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예 공모전 ‘명장들의 가족잔치?’…공신력 추락

입력 2019.07.03 (21:22) 수정 2019.07.03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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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공예 분야의 일부 명장들이 관련 공모전을 둘러싼 가족 특혜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명장의 아들이 아버지 작품을 마치 자신의 것인양 출품해 수상했다는 겁니다.

지종익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2016 년 대한민국 공예품 대전 광주지역 대회에 출품됐던 도자기입니다.

대학원생 손 모 씨가 출품해 학생부 최고상인 우수상을 받았습니다.

작품에 새겨진 낙관을 보니 도자기 아래쪽에 '무하'라고 써있습니다.

손 씨의 아버지이자 도자기 명장인 손동진 씨의 호가 새겨져 있습니다.

바닥의 지석은 손동진 명장의 개인 도요, 즉 가마의 이름입니다.

[당시 공모전 심사위원장/음성변조 : "(학생부 출품작에) 명장 호가 들어간다는 건 말이 안 되지. 아버지 작품을 갖다가 아들이 냈다는 것밖에 안되는데…. 꼼꼼하게 봐야 되는데 못 본 심사위원 책임도 있겠네 그럼."]

손 명장은 1 년 뒤, 대한민국 황실공예 대전에 같은 작품을 자신의 이름으로 출품했습니다.

[손동진/도자기 명장 : "제가 만들고 아들이 문양 같은 것도 고민해서 해요. 그래서 그게 보면 꼭 작품 낸 것이 꼭 제 작품이었을까 생각은 들어요."]

지난 2010년 관광기념품 공모전에는 두 명의 최 모 씨가 옻칠을 한 술잔과 자개 작품으로 각각 입상했습니다.

이들은 나전칠기 명장 최석현 씨의 딸과 아들로 밝혀졌습니다.

또 최 명장의 사위도 같은 공모전에 옻칠 젓가락을 출품해 입상했습니다.

최 명장은 당시 공모전을 주관했던 광주 공예협동조합 이사장이었습니다.

최 명장은 규정상 문제가 없었다고 말합니다.

[최석현/명장 : "아들도, 딸도, 우리 가족 식구들이 다 같이 그렇게 (옻칠과 나전칠기 작업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어요."]

사라져가는 전통 공예의 명맥을 살리려는 공예품 공모전이 일부 명장들의 가족 잔치처럼 변질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지종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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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예 공모전 ‘명장들의 가족잔치?’…공신력 추락
    • 입력 2019-07-03 21:28:20
    • 수정2019-07-03 21:5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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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공예 분야의 일부 명장들이 관련 공모전을 둘러싼 가족 특혜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명장의 아들이 아버지 작품을 마치 자신의 것인양 출품해 수상했다는 겁니다.

지종익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2016 년 대한민국 공예품 대전 광주지역 대회에 출품됐던 도자기입니다.

대학원생 손 모 씨가 출품해 학생부 최고상인 우수상을 받았습니다.

작품에 새겨진 낙관을 보니 도자기 아래쪽에 '무하'라고 써있습니다.

손 씨의 아버지이자 도자기 명장인 손동진 씨의 호가 새겨져 있습니다.

바닥의 지석은 손동진 명장의 개인 도요, 즉 가마의 이름입니다.

[당시 공모전 심사위원장/음성변조 : "(학생부 출품작에) 명장 호가 들어간다는 건 말이 안 되지. 아버지 작품을 갖다가 아들이 냈다는 것밖에 안되는데…. 꼼꼼하게 봐야 되는데 못 본 심사위원 책임도 있겠네 그럼."]

손 명장은 1 년 뒤, 대한민국 황실공예 대전에 같은 작품을 자신의 이름으로 출품했습니다.

[손동진/도자기 명장 : "제가 만들고 아들이 문양 같은 것도 고민해서 해요. 그래서 그게 보면 꼭 작품 낸 것이 꼭 제 작품이었을까 생각은 들어요."]

지난 2010년 관광기념품 공모전에는 두 명의 최 모 씨가 옻칠을 한 술잔과 자개 작품으로 각각 입상했습니다.

이들은 나전칠기 명장 최석현 씨의 딸과 아들로 밝혀졌습니다.

또 최 명장의 사위도 같은 공모전에 옻칠 젓가락을 출품해 입상했습니다.

최 명장은 당시 공모전을 주관했던 광주 공예협동조합 이사장이었습니다.

최 명장은 규정상 문제가 없었다고 말합니다.

[최석현/명장 : "아들도, 딸도, 우리 가족 식구들이 다 같이 그렇게 (옻칠과 나전칠기 작업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어요."]

사라져가는 전통 공예의 명맥을 살리려는 공예품 공모전이 일부 명장들의 가족 잔치처럼 변질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지종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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