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인사이드] 대기오염에 몸살 앓는 발칸반도

입력 2020.01.21 (20:33) 수정 2020.01.21 (20:5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최규연 캐스터, 오늘은 어떤 내용 준비하셨나요?

[답변]

네, 오늘은 전 세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 대기오염 문제에 대해 짚어보려고 합니다.

대기오염하면 인도나 중국, 혹은 산불로 인해 대기질지수가 악화된 호주를 떠올리시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최근에는 유럽 남동부 발칸반도에서도 심각한 수준의 대기오염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먼저 지난 15일 세르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입니다.

스모그가 자욱하게 깔려있어 앞이 잘 보이지 않죠?

[모지카 부조비치/베오그라드 주민 : "인류가 걱정됩니다. (대기오염은) 좋지 않아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상황도 마찬가집니다.

지난 15일 수도 사라예보는 희뿌연 스모그에 완전히 잠겨 버렸습니다.

송신탑을 제외하고는 아예 건물 자체가 보이지 않을 정도인데요.

탁한 공기에 주민들이 호흡곤란 등의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사라예보 주민 : "숨을 거의 쉴 수 없어요. 심장과 폐 질환을 앓는 환자들에게는 호흡이 더 어려워요. 목도리를 두르고도 길을 걸을 수 없을 때가 있을 정도로 숨이 막힙니다."]

대기오염에서 벗어나고자 급기야 인근 스키 리조트로 떠나는 시민들도 생겨났는데요.

지난 몇 주간 사라예보의 미세먼지(PM10) 농도는 유럽연합 안전 기준치보다 최소 2배에서 최대 8배까지 올랐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가 보도했습니다.

이런 심각한 대기오염 현상은 이들 국가 외에도 북마케도니아, 몬테네그로 등 이웃 나라들에서도 똑같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금 보시는 건 전 세계 대기질 현황을 감시하는 사이트입니다.

우리 시간으로 오늘 오전 11시에도 세르비아, 보스니아, 북마케도니아 등 일부 발칸반도 국가의 대기질 지수가 좋지 않은 걸 알 수 있습니다.

[앵커]

발칸반도의 대기오염 문제, 심각해진 이유가 있을까요?

[답변]

화력발전소와 자동차들이 내뿜는 유해 물질이 증가하면서 대기오염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기 시작했는데요.

무엇보다 발칸반도 국가에 아직도 장작을 태워 난방하는 집들이 많고, 겨울에 석탄에 의존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합니다.

최근 발표된 유엔환경계획 보고서에 따르면 19개 서부 발칸 지역 주민 60% 이상이 난방을 위해 석탄과 장작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일까요. 이 지역 주민들의 조기 사망 원인 20%가 대기오염 때문이라고 하고요.

대기오염으로 인해 서부 발칸 주민의 수명이 1.3년 단축됐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습니다.

특히 올겨울은 상공의 대기오염 물질을 날려 보내는 남동풍이 잘 불지 않아 대기가 정체돼 대기오염 정도가 훨씬 심해졌습니다.

짙은 안개가 많이 끼는 것도 대기오염 문제가 심각해진 요인이라고 했고요.

지리적인 특성도 있습니다.

사라예보의 경우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깊은 계곡에 있어 대기 순환이 되지 않아 먼지들이 계속 머무르게 되는 겁니다.

[앵커]

대기오염 문제 해결을 위한 각국의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이는데요.

[답변]

일단 보스니아 사라예보 당국은 지난주 비상대책을 마련해 시민들에게 경유차 운행을 중단하고 난방을 위한 석탄과 나무 사용을 금지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세르비아 정부도 야외 활동을 하지 말 것을 경고했고, 지난 16일에는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자율적 휴원과 휴교를 지시했지만 언론과 시민단체 등은 때늦은 대응이라며 비난을 쏟아냈습니다.

세르비아 일간 블릭은 "세르비아는 숨이 막힐 지경인데, 환경부 장관을 본 사람이 있는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어 당국을 꼬집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각국 정부들이 대기오염 사태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자 분노한 시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왔습니다.

지금 보시는 건 지난 20일 보스니아 사라예보에서 열린 시위 모습입니다.

환경 운동가들과 시민들은 "깨끗한 공기는 인간의 권리"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정부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아네스 포디치/환경운동가 : "사라예보는 지난 8일간 베이징보다 대기오염이 심했습니다. 당국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합니다."]

보스니아에서 가장 심각한 대기오염을 겪는 투즐라 시에서도 항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시위를 조직한 시민단체는 정부가 적절한 대응책을 내놓을 때까지 시위를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시위에 참여하는 발칸 지역 시민들은 정부가 효율적인 지역난방 시스템을 구축해 석탄과 나무 사용을 줄이게끔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유엔도 각국 정부가 '깨끗한 에너지'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산업 배출과 발전소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앵커]

네, 최규연 캐스터 잘 들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글로벌24 인사이드] 대기오염에 몸살 앓는 발칸반도
    • 입력 2020-01-21 20:33:36
    • 수정2020-01-21 20:55:38
    글로벌24
[앵커]

최규연 캐스터, 오늘은 어떤 내용 준비하셨나요?

[답변]

네, 오늘은 전 세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는 대기오염 문제에 대해 짚어보려고 합니다.

대기오염하면 인도나 중국, 혹은 산불로 인해 대기질지수가 악화된 호주를 떠올리시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최근에는 유럽 남동부 발칸반도에서도 심각한 수준의 대기오염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먼저 지난 15일 세르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입니다.

스모그가 자욱하게 깔려있어 앞이 잘 보이지 않죠?

[모지카 부조비치/베오그라드 주민 : "인류가 걱정됩니다. (대기오염은) 좋지 않아요."]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상황도 마찬가집니다.

지난 15일 수도 사라예보는 희뿌연 스모그에 완전히 잠겨 버렸습니다.

송신탑을 제외하고는 아예 건물 자체가 보이지 않을 정도인데요.

탁한 공기에 주민들이 호흡곤란 등의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사라예보 주민 : "숨을 거의 쉴 수 없어요. 심장과 폐 질환을 앓는 환자들에게는 호흡이 더 어려워요. 목도리를 두르고도 길을 걸을 수 없을 때가 있을 정도로 숨이 막힙니다."]

대기오염에서 벗어나고자 급기야 인근 스키 리조트로 떠나는 시민들도 생겨났는데요.

지난 몇 주간 사라예보의 미세먼지(PM10) 농도는 유럽연합 안전 기준치보다 최소 2배에서 최대 8배까지 올랐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가 보도했습니다.

이런 심각한 대기오염 현상은 이들 국가 외에도 북마케도니아, 몬테네그로 등 이웃 나라들에서도 똑같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금 보시는 건 전 세계 대기질 현황을 감시하는 사이트입니다.

우리 시간으로 오늘 오전 11시에도 세르비아, 보스니아, 북마케도니아 등 일부 발칸반도 국가의 대기질 지수가 좋지 않은 걸 알 수 있습니다.

[앵커]

발칸반도의 대기오염 문제, 심각해진 이유가 있을까요?

[답변]

화력발전소와 자동차들이 내뿜는 유해 물질이 증가하면서 대기오염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기 시작했는데요.

무엇보다 발칸반도 국가에 아직도 장작을 태워 난방하는 집들이 많고, 겨울에 석탄에 의존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합니다.

최근 발표된 유엔환경계획 보고서에 따르면 19개 서부 발칸 지역 주민 60% 이상이 난방을 위해 석탄과 장작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일까요. 이 지역 주민들의 조기 사망 원인 20%가 대기오염 때문이라고 하고요.

대기오염으로 인해 서부 발칸 주민의 수명이 1.3년 단축됐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습니다.

특히 올겨울은 상공의 대기오염 물질을 날려 보내는 남동풍이 잘 불지 않아 대기가 정체돼 대기오염 정도가 훨씬 심해졌습니다.

짙은 안개가 많이 끼는 것도 대기오염 문제가 심각해진 요인이라고 했고요.

지리적인 특성도 있습니다.

사라예보의 경우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깊은 계곡에 있어 대기 순환이 되지 않아 먼지들이 계속 머무르게 되는 겁니다.

[앵커]

대기오염 문제 해결을 위한 각국의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이는데요.

[답변]

일단 보스니아 사라예보 당국은 지난주 비상대책을 마련해 시민들에게 경유차 운행을 중단하고 난방을 위한 석탄과 나무 사용을 금지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세르비아 정부도 야외 활동을 하지 말 것을 경고했고, 지난 16일에는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자율적 휴원과 휴교를 지시했지만 언론과 시민단체 등은 때늦은 대응이라며 비난을 쏟아냈습니다.

세르비아 일간 블릭은 "세르비아는 숨이 막힐 지경인데, 환경부 장관을 본 사람이 있는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어 당국을 꼬집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각국 정부들이 대기오염 사태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자 분노한 시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왔습니다.

지금 보시는 건 지난 20일 보스니아 사라예보에서 열린 시위 모습입니다.

환경 운동가들과 시민들은 "깨끗한 공기는 인간의 권리"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정부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아네스 포디치/환경운동가 : "사라예보는 지난 8일간 베이징보다 대기오염이 심했습니다. 당국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합니다."]

보스니아에서 가장 심각한 대기오염을 겪는 투즐라 시에서도 항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시위를 조직한 시민단체는 정부가 적절한 대응책을 내놓을 때까지 시위를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시위에 참여하는 발칸 지역 시민들은 정부가 효율적인 지역난방 시스템을 구축해 석탄과 나무 사용을 줄이게끔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유엔도 각국 정부가 '깨끗한 에너지'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산업 배출과 발전소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앵커]

네, 최규연 캐스터 잘 들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