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선택 생각도”…고통 여전한 재난 피해자의 삶
입력 2019.03.29 (21:29)
수정 2019.03.29 (21:5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포항지진과 제천화재 피해자들에 대한 특별조사위원회의 지원 실태 조사 결과가 오늘(29일) 발표됐습니다.
피해자 다수가 재난 이후 극심한 정신적 고통은 물론이고 정부 지원도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유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17년 11월, 포항을 덮친 규모 5.4의 지진.
1년 4개월이 지난 지금도 수십 명의 이재민은 텐트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김홍재/포항 지진 피해자 : "사실 주거 안정이 안 돼서 우리 주민들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게 제도적으로나 법적으로 미비한 게 워낙 많아서..."]
포항 지진 한 달여 뒤,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제천 화재.
화마에 열아홉 딸을 잃은 김영조 씨는 지난해 결국 고향 제천을 떠났습니다.
[김영조/제천 화재 사망자 유가족 : "제천이 너무 싫었고, 여고 교복 입은 학생들만 보면 눈물이 나서 못 다니겠더라고요. 죽음에 관한 그런 장면만 나와도 (아내와) 둘 다 잠을 못 자요."]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지난해 10월부터 두 달여 동안 포항 지진과 제천화재 피해자들에 대한 실태 조사를 한 결과, 피해자의 절반 이상이 불면증과 불안 증세를 호소하는 등 신체적 건강이 크게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민동일/제천 화재 사망자 유가족 : "누굴 만나러 음식점을 간다, 그래도 불안해요. 그러니까 모든 게 불안해요. 예전에는 안 그랬거든요."]
특히 제천 피해자의 경우, 열 명 중 세 명은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정부의 지원과 진상 조사 노력이 부족했다는 평가도 많았습니다.
집을 잃은 포항 주민들은 생계비나 돌봄 지원이 가장 부족했다고 꼽았고,
[양만재/포항 지진 피해자 : "서둘러 지원 대책을 마련하고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 자체가 지금으로서는 현실을 못 따라가는 거죠."]
제천 피해자들은 소방 당국과의 갈등 속에서 주변 사람들과 관계가 망가졌다고 답했습니다.
[민동일/제천 화재 사망자 유가족 : "우리 말을 믿어 주질 않아요. 그런 것들이 더 서운하고 더 원통한 겁니다."]
특조위는 이 같은 재난을 개별적으로 바라보기보다는, 통합적인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KBS 뉴스 최유경입니다.
포항지진과 제천화재 피해자들에 대한 특별조사위원회의 지원 실태 조사 결과가 오늘(29일) 발표됐습니다.
피해자 다수가 재난 이후 극심한 정신적 고통은 물론이고 정부 지원도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유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17년 11월, 포항을 덮친 규모 5.4의 지진.
1년 4개월이 지난 지금도 수십 명의 이재민은 텐트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김홍재/포항 지진 피해자 : "사실 주거 안정이 안 돼서 우리 주민들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게 제도적으로나 법적으로 미비한 게 워낙 많아서..."]
포항 지진 한 달여 뒤,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제천 화재.
화마에 열아홉 딸을 잃은 김영조 씨는 지난해 결국 고향 제천을 떠났습니다.
[김영조/제천 화재 사망자 유가족 : "제천이 너무 싫었고, 여고 교복 입은 학생들만 보면 눈물이 나서 못 다니겠더라고요. 죽음에 관한 그런 장면만 나와도 (아내와) 둘 다 잠을 못 자요."]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지난해 10월부터 두 달여 동안 포항 지진과 제천화재 피해자들에 대한 실태 조사를 한 결과, 피해자의 절반 이상이 불면증과 불안 증세를 호소하는 등 신체적 건강이 크게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민동일/제천 화재 사망자 유가족 : "누굴 만나러 음식점을 간다, 그래도 불안해요. 그러니까 모든 게 불안해요. 예전에는 안 그랬거든요."]
특히 제천 피해자의 경우, 열 명 중 세 명은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정부의 지원과 진상 조사 노력이 부족했다는 평가도 많았습니다.
집을 잃은 포항 주민들은 생계비나 돌봄 지원이 가장 부족했다고 꼽았고,
[양만재/포항 지진 피해자 : "서둘러 지원 대책을 마련하고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 자체가 지금으로서는 현실을 못 따라가는 거죠."]
제천 피해자들은 소방 당국과의 갈등 속에서 주변 사람들과 관계가 망가졌다고 답했습니다.
[민동일/제천 화재 사망자 유가족 : "우리 말을 믿어 주질 않아요. 그런 것들이 더 서운하고 더 원통한 겁니다."]
특조위는 이 같은 재난을 개별적으로 바라보기보다는, 통합적인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KBS 뉴스 최유경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극단적 선택 생각도”…고통 여전한 재난 피해자의 삶
-
- 입력 2019-03-29 21:33:29
- 수정2019-03-29 21:57:43
[앵커]
포항지진과 제천화재 피해자들에 대한 특별조사위원회의 지원 실태 조사 결과가 오늘(29일) 발표됐습니다.
피해자 다수가 재난 이후 극심한 정신적 고통은 물론이고 정부 지원도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유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17년 11월, 포항을 덮친 규모 5.4의 지진.
1년 4개월이 지난 지금도 수십 명의 이재민은 텐트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김홍재/포항 지진 피해자 : "사실 주거 안정이 안 돼서 우리 주민들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게 제도적으로나 법적으로 미비한 게 워낙 많아서..."]
포항 지진 한 달여 뒤,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제천 화재.
화마에 열아홉 딸을 잃은 김영조 씨는 지난해 결국 고향 제천을 떠났습니다.
[김영조/제천 화재 사망자 유가족 : "제천이 너무 싫었고, 여고 교복 입은 학생들만 보면 눈물이 나서 못 다니겠더라고요. 죽음에 관한 그런 장면만 나와도 (아내와) 둘 다 잠을 못 자요."]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지난해 10월부터 두 달여 동안 포항 지진과 제천화재 피해자들에 대한 실태 조사를 한 결과, 피해자의 절반 이상이 불면증과 불안 증세를 호소하는 등 신체적 건강이 크게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민동일/제천 화재 사망자 유가족 : "누굴 만나러 음식점을 간다, 그래도 불안해요. 그러니까 모든 게 불안해요. 예전에는 안 그랬거든요."]
특히 제천 피해자의 경우, 열 명 중 세 명은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정부의 지원과 진상 조사 노력이 부족했다는 평가도 많았습니다.
집을 잃은 포항 주민들은 생계비나 돌봄 지원이 가장 부족했다고 꼽았고,
[양만재/포항 지진 피해자 : "서둘러 지원 대책을 마련하고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 자체가 지금으로서는 현실을 못 따라가는 거죠."]
제천 피해자들은 소방 당국과의 갈등 속에서 주변 사람들과 관계가 망가졌다고 답했습니다.
[민동일/제천 화재 사망자 유가족 : "우리 말을 믿어 주질 않아요. 그런 것들이 더 서운하고 더 원통한 겁니다."]
특조위는 이 같은 재난을 개별적으로 바라보기보다는, 통합적인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KBS 뉴스 최유경입니다.
포항지진과 제천화재 피해자들에 대한 특별조사위원회의 지원 실태 조사 결과가 오늘(29일) 발표됐습니다.
피해자 다수가 재난 이후 극심한 정신적 고통은 물론이고 정부 지원도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유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017년 11월, 포항을 덮친 규모 5.4의 지진.
1년 4개월이 지난 지금도 수십 명의 이재민은 텐트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김홍재/포항 지진 피해자 : "사실 주거 안정이 안 돼서 우리 주민들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게 제도적으로나 법적으로 미비한 게 워낙 많아서..."]
포항 지진 한 달여 뒤,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제천 화재.
화마에 열아홉 딸을 잃은 김영조 씨는 지난해 결국 고향 제천을 떠났습니다.
[김영조/제천 화재 사망자 유가족 : "제천이 너무 싫었고, 여고 교복 입은 학생들만 보면 눈물이 나서 못 다니겠더라고요. 죽음에 관한 그런 장면만 나와도 (아내와) 둘 다 잠을 못 자요."]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지난해 10월부터 두 달여 동안 포항 지진과 제천화재 피해자들에 대한 실태 조사를 한 결과, 피해자의 절반 이상이 불면증과 불안 증세를 호소하는 등 신체적 건강이 크게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민동일/제천 화재 사망자 유가족 : "누굴 만나러 음식점을 간다, 그래도 불안해요. 그러니까 모든 게 불안해요. 예전에는 안 그랬거든요."]
특히 제천 피해자의 경우, 열 명 중 세 명은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정부의 지원과 진상 조사 노력이 부족했다는 평가도 많았습니다.
집을 잃은 포항 주민들은 생계비나 돌봄 지원이 가장 부족했다고 꼽았고,
[양만재/포항 지진 피해자 : "서둘러 지원 대책을 마련하고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 자체가 지금으로서는 현실을 못 따라가는 거죠."]
제천 피해자들은 소방 당국과의 갈등 속에서 주변 사람들과 관계가 망가졌다고 답했습니다.
[민동일/제천 화재 사망자 유가족 : "우리 말을 믿어 주질 않아요. 그런 것들이 더 서운하고 더 원통한 겁니다."]
특조위는 이 같은 재난을 개별적으로 바라보기보다는, 통합적인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KBS 뉴스 최유경입니다.
-
-
최유경 기자 60@kbs.co.kr
최유경 기자의 기사 모음
-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