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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 북한] 북한판 부동산 해법은…평양 신도시 허와 실
입력 2021.04.03 (08:12) 수정 2021.04.03 (09:42) 남북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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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도 우리만큼이나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 같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평양 1만 세대 살림집 건설 착공식에 다녀간 이후 공사 속도전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보통강변에는 테라스를 갖춘 고급 주택 단지도 건설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계획대로 공사가 마무리될 수 있을까요?

북한 부동산 대책의 허와 실을 <클로즈업 북한>에서 짚어보겠습니다.

[리포트]

주택 1만 세대 건설이 한창인 평양 사동구역 송신, 송화지구.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 작업이 해가 저물 때까지 이어지고 있다.

[조선중앙TV 방송원 : "이제는 날이 저물어가고 있지만 보다시피 여기 평양시 1만 세대 살림집 건설장에서는 분초를 다투는 치열한 철야전이 맹렬히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북한식 속도전을 보여주고 있는 공사현장. 건설 근로자들은 착공 일주일 만에 기초굴착공사가 마무리됐다고 전한다.

[김춘선/북한 사회 안전군 : "우리는 단 하루 동안에 기초굴착을 끝내고 철근 조립과 휘틀(거푸집) 조립을 입체적인 방법으로 끝냈습니다. 우리는 이 기세로 기초 콘크리트치기를 3시간 동안에 끝내자고 합니다!"]

이렇게 북한 당국이 속도를 강조하는 이유는 최고지도자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 때문이다.

지난달 23일, 착공식 현장을 찾은 김 위원장은 주택 1만 세대 완공 날짜를 올해 말로 공언했다.

[김정은/국무위원장/北 아나운서 대독 : "아직은 건축 형성(조감도) 안에서나 볼 수 있는 특색 있는 고층, 초고층 살림집들이 올해 말에 가서는 이 송신, 송화지구를 꽉 채우게 되면, 우리 국가의 잠재력과 우리 인민의 창조력이 다시 한번 크게 과시될 것입니다."]

평양 주택 건설이 시작되면서 전국의 건설 물자와 재원도 평양으로 총동원되고 있다.

[조선중앙TV/3월 25일 : "평양시에 5만 세대의 현대적인 살림집이 일떠서게 된다는 소식에 접한 온 나라의 모든 일터와 함께 지금 건재공업 부문이 들끓고 있습니다."]

주택이 들어서는 사동구역 송신, 송화지구는 대동강 남쪽에 있는 외곽지역. 중심가보다 상대적으로 낙후된 곳으로 이번 주택 보급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도 남다르다.

[평양 시민 : "텔레비전에서 입사증 받고 막 만세 부르고 좋아할 때 우리도 저런 행복이 차려질까 하고 생각했는데 그게 바로 현실로..."]

[평양 시민 : "우리 인민들이 실질적으로 기다리고 반기는 이런 결과를 이뤄내려는 당의 구상과 의도가 정말 현실로 하나하나 펼쳐지고 있구나."]

그러나 완공 마감일까지는 불과 9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은 상황. 더구나 겨울철이 되면 공사 진행이 쉽지 않다.

단시간 내 대공사를 마무리하겠다는 북한 당국의 목표는 평양의 고질적인 주택난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사실 이 주택 문제는 계속 축적돼 온 문제예요.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주택난이 계속 이렇게 축적되어 오면서 주민들의 생활이 이제 점점 삶의 질이 점점 떨어질 수밖에 없었던 그런 상황이죠. 평양도 거의 주택 보급률이 한 60% 안팎이다 이렇게 우리는 봅니다."]

실제 김정은 위원장 역시 이번 사업이 당의 숙원 사업이라고 밝히며, 5만 세대 건설로 주택 보급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국무위원장/北 아나운서 대독 : "2025년까지 해마다 1만 세대씩 5만 세대의 살림집을 새로 지으면 수도 시민들의 살림집 문제가 철저히 해결될 것입니다."]

평양은 6.25 전쟁 직후, 사회주의도시 구현이라는 명분 아래 철저한 계획도시로 재건된다.

대로변을 중심으로 주택들이 들어서기 시작했고, 1970년대엔 20층 높이의 아파트가, 1980년대에는 창광거리, 경흥거리에 40층 높이의 아파트까지 세워졌다.

그러나 1990년대, 고난의 행군이라 불릴 정도의 극심한 경제난을 겪으며 국가 주도의 대규모 건설 사업이 중단됐다.

평양도 예외는 아니었다.

여기에 전후 베이비붐 세대가 결혼 적령기에 도달하면서 주택부족 현상이 심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나민희/평양 출신/2016년 탈북 : "제가 태어난 집은 방이 3개짜리였는데 거기에 할머니 할아버지가 사셨고 큰 방에는, 그리고 저희 집이 있었고 삼촌이 있었어요. 장가 안 간 삼촌이 있었어요. 그러니까 저희도 세 가구가 모여서 산 거예요. 대부분 그렇게 살거든요. 아직도 그래요."]

2000년대 들어 수도 평양의 주택난은 북한 당국의 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일정 부분 경제가 회복되면서 리모델링이나 재건축 등의 부동산 개발이 본격화됐다. 주로 저층 아파트나 벽돌 주택 증축이 주를 이뤘다.

김정은 위원장이 후계자 신분이던 시절에는 새로운 주택 건설 사업이 추진되기도 했다. 2008년 평양 10만호 건설 사업이 발표된 것이다.

그러나 높은 건설비와 자재난 등으로 당초 계획대로 완공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평양 주택사업은 다시 한번 전환기를 맞는다. 주거공간과 일체의 편의시설이 모두 갖춰진 대규모 복합단지 건설이 시작됐다.

대표적인 것이 집권 첫해 조성된 대규모 주택단지‘창전거리’

[조선중앙TV/2012년 5월 : "45층 베란다에서 음양 화려하게 전변된 창전 거리의 전경을 바라보시면서 짧은 기간에 이처럼 훌륭한 살림집들을 일떠세운 것은 대단한 성과라고 하셨습니다."]

53층 주상복합아파트 은하로 대표되는 ‘미래과학자거리’

[조선중앙TV/2015년 11월 : "웅장 화려하게 솟아 오른 선군시대의 기념비적 창조물 미래과학자 거리!"]

2017년, 김일성 생일 105주년을 맞아 세워진 려명거리까지...

[조선중앙TV/2017년 3월 : "려명거리는 건설하기 전에 있던 낡은 건물, 살림집 1,500여 세대를 철거하고 새로 4,820여 세대를 이렇게 건설했습니다."]

평양의 스카이라인까지 바꿔 놓은 고층 아파트들은 김정은 위원장의 주요 치적이 됐다. 북한 매체들은 이러한 고급 아파트들이 주민들에게 무상으로 제공되고 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조선중앙TV/2015년 11월 : "이런 궁궐 같은 살림집에서 우리의 평범한 교육자·과학자들이 돈 한 푼 내지 않고 살게 됐다고, 이것이 바로 우리나라 사회주의 제도의 우월성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북한당국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평양의 주택난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평양 고급 아파트의 무상 지원은 일부에게만 돌아갈 뿐, 실제로는 일반 주민이 감당하기 힘든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나민희/평양 출신/2016년 탈북 : "김정은의 배려로 인해서 뭐 영웅의 집이 차려진다거나 아니면 간부집들 이렇게 들어간다거나 돈 많은 사람이 들어가기 때문에 다른 그쪽에서 소외되는 사람들이 되게 많단 말이죠. 이른바 만 달러 아파트라고 그래서 그거는 굉장히 비싼 가격에 팔렸어요. 그러니까 부자들만이 사서 가는 그런 아파트인 거예요."]

평양 아파트들이 비싸게 거래되는 이유는 신흥 부자로 불리는 ‘돈주’들 때문으로 알려졌다.

북한 당국은 건설 비용을 돈주들로부터 투자 명분으로 받고 있는데, 이 때 돈주에게 넘어간 분양권이 비싼 값에 팔린다는 것이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국가가 모든 예산을 조달할 수 없기 때문에 많은 돈주들 투자를 받아서 주택을 이제 건설하면 국가에 공로가 많은 사람에게도 이제 일종의 인센티브로 제공을 하지만 나머지 대다수, 나머지 다수의 이 주택은 일반 평양 시민들에게 분양할 수밖에 없을거예요. 이런 부분들은 또 이 정권 차원에서는 또 통치 자금으로 흡수할 수 있는 그런 이점이 있는 것이죠."]

김정은 위원장은 최근 평양 보통강 강안지구를 방문해 다락식 주택을 건설하라고 지시했다.

[조선중앙TV/3월 26일 : "김정은 동지께서는 보통문 주변 강안지구에 새로 일떠세울 호안다락식주택구 형성안들을 보아주시면 서 건설 계획과 관련한 구체적인 방향과 과업들을 제시하셨습니다."]

대동강의 지류인 보통강 구역은 평양에서도 내각과 당 간부들이 주로 사는 부촌이다.

이곳 역시 고급 주택을 건설해 돈주들의 투자를 노리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아파트를 속도전으로 건설하면서 주민들까지 노동력 동원을 강요받고 있다는 증언도 나온다.

[나민희/평양 출신/2016년 탈북 : "저도 직장 생활을 하면서 좀 일찍 퇴근하는 날이라든가 그럴 때는 창전거리 건설장에 가서 같이 건설 도와주고 거기 가서뭐 모래도 옮겨주고 이렇게 일 하다 온 적도 있거든요. 4년제 대학교 다니던 학생들이 매일, 1년 동안 건설장에서 건설하고 그랬었거든요. 그런 식으로 대학생들도 동원시키고 주민들도 계속 동원을 시켜요."]

북한 매체가 공개한 조감도만 놓고 보면 평양에 웅장하고 화려한 아파트가 들어서게 된다.

주택난 해소는 물론 코로나19 상황에서 침체된 사회 분위기를 일신시키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북제재는 물론 코로나 19로 국경까지 봉쇄한 가운데 북한이 충분한 양의 건설 마감자재를 외부로부터 들여오기는 힘들 전망이다.

김정은 위원장 핵심 사업이었던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나 평양 종합병원 등도 골조만 세워진 채 완공되지 못하고 있다.

8차 당대회에서 발표한 평양 5만 세대 주택 건설에 전격 돌입한 북한. 계획이 일정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 [클로즈업 북한] 북한판 부동산 해법은…평양 신도시 허와 실
    • 입력 2021-04-03 08:12:01
    • 수정2021-04-03 09:4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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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도 우리만큼이나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 같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평양 1만 세대 살림집 건설 착공식에 다녀간 이후 공사 속도전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보통강변에는 테라스를 갖춘 고급 주택 단지도 건설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계획대로 공사가 마무리될 수 있을까요?

북한 부동산 대책의 허와 실을 <클로즈업 북한>에서 짚어보겠습니다.

[리포트]

주택 1만 세대 건설이 한창인 평양 사동구역 송신, 송화지구. 이른 아침부터 시작된 작업이 해가 저물 때까지 이어지고 있다.

[조선중앙TV 방송원 : "이제는 날이 저물어가고 있지만 보다시피 여기 평양시 1만 세대 살림집 건설장에서는 분초를 다투는 치열한 철야전이 맹렬히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북한식 속도전을 보여주고 있는 공사현장. 건설 근로자들은 착공 일주일 만에 기초굴착공사가 마무리됐다고 전한다.

[김춘선/북한 사회 안전군 : "우리는 단 하루 동안에 기초굴착을 끝내고 철근 조립과 휘틀(거푸집) 조립을 입체적인 방법으로 끝냈습니다. 우리는 이 기세로 기초 콘크리트치기를 3시간 동안에 끝내자고 합니다!"]

이렇게 북한 당국이 속도를 강조하는 이유는 최고지도자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 때문이다.

지난달 23일, 착공식 현장을 찾은 김 위원장은 주택 1만 세대 완공 날짜를 올해 말로 공언했다.

[김정은/국무위원장/北 아나운서 대독 : "아직은 건축 형성(조감도) 안에서나 볼 수 있는 특색 있는 고층, 초고층 살림집들이 올해 말에 가서는 이 송신, 송화지구를 꽉 채우게 되면, 우리 국가의 잠재력과 우리 인민의 창조력이 다시 한번 크게 과시될 것입니다."]

평양 주택 건설이 시작되면서 전국의 건설 물자와 재원도 평양으로 총동원되고 있다.

[조선중앙TV/3월 25일 : "평양시에 5만 세대의 현대적인 살림집이 일떠서게 된다는 소식에 접한 온 나라의 모든 일터와 함께 지금 건재공업 부문이 들끓고 있습니다."]

주택이 들어서는 사동구역 송신, 송화지구는 대동강 남쪽에 있는 외곽지역. 중심가보다 상대적으로 낙후된 곳으로 이번 주택 보급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도 남다르다.

[평양 시민 : "텔레비전에서 입사증 받고 막 만세 부르고 좋아할 때 우리도 저런 행복이 차려질까 하고 생각했는데 그게 바로 현실로..."]

[평양 시민 : "우리 인민들이 실질적으로 기다리고 반기는 이런 결과를 이뤄내려는 당의 구상과 의도가 정말 현실로 하나하나 펼쳐지고 있구나."]

그러나 완공 마감일까지는 불과 9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은 상황. 더구나 겨울철이 되면 공사 진행이 쉽지 않다.

단시간 내 대공사를 마무리하겠다는 북한 당국의 목표는 평양의 고질적인 주택난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사실 이 주택 문제는 계속 축적돼 온 문제예요.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주택난이 계속 이렇게 축적되어 오면서 주민들의 생활이 이제 점점 삶의 질이 점점 떨어질 수밖에 없었던 그런 상황이죠. 평양도 거의 주택 보급률이 한 60% 안팎이다 이렇게 우리는 봅니다."]

실제 김정은 위원장 역시 이번 사업이 당의 숙원 사업이라고 밝히며, 5만 세대 건설로 주택 보급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국무위원장/北 아나운서 대독 : "2025년까지 해마다 1만 세대씩 5만 세대의 살림집을 새로 지으면 수도 시민들의 살림집 문제가 철저히 해결될 것입니다."]

평양은 6.25 전쟁 직후, 사회주의도시 구현이라는 명분 아래 철저한 계획도시로 재건된다.

대로변을 중심으로 주택들이 들어서기 시작했고, 1970년대엔 20층 높이의 아파트가, 1980년대에는 창광거리, 경흥거리에 40층 높이의 아파트까지 세워졌다.

그러나 1990년대, 고난의 행군이라 불릴 정도의 극심한 경제난을 겪으며 국가 주도의 대규모 건설 사업이 중단됐다.

평양도 예외는 아니었다.

여기에 전후 베이비붐 세대가 결혼 적령기에 도달하면서 주택부족 현상이 심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나민희/평양 출신/2016년 탈북 : "제가 태어난 집은 방이 3개짜리였는데 거기에 할머니 할아버지가 사셨고 큰 방에는, 그리고 저희 집이 있었고 삼촌이 있었어요. 장가 안 간 삼촌이 있었어요. 그러니까 저희도 세 가구가 모여서 산 거예요. 대부분 그렇게 살거든요. 아직도 그래요."]

2000년대 들어 수도 평양의 주택난은 북한 당국의 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일정 부분 경제가 회복되면서 리모델링이나 재건축 등의 부동산 개발이 본격화됐다. 주로 저층 아파트나 벽돌 주택 증축이 주를 이뤘다.

김정은 위원장이 후계자 신분이던 시절에는 새로운 주택 건설 사업이 추진되기도 했다. 2008년 평양 10만호 건설 사업이 발표된 것이다.

그러나 높은 건설비와 자재난 등으로 당초 계획대로 완공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평양 주택사업은 다시 한번 전환기를 맞는다. 주거공간과 일체의 편의시설이 모두 갖춰진 대규모 복합단지 건설이 시작됐다.

대표적인 것이 집권 첫해 조성된 대규모 주택단지‘창전거리’

[조선중앙TV/2012년 5월 : "45층 베란다에서 음양 화려하게 전변된 창전 거리의 전경을 바라보시면서 짧은 기간에 이처럼 훌륭한 살림집들을 일떠세운 것은 대단한 성과라고 하셨습니다."]

53층 주상복합아파트 은하로 대표되는 ‘미래과학자거리’

[조선중앙TV/2015년 11월 : "웅장 화려하게 솟아 오른 선군시대의 기념비적 창조물 미래과학자 거리!"]

2017년, 김일성 생일 105주년을 맞아 세워진 려명거리까지...

[조선중앙TV/2017년 3월 : "려명거리는 건설하기 전에 있던 낡은 건물, 살림집 1,500여 세대를 철거하고 새로 4,820여 세대를 이렇게 건설했습니다."]

평양의 스카이라인까지 바꿔 놓은 고층 아파트들은 김정은 위원장의 주요 치적이 됐다. 북한 매체들은 이러한 고급 아파트들이 주민들에게 무상으로 제공되고 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조선중앙TV/2015년 11월 : "이런 궁궐 같은 살림집에서 우리의 평범한 교육자·과학자들이 돈 한 푼 내지 않고 살게 됐다고, 이것이 바로 우리나라 사회주의 제도의 우월성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북한당국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평양의 주택난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평양 고급 아파트의 무상 지원은 일부에게만 돌아갈 뿐, 실제로는 일반 주민이 감당하기 힘든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나민희/평양 출신/2016년 탈북 : "김정은의 배려로 인해서 뭐 영웅의 집이 차려진다거나 아니면 간부집들 이렇게 들어간다거나 돈 많은 사람이 들어가기 때문에 다른 그쪽에서 소외되는 사람들이 되게 많단 말이죠. 이른바 만 달러 아파트라고 그래서 그거는 굉장히 비싼 가격에 팔렸어요. 그러니까 부자들만이 사서 가는 그런 아파트인 거예요."]

평양 아파트들이 비싸게 거래되는 이유는 신흥 부자로 불리는 ‘돈주’들 때문으로 알려졌다.

북한 당국은 건설 비용을 돈주들로부터 투자 명분으로 받고 있는데, 이 때 돈주에게 넘어간 분양권이 비싼 값에 팔린다는 것이다.

[임을출/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국가가 모든 예산을 조달할 수 없기 때문에 많은 돈주들 투자를 받아서 주택을 이제 건설하면 국가에 공로가 많은 사람에게도 이제 일종의 인센티브로 제공을 하지만 나머지 대다수, 나머지 다수의 이 주택은 일반 평양 시민들에게 분양할 수밖에 없을거예요. 이런 부분들은 또 이 정권 차원에서는 또 통치 자금으로 흡수할 수 있는 그런 이점이 있는 것이죠."]

김정은 위원장은 최근 평양 보통강 강안지구를 방문해 다락식 주택을 건설하라고 지시했다.

[조선중앙TV/3월 26일 : "김정은 동지께서는 보통문 주변 강안지구에 새로 일떠세울 호안다락식주택구 형성안들을 보아주시면 서 건설 계획과 관련한 구체적인 방향과 과업들을 제시하셨습니다."]

대동강의 지류인 보통강 구역은 평양에서도 내각과 당 간부들이 주로 사는 부촌이다.

이곳 역시 고급 주택을 건설해 돈주들의 투자를 노리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아파트를 속도전으로 건설하면서 주민들까지 노동력 동원을 강요받고 있다는 증언도 나온다.

[나민희/평양 출신/2016년 탈북 : "저도 직장 생활을 하면서 좀 일찍 퇴근하는 날이라든가 그럴 때는 창전거리 건설장에 가서 같이 건설 도와주고 거기 가서뭐 모래도 옮겨주고 이렇게 일 하다 온 적도 있거든요. 4년제 대학교 다니던 학생들이 매일, 1년 동안 건설장에서 건설하고 그랬었거든요. 그런 식으로 대학생들도 동원시키고 주민들도 계속 동원을 시켜요."]

북한 매체가 공개한 조감도만 놓고 보면 평양에 웅장하고 화려한 아파트가 들어서게 된다.

주택난 해소는 물론 코로나19 상황에서 침체된 사회 분위기를 일신시키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북제재는 물론 코로나 19로 국경까지 봉쇄한 가운데 북한이 충분한 양의 건설 마감자재를 외부로부터 들여오기는 힘들 전망이다.

김정은 위원장 핵심 사업이었던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나 평양 종합병원 등도 골조만 세워진 채 완공되지 못하고 있다.

8차 당대회에서 발표한 평양 5만 세대 주택 건설에 전격 돌입한 북한. 계획이 일정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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