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 기자 꿀! 정보] 요리에 과학을 더하다…‘분자 요리’에 빠지다

입력 2019.01.28 (08:37) 수정 2019.01.28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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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똑! 기자 꿀! 정보 시간입니다.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데 정성스러운 마음이 중요하다... 아니다.

정확한 레시피, 요리 방법이 중요하다.

의견이 분분하네요.

하지만 오늘은 뭘 먹어야 하나 이런 고민이드는 건 모두 마찬가지죠.

김기흥 기자, 오늘 메뉴 고민을 덜어줄 색다른 음식을 소개해주신다고요?

[기자]

분자 요리 들어보셨어요?

[앵커]

드라이아이스 뭐 연기도 나고 그랬는데... 양이 워낙 작아서 화학 실험실 같은 분위기, 신기했어요.

[기자]

말 자체가 좀 어려워 보이지만 사실 누구나 먹어본 적이 있습니다.

솜사탕이나 팝콘도 그 중의 하나인데요.

분자요리는 음식을 구성하는 분자의 구조를 변형시켜 맛과 향을 재구성한 요리를 말합니다.

주로 요리사가 아니라 화학자와 물리학자가 만들어낸 과학적 조리방법인데요.

거품 된장찌개에 색다른 달걀 프라이 그리고 액화 질소에 생크림을 부어 순식간에 만들어지는 아이스크림까지 과학과 요리가 융화된 색다른 맛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리포트]

수업이 한창인 교실입니다.

자세히 보니 실험하느라 여념이 없는데요.

진공 압력 방식으로 커피를 추출하는 기구인 사이펀에 다시마와 멸치, 된장을 넣고 된장 국물을 추출합니다.

추출한 국물에 레시틴 분말을 넣어 거품을 만들더니 이내 그 거품을 맛보는데요.

과학 실험실 같은 주방에서 맛본 이 음식, 거품 된장찌개입니다.

평소에 먹던 된장찌개와는 많이 다른 모습이죠?

[함동철/한국호텔관광전문학교 호텔외식조리학과 교수 : "음식 재료를 화학적 반응과 물리적 반응을 이용해서 소비자 트렌드에 맞게끔 색다른 요리로 만들어 내는 것이 분자요리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음식의 맛과 향은 유지한 채, 분자 구조를 변형시키는 분자요리는 요리사가 아닌 화학자와 물리학자가 만들어낸 과학적 조리방법입니다.

다음 소개할 분자요리는 달걀 프라이입니다.

반숙 노른자가 살아있는 이 달걀 프라이는 달걀로 만든 게 아닌데요.

우유에 해조나 우뭇가사리에서 추출한 아가 분말을 풀어 끓인 다음 굳히게 되면 우유 맛 흰자가 완성됩니다.

망고주스에 천연 식이섬유인 알긴산을 섞은 다음 소금물에 넣어주면 망고주스가 공처럼 만들어집니다.

[함동철/한국호텔관광전문학교 호텔외식조리학과 교수 : "염화칼슘과 알긴산이 만났을 때 젤라틴화 되면서 피막을 형성해 노른자처럼 구화되는 기법입니다."]

우유 흰자에 망고 노른자를 올려 끝을 그을려주면 보기에도 감쪽같은 달걀 프라이가 탄생됩니다.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이 음식은 한국의 전통 음식인 두부김치입니다.

이것 역시 두유에 아가 분말을 넣어 긴 두부를 만들어주는데요.

알긴산과 섞은 막걸리는 소금물에 넣어 공처럼 만들어줍니다.

여기에 건조한 김치를 얹어주면 완성입니다.

새로운 맛을 추구하는 현대인에게 분자요리는 어떤 매력일까요?

[김남형/대구시 달서구 : "익숙한 음식인데 색다르게 먹어서 새로운 음식을 먹는 느낌이었어요."]

또 다른 분자요리를 만나러 가볼까요.

식전에 먹는 애피타이저, 빨간 방울토마토입니다.

["속은 엄청나게 달고, 겉은 매콤한데?"]

꼭지까지 달린 토마토처럼 보이지만, 사실 김칫국물을 몇 겹으로 입힌 고구마입니다.

[김기호/분자요리 한식집 운영 : "한식을 좀 더 맛있고 색다르게 즐겼으면 하는 마음으로 한식에 과학을 접목한 분자요리를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이번엔 재료의 가열 방식을 달리해 식감을 조절한 분자요리입니다.

밑간한 닭가슴살은 내열성 비닐에 넣어 밀봉해주는데요.

이렇게 진공상태에선 물의 끓는점이 100도 보다 낮아, 낮은 온도에서 천천히 익힐 수 있는 수비드 조리법을 활용합니다.

외부 접촉 없이 진공상태에서 서서히 익혀낸 닭고기 요리는 수분 증발이 없어 육즙 손실이 적은데요.

때문에 부드러운 맛을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안소빈/경기도 김포시 : "제가 원래 닭가슴살 싫어하는데 이 음식은 닭가슴살 같지 않고 부드럽고 맛있어요."]

분자요리는 특히 디저트에서 빛을 발하는데요.

눈으로 한번, 혀로 두 번 즐기는 분자요리 디저트를 맛볼 수 있는 이곳.

여느 디저트와 다름없어 보이는데요.

이때 손님들의 감탄사가 터져 나옵니다.

영하 197도의 액화 질소에 생크림을 부어주면 순식간에 아이스크림으로 형태가 변하게 됩니다.

동그랗게 얼린 노란 한라봉 주스에 함박눈이 내린 듯한 생크림 아이스크림인데요.

[최미화/서울시 중랑구 : "눈앞에서 얼려주는 건 처음 봤는데 예쁘고 신기한 것 같아요."]

크림 커스터드 위에 설탕을 얹어준 뒤 불로 분자 구조를 변형시키면 달고나의 얇은 막이 형성돼 식감이 색다른 디저트가 됩니다.

[저스틴 리/분자요리 디저트 바 운영 : "디저트는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것도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분자요리 기법을 사용하면 다양하게 디저트를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이 과학과 만나 더 근사해지는 요리 세계.

앞으로 만들어질 새로운 분자요리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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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똑! 기자 꿀! 정보] 요리에 과학을 더하다…‘분자 요리’에 빠지다
    • 입력 2019-01-28 08:44:44
    • 수정2019-01-28 08:5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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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똑! 기자 꿀! 정보 시간입니다.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데 정성스러운 마음이 중요하다... 아니다.

정확한 레시피, 요리 방법이 중요하다.

의견이 분분하네요.

하지만 오늘은 뭘 먹어야 하나 이런 고민이드는 건 모두 마찬가지죠.

김기흥 기자, 오늘 메뉴 고민을 덜어줄 색다른 음식을 소개해주신다고요?

[기자]

분자 요리 들어보셨어요?

[앵커]

드라이아이스 뭐 연기도 나고 그랬는데... 양이 워낙 작아서 화학 실험실 같은 분위기, 신기했어요.

[기자]

말 자체가 좀 어려워 보이지만 사실 누구나 먹어본 적이 있습니다.

솜사탕이나 팝콘도 그 중의 하나인데요.

분자요리는 음식을 구성하는 분자의 구조를 변형시켜 맛과 향을 재구성한 요리를 말합니다.

주로 요리사가 아니라 화학자와 물리학자가 만들어낸 과학적 조리방법인데요.

거품 된장찌개에 색다른 달걀 프라이 그리고 액화 질소에 생크림을 부어 순식간에 만들어지는 아이스크림까지 과학과 요리가 융화된 색다른 맛의 세계로 안내합니다.

[리포트]

수업이 한창인 교실입니다.

자세히 보니 실험하느라 여념이 없는데요.

진공 압력 방식으로 커피를 추출하는 기구인 사이펀에 다시마와 멸치, 된장을 넣고 된장 국물을 추출합니다.

추출한 국물에 레시틴 분말을 넣어 거품을 만들더니 이내 그 거품을 맛보는데요.

과학 실험실 같은 주방에서 맛본 이 음식, 거품 된장찌개입니다.

평소에 먹던 된장찌개와는 많이 다른 모습이죠?

[함동철/한국호텔관광전문학교 호텔외식조리학과 교수 : "음식 재료를 화학적 반응과 물리적 반응을 이용해서 소비자 트렌드에 맞게끔 색다른 요리로 만들어 내는 것이 분자요리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음식의 맛과 향은 유지한 채, 분자 구조를 변형시키는 분자요리는 요리사가 아닌 화학자와 물리학자가 만들어낸 과학적 조리방법입니다.

다음 소개할 분자요리는 달걀 프라이입니다.

반숙 노른자가 살아있는 이 달걀 프라이는 달걀로 만든 게 아닌데요.

우유에 해조나 우뭇가사리에서 추출한 아가 분말을 풀어 끓인 다음 굳히게 되면 우유 맛 흰자가 완성됩니다.

망고주스에 천연 식이섬유인 알긴산을 섞은 다음 소금물에 넣어주면 망고주스가 공처럼 만들어집니다.

[함동철/한국호텔관광전문학교 호텔외식조리학과 교수 : "염화칼슘과 알긴산이 만났을 때 젤라틴화 되면서 피막을 형성해 노른자처럼 구화되는 기법입니다."]

우유 흰자에 망고 노른자를 올려 끝을 그을려주면 보기에도 감쪽같은 달걀 프라이가 탄생됩니다.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이 음식은 한국의 전통 음식인 두부김치입니다.

이것 역시 두유에 아가 분말을 넣어 긴 두부를 만들어주는데요.

알긴산과 섞은 막걸리는 소금물에 넣어 공처럼 만들어줍니다.

여기에 건조한 김치를 얹어주면 완성입니다.

새로운 맛을 추구하는 현대인에게 분자요리는 어떤 매력일까요?

[김남형/대구시 달서구 : "익숙한 음식인데 색다르게 먹어서 새로운 음식을 먹는 느낌이었어요."]

또 다른 분자요리를 만나러 가볼까요.

식전에 먹는 애피타이저, 빨간 방울토마토입니다.

["속은 엄청나게 달고, 겉은 매콤한데?"]

꼭지까지 달린 토마토처럼 보이지만, 사실 김칫국물을 몇 겹으로 입힌 고구마입니다.

[김기호/분자요리 한식집 운영 : "한식을 좀 더 맛있고 색다르게 즐겼으면 하는 마음으로 한식에 과학을 접목한 분자요리를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이번엔 재료의 가열 방식을 달리해 식감을 조절한 분자요리입니다.

밑간한 닭가슴살은 내열성 비닐에 넣어 밀봉해주는데요.

이렇게 진공상태에선 물의 끓는점이 100도 보다 낮아, 낮은 온도에서 천천히 익힐 수 있는 수비드 조리법을 활용합니다.

외부 접촉 없이 진공상태에서 서서히 익혀낸 닭고기 요리는 수분 증발이 없어 육즙 손실이 적은데요.

때문에 부드러운 맛을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안소빈/경기도 김포시 : "제가 원래 닭가슴살 싫어하는데 이 음식은 닭가슴살 같지 않고 부드럽고 맛있어요."]

분자요리는 특히 디저트에서 빛을 발하는데요.

눈으로 한번, 혀로 두 번 즐기는 분자요리 디저트를 맛볼 수 있는 이곳.

여느 디저트와 다름없어 보이는데요.

이때 손님들의 감탄사가 터져 나옵니다.

영하 197도의 액화 질소에 생크림을 부어주면 순식간에 아이스크림으로 형태가 변하게 됩니다.

동그랗게 얼린 노란 한라봉 주스에 함박눈이 내린 듯한 생크림 아이스크림인데요.

[최미화/서울시 중랑구 : "눈앞에서 얼려주는 건 처음 봤는데 예쁘고 신기한 것 같아요."]

크림 커스터드 위에 설탕을 얹어준 뒤 불로 분자 구조를 변형시키면 달고나의 얇은 막이 형성돼 식감이 색다른 디저트가 됩니다.

[저스틴 리/분자요리 디저트 바 운영 : "디저트는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것도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분자요리 기법을 사용하면 다양하게 디저트를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이 과학과 만나 더 근사해지는 요리 세계.

앞으로 만들어질 새로운 분자요리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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