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터널 불 나면 속수 무책

입력 2003.10.17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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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현장추적, 오늘은 철도 터널의 화재 안전 문제를 짚어봅니다.
철도 터널은 지하철과 마찬가지로 불이 나면 대피가 쉽지 않아서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기존 철도는 물론 내년 4월 개통하는 고속철도조차 터널 화재에 사실상 무방비 상태인 것이 KBS 취재로 확인됐습니다.
고영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부산 구간의 고속철도 터널입니다.
길이가 10km나 되지만 밖으로 통하는 대피통로는 중앙에 단 한 곳.
그나마 연기차단시설이 없어서 불이 나면 유독가스를 피할 길이 없습니다.
⊙이동명(경민대 소방학과 교수): 스프링을 설치해서 연기나 위의 가스 같은 것을 많이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기자: 대피통로가 한 곳이다 보니 터널 중간에서 화재가 났을 경우 승객들의 대피거리인 2.5km, 40분이나 걸리는 것도 문제입니다.
고속철도측은 터널 안에 있는 16개 통신기지를 대피시설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산소공급 시설도 없는 좁은 공간이어서 이곳으로 대피했다가는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박창화(인천전문대 교수): 대피자가 왔다 하더라도 연기가 오면 똑같이 질식사하게 된다 이거죠.
⊙기자: 국내에는 아직 터널 방재시설 기준이 없다 보니 대피통로가 설치된 고속철도 터널은 42곳 가운데 3곳뿐입니다.
유럽에서는 터널 안 1km마다 대피로와 연기차단 시설을 갖추도록 규정을 강화한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강기동(한국고속철도 품질 안전실장): 방재기준이 강화된 것은 최근의 일이기 때문에 저희도 그것에 맞춰서 최근에 그런 자료를 가지고 보완을 하게 됐습니다.
⊙기자: 일반 철도터널은 사정이 더 심각합니다.
연막을 피워본 결과 수분 만에 연기가 내부를 채워 질식할 정도지만 4km 이상 긴 터널에도 대피통로 한 곳 없습니다.
⊙박형주(교수/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사람이 서 있는 거리(연기가) 1.2미터 정도 떨어지면 대피하기 좀 어렵죠.
⊙기자: 철도 터널의 허술한 방재시설은 일반 도로터널과 달리 소방법의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지난 2000년 휴양지 철도 터널 화재로 150여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조그마한 방심이 자칫 대형참사를 부를 수도 있습니다.
KBS뉴스 고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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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도 터널 불 나면 속수 무책
    • 입력 2003-10-17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현장추적, 오늘은 철도 터널의 화재 안전 문제를 짚어봅니다. 철도 터널은 지하철과 마찬가지로 불이 나면 대피가 쉽지 않아서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기존 철도는 물론 내년 4월 개통하는 고속철도조차 터널 화재에 사실상 무방비 상태인 것이 KBS 취재로 확인됐습니다. 고영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부산 구간의 고속철도 터널입니다. 길이가 10km나 되지만 밖으로 통하는 대피통로는 중앙에 단 한 곳. 그나마 연기차단시설이 없어서 불이 나면 유독가스를 피할 길이 없습니다. ⊙이동명(경민대 소방학과 교수): 스프링을 설치해서 연기나 위의 가스 같은 것을 많이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기자: 대피통로가 한 곳이다 보니 터널 중간에서 화재가 났을 경우 승객들의 대피거리인 2.5km, 40분이나 걸리는 것도 문제입니다. 고속철도측은 터널 안에 있는 16개 통신기지를 대피시설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산소공급 시설도 없는 좁은 공간이어서 이곳으로 대피했다가는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박창화(인천전문대 교수): 대피자가 왔다 하더라도 연기가 오면 똑같이 질식사하게 된다 이거죠. ⊙기자: 국내에는 아직 터널 방재시설 기준이 없다 보니 대피통로가 설치된 고속철도 터널은 42곳 가운데 3곳뿐입니다. 유럽에서는 터널 안 1km마다 대피로와 연기차단 시설을 갖추도록 규정을 강화한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강기동(한국고속철도 품질 안전실장): 방재기준이 강화된 것은 최근의 일이기 때문에 저희도 그것에 맞춰서 최근에 그런 자료를 가지고 보완을 하게 됐습니다. ⊙기자: 일반 철도터널은 사정이 더 심각합니다. 연막을 피워본 결과 수분 만에 연기가 내부를 채워 질식할 정도지만 4km 이상 긴 터널에도 대피통로 한 곳 없습니다. ⊙박형주(교수/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사람이 서 있는 거리(연기가) 1.2미터 정도 떨어지면 대피하기 좀 어렵죠. ⊙기자: 철도 터널의 허술한 방재시설은 일반 도로터널과 달리 소방법의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지난 2000년 휴양지 철도 터널 화재로 150여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조그마한 방심이 자칫 대형참사를 부를 수도 있습니다. KBS뉴스 고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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