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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북 공무원 피살 사건
북한이 구조하는 줄 알았다는 군…‘무대응’ 해명 충분할까?
입력 2020.09.28 (20:57) 수정 2020.09.28 (21:03) 취재K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이 모 씨가 지난 21일 서해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된 지 일주일입니다. 이 씨는 북한 해역에서 북한군 총격에 숨졌는데 이 씨가 북측 해역까지 가게 된 경위부터 사망 당시 상황까지 여전히 풀리지 않은 부분이 많습니다. 우리 정부와 군이 발표한 내용과 북한이 통지문을 통해 알린 사건 조사 결과에 차이가 있는 점도 의혹을 키우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오늘(28일) 국방부 핵심관계자가 입을 뗐습니다. 군이 사건 초기 어떻게 상황을 인지했는지, 왜 대응과 발표가 늦어질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설명입니다. 군과 정부 대처가 너무 늦었다는 비판에 대해 어느 정도 해명이 될 수 있는 건지, 남은 의혹은 무엇인지 짚어봤습니다.

군 "초기 구조 정황 있었다가 상황 급변"

국방부 핵심관계자는 우리 군이 북한 해역에 실종자가 있다는 첩보를 처음 인지한 건 22일 오후 3시 반이라고 밝혔습니다. 기존 군 설명과 같습니다.

그 후 군 당국은 북한이 실종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정황을 인지했고, 이후 북한이 구조를 시도하는 정황까지 파악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정확한 시간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북한이 상당한 시간 동안 구조 과정으로 보이는 활동을 하는 정황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내용을 군 관계자가 공식적으로 밝힌 건 처음입니다.

앞서 민홍철 국회 국방위원장이 국방부로부터 비공개 보고를 받고 비슷한 내용을 언급한 바 있습니다. 민 위원장은 "우리 군 보고에 의하면 북한군이 3시간가량 계속 실종자를 해상에서 가까이 관리하다 놓쳤다"며, "(북한군이) 2시간 정도 그를 찾았다고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방부 핵심관계자는 이 같은 북한군의 구조 정황을 설명하면서 "나중에 상황이 급반전돼 대응에 제한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군이 이 씨를 구조하려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에 해상에서 이 씨를 바로 사살할 줄은 몰랐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상황 급변' 이유, 북한군 상부 지시일까?

우리 군이 확보한 첩보에 따르면 북한군이 이 씨를 사살한 시각은 22일 오후 9시 40분경. 우리 군이 최초 접촉을 파악한 시점으로부터 6시간가량 지난 시점입니다. 국방부 핵심관계자가 밝혔듯 북한군이 이 씨를 구조하려는 정황이 있었다면, 그 사이 이 씨를 사살하는 방향으로 상황이 급변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 관계자는 그 이유에 대해 명확히 설명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우리 군 당국의 기존 발표 내용을 토대로 추론하면 북한군 상부에서 사살 관련 지시가 내려와 이를 이행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우리 군은 최종 결정자는 알 수 없지만, 북한 해군 계통의 상부 결정으로 이 씨에 대한 사살이 이뤄졌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다만 북한은 상부 지시는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25일 청와대에 보낸 통지문에서 "(단속정) 정장의 결심 밑에 해상경계근무 규정이 승인한 행동준칙에 따라 10여 발의 총탄으로 불법 침입자를 향해 사격했다"고 밝혀 현장의 판단으로 사살이 이뤄졌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인지 후 6시간 손 놓은 변명 될까?

국방부 핵심관계자는 "상황이 급변해 대응이 제한됐다"는 말 외에도, "첩보의 정당화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설명도 했습니다. 군 당국이 상황을 최초 인지한 시점으로부터 6시간, 이 씨로 특정한 뒤로부터 5시간 후 총격이 있기까지 왜 아무 대처를 하지 않았는지, 발표는 왜 늦었는지에 대한 답입니다.

이 관계자는 "군의 첩보는 조각조각이어서 이 첩보를 토대로 정보화하는데 토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관계장관회의도 여러 차례 진행해 대응과 발표에 시간이 소요됐다고 말했습니다. 첩보를 모아 분석하는 사이 상황이 급변해 북한군이 이 씨를 사살했고 그래서 대처를 하지 못했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정부는 또, 사건에 제때 대처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로 남북 간 군 통신선의 단절을 지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어제(27일) 북측에 군 통신선 복구와 재가동을 공식 요청했습니다. 오늘은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군 통신선을 부각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긴급 시 남북 간의 군사통신선을 통해 연락과 소통이 이뤄져야 남북의 국민이나 선박이 해상에서 표류할 경우에도 구조 협력을 원활히 할 수 있다"며, "이번 사건에서 가장 아쉽게 부각되는 것은 남북 간의 군사통신선이 막혀 있는 현실"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군 통신선이 단절돼 있어서라는 이유가 충분한 해명이 될 수 있는 걸까요?

분명한 건 군과 정부가 이 씨로 특정할만한 첩보를 입수한 뒤 이 씨가 숨지기까지 군 통신선 외에 국제공통상선망이나 유엔군사령부 등 다른 경로로도 북측과 접촉 시도를 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적어도 현재까지 정부와 군이 밝힌 내용으로는 그렇습니다. 군 당국이 유엔사를 통해 북에 전통문을 보낸 건 이미 이 씨가 숨진 다음 날이었습니다.

지금까지 군의 해명에 비춰 보면, 군 통신선이 작동했다 하더라도 여전히 군과 정부는 첩보에 확신을 갖지 못했을 것이고, 첩보 자산이 드러날 수 있다는 우려에 북한과의 접촉을 주저했을 것이며, 북한이 코로나19로 인해 국경에 사살 명령을 내렸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북한군이 우리 국민을 사살하지는 않을 것이란 희망적 사고를 했을 것입니다. 군 통신선이 복구된다고 해도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으리라고 확신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남은 의문들…월북 진술과 시신 훼손

풀리지 않은 의문은 더 있습니다. 특히 남북 간 설명이 엇갈리는 부분이 그렇습니다. 이 씨에게 월북 의사가 있었는지, 그리고 북한군이 이 씨의 시신을 불태웠는지가 핵심입니다.

군 당국은 이 씨가 북측에 월북 진술을 했다는 첩보, 그리고 구명조끼와 부유물을 활용했다는 점, 선상에 벗어둔 신발 등을 근거로 이 씨가 스스로 월북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여러 차례 밝혔습니다. 반면 북한은 통지문에서 이 씨가 신원 확인에 제대로 응하지도 않았다며, 월북 진술이 있었는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 씨를 '불법 침입자'로 칭했습니다.

이 씨의 유가족은 월북일 리 없다며 반발하는 가운데, 월북으로 추정할만한 추가 증거는 더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이 씨가 생존을 위해 월북 의사를 허위로 표현했을 가능성은 없는지, 또 이 씨가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던 건 맞는지 등 군이 이미 제시한 정황 증거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반대로 북측 설명 역시 의심스러운 점이 많습니다. 북한은 "우리 측 연안에 부유물을 타고 불법 침입한 자에게 80m까지 접근해 신분 확인을 요구했으나 처음에는 한두 번 대한민국 아무개라고 얼버무리고는 계속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해상에서 80m나 되는 거리를 두고 신분 확인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걸까요? 설명에 모순이 있어 보이는데, 북한이 책임을 면하기 위해 이 씨의 추가 진술에 대한 설명을 의도적으로 빠뜨렸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북한이 이 씨의 시신을 해상에서 태웠는지 역시 쟁점입니다. 북한은 "사격 후 아무런 움직임도 소리도 없어 10여m까지 접근해 확인, 수색했으나 정체불명의 침입자는 부유물 위에 없었으며 많은 양의 혈흔이 확인됐다.", "부유물은 해상 현지에서 소각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 씨가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다면 사격 후 시신이 바로 사라질 가능성이 얼마나 되느냐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또, 우리 군은 감시장비를 통해 불빛을 40분간 관측했다고 하는데 한 명이 올라탈 정도의 부유물만 태우는 데 40분이나 걸리는지도 의문입니다.

하지만 우리 군이 시신을 태우는 장면을 '시각적으로' 목격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출처의 첩보를 종합해 추측한 것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국방부 핵심관계자는 남북 간 설명에 차이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 "정보를 객관적으로 다시 들여다보겠다", "제3자의 입장에서 다시 관련 자료를 살펴보겠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월북 관련 정황에 대해서는 "해경이 수사를 통해 최종 결론을 내릴 것이고, 군은 해경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해경, 내일 중간수사 결과 내용 발표 예정

이런 가운데 사건의 전반적인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해경은 내일(29일) 오전, 지금까지 수사한 내용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해경은 북측 해역에서 사살된 사람이 실종된 이 씨가 맞는지부터 사망에 이르게 된 경위, 이 씨에게 월북 의도가 있었는지 등을 전반적으로 수사하고 있습니다. 이 씨가 타고 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에 대한 조사부터 이 씨가 사용한 컴퓨터의 검색 기록, 이 씨의 통화 내역과 계좌 내역까지 광범위하게 확인했습니다.

한편 해경은 총경급 간부가 직접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를 찾아 군이 확보한 첩보를 공유해달라고 요청했고 오늘 긍정적인 답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군 관계자 역시 군 당국이 해경에 이번 사건 관련 자료를 최대한 제공하고, 일부 핵심 첩보에 대해서는 방문 열람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해경 수사에 더 진척이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입니다.

해경이 지금까지의 수색과 수사 과정에서 사건의 자초지종을 확인할 수 있는 유의미한 내용을 확보했을지, 의혹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을지 내일 발표에 관심이 쏠립니다.
  • 북한이 구조하는 줄 알았다는 군…‘무대응’ 해명 충분할까?
    • 입력 2020-09-28 20:57:00
    • 수정2020-09-28 21:03:03
    취재K
해양수산부 소속 공무원 이 모 씨가 지난 21일 서해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된 지 일주일입니다. 이 씨는 북한 해역에서 북한군 총격에 숨졌는데 이 씨가 북측 해역까지 가게 된 경위부터 사망 당시 상황까지 여전히 풀리지 않은 부분이 많습니다. 우리 정부와 군이 발표한 내용과 북한이 통지문을 통해 알린 사건 조사 결과에 차이가 있는 점도 의혹을 키우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오늘(28일) 국방부 핵심관계자가 입을 뗐습니다. 군이 사건 초기 어떻게 상황을 인지했는지, 왜 대응과 발표가 늦어질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설명입니다. 군과 정부 대처가 너무 늦었다는 비판에 대해 어느 정도 해명이 될 수 있는 건지, 남은 의혹은 무엇인지 짚어봤습니다.

군 "초기 구조 정황 있었다가 상황 급변"

국방부 핵심관계자는 우리 군이 북한 해역에 실종자가 있다는 첩보를 처음 인지한 건 22일 오후 3시 반이라고 밝혔습니다. 기존 군 설명과 같습니다.

그 후 군 당국은 북한이 실종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정황을 인지했고, 이후 북한이 구조를 시도하는 정황까지 파악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정확한 시간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북한이 상당한 시간 동안 구조 과정으로 보이는 활동을 하는 정황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내용을 군 관계자가 공식적으로 밝힌 건 처음입니다.

앞서 민홍철 국회 국방위원장이 국방부로부터 비공개 보고를 받고 비슷한 내용을 언급한 바 있습니다. 민 위원장은 "우리 군 보고에 의하면 북한군이 3시간가량 계속 실종자를 해상에서 가까이 관리하다 놓쳤다"며, "(북한군이) 2시간 정도 그를 찾았다고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방부 핵심관계자는 이 같은 북한군의 구조 정황을 설명하면서 "나중에 상황이 급반전돼 대응에 제한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군이 이 씨를 구조하려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에 해상에서 이 씨를 바로 사살할 줄은 몰랐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상황 급변' 이유, 북한군 상부 지시일까?

우리 군이 확보한 첩보에 따르면 북한군이 이 씨를 사살한 시각은 22일 오후 9시 40분경. 우리 군이 최초 접촉을 파악한 시점으로부터 6시간가량 지난 시점입니다. 국방부 핵심관계자가 밝혔듯 북한군이 이 씨를 구조하려는 정황이 있었다면, 그 사이 이 씨를 사살하는 방향으로 상황이 급변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 관계자는 그 이유에 대해 명확히 설명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우리 군 당국의 기존 발표 내용을 토대로 추론하면 북한군 상부에서 사살 관련 지시가 내려와 이를 이행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우리 군은 최종 결정자는 알 수 없지만, 북한 해군 계통의 상부 결정으로 이 씨에 대한 사살이 이뤄졌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다만 북한은 상부 지시는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25일 청와대에 보낸 통지문에서 "(단속정) 정장의 결심 밑에 해상경계근무 규정이 승인한 행동준칙에 따라 10여 발의 총탄으로 불법 침입자를 향해 사격했다"고 밝혀 현장의 판단으로 사살이 이뤄졌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인지 후 6시간 손 놓은 변명 될까?

국방부 핵심관계자는 "상황이 급변해 대응이 제한됐다"는 말 외에도, "첩보의 정당화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설명도 했습니다. 군 당국이 상황을 최초 인지한 시점으로부터 6시간, 이 씨로 특정한 뒤로부터 5시간 후 총격이 있기까지 왜 아무 대처를 하지 않았는지, 발표는 왜 늦었는지에 대한 답입니다.

이 관계자는 "군의 첩보는 조각조각이어서 이 첩보를 토대로 정보화하는데 토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관계장관회의도 여러 차례 진행해 대응과 발표에 시간이 소요됐다고 말했습니다. 첩보를 모아 분석하는 사이 상황이 급변해 북한군이 이 씨를 사살했고 그래서 대처를 하지 못했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정부는 또, 사건에 제때 대처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로 남북 간 군 통신선의 단절을 지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어제(27일) 북측에 군 통신선 복구와 재가동을 공식 요청했습니다. 오늘은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군 통신선을 부각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긴급 시 남북 간의 군사통신선을 통해 연락과 소통이 이뤄져야 남북의 국민이나 선박이 해상에서 표류할 경우에도 구조 협력을 원활히 할 수 있다"며, "이번 사건에서 가장 아쉽게 부각되는 것은 남북 간의 군사통신선이 막혀 있는 현실"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군 통신선이 단절돼 있어서라는 이유가 충분한 해명이 될 수 있는 걸까요?

분명한 건 군과 정부가 이 씨로 특정할만한 첩보를 입수한 뒤 이 씨가 숨지기까지 군 통신선 외에 국제공통상선망이나 유엔군사령부 등 다른 경로로도 북측과 접촉 시도를 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적어도 현재까지 정부와 군이 밝힌 내용으로는 그렇습니다. 군 당국이 유엔사를 통해 북에 전통문을 보낸 건 이미 이 씨가 숨진 다음 날이었습니다.

지금까지 군의 해명에 비춰 보면, 군 통신선이 작동했다 하더라도 여전히 군과 정부는 첩보에 확신을 갖지 못했을 것이고, 첩보 자산이 드러날 수 있다는 우려에 북한과의 접촉을 주저했을 것이며, 북한이 코로나19로 인해 국경에 사살 명령을 내렸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북한군이 우리 국민을 사살하지는 않을 것이란 희망적 사고를 했을 것입니다. 군 통신선이 복구된다고 해도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으리라고 확신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남은 의문들…월북 진술과 시신 훼손

풀리지 않은 의문은 더 있습니다. 특히 남북 간 설명이 엇갈리는 부분이 그렇습니다. 이 씨에게 월북 의사가 있었는지, 그리고 북한군이 이 씨의 시신을 불태웠는지가 핵심입니다.

군 당국은 이 씨가 북측에 월북 진술을 했다는 첩보, 그리고 구명조끼와 부유물을 활용했다는 점, 선상에 벗어둔 신발 등을 근거로 이 씨가 스스로 월북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여러 차례 밝혔습니다. 반면 북한은 통지문에서 이 씨가 신원 확인에 제대로 응하지도 않았다며, 월북 진술이 있었는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 씨를 '불법 침입자'로 칭했습니다.

이 씨의 유가족은 월북일 리 없다며 반발하는 가운데, 월북으로 추정할만한 추가 증거는 더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이 씨가 생존을 위해 월북 의사를 허위로 표현했을 가능성은 없는지, 또 이 씨가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던 건 맞는지 등 군이 이미 제시한 정황 증거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반대로 북측 설명 역시 의심스러운 점이 많습니다. 북한은 "우리 측 연안에 부유물을 타고 불법 침입한 자에게 80m까지 접근해 신분 확인을 요구했으나 처음에는 한두 번 대한민국 아무개라고 얼버무리고는 계속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해상에서 80m나 되는 거리를 두고 신분 확인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걸까요? 설명에 모순이 있어 보이는데, 북한이 책임을 면하기 위해 이 씨의 추가 진술에 대한 설명을 의도적으로 빠뜨렸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북한이 이 씨의 시신을 해상에서 태웠는지 역시 쟁점입니다. 북한은 "사격 후 아무런 움직임도 소리도 없어 10여m까지 접근해 확인, 수색했으나 정체불명의 침입자는 부유물 위에 없었으며 많은 양의 혈흔이 확인됐다.", "부유물은 해상 현지에서 소각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 씨가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다면 사격 후 시신이 바로 사라질 가능성이 얼마나 되느냐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또, 우리 군은 감시장비를 통해 불빛을 40분간 관측했다고 하는데 한 명이 올라탈 정도의 부유물만 태우는 데 40분이나 걸리는지도 의문입니다.

하지만 우리 군이 시신을 태우는 장면을 '시각적으로' 목격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출처의 첩보를 종합해 추측한 것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국방부 핵심관계자는 남북 간 설명에 차이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 "정보를 객관적으로 다시 들여다보겠다", "제3자의 입장에서 다시 관련 자료를 살펴보겠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월북 관련 정황에 대해서는 "해경이 수사를 통해 최종 결론을 내릴 것이고, 군은 해경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해경, 내일 중간수사 결과 내용 발표 예정

이런 가운데 사건의 전반적인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해경은 내일(29일) 오전, 지금까지 수사한 내용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해경은 북측 해역에서 사살된 사람이 실종된 이 씨가 맞는지부터 사망에 이르게 된 경위, 이 씨에게 월북 의도가 있었는지 등을 전반적으로 수사하고 있습니다. 이 씨가 타고 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에 대한 조사부터 이 씨가 사용한 컴퓨터의 검색 기록, 이 씨의 통화 내역과 계좌 내역까지 광범위하게 확인했습니다.

한편 해경은 총경급 간부가 직접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를 찾아 군이 확보한 첩보를 공유해달라고 요청했고 오늘 긍정적인 답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군 관계자 역시 군 당국이 해경에 이번 사건 관련 자료를 최대한 제공하고, 일부 핵심 첩보에 대해서는 방문 열람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해경 수사에 더 진척이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입니다.

해경이 지금까지의 수색과 수사 과정에서 사건의 자초지종을 확인할 수 있는 유의미한 내용을 확보했을지, 의혹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을지 내일 발표에 관심이 쏠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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