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고지만 산 속에, 트럭은 도심 점령

입력 2003.04.28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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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도심 주택가가 밤만 되면 화물차들의 불법 주차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지정 차고지를 놔두고 왜 이렇게 도심에 불법주차하고 있는지 그 실태와 함께 이석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의 한 주택가 도로 양쪽으로 육중한 트럭들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대부분 덤프트럭들로 불법으로 밤샘주차를 하는 차들입니다.
⊙화물차 기사 주차장까지 갈 수가 없어요. 경기도에 있는데 물건 싣고 거기까지 갈 수 있어요?
⊙기자: 이 트럭이 주차하도록 지자체에 신고한 지정 차고지는 경기도 포천에 있습니다.
150여 대가 여기에 밤시간 동안 차를 세우겠다고 등록했지만 주차된 차량은 단 한 대도 없습니다.
모두 여기까지 오지 않고 서울의 주택가 등지를 점령하고 있는 것입니다.
⊙박노일(서울 대림동): 화물차들이 주택가나 상가 앞에까지 침범하니까 주민들이 주차할 데도 마땅치 않고 여러 가지로 불편한 점이 많습니다.
⊙기자: 지정 차고지는 화물 트럭들의 도심 불법 주차를 막기 위해 도입되었지만 실제로는 신고용으로만 악용되고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아예 산속에 지어둔 차고지도 있습니다.
이곳은 300여 대를 주차할 수 있지만 언제나 텅 비어 있습니다.
이 차고지는 현재 40여 개 화물운송업체가 지정 차고지로 등록한 상태이지만 이렇게 사용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화물업체들은 지정 차고지가 없으면 화물업 등록이 안 되다 보니 땅값이 싼 곳을 찾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 보니 서울에서 서너 시간씩 걸려 이용할 엄두를 낼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병희(경기 포천군청 지역경제과): 거리상 안 맞으니까 기름값 문제, 시간문제, 이게 다 안 맞는 거죠.
맞을 수가 없죠.
⊙기자: 이렇게 편법으로 만들어진 지정 차고지는 전국적으로 600여만제곱미터, 여의도 공원의 30여 배에 이릅니다.
무조건 지정차고지를 만들도록 하고 장소는 화물업체 소재지의 인접 지역까지 허용한 것이 허점이었습니다.
⊙건교부 화물운송과 관계자: 화물차고지를 시내에다 설치하려면 돈이 많이 들어서 할 수 없잖아요, 사실적으로.
⊙기자: 당국은 화물트럭들의 불법 주정자 단속을 최근 강화하고 있지만 차고지 이용은 늘지 않고 있습니다.
너무 먼 곳에 차고지를 허용한 결과입니다.
KBS뉴스 이석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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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고지만 산 속에, 트럭은 도심 점령
    • 입력 2003-04-28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도심 주택가가 밤만 되면 화물차들의 불법 주차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지정 차고지를 놔두고 왜 이렇게 도심에 불법주차하고 있는지 그 실태와 함께 이석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의 한 주택가 도로 양쪽으로 육중한 트럭들이 줄지어 서 있습니다. 대부분 덤프트럭들로 불법으로 밤샘주차를 하는 차들입니다. ⊙화물차 기사 주차장까지 갈 수가 없어요. 경기도에 있는데 물건 싣고 거기까지 갈 수 있어요? ⊙기자: 이 트럭이 주차하도록 지자체에 신고한 지정 차고지는 경기도 포천에 있습니다. 150여 대가 여기에 밤시간 동안 차를 세우겠다고 등록했지만 주차된 차량은 단 한 대도 없습니다. 모두 여기까지 오지 않고 서울의 주택가 등지를 점령하고 있는 것입니다. ⊙박노일(서울 대림동): 화물차들이 주택가나 상가 앞에까지 침범하니까 주민들이 주차할 데도 마땅치 않고 여러 가지로 불편한 점이 많습니다. ⊙기자: 지정 차고지는 화물 트럭들의 도심 불법 주차를 막기 위해 도입되었지만 실제로는 신고용으로만 악용되고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아예 산속에 지어둔 차고지도 있습니다. 이곳은 300여 대를 주차할 수 있지만 언제나 텅 비어 있습니다. 이 차고지는 현재 40여 개 화물운송업체가 지정 차고지로 등록한 상태이지만 이렇게 사용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화물업체들은 지정 차고지가 없으면 화물업 등록이 안 되다 보니 땅값이 싼 곳을 찾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 보니 서울에서 서너 시간씩 걸려 이용할 엄두를 낼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병희(경기 포천군청 지역경제과): 거리상 안 맞으니까 기름값 문제, 시간문제, 이게 다 안 맞는 거죠. 맞을 수가 없죠. ⊙기자: 이렇게 편법으로 만들어진 지정 차고지는 전국적으로 600여만제곱미터, 여의도 공원의 30여 배에 이릅니다. 무조건 지정차고지를 만들도록 하고 장소는 화물업체 소재지의 인접 지역까지 허용한 것이 허점이었습니다. ⊙건교부 화물운송과 관계자: 화물차고지를 시내에다 설치하려면 돈이 많이 들어서 할 수 없잖아요, 사실적으로. ⊙기자: 당국은 화물트럭들의 불법 주정자 단속을 최근 강화하고 있지만 차고지 이용은 늘지 않고 있습니다. 너무 먼 곳에 차고지를 허용한 결과입니다. KBS뉴스 이석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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