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대안 많은데”…경남 학교 ‘특정 신기술’ 집중 발주

입력 2020.10.15 (19:22) 수정 2020.10.16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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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신기술 사용'을 조건으로 한 업체가 집중적으로 학교 방수공사를 수주한 실태를 짚어보는 KBS 연속보도입니다.

경남 지역 교육 당국이 학교 옥상 방수공사에 입찰조건으로 내건 이 '건설 신기술'은 창원뿐만 아니라 경남지역 101개 학교에 적용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부산과 울산지역 학교에서는 이런 신기술이나 특허 공법을 1곳도 도입하지 않았는데요,

학교 옥상 방수공사에는 굳이 신기술을 적용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대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창원지역 20개 학교 옥상 방수공사에 적용된 신기술 722호, 일명 제트스프레이 공법!

공사 규모는 5천만 원에서 많게는 3억 원대에 이르지만, 공법 선정은 계약담당자의 몫이었습니다.

[창원교육지원청 관계자/음성변조 : "(왜 이 공법을 왜 사용했는지?) (선정 이유는) 점수화, 계량화는 안 되고, 전부 다 정성평가가 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이유를) 명확하게 보기는 어려워요."]

시공이 간편하고 굳는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는 유사하고 더 저렴한 공법이 많은 데다, 학교 옥상은 시공이 비교적 쉬워 해당 신기술을 굳이 적용할 필요는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입니다.

[○○ 방수업체 대표/30년 경력 : "(학교 현장이 (신기술이 필요한) 어려운 현장인가요?) 학교 옥상은 박공(경사 지붕)이전혀 없잖아요. 그냥 수평입니다. 특별하게 신기술 할 필요가 없다, 필요성을 못 느껴요. 그게 또 하자가 안 나느냐, 하자 납니다."]

특히, 가격경쟁력도 낮아 민간 공사에서는 잘 쓰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방수업계 관계자/음성변조 : "민간 시장에서는 잘 사용 안 하죠, 관급이나, 지방자치단체 예산으로 집행되는 현장에서 사용할 뿐, 꼭 사용돼야 할 때 '폴리 우레야'라는 공법을 사용하죠, 가격 50~60% 내외로 시공되기 때문에..."]

부산시교육청과 울산시교육청의 경우, 최근 3년 동안 이런 신기술이나 특허 공법을 적용한 학교 방수 공사는 단 한 건도 없습니다.

[김상철/건설경제연구소 위원 : "하자도 있고 경제성이 잘 검증되지도 않는 절차를 가지고 특정 신기술에 특혜를 주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거는 애초에 (신기술) 정책 방향과도 맞지 않는..."]

지난 5년 동안 경남 지역 학교의 공법 적용 사례를 확인한 결과, 신기술이 적용된 현장은 모두 153건, 이 가운데 '722호 신기술 사용'을 전제로 발주된 곳은 3분의 2에 해당하는 101건에 달했습니다.

전체 공사 금액으로 따지면 100억 원이 넘습니다.

경상남도교육청은 최근 조사를 통해, 창원 지역 외 해당 공법으로 공사한 학교 현장 가운데 상당수가 부실 시공됐고 불법 하도급이 있었던 점을 인정했습니다.

[정창모/경상남도교육청 행정국장 : "(방수층) 설계 두께 미달로 시공된 것이 28건으로 11.9%로 나왔습니다."]

한편, 경남교육청은 최근 확산하고 있고 의혹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신뢰 회복을 위한 정책 대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대완입니다.

촬영기자:조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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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른 대안 많은데”…경남 학교 ‘특정 신기술’ 집중 발주
    • 입력 2020-10-15 19:22:16
    • 수정2020-10-16 17:07:49
    뉴스7(창원)
[앵커]

'신기술 사용'을 조건으로 한 업체가 집중적으로 학교 방수공사를 수주한 실태를 짚어보는 KBS 연속보도입니다.

경남 지역 교육 당국이 학교 옥상 방수공사에 입찰조건으로 내건 이 '건설 신기술'은 창원뿐만 아니라 경남지역 101개 학교에 적용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부산과 울산지역 학교에서는 이런 신기술이나 특허 공법을 1곳도 도입하지 않았는데요,

학교 옥상 방수공사에는 굳이 신기술을 적용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대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창원지역 20개 학교 옥상 방수공사에 적용된 신기술 722호, 일명 제트스프레이 공법!

공사 규모는 5천만 원에서 많게는 3억 원대에 이르지만, 공법 선정은 계약담당자의 몫이었습니다.

[창원교육지원청 관계자/음성변조 : "(왜 이 공법을 왜 사용했는지?) (선정 이유는) 점수화, 계량화는 안 되고, 전부 다 정성평가가 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이유를) 명확하게 보기는 어려워요."]

시공이 간편하고 굳는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는 유사하고 더 저렴한 공법이 많은 데다, 학교 옥상은 시공이 비교적 쉬워 해당 신기술을 굳이 적용할 필요는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입니다.

[○○ 방수업체 대표/30년 경력 : "(학교 현장이 (신기술이 필요한) 어려운 현장인가요?) 학교 옥상은 박공(경사 지붕)이전혀 없잖아요. 그냥 수평입니다. 특별하게 신기술 할 필요가 없다, 필요성을 못 느껴요. 그게 또 하자가 안 나느냐, 하자 납니다."]

특히, 가격경쟁력도 낮아 민간 공사에서는 잘 쓰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방수업계 관계자/음성변조 : "민간 시장에서는 잘 사용 안 하죠, 관급이나, 지방자치단체 예산으로 집행되는 현장에서 사용할 뿐, 꼭 사용돼야 할 때 '폴리 우레야'라는 공법을 사용하죠, 가격 50~60% 내외로 시공되기 때문에..."]

부산시교육청과 울산시교육청의 경우, 최근 3년 동안 이런 신기술이나 특허 공법을 적용한 학교 방수 공사는 단 한 건도 없습니다.

[김상철/건설경제연구소 위원 : "하자도 있고 경제성이 잘 검증되지도 않는 절차를 가지고 특정 신기술에 특혜를 주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거는 애초에 (신기술) 정책 방향과도 맞지 않는..."]

지난 5년 동안 경남 지역 학교의 공법 적용 사례를 확인한 결과, 신기술이 적용된 현장은 모두 153건, 이 가운데 '722호 신기술 사용'을 전제로 발주된 곳은 3분의 2에 해당하는 101건에 달했습니다.

전체 공사 금액으로 따지면 100억 원이 넘습니다.

경상남도교육청은 최근 조사를 통해, 창원 지역 외 해당 공법으로 공사한 학교 현장 가운데 상당수가 부실 시공됐고 불법 하도급이 있었던 점을 인정했습니다.

[정창모/경상남도교육청 행정국장 : "(방수층) 설계 두께 미달로 시공된 것이 28건으로 11.9%로 나왔습니다."]

한편, 경남교육청은 최근 확산하고 있고 의혹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신뢰 회복을 위한 정책 대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대완입니다.

촬영기자:조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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