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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신고 안 받아줘요”…유령이 된 ‘미혼부’ 자녀들
입력 2020.02.07 (21:45) 수정 2020.02.08 (09:32) 뉴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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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이가 태어나면 출생신고를 하기 마련이죠.

그래야만 국가로부터 여러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출생신고를 받아주지 않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아빠가 홀로 아이를 키우는 미혼부의 자녀들인데요.

이유가 무엇인지,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김도영 기자가 이들을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아빠와 단둘이 사는 노을이.

태어난 지 2년이 다 되도록 이름도, 생년월일도 등록 안 된 '세상에 없는 아이'입니다.

출생신고를 하고 싶어도 아빠 혼자서는 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이 엄마가 법적으로 다른 사람과 혼인한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김영환/노을이 아빠 : "주민센터에 (출생신고를) 하러 갔는데 안 된다는 거예요. 딱 보니까 애 엄마가 남편이 있는 거예요."]

출생 여부를 병원에서 쉽게 증명할 수 있는 미혼모와 달리, 미혼부의 출생신고는 까다롭습니다.

생모를 직접 찾아와야 한다는 겁니다.

세상에 나온 지 두 달이 된 다은이, 엄마는 다은이를 낳고 2주 만에 집을 떠났습니다.

[다은이 아빠/음성변조 : "(출생신고가) 안 된다는 거예요, 무조건. 직원분이랑 얘기하는데 딱 오자마자 선 긋더라고요. 안 됩니다."]

혼외자 자녀가 세상에 인정받기 위해선 몇년 동안의 기나긴 법적 싸움을 해야 합니다.

그동안은 예방접종도 못하고 양육수당도, 어린이집도 이용할 수 없습니다.

사회에서 감춰진, '유령'이나 다름 없습니다.

[김도희/변호사 : "복지라든지 사회보장 이런 것과는 다 그냥 사각지대에 밀려난 아이로 살 수 밖에 없는 거고."]

지난해 모텔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갓난아기, 3년 전 학대로 숨진 2살배기 모두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김상용/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일단 출생신고를 하고 국가 공적 차원에서 보호를 하면서 그 아이의 엄마, 아빠가 누군지를 밝히는 과정을 밟도록 순서를 바꿔야 되는 거예요."]

2015년, 엄마 없이도 미혼부가 출생신고를 할 수 있도록 한 이른바 '사랑이법'이 생겼습니다.

지금까지 이 법으로 출생신고를 신청한 사람은 500여 명.

그러나 4년이 지나도록 등록에 성공한 아이는 70명 남짓에 불과합니다.

법원은 엄마의 존재를 아예 모를 때만 출생신고를 허락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법무사/음성변조 : "사랑이법 조항이 세 가지를 다 몰라야 돼요. 그런데 (엄마) 이름은 보통 알잖아요. 그래서 기각되는 비율이 좀 있어요."]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한국의 아동인권 상황에 대해 출생등록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도영입니다.

[예고] 시사기획 창 : 나, 태어나도 될까요? (2월 8일 오후 8시 05분, KBS 1TV)
http://news.kbs.co.kr/news/view.do?ncd=4373129
  • “출생신고 안 받아줘요”…유령이 된 ‘미혼부’ 자녀들
    • 입력 2020-02-07 21:50:40
    • 수정2020-02-08 09:32:40
    뉴스 9
[앵커]

아이가 태어나면 출생신고를 하기 마련이죠.

그래야만 국가로부터 여러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출생신고를 받아주지 않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아빠가 홀로 아이를 키우는 미혼부의 자녀들인데요.

이유가 무엇인지,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김도영 기자가 이들을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아빠와 단둘이 사는 노을이.

태어난 지 2년이 다 되도록 이름도, 생년월일도 등록 안 된 '세상에 없는 아이'입니다.

출생신고를 하고 싶어도 아빠 혼자서는 할 수가 없었습니다.

아이 엄마가 법적으로 다른 사람과 혼인한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김영환/노을이 아빠 : "주민센터에 (출생신고를) 하러 갔는데 안 된다는 거예요. 딱 보니까 애 엄마가 남편이 있는 거예요."]

출생 여부를 병원에서 쉽게 증명할 수 있는 미혼모와 달리, 미혼부의 출생신고는 까다롭습니다.

생모를 직접 찾아와야 한다는 겁니다.

세상에 나온 지 두 달이 된 다은이, 엄마는 다은이를 낳고 2주 만에 집을 떠났습니다.

[다은이 아빠/음성변조 : "(출생신고가) 안 된다는 거예요, 무조건. 직원분이랑 얘기하는데 딱 오자마자 선 긋더라고요. 안 됩니다."]

혼외자 자녀가 세상에 인정받기 위해선 몇년 동안의 기나긴 법적 싸움을 해야 합니다.

그동안은 예방접종도 못하고 양육수당도, 어린이집도 이용할 수 없습니다.

사회에서 감춰진, '유령'이나 다름 없습니다.

[김도희/변호사 : "복지라든지 사회보장 이런 것과는 다 그냥 사각지대에 밀려난 아이로 살 수 밖에 없는 거고."]

지난해 모텔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갓난아기, 3년 전 학대로 숨진 2살배기 모두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김상용/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일단 출생신고를 하고 국가 공적 차원에서 보호를 하면서 그 아이의 엄마, 아빠가 누군지를 밝히는 과정을 밟도록 순서를 바꿔야 되는 거예요."]

2015년, 엄마 없이도 미혼부가 출생신고를 할 수 있도록 한 이른바 '사랑이법'이 생겼습니다.

지금까지 이 법으로 출생신고를 신청한 사람은 500여 명.

그러나 4년이 지나도록 등록에 성공한 아이는 70명 남짓에 불과합니다.

법원은 엄마의 존재를 아예 모를 때만 출생신고를 허락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법무사/음성변조 : "사랑이법 조항이 세 가지를 다 몰라야 돼요. 그런데 (엄마) 이름은 보통 알잖아요. 그래서 기각되는 비율이 좀 있어요."]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한국의 아동인권 상황에 대해 출생등록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도영입니다.

[예고] 시사기획 창 : 나, 태어나도 될까요? (2월 8일 오후 8시 05분, KBS 1TV)
http://news.kbs.co.kr/news/view.do?ncd=4373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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