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고 뚫린 ‘소규모 하천 제방’…관리 시급

입력 2020.08.17 (19:14) 수정 2020.08.17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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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긴 장마 기간 집중호우가 쏟아진 지역의 침수 피해의 원인을 둘러싸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소규모 하천의 제방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큰비가 왔을 때 제방으로서의 역할을 못한 것도 피해를 키운 원인의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윤경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남 합천군 황강과 이어진 소규모 지방하천, 낙민천입니다.

지난 8일 오전 이 하천의 양쪽 제방이 한꺼번에 무너졌습니다.

또 다른 황강 지류의 상신천, 역시 비슷한 시각에 제방 아래쪽이 뚫렸습니다.

낙동강의 강한 수위에 합류하지 못한 황강물이 역류하다 제방이 뚫린 소규모 지방하천을 통해 인근 마을로 범람한 겁니다.

합천군에서는 8일 아침까지만 해도 황강 둔치 지역만 침수됐습니다.

소규모 하천 제방, 두 군데가 무너진 8일 오전부터 농경지와 축사, 주택가가 물에 잠기기 시작했습니다.

[전영대/합천군 쌍책면 : "와보니까 그 당시에 물이 스며들면서 서서히 구멍이 자꾸 커지고 있더라고요. (제방) 폭이 좁고 이러니까 장마철이나 우기 때, 태풍이 불고 하면 항상 불안합니다."]

정부가 관리하는 국가하천과 달리,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지방하천과 소하천은 예산과 인력 부족으로 제때 정비되지 않고 있습니다.

집중호우 때 무너져내렸다 응급 복구 중인 합천군 낙민천 제방입니다.

이 제방은 최근 30년 동안 단 한 차례의 보강공사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5년마다 하천정비계획이 세워지지만 계획대로 보강되고 정비되는 하천은 드뭅니다.

경남지역의 경우 지방하천 671곳 가운데 2016년 하천정비계획에 포함된 하천은 130곳뿐입니다.

그나마 정비 공사를 제대로 하천은 130곳 중 단 한 군데뿐입니다.

경남 소하천도 2천940곳 가운데 국비로 정비공사가 추진되는 곳은 전체의 2.8%인 84곳에 불과합니다.

전문가들은 국가하천과 지방하천, 소하천으로 나눠 일괄 적용되는 설계 기준도 지역 특성에 맞게 바꿔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장석환/대진대학교 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 : "과거의 설계 빈도의 개념을 뛰어넘는, 어느 지역에 어떤 위험도가 있고 어느 정도의 침수 가능성이 있다고 하면 거기에 맞는 설계 빈도를 맞춰야 합니다."]

환경부의 '홍수피해 상황조사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피해가 난 하천의 96%가 소규모 지방하천이었습니다.

KBS 뉴스 윤경재입니다.

촬영기자:조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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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너지고 뚫린 ‘소규모 하천 제방’…관리 시급
    • 입력 2020-08-17 19:16:38
    • 수정2020-08-17 19:25:01
    뉴스 7
[앵커]

이번 긴 장마 기간 집중호우가 쏟아진 지역의 침수 피해의 원인을 둘러싸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소규모 하천의 제방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큰비가 왔을 때 제방으로서의 역할을 못한 것도 피해를 키운 원인의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윤경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남 합천군 황강과 이어진 소규모 지방하천, 낙민천입니다.

지난 8일 오전 이 하천의 양쪽 제방이 한꺼번에 무너졌습니다.

또 다른 황강 지류의 상신천, 역시 비슷한 시각에 제방 아래쪽이 뚫렸습니다.

낙동강의 강한 수위에 합류하지 못한 황강물이 역류하다 제방이 뚫린 소규모 지방하천을 통해 인근 마을로 범람한 겁니다.

합천군에서는 8일 아침까지만 해도 황강 둔치 지역만 침수됐습니다.

소규모 하천 제방, 두 군데가 무너진 8일 오전부터 농경지와 축사, 주택가가 물에 잠기기 시작했습니다.

[전영대/합천군 쌍책면 : "와보니까 그 당시에 물이 스며들면서 서서히 구멍이 자꾸 커지고 있더라고요. (제방) 폭이 좁고 이러니까 장마철이나 우기 때, 태풍이 불고 하면 항상 불안합니다."]

정부가 관리하는 국가하천과 달리,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지방하천과 소하천은 예산과 인력 부족으로 제때 정비되지 않고 있습니다.

집중호우 때 무너져내렸다 응급 복구 중인 합천군 낙민천 제방입니다.

이 제방은 최근 30년 동안 단 한 차례의 보강공사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5년마다 하천정비계획이 세워지지만 계획대로 보강되고 정비되는 하천은 드뭅니다.

경남지역의 경우 지방하천 671곳 가운데 2016년 하천정비계획에 포함된 하천은 130곳뿐입니다.

그나마 정비 공사를 제대로 하천은 130곳 중 단 한 군데뿐입니다.

경남 소하천도 2천940곳 가운데 국비로 정비공사가 추진되는 곳은 전체의 2.8%인 84곳에 불과합니다.

전문가들은 국가하천과 지방하천, 소하천으로 나눠 일괄 적용되는 설계 기준도 지역 특성에 맞게 바꿔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장석환/대진대학교 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 : "과거의 설계 빈도의 개념을 뛰어넘는, 어느 지역에 어떤 위험도가 있고 어느 정도의 침수 가능성이 있다고 하면 거기에 맞는 설계 빈도를 맞춰야 합니다."]

환경부의 '홍수피해 상황조사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피해가 난 하천의 96%가 소규모 지방하천이었습니다.

KBS 뉴스 윤경재입니다.

촬영기자:조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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