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메이데이 컬러화]② 컬러 복원 어떻게?

입력 2021.04.02 (09:51) 수정 2021.04.02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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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KBS는 4·3 메이데이 영상을 넉 달간의 작업을 거쳐 컬러 영상으로 복원했습니다.

인공지능 기술로 완성한 이번 컬러 영상에선 찾아보기 힘들었던 새로운 정보와 함께 당시 엄혹했던 시대상이 생생히 담겼습니다.

이어서 임연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군용기가 하늘을 가로지르고, 제주를 방문한 딘 미군정장관과 수뇌부가 논의하는 모습의 흑백 영상.

미 군정이 찍은 13분짜리 메이데이 필름 영상은 제주 4·3 관련 자료 화면으로 주로 사용됩니다.

KBS가 4·3 73주년을 맞아 이 메이데이 영상을 컬러로 처음 복원했습니다.

흑백 영상에선 흐릿했던 무장대의 선전 벽보.

컬러 영상에선 '싸우면 이긴다' '씩씩하게 나가보자'란 당시 글귀와 글씨체까지 뚜렷하게 되살아났습니다.

잿빛 명암에 가려진 표정도 한층 풍부해졌습니다.

미군 장교에게 당시 상황을 증언하는 여인의 표정은 흑백 영상에선 거의 드러나지 않지만, 컬러영상에선 입술 움직임과 눈동자 움직임까지 섬세하게 보입니다.

마른 여인이 입은 옷이 갈옷이었다는 점과 노인이 입은 무명옷, 꼬마가 입은 흰색 옷깃의 원피스도 이번 컬러화 작업을 통해 새롭게 확인된 당시 의복입니다.

4·3 광풍에 휘말린 도민들의 당시 의복까지도 컬러 영상을 통해 확연히 드러난 겁니다.

경비대원들이 가로지르는 잿빛 풀밭이, 컬러 영상에선 푸른 보리밭으로 뒤바뀝니다.

암울했던 시대상과 다르게 생명력을 잃지 않은 자연이 대비를 이루는 겁니다.

KBS는 70여 년 전 시대상에 맞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새롭게 구현해냈고, HD 화질 개선과 함께 AI가 인식하지 못한 부분의 별도 후반 작업도 거쳐 넉 달 만에 백80만 장에 이르는 장면에 색을 입혔습니다.

[홍지예/KBS 제작기술센터/컬러 복원 담당 : "기존 컬러 복원이라고 하면 포토샵에서 한 장 한 장 그려서 채색하는 방식이었는데요. 이번 4·3 사건 컬러복원에서는 인공지능을 활용해서 보다 자연스럽게 영역적 특성과 물체의 질감까지 채색할 수 있도록 활용했습니다."]

70여 년 된 영상에 색깔을 입힌 것만으로도 시각적 정보가 확연히 늘어 사료적 가치가 더 커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김동만/제주한라대 방송영상학과 교수 : "이것은 과거의 현장감을 더 느끼게 해주고 과거의 사실감을 훨씬 많이 복원해주는 그런 측면에서 사료 정보의 확대라는 그런 가치가 있죠."]

KBS가 시도한 메이데이 영상 컬러 복원 작업으로 4·3의 실체가 더 생생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연희입니다.

촬영기자:강재윤·김보현/그래픽:서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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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3 메이데이 컬러화]② 컬러 복원 어떻게?
    • 입력 2021-04-02 09:51:27
    • 수정2021-04-02 10:18:15
    930뉴스(제주)
[앵커]

KBS는 4·3 메이데이 영상을 넉 달간의 작업을 거쳐 컬러 영상으로 복원했습니다.

인공지능 기술로 완성한 이번 컬러 영상에선 찾아보기 힘들었던 새로운 정보와 함께 당시 엄혹했던 시대상이 생생히 담겼습니다.

이어서 임연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군용기가 하늘을 가로지르고, 제주를 방문한 딘 미군정장관과 수뇌부가 논의하는 모습의 흑백 영상.

미 군정이 찍은 13분짜리 메이데이 필름 영상은 제주 4·3 관련 자료 화면으로 주로 사용됩니다.

KBS가 4·3 73주년을 맞아 이 메이데이 영상을 컬러로 처음 복원했습니다.

흑백 영상에선 흐릿했던 무장대의 선전 벽보.

컬러 영상에선 '싸우면 이긴다' '씩씩하게 나가보자'란 당시 글귀와 글씨체까지 뚜렷하게 되살아났습니다.

잿빛 명암에 가려진 표정도 한층 풍부해졌습니다.

미군 장교에게 당시 상황을 증언하는 여인의 표정은 흑백 영상에선 거의 드러나지 않지만, 컬러영상에선 입술 움직임과 눈동자 움직임까지 섬세하게 보입니다.

마른 여인이 입은 옷이 갈옷이었다는 점과 노인이 입은 무명옷, 꼬마가 입은 흰색 옷깃의 원피스도 이번 컬러화 작업을 통해 새롭게 확인된 당시 의복입니다.

4·3 광풍에 휘말린 도민들의 당시 의복까지도 컬러 영상을 통해 확연히 드러난 겁니다.

경비대원들이 가로지르는 잿빛 풀밭이, 컬러 영상에선 푸른 보리밭으로 뒤바뀝니다.

암울했던 시대상과 다르게 생명력을 잃지 않은 자연이 대비를 이루는 겁니다.

KBS는 70여 년 전 시대상에 맞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새롭게 구현해냈고, HD 화질 개선과 함께 AI가 인식하지 못한 부분의 별도 후반 작업도 거쳐 넉 달 만에 백80만 장에 이르는 장면에 색을 입혔습니다.

[홍지예/KBS 제작기술센터/컬러 복원 담당 : "기존 컬러 복원이라고 하면 포토샵에서 한 장 한 장 그려서 채색하는 방식이었는데요. 이번 4·3 사건 컬러복원에서는 인공지능을 활용해서 보다 자연스럽게 영역적 특성과 물체의 질감까지 채색할 수 있도록 활용했습니다."]

70여 년 된 영상에 색깔을 입힌 것만으로도 시각적 정보가 확연히 늘어 사료적 가치가 더 커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김동만/제주한라대 방송영상학과 교수 : "이것은 과거의 현장감을 더 느끼게 해주고 과거의 사실감을 훨씬 많이 복원해주는 그런 측면에서 사료 정보의 확대라는 그런 가치가 있죠."]

KBS가 시도한 메이데이 영상 컬러 복원 작업으로 4·3의 실체가 더 생생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연희입니다.

촬영기자:강재윤·김보현/그래픽:서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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