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놀란 안경점…재난지원금 어디 썼나보니

입력 2020.06.11 (08:14) 수정 2020.06.12 (10:0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재난지원금 어디에 쓰셨어요?"

요즘 자주 등장하는 이야깃거립니다.

덕분에 소고기 사 먹었네, 손주들 장난감 사줬네 등등, 그동안 내 돈 주고 먹긴 아까웠던 것들, 눈여겨 봐 왔던 물품들, 모처럼 맘 놓고 장만했단 얘기들 많이 하십니다.

[최영/서울시 강남구 : "할아버지께서 재난지원금 나오신 거로 손주한테 선물하시고 싶어 하셔서 자전거 사러 왔거든요."]

지난달 31일 기준 신용·체크카드를 통해 시중에 풀린 재난지원금은 총 5조 6763억 원인데요.

정부가 이 돈 어디에들 썼나, 사용처를 조사해 발표했습니다.

오랜 집콕 생활에 지친 탓일까요.

가장 돈이 많이 몰린 곳은 음식점이었습니다.

전체 금액의 24.8%가 여기서 소비됐습니다.

그 다음으로 많이 쓰인 곳이 마트와 식료품점인데 비율은 24.2%입니다.

이 둘의 합계가 49%니까 국민들 절반 가까이가 외식 혹은 장보기에 재난지원금을 사용한 셈입니다.

그렇다면 재난지원금으로 가장 큰 특수를 누린 업종은 어디일까.

매출액 증가율을 기준으로 따져보니, 최대 수혜 업종은 뜻밖에도 안경점이었습니다.

안경점의 경우 5월 넷째 주 매출액이 첫 주와 비교해 66%나 껑충 뛰었습니다.

재난지원금 지급 후 안경을 새로 맞춘 사람수가 눈에 띄게 증가한 것입니다.

실제로 인터넷 커뮤니티에 들어가보니 '재난지원금으로 안경 샀다', 이렇게 인증샷 찍어 올린 분 계시고요.

관련 글들도 꽤 많이 올라와 있습니다.

최근 SNS에는 어느 할아버지가 올린 댓글이 잔잔한 감동을 남겼습니다.

자신을 '70세 늙은이'라고 소개한 이 분, 내용 그대로 읽어보면요.

재난지원금을 받아 할망구 안경 맞춰줬다고 적어 놓으셨습니다.

모처럼 국거리 소고기도 한 근 사고 평소 먹고 싶었던 시루떡도 주문했다면서 은퇴한 지 오래돼 세금 한 푼 안 내고 있는데 이런 혜택을 받으니 젊은이들에게 고맙다며 마음을 표했습니다.

안경점에 이어 매출액 증가율이 높은 곳은 병원과 약국으로 나타났습니다.

병원과 약국 매출액은 63.8%가 증가했습니다.

서울 은평구 주민이라는 박모 씨(68세), “재난지원금으로 가장 목돈을 쓴 곳이 약국”이라며 “자식한테 손 벌려 사기 민망한 잇몸치료제와 비타민제 등을 몽땅 샀다”고 털어놨습니다.

적지 않은 분들이 평소에 필요했지만 구입을 차일피일 미뤘던 안경과 약품 구매에 재난지원금을 활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 다른 수혜 업종 편의점도 함박 웃음입니다.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 사이트에 재난지원금 사용이 제한되면서 편의점 매출이 크게 늘었는데요,

특히 편의점 판매 와인의 매출 상승율이 눈에 띕니다.

편의점 이마트24에 따르면 5월 1일부터 22일까지 와인(레드, 화이트) 매출은 전월 같은 기간보다 20.6% 신장했습니다.

집 안에만 있다보니 혼자 홀짝홀짝 술 마시는 일명 홈술족이 크게 늘어난데다 긴급재난지원금이 들어오니 이 참에 맥주 말고 와인 한 번 먹어봐? 하는 분들도 많았을 듯 합니다.

내 주머니에서 돈 나갈 때는 한 푼이라도 싼 것을 사려는 심리가 작용하지만, 나라에서 준 공돈이니 씀씀이가 커진 것 같은데, 우리나라의 와인 열풍은 과거 2004년 와인 주요 생산국인 칠레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을 때 한번 불었던 적이 있는데, 이번 코로나 19속에 또 한 번 특수를 맞게 됐습니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14조원 규모의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되면서, 소비가 활기를 띄고 있다지만, 이런 저런 혼선도 적지 않았죠.

롯데하이마트에서 국산 전자제품 사는 건 안 되는데, 애플 매장에서 수입품 사는 건 된다든지 중소기업들도 납품하는 대형 마트에서 생필품 사는 건 '대기업 점포'라서 안 되는데, 골프 전문점에서 또 강남 고급 식당에서 코스 메뉴 먹는 건 가능하다든지 등등 말이죠.

글로벌 가구 브랜드 이케아가 대형 마트 규제에서 빠지자 가구 협회가 "제발 재난지원금을 이케아에서 사용 못 하게 해달라"고 긴급 성명을 내는 일도 있었습니다.

초유의 위기 상황에서 지급된 재난지원금, 오늘도 많은 분들이 어디에 써야하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일상을 시작하고 계시겠죠.

코로나19로 슬기로운 소비 생활까지 고민해야 하는 쉽지 않은 시기, 아무쪼록 잘 이겨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 ‘ 코로나19 현황과 대응’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Issue.html?icd=19588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깜짝 놀란 안경점…재난지원금 어디 썼나보니
    • 입력 2020-06-11 08:18:11
    • 수정2020-06-12 10:08:30
    아침뉴스타임
"재난지원금 어디에 쓰셨어요?"

요즘 자주 등장하는 이야깃거립니다.

덕분에 소고기 사 먹었네, 손주들 장난감 사줬네 등등, 그동안 내 돈 주고 먹긴 아까웠던 것들, 눈여겨 봐 왔던 물품들, 모처럼 맘 놓고 장만했단 얘기들 많이 하십니다.

[최영/서울시 강남구 : "할아버지께서 재난지원금 나오신 거로 손주한테 선물하시고 싶어 하셔서 자전거 사러 왔거든요."]

지난달 31일 기준 신용·체크카드를 통해 시중에 풀린 재난지원금은 총 5조 6763억 원인데요.

정부가 이 돈 어디에들 썼나, 사용처를 조사해 발표했습니다.

오랜 집콕 생활에 지친 탓일까요.

가장 돈이 많이 몰린 곳은 음식점이었습니다.

전체 금액의 24.8%가 여기서 소비됐습니다.

그 다음으로 많이 쓰인 곳이 마트와 식료품점인데 비율은 24.2%입니다.

이 둘의 합계가 49%니까 국민들 절반 가까이가 외식 혹은 장보기에 재난지원금을 사용한 셈입니다.

그렇다면 재난지원금으로 가장 큰 특수를 누린 업종은 어디일까.

매출액 증가율을 기준으로 따져보니, 최대 수혜 업종은 뜻밖에도 안경점이었습니다.

안경점의 경우 5월 넷째 주 매출액이 첫 주와 비교해 66%나 껑충 뛰었습니다.

재난지원금 지급 후 안경을 새로 맞춘 사람수가 눈에 띄게 증가한 것입니다.

실제로 인터넷 커뮤니티에 들어가보니 '재난지원금으로 안경 샀다', 이렇게 인증샷 찍어 올린 분 계시고요.

관련 글들도 꽤 많이 올라와 있습니다.

최근 SNS에는 어느 할아버지가 올린 댓글이 잔잔한 감동을 남겼습니다.

자신을 '70세 늙은이'라고 소개한 이 분, 내용 그대로 읽어보면요.

재난지원금을 받아 할망구 안경 맞춰줬다고 적어 놓으셨습니다.

모처럼 국거리 소고기도 한 근 사고 평소 먹고 싶었던 시루떡도 주문했다면서 은퇴한 지 오래돼 세금 한 푼 안 내고 있는데 이런 혜택을 받으니 젊은이들에게 고맙다며 마음을 표했습니다.

안경점에 이어 매출액 증가율이 높은 곳은 병원과 약국으로 나타났습니다.

병원과 약국 매출액은 63.8%가 증가했습니다.

서울 은평구 주민이라는 박모 씨(68세), “재난지원금으로 가장 목돈을 쓴 곳이 약국”이라며 “자식한테 손 벌려 사기 민망한 잇몸치료제와 비타민제 등을 몽땅 샀다”고 털어놨습니다.

적지 않은 분들이 평소에 필요했지만 구입을 차일피일 미뤘던 안경과 약품 구매에 재난지원금을 활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 다른 수혜 업종 편의점도 함박 웃음입니다.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 사이트에 재난지원금 사용이 제한되면서 편의점 매출이 크게 늘었는데요,

특히 편의점 판매 와인의 매출 상승율이 눈에 띕니다.

편의점 이마트24에 따르면 5월 1일부터 22일까지 와인(레드, 화이트) 매출은 전월 같은 기간보다 20.6% 신장했습니다.

집 안에만 있다보니 혼자 홀짝홀짝 술 마시는 일명 홈술족이 크게 늘어난데다 긴급재난지원금이 들어오니 이 참에 맥주 말고 와인 한 번 먹어봐? 하는 분들도 많았을 듯 합니다.

내 주머니에서 돈 나갈 때는 한 푼이라도 싼 것을 사려는 심리가 작용하지만, 나라에서 준 공돈이니 씀씀이가 커진 것 같은데, 우리나라의 와인 열풍은 과거 2004년 와인 주요 생산국인 칠레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을 때 한번 불었던 적이 있는데, 이번 코로나 19속에 또 한 번 특수를 맞게 됐습니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14조원 규모의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되면서, 소비가 활기를 띄고 있다지만, 이런 저런 혼선도 적지 않았죠.

롯데하이마트에서 국산 전자제품 사는 건 안 되는데, 애플 매장에서 수입품 사는 건 된다든지 중소기업들도 납품하는 대형 마트에서 생필품 사는 건 '대기업 점포'라서 안 되는데, 골프 전문점에서 또 강남 고급 식당에서 코스 메뉴 먹는 건 가능하다든지 등등 말이죠.

글로벌 가구 브랜드 이케아가 대형 마트 규제에서 빠지자 가구 협회가 "제발 재난지원금을 이케아에서 사용 못 하게 해달라"고 긴급 성명을 내는 일도 있었습니다.

초유의 위기 상황에서 지급된 재난지원금, 오늘도 많은 분들이 어디에 써야하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일상을 시작하고 계시겠죠.

코로나19로 슬기로운 소비 생활까지 고민해야 하는 쉽지 않은 시기, 아무쪼록 잘 이겨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친절한 뉴스였습니다.

▶ ‘ 코로나19 현황과 대응’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Issue.html?icd=19588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