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 개판” 막말 판사들…징계는 ‘0건’

[앵커]

예전부터 재판 과정에서 판사들의 고압적인 언행에 대한 지적, 계속 나오고 있는데요.

진정도 여러차례 이뤄졌지만 실제 징계로 이어지는 건은 사실상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재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소장 내용이 한심하다", "소장이 개판이다".

한 변호사가 재판 중 판사에게 막말을 들었다며 올해 초 법원에 낸 진정 내용입니다.

반년 넘게 지났지만 법원은 감감 무소식입니다.

판사가 "아는 척을 하고 말이 많다"고 하거나 "임신을 했냐"며 법정에서 외모를 비하했다는 진정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법원 측으로부터는 확인 결과 모두 부적절한 언행은 없었다는 답만 돌아왔습니다.

방청객에게 "주제넘은 짓을 한다"고 발언한 판사에 대해 인권위가 주의조치 등을 권고했지만 법원은 이마저도 따르지 않고 넘어갔습니다.

최근 5년 동안 법원행정처 윤리감사심의관실에 접수된 '판사 막말' 진정은 모두 21건.

이 가운데 2건만 '주의 촉구' 결정이 이뤄졌을 뿐, 법관 징계위원회 회부는 한 건도 없었습니다.

자신의 재판을 주관하는 판사에 대한 불만 제기는 꺼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드러난 재판장 막말은 일부일 가능성이 큰 상황.

반면 일반인 막말은 법정모독행위로 간주돼 퇴정명령이나 과태료 등 처분이 즉각 이뤄집니다.

이 같은 자료를 공개한 신동근 의원은 판사에 대해서만 '관용적 원칙'이 적용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신동근/의원/국회 법제사법위원회 : "판사의 막말은 사법부의 명예와 권위를 실추시키는 만큼 명확한 제재와 처벌이 이뤄져야 합니다."]

법원행정처는 법정 내 소통 개선을 위해 '법정 언행 컨설팅'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또 모범 재판 절차를 소개하는 '법정진행 매뉴얼' 개정 작업도 진행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KBS 뉴스 이재흽니다.

촬영기자:서다은/영상편집:신비오/그래픽:이희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