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병역특례 ‘엉망’…공익제보자는 오히려 감사

입력 2019.06.13 (19:32) 수정 2019.06.13 (19:4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과학기술 인재들이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3년 동안 연구원으로 근무하면 군복무를 대체하는 병역특례가 있습니다.

카이스트, 한국과학기술원도 병역특례가 적용되는 곳 중 한 곳입니다.

그런데 카이스트 연구원에 대한 병역특례 관리가 허술하고 병무청도 제대로 대응을 하지 않는다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이같은 사실을 제보한 공익제보자는 오히려 감사까지 받는 등 불이익을 받고 있습니다.

백상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병역특례 연구원의 출.퇴근을 확인하는 전자 복무관리시스템입니다.

연구원들은 휴대전화 QR코드로 실험실 건물 로비에서 출근 확인을 한 뒤 하루 8시간 가량 실험실에서 연구 활동하며 군 복무를 대신합니다.

병역특례 연구원으로 일하는 카이스트 대학원생 A씨는 이 시스템에 문제가 있어 대리 출퇴근이 많다며 지난해 초 병무청에 제보했습니다.

[제보자/KAIST 대학원생/음성변조 : "(접속) 아이디랑 비밀번호를 여러 사람이 공유하면서 대리 출퇴근을 해주는 경우들이 있었고, 한 명만 출근을 하면 혼자서 네,다섯명까지도 찍어줄 수 있는..."]

하지만 병무청은 제보를 무마하려는 듯한 반응을 보였고,

[당시 병무청 관계자/지난해 2월/음성변조 : "본인이 좀 용서해준다고 생각해주면... 할 얘기는 아니지만..."]

대리 출퇴근 대신 허위 출장을 문제삼아 1명만 적발해 이틀 복무 연장 처분했습니다.

하지만 제보자가 올해 초 다시 문제를 제기했고 병무청이 특별점검을 벌여 2명을 고발하고 24명을 복무연장 조치했습니다.

더욱이 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연구원들의 경우 실험실 출근 기록과 기숙사 출입 기록을 대조하면 위반 사례를 더 찾을 수 있었지만 병무청은 학교측이 자료를 거부했다며 조사를 중단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제보자의 신원이 알려졌고 학교 측은 제보자의 아버지에게 제보 철회를 요구했습니다.

[제보자 A 씨 아버지 : "아들이 신고를 할 때 썼던 방법이 해킹이라면서 학칙에 의하면 제적을 시킬 수 있다. 그렇게 하면서 회유를 해달라, 철회를 해달라..."]

제보자 역시 학교측의 감사와 실험실 출입금지, 컴퓨터와 외장하드를 압수당했습니다.

학교 측은 제보자가 다른 학생의 개인정보와 연구 자료를 유출한 의혹이 있아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해명했습니다.

현재 카이스트의 병역특례 전문 연구요원은 천 40여 명.

병역특례 운영 전반에 대한 특별조사가 불가피합니다.

KBS 뉴스 백상현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카이스트 병역특례 ‘엉망’…공익제보자는 오히려 감사
    • 입력 2019-06-13 19:35:06
    • 수정2019-06-13 19:48:55
    뉴스 7
[앵커]

과학기술 인재들이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3년 동안 연구원으로 근무하면 군복무를 대체하는 병역특례가 있습니다.

카이스트, 한국과학기술원도 병역특례가 적용되는 곳 중 한 곳입니다.

그런데 카이스트 연구원에 대한 병역특례 관리가 허술하고 병무청도 제대로 대응을 하지 않는다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이같은 사실을 제보한 공익제보자는 오히려 감사까지 받는 등 불이익을 받고 있습니다.

백상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병역특례 연구원의 출.퇴근을 확인하는 전자 복무관리시스템입니다.

연구원들은 휴대전화 QR코드로 실험실 건물 로비에서 출근 확인을 한 뒤 하루 8시간 가량 실험실에서 연구 활동하며 군 복무를 대신합니다.

병역특례 연구원으로 일하는 카이스트 대학원생 A씨는 이 시스템에 문제가 있어 대리 출퇴근이 많다며 지난해 초 병무청에 제보했습니다.

[제보자/KAIST 대학원생/음성변조 : "(접속) 아이디랑 비밀번호를 여러 사람이 공유하면서 대리 출퇴근을 해주는 경우들이 있었고, 한 명만 출근을 하면 혼자서 네,다섯명까지도 찍어줄 수 있는..."]

하지만 병무청은 제보를 무마하려는 듯한 반응을 보였고,

[당시 병무청 관계자/지난해 2월/음성변조 : "본인이 좀 용서해준다고 생각해주면... 할 얘기는 아니지만..."]

대리 출퇴근 대신 허위 출장을 문제삼아 1명만 적발해 이틀 복무 연장 처분했습니다.

하지만 제보자가 올해 초 다시 문제를 제기했고 병무청이 특별점검을 벌여 2명을 고발하고 24명을 복무연장 조치했습니다.

더욱이 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연구원들의 경우 실험실 출근 기록과 기숙사 출입 기록을 대조하면 위반 사례를 더 찾을 수 있었지만 병무청은 학교측이 자료를 거부했다며 조사를 중단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제보자의 신원이 알려졌고 학교 측은 제보자의 아버지에게 제보 철회를 요구했습니다.

[제보자 A 씨 아버지 : "아들이 신고를 할 때 썼던 방법이 해킹이라면서 학칙에 의하면 제적을 시킬 수 있다. 그렇게 하면서 회유를 해달라, 철회를 해달라..."]

제보자 역시 학교측의 감사와 실험실 출입금지, 컴퓨터와 외장하드를 압수당했습니다.

학교 측은 제보자가 다른 학생의 개인정보와 연구 자료를 유출한 의혹이 있아 이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해명했습니다.

현재 카이스트의 병역특례 전문 연구요원은 천 40여 명.

병역특례 운영 전반에 대한 특별조사가 불가피합니다.

KBS 뉴스 백상현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