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北 ‘로얄 패밀리’ 김여정 ‘말폭탄’의 의미는?
입력 2020.03.04 (19:31) 수정 2020.03.05 (10:05) 취재K
북한을 움직이는 실세 중의 실세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얘깁니다. 지난 2일 북한이 동해상에 단거리 발사체 2발을 쏘자 청와대가 즉각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안 되는 행위'라면서 훈련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는데, 김여정은 이게 '강도적인 억지 주장'이라며 지난 3일 밤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연관기사]
북한 김여정 "훈련은 자위적 행동"…청와대 강하게 비난
北 김여정 “자위적 행동에 靑 ‘유감 표명’은 억지"


북한의 이방카, 정상회담의 '씬 스틸러(scene-stealer·주연보다 돋보이는 조연)' 등 갖은 별명과 스스럼없는 행동으로 비교적 친근한 이미지를 쌓은 김여정이지만, 공식 행보 6년 만에 처음으로 내놓은 담화문은 거칠고 파격적이었습니다.

■ "저능·바보·실없는 처사"…靑 정조준한 '말 폭탄'

표현을 정제할 필요가 없는 백두혈통의 2인자답게, 김여정은 자기 감정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담화문에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라는 제목을 붙였고, 말미에는 "어떻게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 하는 짓거리 하나하나가 다 그렇게도 구체적이고 완벽하게 바보스러울까"하고 탄식했습니다.


김여정의 주장은 청와대가 북한에 대해서 이른바 '내로남불'의 이중적인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겁니다. 지난 2일 발사 훈련은 자위적 훈련일 뿐이라며, 우리는 군사훈련을 해야 하고 너희는 하면 안 된다는 "강도적인 억지 주장"은 "적반하장의 극치"라고 김여정은 비판했습니다. "이런 비논리적인 주장과 언동은 남측 전체에 대한 우리의 불신과 증오, 경멸만을 더 증폭시킬 뿐"이라고도 했습니다.

비난의 초점은 정확히 청와대에 맞췄습니다.다만 "정말 유감스럽고 실망스럽지만 대통령의 직접적인 입장 표명이 아닌 것을 그나마 다행스럽다고 해야 할 것"이라면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원색적인 표현만은 삼갔습니다.

■ '그림자 실세'에서 위상 급상승…"달라진 입지 보여줘"

사실 내용 면에서 이러한 주장은 그리 새롭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화자가 김여정이라는 점입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왜 김여정인가?'라는 질문에 "백두혈통이면서 대남특사의 경험이 있고, 특히 리만건 노동당 조직지도부장 해임 이후 대남 문제까지 관장하는 조직지도부의 실세로서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면서 단순한 대남경고로 받아들이지 말라는 메시지"라고 분석했습니다.

임을출 경남대학교 교수 역시 "사실상 북한 최고지도자 김정은의 우리 정부에 대한 최고 수준의 불만과 유감을 반영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면서, 만일 북한에 유감을 표현한 주체가 문 대통령이었다면 김정은이 직접 나섰을지도 모른다고 추측했습니다.


많은 전문가는 이번 담화가 김여정의 위상과 역할이 전과 달라졌다는 증거라고 지적합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김정은 위원장의 공개활동을 지원하는 역할을 넘어서서 이제는 자신의 입장을 대외적으로 표명할 수 있을 정도로 그의 위상과 영향력이 확대되었음을 시사한다"고 해석했습니다.

2014년 3월, 당시 20대 중반의 나이로 오빠 김정은과 함께 공개 석상에 나서며 처음으로 이름을 알렸던 김여정. 한동안 '그림자 실세'로 불리며 오빠를 밀착 보좌하는 데 그쳤지만,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 등을 수행하며 남북 협력 관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됐고, 이제는 핵심 담화를 발표할 만큼 입지를 완전히 굳혔다는 데에 의견이 모입니다.

■ 여운(?) 남긴 파격적 담화…앞으로 미칠 영향은?

북한의 '로열패밀리', 백두혈통이기에 가능했던 김여정의 담화는 마지막 문장까지 예사롭지 않습니다. "참으로 미안한 비유이지만 겁을 먹은 개가 더 요란하게 짖는다고 했다. 딱 누구처럼…". 일반적인 북한 담화문이 매우 딱딱한 어조로 쓰이는 점을 고려하면, 시나 수필처럼 줄임표(…)를 동원한 마무리는 가히 파격적입니다.

통일연구원의 홍민 북한연구실장 역시 입으로 나오는 말을 그대로 풀어쓴 듯한 화법이 특징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치밀하게 계산해 표현을 가다듬는 대신 구두 화법으로 거침없이 쓴 걸 볼 때, 김여정이 담화문 발표를 자원했을 가능성이 있다고도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이는 그리 긍정적인 조짐이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김여정을 내세웠다는 건, 문 대통령을 직접 비난하는 소위 '레드라인' 직전까지 왔다는 뜻이라는 겁니다.

홍 실장은 조심스럽게 이번 담화가 김여정의 위상 변화를 보여준다는 해석에도 다른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위상이 높아져서 나선 게 아니라, 직접 나서서 극한의 압박감을 줄 수 있는 인물이 이 이상 없어서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남측을 향해 '너무 답답하고 한심하다'는 얘기를, 가장 강렬하게 표현할 수 있는 인물은 김여정밖에 없으니까요."


정성장 센터장은 김여정 담화 속에 담겨 있는 '서운함'을 통해 북한의 미묘한 태도 변화를 감지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작년 말까지만 하더라도 북한은 미국뿐만 아니라 남한과도 대화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코로나 19 사태로 경제에 큰 타격을 입으면서, 남한에 '자주적인 입장을 갖고 남북 관계에 임하라'는 요구를 하고 있어요. 북한의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상대적으로 소홀히 했던 남한과의 협력 필요성을 새롭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남북 관계에서 '약방의 감초' 역할을 하던 김여정은 이제 훨씬 더 깊게 대남 정책에 관여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남북대화가 재개되면 직접 협상단을 이끌고 남한을 방문할지도 모릅니다. 담화문에 담긴 김여정의 진의는 무엇일까요? 여기 전문을 첨부합니다. 이 전문을 반복해 꼼꼼히 읽어봤을 청와대와 정부 당국자들이 적절한 해답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담화 전문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

불에 놀라면 부지깽이만 보아도 놀란다고 하였다.
어제 진행된 인민군 전선포병들의 화력 전투훈련에 대한 남조선 청와대의 반응이 그렇다.
우리는 그 누구를 위협하고자 훈련을 한 것이 아니다.
나라의 방위를 위해 존재하는 군대에 있어서 훈련은 주업이고 자위적 행동이다.
그런데 남쪽 청와대에서 《강한 유감》이니, 《중단요구》니 하는 소리가 들려온 것은 우리로서는 실로 의아하지 않을 수 없다.
주제넘은 실없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하기는 청와대나 국방부가 자동응답기처럼 늘 외워대던 소리이기는 하다.
남의 집에서 훈련을 하든 휴식을 하든 자기들이 무슨 상관이 있다고 할 말 못할 말 가리지 않고 내뱉는가 하는 것이다.
나는 남측도 합동군사연습을 꽤 즐기는 편으로 알고 있으며 첨단군사장비를 사 오는데도 열을 올리는 등 꼴 보기 싫은 놀음은 다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몰래몰래 끌어다 놓는 첨단전투기들이 어느 때든 우리를 치자는데 목적이 있겠지 그것들로 농약이나 뿌리자고 끌어들여 왔겠는가.
3월에 강행하려던 합동군사연습도 남조선에 창궐하는 신형코로나 바이러스가 연기시킨 것이지 그 무슨 평화나 화해와 협력에 관심도 없는 청와대 주인들의 결심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세상이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우리가 남측더러 그렇게도 하고 싶어 하는 합동군사연습놀이를 조선반도의 긴장 완화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면 청와대는 어떻게 대답해 나올지 참으로 궁금하다.
전쟁연습놀이에 그리도 열중하는 사람들이 남의 집에서 군사훈련을 하는 데 대해 가타부타하는 것은 그야말로 적반하장의 극치이다.
쥐어짜 보면 결국 자기들은 군사적으로 준비되어야 하고 우리는 군사훈련을 하지 말라는 소리인데 이런 강도적인 억지주장을 펴는 사람들을 누가 정상상대라고 대해주겠는가.
청와대의 이러한 비논리적인 주장과 언동은 개별적인 누구를 떠나 남측전체에 대한 우리의 불신과 증오, 경멸만을 더 증폭시킬 뿐이다.
우리는 군사훈련을 해야 하고 너희는 하면 안 된다는 논리에 귀착된 청와대의 비논리적이고 저능한 사고에 《강한 유감》을 표명해야 할 것은 바로 우리이다.
이 말에 기분이 몹시 상하겠지만 우리 보기에는 사실 청와대의 행태가 세 살 난 아이들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강도적이고 억지 부리기를 좋아하는 것을 보면 꼭 미국을 빼닮은 꼴이다.
동족보다 동맹을 더 중히 하며 붙어살았으니 닮아가는 것이야 당연한 일일 것이다.
우리와 맞서려면 억지를 떠나 좀 더 용감하고 정정당당하게 맞설 수는 없을까.
정말 유감스럽고 실망스럽지만 대통령의 직접적인 입장표명이 아닌 것을 그나마 다행스럽다고 해야 할 것이다.
어떻게 내뱉는 한 마디 한 마디, 하는 짓거리 하나하나가 다 그렇게도 구체적이고 완벽하게 바보스러울까.
참으로 미안한 비유이지만 겁을 먹은 개가 더 요란하게 짖는다고 했다. 딱 누구처럼…

주체 109(2020)년 3월 3일
평양
  • 北 ‘로얄 패밀리’ 김여정 ‘말폭탄’의 의미는?
    • 입력 2020-03-04 19:31:48
    • 수정2020-03-05 10:05:52
    취재K
북한을 움직이는 실세 중의 실세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얘깁니다. 지난 2일 북한이 동해상에 단거리 발사체 2발을 쏘자 청와대가 즉각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안 되는 행위'라면서 훈련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는데, 김여정은 이게 '강도적인 억지 주장'이라며 지난 3일 밤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연관기사]
북한 김여정 "훈련은 자위적 행동"…청와대 강하게 비난
北 김여정 “자위적 행동에 靑 ‘유감 표명’은 억지"


북한의 이방카, 정상회담의 '씬 스틸러(scene-stealer·주연보다 돋보이는 조연)' 등 갖은 별명과 스스럼없는 행동으로 비교적 친근한 이미지를 쌓은 김여정이지만, 공식 행보 6년 만에 처음으로 내놓은 담화문은 거칠고 파격적이었습니다.

■ "저능·바보·실없는 처사"…靑 정조준한 '말 폭탄'

표현을 정제할 필요가 없는 백두혈통의 2인자답게, 김여정은 자기 감정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담화문에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라는 제목을 붙였고, 말미에는 "어떻게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 하는 짓거리 하나하나가 다 그렇게도 구체적이고 완벽하게 바보스러울까"하고 탄식했습니다.


김여정의 주장은 청와대가 북한에 대해서 이른바 '내로남불'의 이중적인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겁니다. 지난 2일 발사 훈련은 자위적 훈련일 뿐이라며, 우리는 군사훈련을 해야 하고 너희는 하면 안 된다는 "강도적인 억지 주장"은 "적반하장의 극치"라고 김여정은 비판했습니다. "이런 비논리적인 주장과 언동은 남측 전체에 대한 우리의 불신과 증오, 경멸만을 더 증폭시킬 뿐"이라고도 했습니다.

비난의 초점은 정확히 청와대에 맞췄습니다.다만 "정말 유감스럽고 실망스럽지만 대통령의 직접적인 입장 표명이 아닌 것을 그나마 다행스럽다고 해야 할 것"이라면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원색적인 표현만은 삼갔습니다.

■ '그림자 실세'에서 위상 급상승…"달라진 입지 보여줘"

사실 내용 면에서 이러한 주장은 그리 새롭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화자가 김여정이라는 점입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왜 김여정인가?'라는 질문에 "백두혈통이면서 대남특사의 경험이 있고, 특히 리만건 노동당 조직지도부장 해임 이후 대남 문제까지 관장하는 조직지도부의 실세로서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면서 단순한 대남경고로 받아들이지 말라는 메시지"라고 분석했습니다.

임을출 경남대학교 교수 역시 "사실상 북한 최고지도자 김정은의 우리 정부에 대한 최고 수준의 불만과 유감을 반영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면서, 만일 북한에 유감을 표현한 주체가 문 대통령이었다면 김정은이 직접 나섰을지도 모른다고 추측했습니다.


많은 전문가는 이번 담화가 김여정의 위상과 역할이 전과 달라졌다는 증거라고 지적합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김정은 위원장의 공개활동을 지원하는 역할을 넘어서서 이제는 자신의 입장을 대외적으로 표명할 수 있을 정도로 그의 위상과 영향력이 확대되었음을 시사한다"고 해석했습니다.

2014년 3월, 당시 20대 중반의 나이로 오빠 김정은과 함께 공개 석상에 나서며 처음으로 이름을 알렸던 김여정. 한동안 '그림자 실세'로 불리며 오빠를 밀착 보좌하는 데 그쳤지만,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 등을 수행하며 남북 협력 관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됐고, 이제는 핵심 담화를 발표할 만큼 입지를 완전히 굳혔다는 데에 의견이 모입니다.

■ 여운(?) 남긴 파격적 담화…앞으로 미칠 영향은?

북한의 '로열패밀리', 백두혈통이기에 가능했던 김여정의 담화는 마지막 문장까지 예사롭지 않습니다. "참으로 미안한 비유이지만 겁을 먹은 개가 더 요란하게 짖는다고 했다. 딱 누구처럼…". 일반적인 북한 담화문이 매우 딱딱한 어조로 쓰이는 점을 고려하면, 시나 수필처럼 줄임표(…)를 동원한 마무리는 가히 파격적입니다.

통일연구원의 홍민 북한연구실장 역시 입으로 나오는 말을 그대로 풀어쓴 듯한 화법이 특징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치밀하게 계산해 표현을 가다듬는 대신 구두 화법으로 거침없이 쓴 걸 볼 때, 김여정이 담화문 발표를 자원했을 가능성이 있다고도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이는 그리 긍정적인 조짐이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김여정을 내세웠다는 건, 문 대통령을 직접 비난하는 소위 '레드라인' 직전까지 왔다는 뜻이라는 겁니다.

홍 실장은 조심스럽게 이번 담화가 김여정의 위상 변화를 보여준다는 해석에도 다른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위상이 높아져서 나선 게 아니라, 직접 나서서 극한의 압박감을 줄 수 있는 인물이 이 이상 없어서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남측을 향해 '너무 답답하고 한심하다'는 얘기를, 가장 강렬하게 표현할 수 있는 인물은 김여정밖에 없으니까요."


정성장 센터장은 김여정 담화 속에 담겨 있는 '서운함'을 통해 북한의 미묘한 태도 변화를 감지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작년 말까지만 하더라도 북한은 미국뿐만 아니라 남한과도 대화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는 코로나 19 사태로 경제에 큰 타격을 입으면서, 남한에 '자주적인 입장을 갖고 남북 관계에 임하라'는 요구를 하고 있어요. 북한의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상대적으로 소홀히 했던 남한과의 협력 필요성을 새롭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남북 관계에서 '약방의 감초' 역할을 하던 김여정은 이제 훨씬 더 깊게 대남 정책에 관여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남북대화가 재개되면 직접 협상단을 이끌고 남한을 방문할지도 모릅니다. 담화문에 담긴 김여정의 진의는 무엇일까요? 여기 전문을 첨부합니다. 이 전문을 반복해 꼼꼼히 읽어봤을 청와대와 정부 당국자들이 적절한 해답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담화 전문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

불에 놀라면 부지깽이만 보아도 놀란다고 하였다.
어제 진행된 인민군 전선포병들의 화력 전투훈련에 대한 남조선 청와대의 반응이 그렇다.
우리는 그 누구를 위협하고자 훈련을 한 것이 아니다.
나라의 방위를 위해 존재하는 군대에 있어서 훈련은 주업이고 자위적 행동이다.
그런데 남쪽 청와대에서 《강한 유감》이니, 《중단요구》니 하는 소리가 들려온 것은 우리로서는 실로 의아하지 않을 수 없다.
주제넘은 실없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하기는 청와대나 국방부가 자동응답기처럼 늘 외워대던 소리이기는 하다.
남의 집에서 훈련을 하든 휴식을 하든 자기들이 무슨 상관이 있다고 할 말 못할 말 가리지 않고 내뱉는가 하는 것이다.
나는 남측도 합동군사연습을 꽤 즐기는 편으로 알고 있으며 첨단군사장비를 사 오는데도 열을 올리는 등 꼴 보기 싫은 놀음은 다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몰래몰래 끌어다 놓는 첨단전투기들이 어느 때든 우리를 치자는데 목적이 있겠지 그것들로 농약이나 뿌리자고 끌어들여 왔겠는가.
3월에 강행하려던 합동군사연습도 남조선에 창궐하는 신형코로나 바이러스가 연기시킨 것이지 그 무슨 평화나 화해와 협력에 관심도 없는 청와대 주인들의 결심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세상이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우리가 남측더러 그렇게도 하고 싶어 하는 합동군사연습놀이를 조선반도의 긴장 완화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면 청와대는 어떻게 대답해 나올지 참으로 궁금하다.
전쟁연습놀이에 그리도 열중하는 사람들이 남의 집에서 군사훈련을 하는 데 대해 가타부타하는 것은 그야말로 적반하장의 극치이다.
쥐어짜 보면 결국 자기들은 군사적으로 준비되어야 하고 우리는 군사훈련을 하지 말라는 소리인데 이런 강도적인 억지주장을 펴는 사람들을 누가 정상상대라고 대해주겠는가.
청와대의 이러한 비논리적인 주장과 언동은 개별적인 누구를 떠나 남측전체에 대한 우리의 불신과 증오, 경멸만을 더 증폭시킬 뿐이다.
우리는 군사훈련을 해야 하고 너희는 하면 안 된다는 논리에 귀착된 청와대의 비논리적이고 저능한 사고에 《강한 유감》을 표명해야 할 것은 바로 우리이다.
이 말에 기분이 몹시 상하겠지만 우리 보기에는 사실 청와대의 행태가 세 살 난 아이들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강도적이고 억지 부리기를 좋아하는 것을 보면 꼭 미국을 빼닮은 꼴이다.
동족보다 동맹을 더 중히 하며 붙어살았으니 닮아가는 것이야 당연한 일일 것이다.
우리와 맞서려면 억지를 떠나 좀 더 용감하고 정정당당하게 맞설 수는 없을까.
정말 유감스럽고 실망스럽지만 대통령의 직접적인 입장표명이 아닌 것을 그나마 다행스럽다고 해야 할 것이다.
어떻게 내뱉는 한 마디 한 마디, 하는 짓거리 하나하나가 다 그렇게도 구체적이고 완벽하게 바보스러울까.
참으로 미안한 비유이지만 겁을 먹은 개가 더 요란하게 짖는다고 했다. 딱 누구처럼…

주체 109(2020)년 3월 3일
평양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