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대신 해경청장이 헬기”…20분 걸릴 이송, 4시간 40분 걸렸다

입력 2019.10.31 (19:01) 수정 2019.10.31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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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지, 오늘로 2025일. 어느새 2천일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세월호를 둘러싸고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일부는 "이제 그만 하자"라며 근거 없이 비아냥거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구조 조치가 제대로 이뤄졌다면 어쩌면 살았을 수 있는 한 학생의 사례가 공개됐습니다.

2천일이 걸렸습니다.

오대성 기자입니다.

[리포트]

사회적참사 특조위가 공개한 세월호 참사 당일 영상입니다.

오전 11시 40분쯤 두 번째 희생자가 발견되고 5시간 넘게 지난 오후 5시 24분.

[TRS : "지금 익수자 한 명, 익수자 한 명 올렸습니다."]

세월호 침몰 지점 100m 인근에서 구명조끼를 입은 단원고 A 군이 발견됩니다.

[TRS : "익수자 한 명, 익수자 한 명 단정에 태우고 3009함으로 가고 있습니다."]

오후 5시 35분, 함정으로 옮겨진 A 군에게 원격의료 시스템이 가동되고 목포 한국병원 의료진은 신속 이송을 지시합니다.

오후 5시 59분, 원격시스템의 바이털 사인.

불규칙하지만 맥박이 잡히고 산소포화도는 69%.

심한 저산소증으로 시급한 치료가 필요한 수준입니다.

오후 6시 4분, 헬기 탑승 준비를 합니다.

[조타 : "헬기 선회 중에 있어요. (빨리 빨리.) 빨리 준비해주시기 바랍니다. (완료, 헬기 도착.)"]

하지만 헬기 탑승은 이뤄지지 않고, 오후 6시 35분쯤 A 군을 헬기가 아닌 단정으로 옮기라는 지시가 내려옵니다.

[응급 : "아니, 헬기 안 옵니까? (헬기로 옮겨야지, 왜 P정(단정)으로 어떻게 옮겨?)"]

이후 A 군은 3차례 단정에 옮겨졌고, 최초 발견 이후 4시간 41분이 지난 밤 10시 5분에서야 병원에 도착합니다.

헬기로 20분이면 가능한 거리였습니다.

A군은 오후 10시 10분 사망 판정을 받습니다.

특조위는 당시 A 군이 탔던 함정에 두 차례 헬기가 내려왔지만 각각 김수현 서해지방해경청장과 김석균 해경청장이 타고 갔다고 밝혔습니다.

[박병우/특조위 세월호참사 진상규명국장 : "(다수 의료진은) 생존 가능성이 희박하긴 하나 사망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구조 즉시 병원으로 이송해서 물리적인 전문 처치를 받는 것이 가장 긴급하고 적절한 대처다(라고 대답합니다)."]

다만 특조위는 헬기 탑승이 이뤄지지 않은 구체적인 경위와 지시자, 또 다른 헬기의 가용 여부 등은 추가 조사가 필요하고 범죄 혐의가 발견되면 수사 요청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오대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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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생 대신 해경청장이 헬기”…20분 걸릴 이송, 4시간 40분 걸렸다
    • 입력 2019-10-31 19:05:14
    • 수정2019-10-31 19:45:45
    뉴스 7
[앵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지, 오늘로 2025일. 어느새 2천일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세월호를 둘러싸고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일부는 "이제 그만 하자"라며 근거 없이 비아냥거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구조 조치가 제대로 이뤄졌다면 어쩌면 살았을 수 있는 한 학생의 사례가 공개됐습니다.

2천일이 걸렸습니다.

오대성 기자입니다.

[리포트]

사회적참사 특조위가 공개한 세월호 참사 당일 영상입니다.

오전 11시 40분쯤 두 번째 희생자가 발견되고 5시간 넘게 지난 오후 5시 24분.

[TRS : "지금 익수자 한 명, 익수자 한 명 올렸습니다."]

세월호 침몰 지점 100m 인근에서 구명조끼를 입은 단원고 A 군이 발견됩니다.

[TRS : "익수자 한 명, 익수자 한 명 단정에 태우고 3009함으로 가고 있습니다."]

오후 5시 35분, 함정으로 옮겨진 A 군에게 원격의료 시스템이 가동되고 목포 한국병원 의료진은 신속 이송을 지시합니다.

오후 5시 59분, 원격시스템의 바이털 사인.

불규칙하지만 맥박이 잡히고 산소포화도는 69%.

심한 저산소증으로 시급한 치료가 필요한 수준입니다.

오후 6시 4분, 헬기 탑승 준비를 합니다.

[조타 : "헬기 선회 중에 있어요. (빨리 빨리.) 빨리 준비해주시기 바랍니다. (완료, 헬기 도착.)"]

하지만 헬기 탑승은 이뤄지지 않고, 오후 6시 35분쯤 A 군을 헬기가 아닌 단정으로 옮기라는 지시가 내려옵니다.

[응급 : "아니, 헬기 안 옵니까? (헬기로 옮겨야지, 왜 P정(단정)으로 어떻게 옮겨?)"]

이후 A 군은 3차례 단정에 옮겨졌고, 최초 발견 이후 4시간 41분이 지난 밤 10시 5분에서야 병원에 도착합니다.

헬기로 20분이면 가능한 거리였습니다.

A군은 오후 10시 10분 사망 판정을 받습니다.

특조위는 당시 A 군이 탔던 함정에 두 차례 헬기가 내려왔지만 각각 김수현 서해지방해경청장과 김석균 해경청장이 타고 갔다고 밝혔습니다.

[박병우/특조위 세월호참사 진상규명국장 : "(다수 의료진은) 생존 가능성이 희박하긴 하나 사망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구조 즉시 병원으로 이송해서 물리적인 전문 처치를 받는 것이 가장 긴급하고 적절한 대처다(라고 대답합니다)."]

다만 특조위는 헬기 탑승이 이뤄지지 않은 구체적인 경위와 지시자, 또 다른 헬기의 가용 여부 등은 추가 조사가 필요하고 범죄 혐의가 발견되면 수사 요청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오대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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