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의 습격’…이른 ‘폭우’에, 긴 ‘폭염’ 온다!

입력 2021.05.24 (14:35) 수정 2021.05.24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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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년, 여름은 혹독한 시간이었습니다. 잇따라 상륙한 태풍에, 집중호우, 유례없는 폭염까지. 지독한 날씨 탓에 인명 피해도 속출했습니다.
올해는 또 어떤 재난이 우리나라를 찾을지, 걱정이 앞서는 이유입니다.
무엇보다 올해는 날씨로 인해 생명을 잃는 일이 없기를... 간절한 바람을 담아 올여름 날씨를 조심스럽게 예측해볼까 합니다.


■ 2018년 '폭염' 물러가니 2019년 '태풍 7개' , 2020년엔 '54일' 역대 최장 장마

2018년에는 한 달 넘게 폭염이 이어졌습니다. '열돔'이라고 불리는 뜨거운 공기 속에 갇혀 시원한 소나기조차 없던 나날이었습니다. 열사병 등 온열 질환으로 전국의 응급실에서 48명이 사망하는 등 최악의 폭염 피해를 겪었습니다.


2018년 기록적인 폭염을 계기로 '최고 기온'만 보던 기존의 폭염특보가 '체감 온도' 기준으로 바뀌었습니다.

과거에는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 이틀 이상 지속하면 폭염주의보, 35도 이상이면 폭염경보가 내려졌는데요. 같은 기온이라도 습도가 10% 증가하면 체감온도가 1도 높아지는 만큼, 인명 피해를 줄이기 위해 체감온도 기반으로 폭염특보를 개선한 겁니다.

[연관기사] [여의도 책방] 111년 만에 가장 더웠던 여름, 우리도 ‘폭염사회’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4035770


그런데 새로운 폭염특보제가 지난해부터 실시됐지만, 크게 알려지지 못했습니다. 태풍과 긴 장마로 비가 자주 내리면서 더위보다는 폭우 피해가 컸던 까닭입니다. 2019년에는 태풍 7개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이례적인 해였고, 마지막으로 상륙한 태풍 '미탁'은 10월 3일 개천절까지 그 세력을 과시했으니까요.


그러더니 지난해 여름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 장마로 애를 태웠습니다. 중부지방에서 54일간 최장 장마가 이어지며 하늘에 구멍이 난 듯 비가 멈추지 않았습니다.

전국에서 홍수와 산사태가 끊이질 않았고, 장마가 끝나자마자 태풍 3개가 연이어 한반도를 강타했습니다. 지난여름 장마와 태풍으로 인한 인명 피해는 최소 46명에 이릅니다. 재산 피해도 1조 2,585억 원으로 과거 10년 평균의 3배를 넘었습니다.

그렇다면 올여름 장마는 언제 시작해 언제 끝날까요. 지난해처럼 기록적으로 많은 비를 몰고 올까요. 뜨거운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오늘(24일) 기상청의 여름 전망이 발표됐습니다.

[연관기사] “과거 장마는 잊어라”…더 길고 흉포해진 ‘장마의 변신’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187583


■ 3년간의 재난, 2021년 올해는 어떨까?

일단 강수량의 경우 7, 8월은 평년과 비슷하겠지만 6월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을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기상청은 이번 여름 강한 저기압이 발달하거나 대기가 불안정해져 국지적으로 폭우가 쏟아지는 날이 많겠다고 예측했습니다. 특히 한·중·일 전문가 회의 결과 '초여름'인 6월 강수량이 다소 많은 경향을 보이겠다고 분석했습니다.

6월은 장마가 시작되는 달로, 우리나라는 보통 6월 20일을 전후해 장마철로 접어드는데요. 올해의 경우 일본에선 지난 11일 65년 만에 가장 이른 장마가 시작됐습니다. 장마전선 남쪽의 북태평양 고기압이 예년보다 빠르게 확장했기 때문인데, 우리도 장마가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쏟아졌죠.


현재 일기도를 보면 정체전선이 일본 남쪽 동중국해로 내려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북쪽 상층에 찬 공기가 머물고 있어 정체전선을 밀어낸 건데, 6월 상순까지는 이런 상황이 유지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이 시기부터 강력한 집중호우가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입니다.

이후 장마의 시작 시기는 예년과 비슷할 전망입니다. 하지만 지난해 장마에서 봤듯, 바이칼 호나 몽골, 동시베리아 부근에 기압계가 정체하게 되면 우리나라로 찬 공기가 밀려들며 장마 시기나 강수량에 변동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상청이 긴장하는 이유입니다.

여름이 시작되는 6월부터 잦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측된 만큼 '국지성 폭우'를 배제할 수 없습니다. 당장 피해를 막기 위한 대비를 서둘러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왔다 하면 큰 재해를 내는 태풍은 어떨까요?

기상청은 이번 3개월 전망에서 태풍에 대한 정보를 따로 발표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한상은 기상청 예보분석팀 기상전문관은 "이번 여름은 라니냐가 끝난 뒤 중립 상태로 접어드는 시기라 태풍 영향은 평년과 비슷한 2~3개, 최대 4개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반도에 영향을 주는 태풍은 연평균 3.4개. 그러니까 올해는 서너 개쯤 태풍이 올 거라는 건데, 개수보다 중요한 게 있습니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태풍의 경우, 개수보다는 강도가 강해지는 점에 주목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9월과 10월, 가을 태풍도 증가 추세라는 점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 '폭염 비상' …'라니냐' 끝나고 북태평양 고기압 '꿈틀'


봄철 지속했던 라니냐가 끝나면서 더위를 몰고 오겠습니다. 이현수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라니냐가 종료되는 시기에는 여름철 무더위를 몰고 오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다소 강화되는 경향이 있는데 올여름은 특히 8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기록적으로 더웠던 지난 2018년도 올해처럼 라니냐가 종료되는 시기였는데요. 올해의 경우 여름철 초반까지는 북쪽 한기가 내려올 가능성이 있어 6월과 7월의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것으로 기상청은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2021년인 올해부터 적용되는 평년값이 '신 평년'값, 그러니까 1991~2020년까지 30년간 평균값이라는 부분을 고려해야 합니다. 비교 기준인 신 평년 값이 구 평년 값(1981~2010년)보다 더 높아졌기 때문에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다고 해도 체감적으로 높게 느껴질 수 있다는 건데요.

실제로 이현수 과장은 6월 기온의 경우 구 평년 값을 적용하면 '평년보다 높음'으로 예측됐다고 덧붙였습니다. 8월 폭염이 절정인 동시에 6월부터 더위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2018년 이후 폭염이 잠잠했기 때문에 3년 만에 강한 폭염이 찾아오면 피해는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 "그래서 지금 필요한 건 뭐?"

유례없는 기상이변이 찾아온 지난 3년. 인명 피해도 컸습니다. '재해 연보'를 보면 2011년 이후 줄었던 인명 피해(사망·실종)가 2018년 53명으로 다시 급증했습니다. 2019년과 2020년에도 40명 이상 발생했습니다. 2018년 사망자 가운데 48명은 폭염이 원인이었습니다.


2011년은 지난해만큼이나 폭우가 자주 쏟아지면서 서울에서 우면산 산사태가 일어났던 해이기도 합니다. 인명 피해가 78명으로 가장 많았는데요. 이후 큰 재난이 없어서 인명 피해는 한 자릿수까지 줄었고 2015년에는 아예 없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3년간 111년 만의 폭염이나 최장 장마 같은 이상기후가 연이어 찾아오면서 안타까운 희생이 잇따르고 있는 겁니다.


오늘 발표된 기상청의 장기전망은 여름 석 달의 평균기온과 강수량이 '평년값'과 비교해 어떨지 보여줍니다. 그러나 그 안에서 평년값을 뛰어넘는 '극값'이 나타날지는 내다보기 힘듭니다. 기후변화가 가속화되면서 '나비 효과', 즉 비선형적인 현상이 잦아지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예를 들어 하루 50mm씩 이틀간 비가 와도, 비가 전혀 내리지 않다가 다음날 100mm가 한꺼번에 쏟아져도 평균은 똑같이 50mm입니다. 평균이 아닌, 극단적인 변동성을 예측할 수 있다면 피해를 막을 수 있겠지만, 유럽이나 미국 등 기상 선진국에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현수 과장은 "올여름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사전에 대비해달라"라고 강조했습니다. 기상청은 이번에 발표한 3개월 전망 이후에도 매주 1개월 전망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변화하는 기압계를 반영한 새로운 장기예보와 함께 단기예보도 참고해 달라고 말했습니다.

집중호우든 태풍이든 아니면 폭염이든. 지금 가장 중요한 건 바로 '대비'입니다. 기상청의 예측이 맞고 틀리고를 떠나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대비'한다면, 지난 3년 같은 안타까운 피해는 적어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필요한 건 바로, 철저한 '피해 예방 대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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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날씨의 습격’…이른 ‘폭우’에, 긴 ‘폭염’ 온다!
    • 입력 2021-05-24 14:35:12
    • 수정2021-05-24 21:53:43
    취재K

지난 3년, 여름은 혹독한 시간이었습니다. 잇따라 상륙한 태풍에, 집중호우, 유례없는 폭염까지. 지독한 날씨 탓에 인명 피해도 속출했습니다.
올해는 또 어떤 재난이 우리나라를 찾을지, 걱정이 앞서는 이유입니다.
무엇보다 올해는 날씨로 인해 생명을 잃는 일이 없기를... 간절한 바람을 담아 올여름 날씨를 조심스럽게 예측해볼까 합니다.


■ 2018년 '폭염' 물러가니 2019년 '태풍 7개' , 2020년엔 '54일' 역대 최장 장마

2018년에는 한 달 넘게 폭염이 이어졌습니다. '열돔'이라고 불리는 뜨거운 공기 속에 갇혀 시원한 소나기조차 없던 나날이었습니다. 열사병 등 온열 질환으로 전국의 응급실에서 48명이 사망하는 등 최악의 폭염 피해를 겪었습니다.


2018년 기록적인 폭염을 계기로 '최고 기온'만 보던 기존의 폭염특보가 '체감 온도' 기준으로 바뀌었습니다.

과거에는 일 최고기온이 33도 이상 이틀 이상 지속하면 폭염주의보, 35도 이상이면 폭염경보가 내려졌는데요. 같은 기온이라도 습도가 10% 증가하면 체감온도가 1도 높아지는 만큼, 인명 피해를 줄이기 위해 체감온도 기반으로 폭염특보를 개선한 겁니다.

[연관기사] [여의도 책방] 111년 만에 가장 더웠던 여름, 우리도 ‘폭염사회’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4035770


그런데 새로운 폭염특보제가 지난해부터 실시됐지만, 크게 알려지지 못했습니다. 태풍과 긴 장마로 비가 자주 내리면서 더위보다는 폭우 피해가 컸던 까닭입니다. 2019년에는 태풍 7개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이례적인 해였고, 마지막으로 상륙한 태풍 '미탁'은 10월 3일 개천절까지 그 세력을 과시했으니까요.


그러더니 지난해 여름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 장마로 애를 태웠습니다. 중부지방에서 54일간 최장 장마가 이어지며 하늘에 구멍이 난 듯 비가 멈추지 않았습니다.

전국에서 홍수와 산사태가 끊이질 않았고, 장마가 끝나자마자 태풍 3개가 연이어 한반도를 강타했습니다. 지난여름 장마와 태풍으로 인한 인명 피해는 최소 46명에 이릅니다. 재산 피해도 1조 2,585억 원으로 과거 10년 평균의 3배를 넘었습니다.

그렇다면 올여름 장마는 언제 시작해 언제 끝날까요. 지난해처럼 기록적으로 많은 비를 몰고 올까요. 뜨거운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오늘(24일) 기상청의 여름 전망이 발표됐습니다.

[연관기사] “과거 장마는 잊어라”…더 길고 흉포해진 ‘장마의 변신’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187583


■ 3년간의 재난, 2021년 올해는 어떨까?

일단 강수량의 경우 7, 8월은 평년과 비슷하겠지만 6월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많을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기상청은 이번 여름 강한 저기압이 발달하거나 대기가 불안정해져 국지적으로 폭우가 쏟아지는 날이 많겠다고 예측했습니다. 특히 한·중·일 전문가 회의 결과 '초여름'인 6월 강수량이 다소 많은 경향을 보이겠다고 분석했습니다.

6월은 장마가 시작되는 달로, 우리나라는 보통 6월 20일을 전후해 장마철로 접어드는데요. 올해의 경우 일본에선 지난 11일 65년 만에 가장 이른 장마가 시작됐습니다. 장마전선 남쪽의 북태평양 고기압이 예년보다 빠르게 확장했기 때문인데, 우리도 장마가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쏟아졌죠.


현재 일기도를 보면 정체전선이 일본 남쪽 동중국해로 내려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북쪽 상층에 찬 공기가 머물고 있어 정체전선을 밀어낸 건데, 6월 상순까지는 이런 상황이 유지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이 시기부터 강력한 집중호우가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입니다.

이후 장마의 시작 시기는 예년과 비슷할 전망입니다. 하지만 지난해 장마에서 봤듯, 바이칼 호나 몽골, 동시베리아 부근에 기압계가 정체하게 되면 우리나라로 찬 공기가 밀려들며 장마 시기나 강수량에 변동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상청이 긴장하는 이유입니다.

여름이 시작되는 6월부터 잦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측된 만큼 '국지성 폭우'를 배제할 수 없습니다. 당장 피해를 막기 위한 대비를 서둘러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왔다 하면 큰 재해를 내는 태풍은 어떨까요?

기상청은 이번 3개월 전망에서 태풍에 대한 정보를 따로 발표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한상은 기상청 예보분석팀 기상전문관은 "이번 여름은 라니냐가 끝난 뒤 중립 상태로 접어드는 시기라 태풍 영향은 평년과 비슷한 2~3개, 최대 4개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반도에 영향을 주는 태풍은 연평균 3.4개. 그러니까 올해는 서너 개쯤 태풍이 올 거라는 건데, 개수보다 중요한 게 있습니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태풍의 경우, 개수보다는 강도가 강해지는 점에 주목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9월과 10월, 가을 태풍도 증가 추세라는 점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 '폭염 비상' …'라니냐' 끝나고 북태평양 고기압 '꿈틀'


봄철 지속했던 라니냐가 끝나면서 더위를 몰고 오겠습니다. 이현수 기상청 기후예측과장은 "라니냐가 종료되는 시기에는 여름철 무더위를 몰고 오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다소 강화되는 경향이 있는데 올여름은 특히 8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기록적으로 더웠던 지난 2018년도 올해처럼 라니냐가 종료되는 시기였는데요. 올해의 경우 여름철 초반까지는 북쪽 한기가 내려올 가능성이 있어 6월과 7월의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것으로 기상청은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2021년인 올해부터 적용되는 평년값이 '신 평년'값, 그러니까 1991~2020년까지 30년간 평균값이라는 부분을 고려해야 합니다. 비교 기준인 신 평년 값이 구 평년 값(1981~2010년)보다 더 높아졌기 때문에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다고 해도 체감적으로 높게 느껴질 수 있다는 건데요.

실제로 이현수 과장은 6월 기온의 경우 구 평년 값을 적용하면 '평년보다 높음'으로 예측됐다고 덧붙였습니다. 8월 폭염이 절정인 동시에 6월부터 더위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2018년 이후 폭염이 잠잠했기 때문에 3년 만에 강한 폭염이 찾아오면 피해는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 "그래서 지금 필요한 건 뭐?"

유례없는 기상이변이 찾아온 지난 3년. 인명 피해도 컸습니다. '재해 연보'를 보면 2011년 이후 줄었던 인명 피해(사망·실종)가 2018년 53명으로 다시 급증했습니다. 2019년과 2020년에도 40명 이상 발생했습니다. 2018년 사망자 가운데 48명은 폭염이 원인이었습니다.


2011년은 지난해만큼이나 폭우가 자주 쏟아지면서 서울에서 우면산 산사태가 일어났던 해이기도 합니다. 인명 피해가 78명으로 가장 많았는데요. 이후 큰 재난이 없어서 인명 피해는 한 자릿수까지 줄었고 2015년에는 아예 없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3년간 111년 만의 폭염이나 최장 장마 같은 이상기후가 연이어 찾아오면서 안타까운 희생이 잇따르고 있는 겁니다.


오늘 발표된 기상청의 장기전망은 여름 석 달의 평균기온과 강수량이 '평년값'과 비교해 어떨지 보여줍니다. 그러나 그 안에서 평년값을 뛰어넘는 '극값'이 나타날지는 내다보기 힘듭니다. 기후변화가 가속화되면서 '나비 효과', 즉 비선형적인 현상이 잦아지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예를 들어 하루 50mm씩 이틀간 비가 와도, 비가 전혀 내리지 않다가 다음날 100mm가 한꺼번에 쏟아져도 평균은 똑같이 50mm입니다. 평균이 아닌, 극단적인 변동성을 예측할 수 있다면 피해를 막을 수 있겠지만, 유럽이나 미국 등 기상 선진국에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현수 과장은 "올여름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사전에 대비해달라"라고 강조했습니다. 기상청은 이번에 발표한 3개월 전망 이후에도 매주 1개월 전망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변화하는 기압계를 반영한 새로운 장기예보와 함께 단기예보도 참고해 달라고 말했습니다.

집중호우든 태풍이든 아니면 폭염이든. 지금 가장 중요한 건 바로 '대비'입니다. 기상청의 예측이 맞고 틀리고를 떠나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대비'한다면, 지난 3년 같은 안타까운 피해는 적어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필요한 건 바로, 철저한 '피해 예방 대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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