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세종 특별 공급’ 349명 중 38명만 초기부터 정착

입력 2021.03.23 (21:03) 수정 2021.03.23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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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안녕하십니까.

4.7 재·보궐선거 이제 딱 보름, 남았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은 박영선, 오세훈, 안철수 세 명의 주요 후보가 경쟁하고 있었는데 오세훈 국민의 힘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가 되면서 박영선, 오세훈 양강 구도가 됐습니다.

관련 소식은 잠시 뒤 전해드리고, 오늘(23일) 9시 뉴스는 KBS가 단독 취재한 내용으로 시작합니다.

땅 투기 의혹이 불거진 한국토지주택공사, LH 임직원들의 수상한 아파트 재테크 얘기입니다.

세종시로 옮겨가는 공공기관의 임직원들에게는 아파트를 특별공급하는, 줄여서 '특공'이라고 하는 제도가 있습니다.

분양 물량의 절반 이상을 우선 배정하기 때문에 경쟁률이 일반 분양의 10분의 1, 또는 20분의 1 수준이고 취득세도 면제됩니다.

더구나 세종시엔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고 있어서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가 수억 원 낮습니다.

세종시로 옮긴 공공기관 직원들 주거 안정을 위한 혜택입니다.

그런데 본사가 경남 진주에 있는 LH도 이 특공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세종시에 지사를 뒀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특공을 받은 LH 임직원 명단을 KBS가 입수했는데, 대다수가 아파트만 분양받고 세종을 떠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럼 이 아파트들, 지금은 어떻게 됐을까요?

먼저 김성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LH는 2012년부터 2019년까지 8년 동안 특공 대상기관이었습니다.

확인 결과 8년간 LH 세종본부에서 특공을 받은 임직원은 모두 349명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특공 이후 세종본부에서 계속 근무하고 있는 임직원은 38명뿐입니다.

특공을 받은 임직원의 90% 정도가 인사이동으로 세종을 떠났기 때문입니다.

[LH 세종본부 관계자/음성변조 : “(인사는) 수시로 날 수도 있어요. (정해진 근무 연도가 없는 것이에요?) 네, 그렇습니다.”]

특공을 받은 임직원들이 세종본부에서 근무한 기간은 평균 2년 반 정도였습니다.

분양 뒤에 아파트가 지어지고 입주까지 2, 3년 정도 걸리는 걸 감안하면, LH 임직원들의 실거주는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입니다.

특별공급 확인서라는 서류입니다.

특별공급 아파트에 당첨이 되면 소속 기관장에게 승인을 받아 아파트 시행사에 제출하는 서류로 특별공급 대상자임을 확인받는 절차입니다.

2012년 3월, LH 세종본부로 전입한 A 씨.

전입 두 달 만에 특공 확인서를 발급받고, 두 달 뒤에 세종본부를 떠났습니다.

넉 달 남짓 세종서 일하고 특공 아파트를 얻었습니다.

[세종시 공인중개사/음성변조 : “9억 3,000 넘을 거예요. 다 9억 넘어요. 9억 2,000, 10억, 분양가는 이것밖에 더 됐어? 3억 정도.”]

세종본부를 떠나는 달에 특별공급 확인서를 발급받은 직원도 7명.

아예 세종을 떠난 뒤에 확인서를 발급받은 직원도 있었습니다.

아파트가 지어질 땅도 파기 전에 세종을 떠난 겁니다.

[권대중/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 “(LH는) 개발하면 이익이 남는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그들에게 또 특별분양을 줬고, 그렇다 보니 법적 제한이 없기 때문에 아마 투기가 일어나는 것 아닌가...”]

세종시 아파트 시세는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입니다.

LH 임직원들이 특공으로 받은 아파트를 지금도 소유하고 있는지 여부는 정부도 LH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성숩니다.

촬영기자:임동수 임태호/영상편집:김태형/그래픽:이근희

‘2019년 막차 특공’ 63명…분양가 3배 수익 추정

[앵커]

세종시 아파트 시세는 특히 지난 2019년 전후로 급격히 뛰었습니다.

LH 임직원들이 아파트를 특별공급받은 시점을 따져봤더니 2019년, 63명이나 됐습니다.

LH가 특공 대상이었던 마지막 해인데 대거 분양을 받았고, 지금 집값은 그 때 분양가의 3배 가까이 됩니다.

계속해서 김빛이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LH에 대한 특별공급 혜택은 2019년 12월 31일 자로 종료됐습니다.

만료를 앞둔 그 해. 63명의 LH 임직원들이 특별공급 아파트를 손에 넣었습니다.

직전 해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난 숫자.

세종시 아파트 시세가 가파르게 오르던 시기입니다.

2019년 막차특공을 받은 63명 중 절반 이상은 현재 세종본부에 근무하지 않습니다.

내년 입주 예정인 이 아파트의 경우, 지난 2019년 LH 임직원 9명이 특공을 받았는데 1명만 빼고 모두 세종을 떠났고, 마주보고 있는 이 아파트도 특공을 받은 7명 중 5명이 역시, 현재 세종본부 소속이 아닙니다.

최근 입주가 시작된 인근 아파트의 시세는 10억 원대, 2019년 특공 분양가가 3억 원대 후반이던 점을 감안하면 3배 가까이 오른 상태입니다.

[세종시 ○○부동산 공인중개사/음성변조 : “워낙 핫해서 매물은 없고 지금은 아무리 못해도 10억 이상은 생각하셔야겠는데요. 세종시가 신규 입주하는 데가 다 그 금액 정도로...”]

거주지 이전이나 퇴직 등 입주 전에 특별공급 자격을 상실하면 분양을 받지 못하게 하는 규정이 있지만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LH 특공 아파트 당첨 직원/음성변조 : “전출을 갔다가 다시 또 와서 일을 하는 경우도 있고 그런 경우가 있고 사실 또 많습니다. 이쪽(세종시) 업무를 잘 알기 때문에.”]

LH는 “적법 절차에 따른 것”, “2019년도에 분양 물량이 많았다” 라고 해명했습니다.

[송언석/국민의힘 의원 : “순환 근무를 하고 있는 공공기관 지사, 직원들까지 특별공급 대상으로 포함하고 있는 제도 자체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이주를 돕기 위해서 특별공급 제도를 도입을 했는데 실수요자의 기회를 박탈하고.”]

지난해 10월 KBS의 세종시 특공 아파트 문제점 고발 이후, 법이 한층 강화됐습니다.

올해부터 특공을 받으면, 5년의 실거주 의무 규정이 새로 생겼지만 지난 2019년까지 특별공급을 받았던 LH 직원들에게는 소급적용이 되지 않습니다.

KBS 뉴스 김빛이랍니다.

촬영기자:윤희진/영상편집:황보현평/그래픽:이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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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H 세종 특별 공급’ 349명 중 38명만 초기부터 정착
    • 입력 2021-03-23 21:03:52
    • 수정2021-03-23 22:03:43
    뉴스 9
[앵커]

안녕하십니까.

4.7 재·보궐선거 이제 딱 보름, 남았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은 박영선, 오세훈, 안철수 세 명의 주요 후보가 경쟁하고 있었는데 오세훈 국민의 힘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가 되면서 박영선, 오세훈 양강 구도가 됐습니다.

관련 소식은 잠시 뒤 전해드리고, 오늘(23일) 9시 뉴스는 KBS가 단독 취재한 내용으로 시작합니다.

땅 투기 의혹이 불거진 한국토지주택공사, LH 임직원들의 수상한 아파트 재테크 얘기입니다.

세종시로 옮겨가는 공공기관의 임직원들에게는 아파트를 특별공급하는, 줄여서 '특공'이라고 하는 제도가 있습니다.

분양 물량의 절반 이상을 우선 배정하기 때문에 경쟁률이 일반 분양의 10분의 1, 또는 20분의 1 수준이고 취득세도 면제됩니다.

더구나 세종시엔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고 있어서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가 수억 원 낮습니다.

세종시로 옮긴 공공기관 직원들 주거 안정을 위한 혜택입니다.

그런데 본사가 경남 진주에 있는 LH도 이 특공 대상에 포함됐습니다.

세종시에 지사를 뒀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특공을 받은 LH 임직원 명단을 KBS가 입수했는데, 대다수가 아파트만 분양받고 세종을 떠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럼 이 아파트들, 지금은 어떻게 됐을까요?

먼저 김성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LH는 2012년부터 2019년까지 8년 동안 특공 대상기관이었습니다.

확인 결과 8년간 LH 세종본부에서 특공을 받은 임직원은 모두 349명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특공 이후 세종본부에서 계속 근무하고 있는 임직원은 38명뿐입니다.

특공을 받은 임직원의 90% 정도가 인사이동으로 세종을 떠났기 때문입니다.

[LH 세종본부 관계자/음성변조 : “(인사는) 수시로 날 수도 있어요. (정해진 근무 연도가 없는 것이에요?) 네, 그렇습니다.”]

특공을 받은 임직원들이 세종본부에서 근무한 기간은 평균 2년 반 정도였습니다.

분양 뒤에 아파트가 지어지고 입주까지 2, 3년 정도 걸리는 걸 감안하면, LH 임직원들의 실거주는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입니다.

특별공급 확인서라는 서류입니다.

특별공급 아파트에 당첨이 되면 소속 기관장에게 승인을 받아 아파트 시행사에 제출하는 서류로 특별공급 대상자임을 확인받는 절차입니다.

2012년 3월, LH 세종본부로 전입한 A 씨.

전입 두 달 만에 특공 확인서를 발급받고, 두 달 뒤에 세종본부를 떠났습니다.

넉 달 남짓 세종서 일하고 특공 아파트를 얻었습니다.

[세종시 공인중개사/음성변조 : “9억 3,000 넘을 거예요. 다 9억 넘어요. 9억 2,000, 10억, 분양가는 이것밖에 더 됐어? 3억 정도.”]

세종본부를 떠나는 달에 특별공급 확인서를 발급받은 직원도 7명.

아예 세종을 떠난 뒤에 확인서를 발급받은 직원도 있었습니다.

아파트가 지어질 땅도 파기 전에 세종을 떠난 겁니다.

[권대중/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 “(LH는) 개발하면 이익이 남는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그들에게 또 특별분양을 줬고, 그렇다 보니 법적 제한이 없기 때문에 아마 투기가 일어나는 것 아닌가...”]

세종시 아파트 시세는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입니다.

LH 임직원들이 특공으로 받은 아파트를 지금도 소유하고 있는지 여부는 정부도 LH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성숩니다.

촬영기자:임동수 임태호/영상편집:김태형/그래픽:이근희

‘2019년 막차 특공’ 63명…분양가 3배 수익 추정

[앵커]

세종시 아파트 시세는 특히 지난 2019년 전후로 급격히 뛰었습니다.

LH 임직원들이 아파트를 특별공급받은 시점을 따져봤더니 2019년, 63명이나 됐습니다.

LH가 특공 대상이었던 마지막 해인데 대거 분양을 받았고, 지금 집값은 그 때 분양가의 3배 가까이 됩니다.

계속해서 김빛이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LH에 대한 특별공급 혜택은 2019년 12월 31일 자로 종료됐습니다.

만료를 앞둔 그 해. 63명의 LH 임직원들이 특별공급 아파트를 손에 넣었습니다.

직전 해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난 숫자.

세종시 아파트 시세가 가파르게 오르던 시기입니다.

2019년 막차특공을 받은 63명 중 절반 이상은 현재 세종본부에 근무하지 않습니다.

내년 입주 예정인 이 아파트의 경우, 지난 2019년 LH 임직원 9명이 특공을 받았는데 1명만 빼고 모두 세종을 떠났고, 마주보고 있는 이 아파트도 특공을 받은 7명 중 5명이 역시, 현재 세종본부 소속이 아닙니다.

최근 입주가 시작된 인근 아파트의 시세는 10억 원대, 2019년 특공 분양가가 3억 원대 후반이던 점을 감안하면 3배 가까이 오른 상태입니다.

[세종시 ○○부동산 공인중개사/음성변조 : “워낙 핫해서 매물은 없고 지금은 아무리 못해도 10억 이상은 생각하셔야겠는데요. 세종시가 신규 입주하는 데가 다 그 금액 정도로...”]

거주지 이전이나 퇴직 등 입주 전에 특별공급 자격을 상실하면 분양을 받지 못하게 하는 규정이 있지만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LH 특공 아파트 당첨 직원/음성변조 : “전출을 갔다가 다시 또 와서 일을 하는 경우도 있고 그런 경우가 있고 사실 또 많습니다. 이쪽(세종시) 업무를 잘 알기 때문에.”]

LH는 “적법 절차에 따른 것”, “2019년도에 분양 물량이 많았다” 라고 해명했습니다.

[송언석/국민의힘 의원 : “순환 근무를 하고 있는 공공기관 지사, 직원들까지 특별공급 대상으로 포함하고 있는 제도 자체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이주를 돕기 위해서 특별공급 제도를 도입을 했는데 실수요자의 기회를 박탈하고.”]

지난해 10월 KBS의 세종시 특공 아파트 문제점 고발 이후, 법이 한층 강화됐습니다.

올해부터 특공을 받으면, 5년의 실거주 의무 규정이 새로 생겼지만 지난 2019년까지 특별공급을 받았던 LH 직원들에게는 소급적용이 되지 않습니다.

KBS 뉴스 김빛이랍니다.

촬영기자:윤희진/영상편집:황보현평/그래픽:이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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