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놀이 사망]① 지도에 찍어보니 물놀이 사고 패턴 있었다

입력 2019.06.22 (13:01) 수정 2019.06.2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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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무관합니다.

'405명'

이는 지난 10년 동안(2009~2018년), 더위를 피해 물놀이를 하다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사람들의 숫자입니다.

숫자로만 따져보면 한 해 평균 40.5명이 여름철(6~8월) 물놀이 중 사망했고, 2.3일에 한 명 씩은 사망자가 발생한 겁니다.


해마다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여름철 물놀이 사고. 물놀이 사고에는 어떤 패턴이 있지 않을까?

본격적인 무더위와 휴가철을 앞두고 KBS 데이터저널리즘팀이 물놀이 사망 사고가 일어났던 장소와 원인이 담긴 10년 치 자료를 분석해봤습니다.

물놀이 사망자 가장 많은 지역은?

10년 동안 물놀이 사망자가 가장 많았던 지역은 어디일까요?


광역시도별로 보면, 강원 지역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전체 물놀이 사망자의 18.8%(76명)가 이 지역에서 숨졌습니다.

강원도는 휴가객이 가장 많이 찾는 지역으로, 문화체육관광부 등이 실시한 2018년 하계휴가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휴가객 중 32.1%가 강원도를 목적지로 정했습니다.

두 번째로 많은 물놀이 사망자가 발생한 지역은 경북으로, 13.1%인 53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어 경기(52명·12.8%), 경남(50명·12.3%) 순으로 분석됐습니다.


그런데 지역을 조금 더 세분화해 시군구 단위로 살펴보면, 물놀이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은 경기도 가평군입니다.

10년 동안 해마다 물놀이 사망자가 발생한 곳은 전국에서 가평군이 유일했습니다. 10년 간 28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어 강원 홍천군과 충북 괴산군에서 각각 17명의 물놀이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충남 보령시, 경북 문경시, 제주시, 경남 산청군, 강원 강릉시에서도 각각 10명 이상이 사망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여름철 물놀이 사망사고 인터랙티브 지도’(http://dj.kbs.co.kr/resources/2019-06-22/)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이미지를 클릭하면 ‘여름철 물놀이 사망사고 인터랙티브 지도’(http://dj.kbs.co.kr/resources/2019-06-22/)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물놀이 사망 장소의 공통점은? 바다 보다 하천

가평군과 홍천군, 괴산군 등 물놀이 사망자가 많이 발생한 대부분 지역에서는 공통점이 발견됩니다. 바로 해안이 아닌 내륙 지역이라는 점입니다.

통상 바다보다 수심이 얕은 강이나 하천, 계곡에서 사망사고 위험이 적을 것 같지만 실상은 달랐습니다.


10년 간 물놀이 사망자 중 68.4%인 277명이 강, 하천, 계곡 등 내수면(전체 수면 중 바다를 제외한 수면을 말함·기사에서는 저수지와 유원지도 제외)에서 목숨을 잃었습니다. 반면 해수욕장, 해변, 해안 등 해수면에서 숨진 이들은 27.4%인 111명이었습니다.

내수면 중에서도 강폭이 넓어 본류로 불리는 강(42명·10.4%)보다 가지를 쳐서 내려오는 지류격인 하천(177명·43.7%)에서 물놀이 사망자가 훨씬 많았습니다. 강에 비해 수심이 얕고 접근이 쉬워보이기 때문에 하천은 상대적으로 물놀이객들이 몰리는 곳입니다.

바다보다 강, 그 중에서도 하천 같은 내수면에서 물놀이 사망 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가깝고 만만해보이지만 그렇지 않은 자연환경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내수면은 지형에 따라 수심이 급격히 변화하고 빠른 유속, 격류 등 자연조건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며 “갑자기 비가 내리면 빠르게 수위가 상승하는 점도 위험요소”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10년 동안 높은 파도·급류로 인해 내수면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24명으로 해수면의 경우(23명)보다 많았습니다.

본 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무관합니다.본 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무관합니다.

물놀이 사고의 위험성에 비해 지자체, 안전 관리 당국이 하천에서 사고를 예방하고 관리하는 데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습니다.

소방청 관계자는 “해수욕장에는 해양경찰이나 시민 구조대 등이 배치돼 사고 발생 시 즉각적으로 투입할 수 있다”며 “반면 내수면의 경우 유명 장소를 제외하면 안전 관리자를 배치하기 어려워 사고 시 바다에 비해 소생률이 낮은 편”이라고 말합니다.

지역이 제한된 해수욕장과 달리 사방으로 뻗은 내수면의 특성상 전지역에 안전 요원을 두기 어렵다는 겁니다. 따라서 사고가 발생하면 구조 인력이 사고 해당 지점에 도착하기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실제로 물놀이객 사망 사고가 가장 많았던 가평군의 경우 북한강을 제외한 하천과 계곡의 길이가 400㎞ 이상이라 내수면 전지역에 대한 관리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해당 군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관리 당국의 지속적인 물놀이 사고 예방 노력이 요구되지만, 관리 공백을 100% 제거하는 일은 결코 쉬워 보이지 않습니다. 따라서 물놀이객 스스로도 강을 만만히 봐서는 안됩니다.

[물놀이 사망] 기사 다음 편에서는 자연 환경이 아닌 물놀이객에 초점을 맞춰 사망 사고가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연관기사] [물놀이 사망]② 사망 원인, 40대부터 달라졌다

데이터 수집·분석 : 윤지희
데이터 시각화 : 임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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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놀이 사망]① 지도에 찍어보니 물놀이 사고 패턴 있었다
    • 입력 2019-06-22 13:01:35
    • 수정2019-06-23 11: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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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무관합니다.

'405명'

이는 지난 10년 동안(2009~2018년), 더위를 피해 물놀이를 하다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사람들의 숫자입니다.

숫자로만 따져보면 한 해 평균 40.5명이 여름철(6~8월) 물놀이 중 사망했고, 2.3일에 한 명 씩은 사망자가 발생한 겁니다.


해마다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여름철 물놀이 사고. 물놀이 사고에는 어떤 패턴이 있지 않을까?

본격적인 무더위와 휴가철을 앞두고 KBS 데이터저널리즘팀이 물놀이 사망 사고가 일어났던 장소와 원인이 담긴 10년 치 자료를 분석해봤습니다.

물놀이 사망자 가장 많은 지역은?

10년 동안 물놀이 사망자가 가장 많았던 지역은 어디일까요?


광역시도별로 보면, 강원 지역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전체 물놀이 사망자의 18.8%(76명)가 이 지역에서 숨졌습니다.

강원도는 휴가객이 가장 많이 찾는 지역으로, 문화체육관광부 등이 실시한 2018년 하계휴가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휴가객 중 32.1%가 강원도를 목적지로 정했습니다.

두 번째로 많은 물놀이 사망자가 발생한 지역은 경북으로, 13.1%인 53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어 경기(52명·12.8%), 경남(50명·12.3%) 순으로 분석됐습니다.


그런데 지역을 조금 더 세분화해 시군구 단위로 살펴보면, 물놀이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은 경기도 가평군입니다.

10년 동안 해마다 물놀이 사망자가 발생한 곳은 전국에서 가평군이 유일했습니다. 10년 간 28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어 강원 홍천군과 충북 괴산군에서 각각 17명의 물놀이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충남 보령시, 경북 문경시, 제주시, 경남 산청군, 강원 강릉시에서도 각각 10명 이상이 사망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여름철 물놀이 사망사고 인터랙티브 지도’(http://dj.kbs.co.kr/resources/2019-06-22/)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물놀이 사망 장소의 공통점은? 바다 보다 하천

가평군과 홍천군, 괴산군 등 물놀이 사망자가 많이 발생한 대부분 지역에서는 공통점이 발견됩니다. 바로 해안이 아닌 내륙 지역이라는 점입니다.

통상 바다보다 수심이 얕은 강이나 하천, 계곡에서 사망사고 위험이 적을 것 같지만 실상은 달랐습니다.


10년 간 물놀이 사망자 중 68.4%인 277명이 강, 하천, 계곡 등 내수면(전체 수면 중 바다를 제외한 수면을 말함·기사에서는 저수지와 유원지도 제외)에서 목숨을 잃었습니다. 반면 해수욕장, 해변, 해안 등 해수면에서 숨진 이들은 27.4%인 111명이었습니다.

내수면 중에서도 강폭이 넓어 본류로 불리는 강(42명·10.4%)보다 가지를 쳐서 내려오는 지류격인 하천(177명·43.7%)에서 물놀이 사망자가 훨씬 많았습니다. 강에 비해 수심이 얕고 접근이 쉬워보이기 때문에 하천은 상대적으로 물놀이객들이 몰리는 곳입니다.

바다보다 강, 그 중에서도 하천 같은 내수면에서 물놀이 사망 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가깝고 만만해보이지만 그렇지 않은 자연환경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내수면은 지형에 따라 수심이 급격히 변화하고 빠른 유속, 격류 등 자연조건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며 “갑자기 비가 내리면 빠르게 수위가 상승하는 점도 위험요소”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10년 동안 높은 파도·급류로 인해 내수면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24명으로 해수면의 경우(23명)보다 많았습니다.

본 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무관합니다.
물놀이 사고의 위험성에 비해 지자체, 안전 관리 당국이 하천에서 사고를 예방하고 관리하는 데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습니다.

소방청 관계자는 “해수욕장에는 해양경찰이나 시민 구조대 등이 배치돼 사고 발생 시 즉각적으로 투입할 수 있다”며 “반면 내수면의 경우 유명 장소를 제외하면 안전 관리자를 배치하기 어려워 사고 시 바다에 비해 소생률이 낮은 편”이라고 말합니다.

지역이 제한된 해수욕장과 달리 사방으로 뻗은 내수면의 특성상 전지역에 안전 요원을 두기 어렵다는 겁니다. 따라서 사고가 발생하면 구조 인력이 사고 해당 지점에 도착하기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실제로 물놀이객 사망 사고가 가장 많았던 가평군의 경우 북한강을 제외한 하천과 계곡의 길이가 400㎞ 이상이라 내수면 전지역에 대한 관리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해당 군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관리 당국의 지속적인 물놀이 사고 예방 노력이 요구되지만, 관리 공백을 100% 제거하는 일은 결코 쉬워 보이지 않습니다. 따라서 물놀이객 스스로도 강을 만만히 봐서는 안됩니다.

[물놀이 사망] 기사 다음 편에서는 자연 환경이 아닌 물놀이객에 초점을 맞춰 사망 사고가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연관기사] [물놀이 사망]② 사망 원인, 40대부터 달라졌다

데이터 수집·분석 : 윤지희
데이터 시각화 : 임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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