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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2021 재·보궐선거
안철수 ‘입당설’ 모락모락…김종인에 물었더니?
입력 2021.01.29 (07:00) 취재K

“금일 보도된 동아일보 단독 기사 내용은 전혀 사실무근임을 알려드립니다.”(지난 27일)
“쿠키뉴스의 안철수 대표 관련 기사는 전혀 사실무근의 오보입니다.”(어제)

국민의당이 취재진에 보낸 문자메시지입니다. 지난 이틀간 안철수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할 거란 ‘단독’ 보도가 하루에 한 건씩 나왔습니다. 국민의당의 반박도 반복됐습니다. 김종인 위원장이 이끄는 국민의힘도 “금시초문”이라고 반응했습니다. 양측 모두, 안 대표의 입당설은 상대방에서 흘렸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김종인, 질문 끝나기도 전에 “말도 안 되는 소리”

우선 김종인 위원장에게 직접 물었습니다. 입당, 또는 합당 논의에 진척이 있는지를 질문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기자의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말도 안 되는 소리는 들을 필요가 없다. 지금 현재 (안 대표가) 올 수도 없다”면서 “지금은 (입당을) 할 수도 없고, 받을 수도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이미 국민의힘 경선이 시작된 마당에, 입당설은 “엉뚱한 소리”라고 했습니다. 안 대표와 함께 하는 인사들이 “쓸데없는 장난”을 많이 한다면서, 언론을 타려고 일부러 안 대표의 입당 가능성을 흘린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또 지난 6일 비공개 회동에서 안 대표가 자신에게 “국민의힘으로 나가면 (선거에서) 안 되니까, 입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는 사실도 공개했습니다.

여러 번 보도됐듯이, 김 위원장은 오는 3월 4일 국민의힘 후보가 결정된 후에 단일화 협상을 하자는 명확한 입장입니다. 지난 27일 신년 기자회견에선 “ 1주일이면 충분하다”고까지 얘기했습니다. 일단 안 대표를 외면하고 경선에 힘을 쏟으면, 자연스레 국민의힘으로 주목이 쏠릴 거고, ‘덩치’가 커져 있을 거란 계획입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3월이면 안 대표의 거품이 꺼질 때가 아닌가. 그때 협상을 해야 한다는 게 김 위원장 생각 아니겠느냐”고 설명했습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말고 대안 있나”

국민의당 역시 강경합니다. 국민의당에선 “제1야당이 1등 후보인 안철수 대표를 흠집내려고 입당설을 퍼뜨리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당 내부 조사와 타 기관 결과를 봐도, 안 대표 지지율이 현재까지 생각보다 탄탄하다”고 밝혔습니다. ‘대통령 안철수’에는 갸웃해도, ‘서울시장 안철수’에는 고개를 끄덕이는 유권자들이 적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만약 안 대표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다면 국민의힘이 협상 주도권을 쉽게 잡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안 대표를 압도하는 후보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당 규모와 상관없이 협상은 평행선을 달리게 됩니다. 게다가 국민의당은 이미 국민의힘에 △야권 통합경선 △실무협상 개시를 요구했습니다. “우리는 이미 제안을 했고,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국민의힘에 공을 넘긴 상황입니다.

특히 안 대표는, 당의 대표입니다. 국민의힘으로의 입당은 곧, 합당을 의미합니다. 당 소속 국회의원과 당직자는 물론, 당원 이동까지 걸린 문제입니다. 그렇기에 안 대표 측은 입당설 자체를 결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강합니다. 이를 존중해 정진석 공천관리위원장 등이 경선 시작 전에 양당이 평등하게 합치는 ‘당 대 당’ 합당을 주장했다가 김종인 위원장의 질책을 받기도 했습니다.

■입당, 어디까지 검토했나

다만 안철수 대표도 국민의힘 입당을 검토조차 안한 것은 아닌 것으로 파악됩니다. 국민의당은 이와 관련해 최근 여론조사도 했습니다.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힘 입당에 관한 의견을 물었는데, 찬성보다 반대가 앞섰다고 합니다.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찬성’ 응답을 했지만, 국민의당 기존 지지층은 ‘반대’가 우세했다고 국민의당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고민이 되는 지점”이라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안 대표 주위의 정계원로들도 “제1야당에서 움직이는게 낫지 않겠느냐”며 입당을 권한다고 합니다. 안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를 선택한 배경에도 이 ‘원로’들의 줄기찬 설득이 있었습니다. 원로그룹의 실체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김무성 전 의원 등 기존 보수층 중진 등이 안 대표에게 조언을 하고 있습니다.

정치적으로도 안 대표의 입당은 본인에게는 썩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순간, 김종인 비대위의 역할은 축소되고 안 대표 중심으로 야권 세력이 모일 거라는 해석입니다. 국민의힘 안에서도 안 대표와의 통합 시너지를 기대하는 의원들이나 관계자들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김 위원장 입장에선 본인의 권한과 성과 모두를 안 대표에게 고스란히 넘겨주는 꼴이 될 수 있어서, 달가울 수가 없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비대위원장으로 온 뒤 당명과 정강·정책을 바꾸며 이른바 혁신 노력을 해왔습니다. 이런 노력이 집약된 결과가 오는 4월 재보선입니다. 김 위원장으로서는 단순한 야권의 승리뿐만 아니라 “어떤 후보로 승리하느냐”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 2월 내내 ‘치킨 게임’? 다음주 극적 합의?

아직은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모두 양보없는 기싸움을 이어가는 중입니다. 단일화를 둘러싼 잡음은 상대방 탓으로 돌리면서, 자신들이 내놓은 방식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버티는 중입니다. 동시에 양측은 줄다리기가 길어질 수록 유권자 피로감이 높아지고, 단일화 효과도 떨어질 거란 걸 잘 압니다.

이 때문에 야권 내부에선, 100% 시민경선(본경선)이 시작되는 다음달 5일 이전에 단일화와 관련된 결정적인 움직임이 있을 거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안 대표도 국민의힘 본경선 참여 뜻을 밝혔던 만큼, 다음주 안에 양당이 물밑 협상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입니다.

만약 다음주에도 별다른 진척이 없다면, 김종인 위원장 예고대로 3월 초에 단일화 협상이 시작될 겁니다. 그렇게 되면 국민의힘이 경선을 치르는 다음달 내내 단일화를 둘러싼 신경전을 지켜봐야 할 거로 보입니다.
  • 안철수 ‘입당설’ 모락모락…김종인에 물었더니?
    • 입력 2021-01-29 07:00:53
    취재K

“금일 보도된 동아일보 단독 기사 내용은 전혀 사실무근임을 알려드립니다.”(지난 27일)
“쿠키뉴스의 안철수 대표 관련 기사는 전혀 사실무근의 오보입니다.”(어제)

국민의당이 취재진에 보낸 문자메시지입니다. 지난 이틀간 안철수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할 거란 ‘단독’ 보도가 하루에 한 건씩 나왔습니다. 국민의당의 반박도 반복됐습니다. 김종인 위원장이 이끄는 국민의힘도 “금시초문”이라고 반응했습니다. 양측 모두, 안 대표의 입당설은 상대방에서 흘렸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김종인, 질문 끝나기도 전에 “말도 안 되는 소리”

우선 김종인 위원장에게 직접 물었습니다. 입당, 또는 합당 논의에 진척이 있는지를 질문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기자의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말도 안 되는 소리는 들을 필요가 없다. 지금 현재 (안 대표가) 올 수도 없다”면서 “지금은 (입당을) 할 수도 없고, 받을 수도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이미 국민의힘 경선이 시작된 마당에, 입당설은 “엉뚱한 소리”라고 했습니다. 안 대표와 함께 하는 인사들이 “쓸데없는 장난”을 많이 한다면서, 언론을 타려고 일부러 안 대표의 입당 가능성을 흘린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또 지난 6일 비공개 회동에서 안 대표가 자신에게 “국민의힘으로 나가면 (선거에서) 안 되니까, 입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는 사실도 공개했습니다.

여러 번 보도됐듯이, 김 위원장은 오는 3월 4일 국민의힘 후보가 결정된 후에 단일화 협상을 하자는 명확한 입장입니다. 지난 27일 신년 기자회견에선 “ 1주일이면 충분하다”고까지 얘기했습니다. 일단 안 대표를 외면하고 경선에 힘을 쏟으면, 자연스레 국민의힘으로 주목이 쏠릴 거고, ‘덩치’가 커져 있을 거란 계획입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3월이면 안 대표의 거품이 꺼질 때가 아닌가. 그때 협상을 해야 한다는 게 김 위원장 생각 아니겠느냐”고 설명했습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말고 대안 있나”

국민의당 역시 강경합니다. 국민의당에선 “제1야당이 1등 후보인 안철수 대표를 흠집내려고 입당설을 퍼뜨리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당 내부 조사와 타 기관 결과를 봐도, 안 대표 지지율이 현재까지 생각보다 탄탄하다”고 밝혔습니다. ‘대통령 안철수’에는 갸웃해도, ‘서울시장 안철수’에는 고개를 끄덕이는 유권자들이 적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만약 안 대표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다면 국민의힘이 협상 주도권을 쉽게 잡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안 대표를 압도하는 후보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당 규모와 상관없이 협상은 평행선을 달리게 됩니다. 게다가 국민의당은 이미 국민의힘에 △야권 통합경선 △실무협상 개시를 요구했습니다. “우리는 이미 제안을 했고,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국민의힘에 공을 넘긴 상황입니다.

특히 안 대표는, 당의 대표입니다. 국민의힘으로의 입당은 곧, 합당을 의미합니다. 당 소속 국회의원과 당직자는 물론, 당원 이동까지 걸린 문제입니다. 그렇기에 안 대표 측은 입당설 자체를 결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강합니다. 이를 존중해 정진석 공천관리위원장 등이 경선 시작 전에 양당이 평등하게 합치는 ‘당 대 당’ 합당을 주장했다가 김종인 위원장의 질책을 받기도 했습니다.

■입당, 어디까지 검토했나

다만 안철수 대표도 국민의힘 입당을 검토조차 안한 것은 아닌 것으로 파악됩니다. 국민의당은 이와 관련해 최근 여론조사도 했습니다.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힘 입당에 관한 의견을 물었는데, 찬성보다 반대가 앞섰다고 합니다. 국민의힘 지지자들은 ‘찬성’ 응답을 했지만, 국민의당 기존 지지층은 ‘반대’가 우세했다고 국민의당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고민이 되는 지점”이라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안 대표 주위의 정계원로들도 “제1야당에서 움직이는게 낫지 않겠느냐”며 입당을 권한다고 합니다. 안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를 선택한 배경에도 이 ‘원로’들의 줄기찬 설득이 있었습니다. 원로그룹의 실체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김무성 전 의원 등 기존 보수층 중진 등이 안 대표에게 조언을 하고 있습니다.

정치적으로도 안 대표의 입당은 본인에게는 썩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순간, 김종인 비대위의 역할은 축소되고 안 대표 중심으로 야권 세력이 모일 거라는 해석입니다. 국민의힘 안에서도 안 대표와의 통합 시너지를 기대하는 의원들이나 관계자들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김 위원장 입장에선 본인의 권한과 성과 모두를 안 대표에게 고스란히 넘겨주는 꼴이 될 수 있어서, 달가울 수가 없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비대위원장으로 온 뒤 당명과 정강·정책을 바꾸며 이른바 혁신 노력을 해왔습니다. 이런 노력이 집약된 결과가 오는 4월 재보선입니다. 김 위원장으로서는 단순한 야권의 승리뿐만 아니라 “어떤 후보로 승리하느냐”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 2월 내내 ‘치킨 게임’? 다음주 극적 합의?

아직은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모두 양보없는 기싸움을 이어가는 중입니다. 단일화를 둘러싼 잡음은 상대방 탓으로 돌리면서, 자신들이 내놓은 방식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버티는 중입니다. 동시에 양측은 줄다리기가 길어질 수록 유권자 피로감이 높아지고, 단일화 효과도 떨어질 거란 걸 잘 압니다.

이 때문에 야권 내부에선, 100% 시민경선(본경선)이 시작되는 다음달 5일 이전에 단일화와 관련된 결정적인 움직임이 있을 거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안 대표도 국민의힘 본경선 참여 뜻을 밝혔던 만큼, 다음주 안에 양당이 물밑 협상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입니다.

만약 다음주에도 별다른 진척이 없다면, 김종인 위원장 예고대로 3월 초에 단일화 협상이 시작될 겁니다. 그렇게 되면 국민의힘이 경선을 치르는 다음달 내내 단일화를 둘러싼 신경전을 지켜봐야 할 거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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