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도 엉터리…“일자리 유지 위해서”

입력 2020.09.15 (21:50) 수정 2020.09.15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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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KBS는 어제(14일) 장애인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춘천의 한 사회적협동조합이 오히려 장애인 임금 착취 의혹을 받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렸습니다.

그런데, 추가 취재를 해 보니 이 조합은 회계 결산 보고서조차 제대로 작성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조휴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장애인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사회적협동조합이 인터넷에 공개한 사업결산보고서입니다.

먼저, 2019년 보고섭니다.

비품과 시설장치에 대한 감가상각누계액은 630만 원 정도.

그런데 바로 뒷장에는 액수가 510여만 원으로 돼 있습니다.

같은 해, 같은 항목의 결산 내역이 110만 원, 20% 정도 차이가 납니다.

그 전 해의 결산 내역과도 다릅니다.

2019년 작성된 보고서엔 2018년 손해액이 810여만 원이라고 돼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당해 년도 자료에는 순손실액이 494만 원이라고 돼 있습니다.

차이가 훨씬 더 벌어집니다.

결산서라고 보기 힘들 정도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호윤/회계법인 더함 : "이걸 갖고 어떤 분석이나 이 자료를 갖고 의견을 낸다는 것은 이 자료가 어느 정도 신뢰성이 있을 때 가능한 얘기지. 지금은 대차가 맞지 않는 결산서라는 것은 회계사 입장에서는 그건 결산서가 아니다."]

이에 대해, 해당 협동조합 대표는 이전엔 결산을 외부 회계사에게 맡겼는데, 2019년엔 비용을 아끼려 회계장부를 자신이 직접 작성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자신의 조합이 예비사회적기업이다보니, 고용노동부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아야 고용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회계장부의 수치 일부를 임의로 조정했다고 털어놨습니다.

[사회적협동조합 대표/음성변조 : "(평가를 못 받으면) 불이익이 있을 수 있죠. 일자리를 두 개 주던 걸, 하나 줄 수도 있고. 세 개 줄 수 있는 걸, 마이너스 주고. 일자리 자체를 줄여버릴 수 있어요."]

결국, 결산서 작성자도 회계가 맞지 않았다는 걸 인정한 겁니다.

그런데도, 이 조합을 관리감독해야할 고용노동부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어디에서도 이 조합의 결산 공시의 문제점을 걸러내지 못했습니다.

KBS 뉴스 조휴연입니다.

촬영기자:최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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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회계도 엉터리…“일자리 유지 위해서”
    • 입력 2020-09-15 21:50:22
    • 수정2020-09-15 22:03:54
    뉴스9(춘천)
[앵커]

KBS는 어제(14일) 장애인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춘천의 한 사회적협동조합이 오히려 장애인 임금 착취 의혹을 받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렸습니다.

그런데, 추가 취재를 해 보니 이 조합은 회계 결산 보고서조차 제대로 작성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조휴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장애인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사회적협동조합이 인터넷에 공개한 사업결산보고서입니다.

먼저, 2019년 보고섭니다.

비품과 시설장치에 대한 감가상각누계액은 630만 원 정도.

그런데 바로 뒷장에는 액수가 510여만 원으로 돼 있습니다.

같은 해, 같은 항목의 결산 내역이 110만 원, 20% 정도 차이가 납니다.

그 전 해의 결산 내역과도 다릅니다.

2019년 작성된 보고서엔 2018년 손해액이 810여만 원이라고 돼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당해 년도 자료에는 순손실액이 494만 원이라고 돼 있습니다.

차이가 훨씬 더 벌어집니다.

결산서라고 보기 힘들 정도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호윤/회계법인 더함 : "이걸 갖고 어떤 분석이나 이 자료를 갖고 의견을 낸다는 것은 이 자료가 어느 정도 신뢰성이 있을 때 가능한 얘기지. 지금은 대차가 맞지 않는 결산서라는 것은 회계사 입장에서는 그건 결산서가 아니다."]

이에 대해, 해당 협동조합 대표는 이전엔 결산을 외부 회계사에게 맡겼는데, 2019년엔 비용을 아끼려 회계장부를 자신이 직접 작성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자신의 조합이 예비사회적기업이다보니, 고용노동부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아야 고용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회계장부의 수치 일부를 임의로 조정했다고 털어놨습니다.

[사회적협동조합 대표/음성변조 : "(평가를 못 받으면) 불이익이 있을 수 있죠. 일자리를 두 개 주던 걸, 하나 줄 수도 있고. 세 개 줄 수 있는 걸, 마이너스 주고. 일자리 자체를 줄여버릴 수 있어요."]

결국, 결산서 작성자도 회계가 맞지 않았다는 걸 인정한 겁니다.

그런데도, 이 조합을 관리감독해야할 고용노동부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어디에서도 이 조합의 결산 공시의 문제점을 걸러내지 못했습니다.

KBS 뉴스 조휴연입니다.

촬영기자:최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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