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수컷 병아리 질식사는 정당”…불붙은 동물보호권 논쟁

입력 2019.06.14 (06:48) 수정 2019.06.14 (07:39)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수컷 병아리는 알을 낳지 못해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태어나자마자 질식사를 시키고 있는데요,

독일연방행정법원이 이러한 관행에 대해 정당하다 판결을 내렸습니다.

동물권보호단체는 판결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베를린 유광석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독일에서 매해 부화하는 병아리는 9천만 마리, 이 가운데 절반인 수컷 병아리 4천5백만 마리는 태어난지 하룻만에 질식사당한 뒤 분쇄돼 동물 사료로 사용됩니다.

수컷은 알을 낳지 못하고 살이 암탉만큼 붙지 못해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가금산업협회는 다른 대안이 없는 한 수평아리 질식사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2013년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와 헤센주에서 수평아리 도살을 금지하자, 병아리 사육농가가 이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2016년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고등행정법원이 병아리 도살이 동물보호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결한 데 이어 어제 독일연방행정법원도 이를 재확인했습니다.

[독일연방행정법원 판사 : "가까운 미래에 부화 전 성별 구분이 가능할 것이기 때문에 그때까지 현재 방식은 합리적인 이유로 유지됩니다."]

법원이 언급한 성별 구분은 달걀에 레이저로 작은 구멍을 뚫은 뒤 액체를 채취해 호르몬 검사를 해서 수컷으로 판명되면 부화시키지 않는 방안입니다.

하지만 동물보호단체는 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입니다.

[레아 슈미츠/동물보호협회 : "달걀의 성별 구분은 병아리 질식사를 멈출 수 있는 일시적이고 기술적인 해결책입니다. 병아리의 고통을 실질적으로 막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동물보호가들은 암탉은 알을 낳고, 수탉은 살을 찌우는 별도 목적의 사육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베를린에서 KBS 뉴스 유광석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독일 “수컷 병아리 질식사는 정당”…불붙은 동물보호권 논쟁
    • 입력 2019-06-14 06:48:10
    • 수정2019-06-14 07:39:14
    뉴스광장 1부
[앵커]

수컷 병아리는 알을 낳지 못해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태어나자마자 질식사를 시키고 있는데요,

독일연방행정법원이 이러한 관행에 대해 정당하다 판결을 내렸습니다.

동물권보호단체는 판결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베를린 유광석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독일에서 매해 부화하는 병아리는 9천만 마리, 이 가운데 절반인 수컷 병아리 4천5백만 마리는 태어난지 하룻만에 질식사당한 뒤 분쇄돼 동물 사료로 사용됩니다.

수컷은 알을 낳지 못하고 살이 암탉만큼 붙지 못해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가금산업협회는 다른 대안이 없는 한 수평아리 질식사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2013년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와 헤센주에서 수평아리 도살을 금지하자, 병아리 사육농가가 이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2016년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고등행정법원이 병아리 도살이 동물보호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결한 데 이어 어제 독일연방행정법원도 이를 재확인했습니다.

[독일연방행정법원 판사 : "가까운 미래에 부화 전 성별 구분이 가능할 것이기 때문에 그때까지 현재 방식은 합리적인 이유로 유지됩니다."]

법원이 언급한 성별 구분은 달걀에 레이저로 작은 구멍을 뚫은 뒤 액체를 채취해 호르몬 검사를 해서 수컷으로 판명되면 부화시키지 않는 방안입니다.

하지만 동물보호단체는 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입니다.

[레아 슈미츠/동물보호협회 : "달걀의 성별 구분은 병아리 질식사를 멈출 수 있는 일시적이고 기술적인 해결책입니다. 병아리의 고통을 실질적으로 막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동물보호가들은 암탉은 알을 낳고, 수탉은 살을 찌우는 별도 목적의 사육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베를린에서 KBS 뉴스 유광석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