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힘빼고 자연스럽게’…방송원 세대교체

입력 2020.01.11 (08:07) 수정 2020.01.11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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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나테이너’ 라는 단어 한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연예인 못지않은 재능과 인기를 가진 아나운서들을 일컫는 말인데요.

다소 딱딱하게 느껴지던 북한 방송 매체가 이 같은 아나테이너들을 내세워 멀어진 대중성을 확보하려는 모양샙니다.

리춘희로 대표되던 북한 아나운서에도 세대교체가 일어나는 분위기인데요,

이번주 〈클로즈업 북한〉, 재능과 인기를 겸비한 북한 방송원들을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12월 31일 새해맞이 공연이 열린 북한 김일성 광장.

인파 속 한 남성이 등장한다.

[북한 모란봉 편집사 방송원 : "시청자 여러분 우리 평양 모란봉 편집사에서는 0시를 기준점으로 해서 2019년 마감 시간과 2020년 첫 시간 현장취재를 바로 여기 나랏길 시작점이 있는 김일성 광장에서 하게 됩니다."]

북한 인터넷 선전매체의 방송원인 이 남성은 현장 곳곳의 분위기를 전하며 북한 주민들의 자연스러운 인터뷰를 이끌어 냈다.

[북한 모란봉 편집사 방송원 : "여러분 새해 2020년까지는 이제 한 시간 남짓하게 남았습니다. 새해의 한 초 한 초 다가올수록 여기 모인 관람자들의 소감이 류다를(남다를)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럼 그들의 소감을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십니까."]

["오늘 이 자리에서 우리 모두가 다 같이 새해를 맞이하게 된다고 생각하니 정말 꿈만 같습니다. 새해에 모든 일이 더 잘되길 바랍니다."]

["온 가족이 함께 설 명절 축하공연 보러 나왔습니다."]

["어머니하고 공연 보러 나왔습니다."]

연출되고 정제된 느낌이 강했던 기존 방송과는 달리 현장감을 부각시키려는 북한 매체의 모습.

그리고 바로 그 선두에 북한 방송원들이 있다.

젊은 지도자, 김정은 위원장의 등장과 함께 북한 방송매체에도 상당한 변화가 일었다.

가장 눈에 띈 것은 외형적인 변화였다.

대형 디지털 화면이 배치된 화려한 스튜디오.

정지된 사진 앞에서 진행하던 과거 모습과 비교하면 상당히 큰 변화였다.

동영상이나 그래픽이 담긴 화면도 등장했고, 2017년 12월부터는 모든 영상을 HD로 송출하며 방송 형식도 국제적 기준에 한 발 더 다가섰다.

그리고 이러한 기술적 변화가 북한방송의 내용적 변화까지 이끌어 냈다는 분석이다.

[전영선/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 : "2016년부터 시작해서 영화에서도 동시녹음이 가능해졌고 그다음 다양한 카메라들이 등장을 하면서 현장감을 살리는 트렌드가 전체적으로 가기 시작을 했었고 방송 프로그램도 보면 예전처럼 짜여진 각본이라기보다는 현장에서 즉석으로 질문도 하고 대답도 하고 이런 다양한 변화들이 일종의 트렌드로 진행이 되고 있다라고 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실제 최근 몇 년 간 북한 방송의 연출기법은 눈에 띄게 달라졌다.

기성 아나운서들이 스튜디오에서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보도 형식을 탈피해 다양한 시도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현장감을 살린 야외 프로그램의 확대다.

[리 성/조선중앙TV 방송원 : "여기가 바로 평양에서 600여리 떨어진 평안북도 창선군입니다."]

수확철을 맞아 지역 특산물을 소개하기 위해 산골마을을 찾은 방송원. 지역 주민들과 함께 산을 오르며고군분투 하는 모습이 방송 화면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다래 줄기, 머루 줄기 비슷한 거 같은데 뭐 어떻게 갈라봅니까?) 다래 줄기는 굵고 매끈하고 머루 줄기는 가늘면서도 거칠거칠합니다."]

주민 인터뷰도 즉석에서 가감 없이 진행됐고,

["야, 머루다!"]

방송원의 현장음도 자연스럽게 노출됐다. 그러다 보니 현장의 상황 전반을 이끌어 나가는 것도 방송원의 역할이 되고 있다.

["황금산을 소개하고자 왔습니다."]

단순히 프로그램 취재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그 대상에 밀접하게 다가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 집에서 만든 다래 단물입니다. 한번 맛보십시오."]

방송원들이 지역주민들과 음식을 함께 먹는 모습은 북한에서도 자연스러운 현상이 됐다.

[전영선/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 : "방송원들도 보면 예전에 서가지고 하던 방송에서 많이 탈피가 되지 않았습니까? 직접 몸을 움직이기도 하고 체험도 해보고 현장에서 같이 캐보기도 하고 팔을 걷고 들어가기도 하고 이런 모습들이 오히려 많은 부분들에 있어서 생생함을 주고 개인적인 역량들이 방송 역량들이 자연스럽게 구분이 되는 환경으로 가고 있고요."]

방송원들의 프로그램 내 비중이 커지면서 자신만의 개성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방송원들도 늘고 있다.

그중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이는 방송원 김성광이다.

뉴스 보도 에서 보여주는 날카로운 이미지와는 달리 그는 누구보다 친근하게 주민들에게 다가가는 모습이다.

[김성광/조선중앙TV 방송원 : "안녕하십니까. (풍산개)품평회를 앞두고 뱃심 있게 산보 나왔구먼요?"]

["네 우리 방울이도 내일 품평회에 나가려고 미리 몸을 좀 놀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하하 그래요."]

그러다 보니 주민들 역시 김성광 방송원의 방문을 반기는 분위기다.

["방송원 동지 들어가서 이야기 하시죠."]

[김성광/조선중앙TV 방송원 : "이거 뭐 날씨도 좋은데 이왕이면 밖에서 이야기를 좀 들어 봅시다."]

["자리 다 폈는데 앉아서 이야기 합시다. (네, 고맙습니다)"]

어느 현장에 가더라도 친화적인 분위기를 이끌어 내는 것이 그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자 이거 한 알씩 깎으면서 이야기 하십시오 (네, 고맙습니다. 앉으십시오.)."]

이런 김성광의 이미지 구축에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북한 방송 프로그램 ‘병사의 고향소식’ 이다.

과거 현장 촬영과 가족인터뷰 위주의 단순했던 구성에서 함께 여행을 다니는 형식으로 변모할 당시 김성광의 활약이 컸던 것.

[북한 농장원 : "방송원 동지, 이렇게 감자밭 옆에 척 앉아서 감자구이를 해 보신 적이 있습니까?"]

[김성광/조선중앙TV 방송원 : "나도 양강도 대홍단, 또 장진 부전에서 감자구이가 특산이라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이렇게 직접 장진 땅에 와서 또 감자밭 옆에서 해보긴 처음인 것 같습니다."]

이후 김성광은 각종 야외 방송은 물론 축하공연, 특집프로그램에서 맹활약 중이다.

[최효성/조선중앙TV 방송원 : "오늘 이 시간엔 여기 중앙동물원에서 세계 여러 나라 동물들의 생존방식에 대해서 보기로 합시다."]

넘치는 끼와 재능, 자연스러운 진행으로 어떤 프로그램에서도 웃음을 선사하고 있는 최효성도 북한의 대표 아나테이너다.

["네 좀 봐도 괜찮겠습니까?"]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십니까!"]

[최효성/조선중앙TV 방송원 : "이런 종의 새들은 근 800여개의 단어를 흉내 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합니다."]

서글서글한 인상, 재치 있는 입담을 자랑하는 최효성의 경우 남녀 노소를 가리지 않고 인지도가 높은 편이다.

["할머니 정정하십니다. (네~ 그런데 나 텔레비전에서 많이 본 손님입니다. )"]

2018년 4월, 남북평화협력기원 평양공연에선 북측 진행자로 나서면서 우리나라 대중들에게도 얼굴을 알렸다.

[최효성/남북평화협력기원 평양공연 북측 진행자 : "서현 가수, 제가 알기에는 지난 동평양대극장에서의 첫 공연 때 서현가수가 우리노래 푸른버드나무를 잘 불러서 우리 평양시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 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자 여러분, 우리 남녘의 예술인들을 다시 한 번 열렬히 환영합시다!"]

여자 방송원 중에는 리인희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리인희/조선중앙TV 방송원 : "이야 정말 하나같이 크고 실한 감자들이 지금 콘베어에 실려서 저장고로 운반되고 있습니다."]

각종 생산 현장을 주로 찾는 리인희는 특유의 생동감 있는 체험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박수 치면 고기들이 온단 말입니다. 방송원 동지도 한번 쳐보십시오. (어, 박수를요?)"]

[문진혁/조선중앙TV 방송원 : "예로부터 이 차는 신선의 음료로써 신성시 되어 왔으며 또 만병통치약으로써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그 외 젊은 방송인들의 활약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교양 프로그램은 물론 예능, 방송축하 무대까지 섭렵하고 있는 방송원 문진혁.

[김윤구/조선중앙TV 방송원 : "올해도 전력 생산에서 새로운 비약을 일으킬 결의를 안고 지금 새해 첫 진군 길에 오르고 있습니다."]

분위기에 맞게 의상까지 환복하고 현장을 누비는 김윤구.

[리은미/조선중앙TV 방송원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 우리는 여기 텔레비전 민족요리 경연식당에서 제15차 각도특산요리경연 내륙지국경연을 시작하게 됩니다."]

다정하고 친근한 이미지로 대중들에게 다가서고 있는 리은미와, 각종 상식과 과학 프로그램 등에서 매끄러운 진행 솜씨를 선보이고 있는 강일심이 대표적인 젊은 방송인이다.

이 같은 젊은 방송원들의 활동은 북한 방송을 보다 참신하고 대중적인 변화로 이끌거란 분석이다.

그 변화가 곧 북한의 새로운 선전 선동의 방식이라는 것이다.

[이주철/북한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 : "북한 방송의 목적은 최고 권력자에 대한 선전 우상화가 가장 큰 목적이죠. 그렇지만 북한 주민들을 방송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재미있는 프로그램 대중적인 프로그램 오락적인 요소가 많은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앞으로도 체제 우상화와 더불어서 오락성을 강화하는 이런 노력이 병행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지난 1월 5일 방송된 조선중앙TV의 만리마 속도전 특집 프로그램. 공개 방송 형태의 이 프로그램에서 방송원은 무대에 오른 출연자들을 상대로 웃음과 눈물을 선사했다.

[리현주/조선중앙TV 방송원 : "듣고 보니까 뭐 남편동지가 더 적극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방송원 동지 비지찌개 맛있게 끓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십니까?) 아 글쎄...제가 부엌일을 아직 많이 못해 보다 보니까 비지 끓이는 법은 모릅니다."]

실질적인 내용은 체제 선전과 북한정권의 정치적 방향을 담고 있지만 방송원의 활약으로 그 접근방법은 더욱 대중적으로 변모 하고 있는 것이다.

[전영선/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 : "총론적인 것 기본적인 틀거리는 변화되지 않을 거예요. 그러나 그것을 어떻게 전달하는가에 대한 부분들은 상당히 많이 달라졌고요. 저는 이 방향으로 계속적으로 갈 거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가능하면 다양한 또는 가장 최근의 소식들을 빨리빨리 전달해줄려고 하는 이 트렌드는 계속될 걸로 예상이 됩니다."]

현장을 누비고, 대중친화적인 모습으로 변신하고 있는 북한의 방송원들.

젊은 얼굴, 생생한 현장성으로 2020년에는 또 어떠한 변화를 보여 줄지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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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로즈업 북한] ‘힘빼고 자연스럽게’…방송원 세대교체
    • 입력 2020-01-11 08:14:53
    • 수정2020-01-11 08:48:04
    남북의 창
[앵커]

‘아나테이너’ 라는 단어 한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연예인 못지않은 재능과 인기를 가진 아나운서들을 일컫는 말인데요.

다소 딱딱하게 느껴지던 북한 방송 매체가 이 같은 아나테이너들을 내세워 멀어진 대중성을 확보하려는 모양샙니다.

리춘희로 대표되던 북한 아나운서에도 세대교체가 일어나는 분위기인데요,

이번주 〈클로즈업 북한〉, 재능과 인기를 겸비한 북한 방송원들을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12월 31일 새해맞이 공연이 열린 북한 김일성 광장.

인파 속 한 남성이 등장한다.

[북한 모란봉 편집사 방송원 : "시청자 여러분 우리 평양 모란봉 편집사에서는 0시를 기준점으로 해서 2019년 마감 시간과 2020년 첫 시간 현장취재를 바로 여기 나랏길 시작점이 있는 김일성 광장에서 하게 됩니다."]

북한 인터넷 선전매체의 방송원인 이 남성은 현장 곳곳의 분위기를 전하며 북한 주민들의 자연스러운 인터뷰를 이끌어 냈다.

[북한 모란봉 편집사 방송원 : "여러분 새해 2020년까지는 이제 한 시간 남짓하게 남았습니다. 새해의 한 초 한 초 다가올수록 여기 모인 관람자들의 소감이 류다를(남다를)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럼 그들의 소감을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십니까."]

["오늘 이 자리에서 우리 모두가 다 같이 새해를 맞이하게 된다고 생각하니 정말 꿈만 같습니다. 새해에 모든 일이 더 잘되길 바랍니다."]

["온 가족이 함께 설 명절 축하공연 보러 나왔습니다."]

["어머니하고 공연 보러 나왔습니다."]

연출되고 정제된 느낌이 강했던 기존 방송과는 달리 현장감을 부각시키려는 북한 매체의 모습.

그리고 바로 그 선두에 북한 방송원들이 있다.

젊은 지도자, 김정은 위원장의 등장과 함께 북한 방송매체에도 상당한 변화가 일었다.

가장 눈에 띈 것은 외형적인 변화였다.

대형 디지털 화면이 배치된 화려한 스튜디오.

정지된 사진 앞에서 진행하던 과거 모습과 비교하면 상당히 큰 변화였다.

동영상이나 그래픽이 담긴 화면도 등장했고, 2017년 12월부터는 모든 영상을 HD로 송출하며 방송 형식도 국제적 기준에 한 발 더 다가섰다.

그리고 이러한 기술적 변화가 북한방송의 내용적 변화까지 이끌어 냈다는 분석이다.

[전영선/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 : "2016년부터 시작해서 영화에서도 동시녹음이 가능해졌고 그다음 다양한 카메라들이 등장을 하면서 현장감을 살리는 트렌드가 전체적으로 가기 시작을 했었고 방송 프로그램도 보면 예전처럼 짜여진 각본이라기보다는 현장에서 즉석으로 질문도 하고 대답도 하고 이런 다양한 변화들이 일종의 트렌드로 진행이 되고 있다라고 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실제 최근 몇 년 간 북한 방송의 연출기법은 눈에 띄게 달라졌다.

기성 아나운서들이 스튜디오에서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보도 형식을 탈피해 다양한 시도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현장감을 살린 야외 프로그램의 확대다.

[리 성/조선중앙TV 방송원 : "여기가 바로 평양에서 600여리 떨어진 평안북도 창선군입니다."]

수확철을 맞아 지역 특산물을 소개하기 위해 산골마을을 찾은 방송원. 지역 주민들과 함께 산을 오르며고군분투 하는 모습이 방송 화면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다래 줄기, 머루 줄기 비슷한 거 같은데 뭐 어떻게 갈라봅니까?) 다래 줄기는 굵고 매끈하고 머루 줄기는 가늘면서도 거칠거칠합니다."]

주민 인터뷰도 즉석에서 가감 없이 진행됐고,

["야, 머루다!"]

방송원의 현장음도 자연스럽게 노출됐다. 그러다 보니 현장의 상황 전반을 이끌어 나가는 것도 방송원의 역할이 되고 있다.

["황금산을 소개하고자 왔습니다."]

단순히 프로그램 취재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그 대상에 밀접하게 다가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 집에서 만든 다래 단물입니다. 한번 맛보십시오."]

방송원들이 지역주민들과 음식을 함께 먹는 모습은 북한에서도 자연스러운 현상이 됐다.

[전영선/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 : "방송원들도 보면 예전에 서가지고 하던 방송에서 많이 탈피가 되지 않았습니까? 직접 몸을 움직이기도 하고 체험도 해보고 현장에서 같이 캐보기도 하고 팔을 걷고 들어가기도 하고 이런 모습들이 오히려 많은 부분들에 있어서 생생함을 주고 개인적인 역량들이 방송 역량들이 자연스럽게 구분이 되는 환경으로 가고 있고요."]

방송원들의 프로그램 내 비중이 커지면서 자신만의 개성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방송원들도 늘고 있다.

그중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이는 방송원 김성광이다.

뉴스 보도 에서 보여주는 날카로운 이미지와는 달리 그는 누구보다 친근하게 주민들에게 다가가는 모습이다.

[김성광/조선중앙TV 방송원 : "안녕하십니까. (풍산개)품평회를 앞두고 뱃심 있게 산보 나왔구먼요?"]

["네 우리 방울이도 내일 품평회에 나가려고 미리 몸을 좀 놀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하하 그래요."]

그러다 보니 주민들 역시 김성광 방송원의 방문을 반기는 분위기다.

["방송원 동지 들어가서 이야기 하시죠."]

[김성광/조선중앙TV 방송원 : "이거 뭐 날씨도 좋은데 이왕이면 밖에서 이야기를 좀 들어 봅시다."]

["자리 다 폈는데 앉아서 이야기 합시다. (네, 고맙습니다)"]

어느 현장에 가더라도 친화적인 분위기를 이끌어 내는 것이 그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자 이거 한 알씩 깎으면서 이야기 하십시오 (네, 고맙습니다. 앉으십시오.)."]

이런 김성광의 이미지 구축에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북한 방송 프로그램 ‘병사의 고향소식’ 이다.

과거 현장 촬영과 가족인터뷰 위주의 단순했던 구성에서 함께 여행을 다니는 형식으로 변모할 당시 김성광의 활약이 컸던 것.

[북한 농장원 : "방송원 동지, 이렇게 감자밭 옆에 척 앉아서 감자구이를 해 보신 적이 있습니까?"]

[김성광/조선중앙TV 방송원 : "나도 양강도 대홍단, 또 장진 부전에서 감자구이가 특산이라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이렇게 직접 장진 땅에 와서 또 감자밭 옆에서 해보긴 처음인 것 같습니다."]

이후 김성광은 각종 야외 방송은 물론 축하공연, 특집프로그램에서 맹활약 중이다.

[최효성/조선중앙TV 방송원 : "오늘 이 시간엔 여기 중앙동물원에서 세계 여러 나라 동물들의 생존방식에 대해서 보기로 합시다."]

넘치는 끼와 재능, 자연스러운 진행으로 어떤 프로그램에서도 웃음을 선사하고 있는 최효성도 북한의 대표 아나테이너다.

["네 좀 봐도 괜찮겠습니까?"]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십니까!"]

[최효성/조선중앙TV 방송원 : "이런 종의 새들은 근 800여개의 단어를 흉내 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합니다."]

서글서글한 인상, 재치 있는 입담을 자랑하는 최효성의 경우 남녀 노소를 가리지 않고 인지도가 높은 편이다.

["할머니 정정하십니다. (네~ 그런데 나 텔레비전에서 많이 본 손님입니다. )"]

2018년 4월, 남북평화협력기원 평양공연에선 북측 진행자로 나서면서 우리나라 대중들에게도 얼굴을 알렸다.

[최효성/남북평화협력기원 평양공연 북측 진행자 : "서현 가수, 제가 알기에는 지난 동평양대극장에서의 첫 공연 때 서현가수가 우리노래 푸른버드나무를 잘 불러서 우리 평양시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 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자 여러분, 우리 남녘의 예술인들을 다시 한 번 열렬히 환영합시다!"]

여자 방송원 중에는 리인희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리인희/조선중앙TV 방송원 : "이야 정말 하나같이 크고 실한 감자들이 지금 콘베어에 실려서 저장고로 운반되고 있습니다."]

각종 생산 현장을 주로 찾는 리인희는 특유의 생동감 있는 체험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박수 치면 고기들이 온단 말입니다. 방송원 동지도 한번 쳐보십시오. (어, 박수를요?)"]

[문진혁/조선중앙TV 방송원 : "예로부터 이 차는 신선의 음료로써 신성시 되어 왔으며 또 만병통치약으로써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그 외 젊은 방송인들의 활약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교양 프로그램은 물론 예능, 방송축하 무대까지 섭렵하고 있는 방송원 문진혁.

[김윤구/조선중앙TV 방송원 : "올해도 전력 생산에서 새로운 비약을 일으킬 결의를 안고 지금 새해 첫 진군 길에 오르고 있습니다."]

분위기에 맞게 의상까지 환복하고 현장을 누비는 김윤구.

[리은미/조선중앙TV 방송원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 우리는 여기 텔레비전 민족요리 경연식당에서 제15차 각도특산요리경연 내륙지국경연을 시작하게 됩니다."]

다정하고 친근한 이미지로 대중들에게 다가서고 있는 리은미와, 각종 상식과 과학 프로그램 등에서 매끄러운 진행 솜씨를 선보이고 있는 강일심이 대표적인 젊은 방송인이다.

이 같은 젊은 방송원들의 활동은 북한 방송을 보다 참신하고 대중적인 변화로 이끌거란 분석이다.

그 변화가 곧 북한의 새로운 선전 선동의 방식이라는 것이다.

[이주철/북한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 : "북한 방송의 목적은 최고 권력자에 대한 선전 우상화가 가장 큰 목적이죠. 그렇지만 북한 주민들을 방송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재미있는 프로그램 대중적인 프로그램 오락적인 요소가 많은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앞으로도 체제 우상화와 더불어서 오락성을 강화하는 이런 노력이 병행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지난 1월 5일 방송된 조선중앙TV의 만리마 속도전 특집 프로그램. 공개 방송 형태의 이 프로그램에서 방송원은 무대에 오른 출연자들을 상대로 웃음과 눈물을 선사했다.

[리현주/조선중앙TV 방송원 : "듣고 보니까 뭐 남편동지가 더 적극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방송원 동지 비지찌개 맛있게 끓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십니까?) 아 글쎄...제가 부엌일을 아직 많이 못해 보다 보니까 비지 끓이는 법은 모릅니다."]

실질적인 내용은 체제 선전과 북한정권의 정치적 방향을 담고 있지만 방송원의 활약으로 그 접근방법은 더욱 대중적으로 변모 하고 있는 것이다.

[전영선/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 : "총론적인 것 기본적인 틀거리는 변화되지 않을 거예요. 그러나 그것을 어떻게 전달하는가에 대한 부분들은 상당히 많이 달라졌고요. 저는 이 방향으로 계속적으로 갈 거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가능하면 다양한 또는 가장 최근의 소식들을 빨리빨리 전달해줄려고 하는 이 트렌드는 계속될 걸로 예상이 됩니다."]

현장을 누비고, 대중친화적인 모습으로 변신하고 있는 북한의 방송원들.

젊은 얼굴, 생생한 현장성으로 2020년에는 또 어떠한 변화를 보여 줄지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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