈립니다.

청와대와 정부는 당연한 정책 조율 과정이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사실 국채발행이나 국가채무비율은 재정을 관리하는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청와대가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건 당연합니다.

신씨도 청와대가 압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뚜렷한 증거를 내놓지는 못하고 있고요.

어제(2일) 신재민씨가 압력을 행사했다는 당사자로 지목한 당시 차영환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은 오늘(3일) 공식 입장을 내놨는데, 이견을 조정하기 위해 이견이 있을 경우 압력은 없었다고 했습니다.

[앵커]

그럼 적자 국채 발행이 나쁜 건가요?

[기자]

단순히 나쁘다 아니다 말하기 어렵습니다.

사실 적자국채라는게 돈이 모자랄 때 발행하는 거고 당연히 이자 부담이 생기게 됩니다.

그런 측면에서는 나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고려 요인도 있는데요, 세수가 많이 남아도 쓸 곳이 있다면 발행할 수 있습니다.

또 해마다 국채 발행 계획을 내놓는데, 이를 갑자기 줄이면 시장 금리가 올라서 나중에 국채를 발행할 때 이자가 늘 수 있다는 점도 살펴야 합니다.

[앵커]

그런데 신 씨의 주장을 보면 현 정권에 유리하도록 하기 위해 국가부채 비율을 높게 유지하려고 국채를 발행하려 했다는 거 아닙니까?

그런 의도라면 문제일텐데요?

[기자]

맞습니다.

이 지점이 정부가 곤혹스러운 부분일 겁니다.

만일 그랬다면 국가 재정도, 시장도 고려하지 않은 그야말로 '정무적인 판단'이기 때문입니다.

부채 비율이 높을수록 나라 살림을 그만큼 방만하게 운영했다는 건데, '박근혜 정부'의 마지막 해 부채비율을 높여 놓으면 '문재인 정부'에서는 앞으로 잘만 조절하면 재정을 잘 운영한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했다는 게 신 씨의 주장입니다.

이런 얘기에 대해 정부는 박근혜 정부가 겹쳐 있긴 하지만 어쨌든 현 정부의 첫 해 부채비율이니 우리에게도 중요한 거다, 국채 추가발행했더라도 채무비율이 크게 높아지지 않는다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보통 정권 첫해에는 전 정권 탓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설득력이 다소 떨어진단 지적도 있습니다.

[앵커]

그럼, 국채 1조 원 사들이려다 하루 전에 취소한 건 맞나요?

[기자]

네, 취소된 건 사실입니다.

[앵커]

금융시장에서 여파가 어느 정도였나요?

[기자]

당시 채권을 거래했던 여러 명과 통화를 해봤는데요, 의견이 나뉩니다.

20년 동안 경험한 적 없는 일이었다, 시장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거라는 반응 있는가 하면 정부가 국채시장에서는 규정도 만들고, 심판도 하고, 선수로 뛰기도 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또 당시 채권시장 규모를 봤을 때 그렇게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다만, 해당 채권을 들고 있었던 투자자들이 손해를 봤을 것은 분명합니다.

[앵커]

그럼 종합해보면 압력이 있었다거나, 어떤 정무적 판단이 있었는지는 현재로선 확실한지 않다는 거죠..

[기자]

네, 실체가 모호한 상황인데, 검찰 수사로 이어지게 됐습니다.

신 씨가 검찰 수사에서 증거를 내놓고 시시비비를 가리겠다고 했으니 더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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