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선진국 쓰레기장 아니다”…반격 나선 동남아

입력 2019.07.25 (18:08) 수정 2019.07.25 (18:1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동남아 국가들이 선진국들으로부터 수입된 폐기물 처리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재활용 용도로 수입했지만 사실상 쓰레기가 많아 반송 조치가 잇따르고 있는데, "동남아가 선진국의 쓰레기장이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방콕 유석조 특파원 연결합니다.

동남아 국가에 수출된 선진국의 폐기물들이 계속해서 반송조치 되고있다고요?

[기자]

예, 최근들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필리핀 등 대부분의 동남아 국가들에서 이런 일을 벌어지고 있습니다.

대부분 재활용 용도로 쓰겠다고 수입한 폐기물들입니다.

항구에 수입된 컨테이너를 열자 각종 쓰레기가 채워져 있습니다.

호주에서 인도네시아로 수입된 폐기물들인데요.

세관에는 종이로 신고했는데 실제 내용물은 재활용이 불가능한 가정 폐기물이나 전자 폐기물 조각들이 섞여 있었고요.

심지어 사용한 기저귀까지 들어 있었습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폐기물 210여 톤을 호주로 모두 되돌려 보내기로 했습니다.

[바수키 수리얀토/인도네시아 탄중페락항 세관장 : "폐기물을 수입한 회사가 3곳인데 반송을 요구했습니다. 회사 측의 반송서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역시 재활용이 불가한 수입 쓰레기 3천여 톤을 미국, 캐나다, 일본 영국 등으로 반송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캄보디아도 미국 캐나다에서 밀반입된 쓰레기 천600톤의 되돌려 보내기로 했습니다.

[앵커]

동남아 국가에서는 우리가 선진국의 쓰레기장이냐 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감정이 격한 모양이죠?

[기자]

예, 동남아 국가 정상들이 직접 나서 선진국들에게 격한 감정 표현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은 캐나다가 밀반입된 쓰레기를 되가져 가지 않으면 배를 타고 가서 버리고 오겠다고 말했습니다.

훈센 캄보디아 총리도 캄보디아는 산업쓰레기 폐기장이 아니다며 미국과 캐나다를 비판했고요.

말레이시아 정부는 쓰레기 반송을 거부하고 있는 캐나다를 직접적으로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여 비 인/말레이시아 에너지과학기술환경장관 : "우리는 (쓰레기를) 돌려보내기 위해 싸울 것입니다. 우리가 약소국이지만 선진국들에게 당할 수는 없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10대 소녀들까지 나섰습니다.

지난 12일 인도네시아 환경단체가 수라바야 주재 미국 총영사관 앞에서 미국의 쓰레기 수출을 비판하는 집회를 열었는데요.

10대 소녀들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내는 손편지를 들고 나왔습니다.

이들은 왜 미국은 쓰레기를 우리나라에 수출하느냐, 자국 쓰레기는 스스로 처리해야 한다며 쓰레기를 다시 가져가라고 요구했습니다.

[앵커]

왜 최근에 선진국 쓰레기들이 동남아로 몰리게 된 건가요?

[기자]

지금까지 선진국들은 재활용 폐기물의 대부분을 중국에 수출해 왔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중국이 폐기물 수입 중단을 선언하면서 그 풍선 효과로 동남아가 새로운 수출지가 된것입니다.

중국은 플라스틱과 종이를 비롯해 전세계 쓰레기 수출의 절반을 처리해 왔습니다.

저렴한 인건비로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제조업에 필요한 원료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인데요.

그러나 중국 제조업이 안정되고 인건비가 상승한데다 환경 오염 문제까지 발생하자 더이상 쓰레기를 수입할 필요가 없어진거죠.

이후 동남아 기업들이 선진국들의 쓰레기를 받아 처리해왔는데, 동남아 국가들도 환경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되면서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동남아 국가들이 폐기물 수입 자체를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죠?

[기자]

쓰레기가 섞인 폐기물 반송에서 더 나아가 아예 해외의 폐기물 반입을 법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담당 장관에게 폐플라스틱 수입규제를 위한 시행령을 만들라고 지시했습니다.

태국은 내후년부터, 베트남은 2025년부터 플라스틱 재활용 쓰레기 수입을 전면 금지하기 했고요.

말레이시아 정부도 플라스틱 쓰레기 수입허가 발급을 중단하고 단속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앵커]

동남아 국가들이 이런 강경조치가 이해가 가는데, 근본적인 해결책은 없을까요?

[기자]

무엇보다 1회용 폐기물의 사용이 줄지 않고는 쓰레기 처리 문제는 해결되기 어려워 보입니다.

선진국들의 무분별한 쓰레기 배출과 수출도 비판받을 일이지만요.

지금 선진국들을 비난하고 있는 대부분의 동남아 국가들도 사실 엄청난 해양폐기물 생산 국가들입니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 5개국이 전 세계 해양 쓰레기 배출량의 30%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최근 바다거북이나 고래의 체내에서 다량의 플라스틱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국제적 공조를 통해 폐기물을 발생을 줄이고 재활용할 수 있는 좀 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방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글로벌 경제] “선진국 쓰레기장 아니다”…반격 나선 동남아
    • 입력 2019-07-25 18:11:35
    • 수정2019-07-25 18:17:32
    통합뉴스룸ET
[앵커]

동남아 국가들이 선진국들으로부터 수입된 폐기물 처리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재활용 용도로 수입했지만 사실상 쓰레기가 많아 반송 조치가 잇따르고 있는데, "동남아가 선진국의 쓰레기장이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방콕 유석조 특파원 연결합니다.

동남아 국가에 수출된 선진국의 폐기물들이 계속해서 반송조치 되고있다고요?

[기자]

예, 최근들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필리핀 등 대부분의 동남아 국가들에서 이런 일을 벌어지고 있습니다.

대부분 재활용 용도로 쓰겠다고 수입한 폐기물들입니다.

항구에 수입된 컨테이너를 열자 각종 쓰레기가 채워져 있습니다.

호주에서 인도네시아로 수입된 폐기물들인데요.

세관에는 종이로 신고했는데 실제 내용물은 재활용이 불가능한 가정 폐기물이나 전자 폐기물 조각들이 섞여 있었고요.

심지어 사용한 기저귀까지 들어 있었습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폐기물 210여 톤을 호주로 모두 되돌려 보내기로 했습니다.

[바수키 수리얀토/인도네시아 탄중페락항 세관장 : "폐기물을 수입한 회사가 3곳인데 반송을 요구했습니다. 회사 측의 반송서류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역시 재활용이 불가한 수입 쓰레기 3천여 톤을 미국, 캐나다, 일본 영국 등으로 반송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캄보디아도 미국 캐나다에서 밀반입된 쓰레기 천600톤의 되돌려 보내기로 했습니다.

[앵커]

동남아 국가에서는 우리가 선진국의 쓰레기장이냐 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감정이 격한 모양이죠?

[기자]

예, 동남아 국가 정상들이 직접 나서 선진국들에게 격한 감정 표현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은 캐나다가 밀반입된 쓰레기를 되가져 가지 않으면 배를 타고 가서 버리고 오겠다고 말했습니다.

훈센 캄보디아 총리도 캄보디아는 산업쓰레기 폐기장이 아니다며 미국과 캐나다를 비판했고요.

말레이시아 정부는 쓰레기 반송을 거부하고 있는 캐나다를 직접적으로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여 비 인/말레이시아 에너지과학기술환경장관 : "우리는 (쓰레기를) 돌려보내기 위해 싸울 것입니다. 우리가 약소국이지만 선진국들에게 당할 수는 없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10대 소녀들까지 나섰습니다.

지난 12일 인도네시아 환경단체가 수라바야 주재 미국 총영사관 앞에서 미국의 쓰레기 수출을 비판하는 집회를 열었는데요.

10대 소녀들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내는 손편지를 들고 나왔습니다.

이들은 왜 미국은 쓰레기를 우리나라에 수출하느냐, 자국 쓰레기는 스스로 처리해야 한다며 쓰레기를 다시 가져가라고 요구했습니다.

[앵커]

왜 최근에 선진국 쓰레기들이 동남아로 몰리게 된 건가요?

[기자]

지금까지 선진국들은 재활용 폐기물의 대부분을 중국에 수출해 왔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중국이 폐기물 수입 중단을 선언하면서 그 풍선 효과로 동남아가 새로운 수출지가 된것입니다.

중국은 플라스틱과 종이를 비롯해 전세계 쓰레기 수출의 절반을 처리해 왔습니다.

저렴한 인건비로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제조업에 필요한 원료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인데요.

그러나 중국 제조업이 안정되고 인건비가 상승한데다 환경 오염 문제까지 발생하자 더이상 쓰레기를 수입할 필요가 없어진거죠.

이후 동남아 기업들이 선진국들의 쓰레기를 받아 처리해왔는데, 동남아 국가들도 환경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되면서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동남아 국가들이 폐기물 수입 자체를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죠?

[기자]

쓰레기가 섞인 폐기물 반송에서 더 나아가 아예 해외의 폐기물 반입을 법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담당 장관에게 폐플라스틱 수입규제를 위한 시행령을 만들라고 지시했습니다.

태국은 내후년부터, 베트남은 2025년부터 플라스틱 재활용 쓰레기 수입을 전면 금지하기 했고요.

말레이시아 정부도 플라스틱 쓰레기 수입허가 발급을 중단하고 단속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앵커]

동남아 국가들이 이런 강경조치가 이해가 가는데, 근본적인 해결책은 없을까요?

[기자]

무엇보다 1회용 폐기물의 사용이 줄지 않고는 쓰레기 처리 문제는 해결되기 어려워 보입니다.

선진국들의 무분별한 쓰레기 배출과 수출도 비판받을 일이지만요.

지금 선진국들을 비난하고 있는 대부분의 동남아 국가들도 사실 엄청난 해양폐기물 생산 국가들입니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 5개국이 전 세계 해양 쓰레기 배출량의 30%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최근 바다거북이나 고래의 체내에서 다량의 플라스틱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국제적 공조를 통해 폐기물을 발생을 줄이고 재활용할 수 있는 좀 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방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