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유람선 사고 100일…“잊지 않겠습니다”

입력 2019.09.04 (19:33) 수정 2019.09.04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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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내일(9/5)은 우리 국민 33명을 태웠던 헝가리 허블레아니호 침몰 사고가 난 지 100일째 되는 날입니다.

당시 실종자들을 찾기 위해, 사고현장에 우리 특수구조대원들이 파견됐었죠.

구조대원들은 모두 귀국했지만, 아직 1명의 실종자를 찾지 못한 상황입니다.

이유민 기자가 헝가리로 파견됐던 특수구조대원들을 만나 지난 100일의 시간을 되짚어 봤습니다.

[리포트]

23년 차 특수구조대원 이재칠 소방위.

부다페스트에서 일상으로 돌아온 지 100일이 다 됐지만, 그날 아침의 기억은 여전히 선명합니다.

[이재칠/소방위 : "문자 받고 을지훈련 하는 줄 알았었는데 보니까 진짜 사고가 났더라고요. 바로 장비 챙겨서 헬기 타고…."]

하루 14시간 넘게 이어진 구조작업.

400번이 넘는 수상 수색과 14번의 수중 수색 동안 아찔한 순간도 많았습니다.

[김경호/소방장 : "20m 정도 떠내려갈 만한 유속... 잡고 버티는 것조차도 힘든 상황이었거든요."]

서로를 껴안은 할머니와 손녀를 발견했을 때를 떠올리면 지금도 마음을 추스르기가 어렵습니다.

[이재칠/소방위 : "할머니하고 어린애하고 같은 방향으로 있었습니다. 선체 안쪽으로…."]

아직 찾지 못한 한 명의 실종자.

아쉬움이 쌓여, 자책감으로 바뀐 지 오래입니다.

[고지민/소방교 : "마지막 그분까지 찾아서 왔어야 했는데 못 찾아서 죄송하고…."]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감사패를 한사코 반려했지만 헝가리 정부는 한 달여 전 기념패를 보내왔습니다.

[김경호/소방장 : "그런 걸 받기에는 저희가 더 열심히 해야 했는데. 다 못한 것 같아서 아쉬움이 있고…."]

"잊지 않겠다"는 마음.

참사 이후, 100일의 시간이 흐른 지금도 구조대원들의 마음은 여전히 다뉴브강에 남아 있었습니다.

KBS 뉴스 이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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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헝가리 유람선 사고 100일…“잊지 않겠습니다”
    • 입력 2019-09-04 19:38:05
    • 수정2019-09-04 20:17:31
    뉴스 7
[앵커]

내일(9/5)은 우리 국민 33명을 태웠던 헝가리 허블레아니호 침몰 사고가 난 지 100일째 되는 날입니다.

당시 실종자들을 찾기 위해, 사고현장에 우리 특수구조대원들이 파견됐었죠.

구조대원들은 모두 귀국했지만, 아직 1명의 실종자를 찾지 못한 상황입니다.

이유민 기자가 헝가리로 파견됐던 특수구조대원들을 만나 지난 100일의 시간을 되짚어 봤습니다.

[리포트]

23년 차 특수구조대원 이재칠 소방위.

부다페스트에서 일상으로 돌아온 지 100일이 다 됐지만, 그날 아침의 기억은 여전히 선명합니다.

[이재칠/소방위 : "문자 받고 을지훈련 하는 줄 알았었는데 보니까 진짜 사고가 났더라고요. 바로 장비 챙겨서 헬기 타고…."]

하루 14시간 넘게 이어진 구조작업.

400번이 넘는 수상 수색과 14번의 수중 수색 동안 아찔한 순간도 많았습니다.

[김경호/소방장 : "20m 정도 떠내려갈 만한 유속... 잡고 버티는 것조차도 힘든 상황이었거든요."]

서로를 껴안은 할머니와 손녀를 발견했을 때를 떠올리면 지금도 마음을 추스르기가 어렵습니다.

[이재칠/소방위 : "할머니하고 어린애하고 같은 방향으로 있었습니다. 선체 안쪽으로…."]

아직 찾지 못한 한 명의 실종자.

아쉬움이 쌓여, 자책감으로 바뀐 지 오래입니다.

[고지민/소방교 : "마지막 그분까지 찾아서 왔어야 했는데 못 찾아서 죄송하고…."]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감사패를 한사코 반려했지만 헝가리 정부는 한 달여 전 기념패를 보내왔습니다.

[김경호/소방장 : "그런 걸 받기에는 저희가 더 열심히 해야 했는데. 다 못한 것 같아서 아쉬움이 있고…."]

"잊지 않겠다"는 마음.

참사 이후, 100일의 시간이 흐른 지금도 구조대원들의 마음은 여전히 다뉴브강에 남아 있었습니다.

KBS 뉴스 이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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