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만 자란 신숙주 생가터…방치된 ‘인물 선양 사업’

입력 2021.05.28 (21:45) 수정 2021.05.28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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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남 나주에는 훈민정음 창제에 기여한 조선의 대표적 명신인 신숙주 선생의 생가가 있습니다.

나주시가 생가를 복원하겠다고 나선지 20년이 지나도록 복원사업은 진척이 없는데요.

난항을 겪고 있는 나주시의 위인 생가복원 사업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김애린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문을 열고 들어가자 입구부터 풀이 무성합니다.

마룻바닥엔 먼지가 자욱하고, 창호지는 찢겨 나갔습니다.

조선 시대 문신으로 영의정을 지내고 훈민정음 창제에 공을 세운 신숙주 선생의 생가입니다.

나주시가 이 곳 생가를 복원하겠다고 나선 건 지난 1995년.

하지만 20년이 넘도록 사업은 진척이 없습니다.

예산 부족 때문입니다.

후손들은 나주시가 문중에서 땅만 사면 복원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해 모금운동까지 벌였다며 조속한 사업추진을 바라고 있습니다.

[신인식/신숙주 선생 17대손 : "이 땅을 사면 나주시에서 복원하겠다. 그렇게 됐는데 현재까지 22년이 됐는데 지금 마무리가 안 되어 있습니다. 지금 현재."]

일제강점기부터 5·18민주화운동 때까지 여성 인권 신장과 민주화운동에 앞장선 나주 출신의 조아라 여사 생가터도 방치돼 있습니다.

지난 2014년 한차례 복원 계획이 세워졌지만 답보상태입니다.

지금은 이렇게 비닐하우스 한 동만 덩그러니 남겨진 상태인데요.

생가였다는 흔적조차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세계 3대 중국 기행문으로 꼽히는 '표해록'을 쓴 최부 선생의 생가 복원 사업도 진척이 없긴 마찬가집니다.

나주시는 주차장이나 기념관 등을 함께 마련하려면 예산이 많이 든다는 입장입니다.

[김윤희/나주시 문화예술과 과장 : "주차장을 마련하기 위해서 주변의 사유지인 부지를 매입하려고 했는데 그거를 소유주가 절대 팔지 않겠다는 의견이 있어서 저희가 사업을 중단한 상태고요."]

나주시는 코로나19로 재정상황이 어렵다며,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복원사업을 차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애린입니다.

촬영기자:정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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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풀만 자란 신숙주 생가터…방치된 ‘인물 선양 사업’
    • 입력 2021-05-28 21:45:21
    • 수정2021-05-28 21:52:51
    뉴스9(광주)
[앵커]

전남 나주에는 훈민정음 창제에 기여한 조선의 대표적 명신인 신숙주 선생의 생가가 있습니다.

나주시가 생가를 복원하겠다고 나선지 20년이 지나도록 복원사업은 진척이 없는데요.

난항을 겪고 있는 나주시의 위인 생가복원 사업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김애린 기자입니다.

[리포트]

대문을 열고 들어가자 입구부터 풀이 무성합니다.

마룻바닥엔 먼지가 자욱하고, 창호지는 찢겨 나갔습니다.

조선 시대 문신으로 영의정을 지내고 훈민정음 창제에 공을 세운 신숙주 선생의 생가입니다.

나주시가 이 곳 생가를 복원하겠다고 나선 건 지난 1995년.

하지만 20년이 넘도록 사업은 진척이 없습니다.

예산 부족 때문입니다.

후손들은 나주시가 문중에서 땅만 사면 복원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해 모금운동까지 벌였다며 조속한 사업추진을 바라고 있습니다.

[신인식/신숙주 선생 17대손 : "이 땅을 사면 나주시에서 복원하겠다. 그렇게 됐는데 현재까지 22년이 됐는데 지금 마무리가 안 되어 있습니다. 지금 현재."]

일제강점기부터 5·18민주화운동 때까지 여성 인권 신장과 민주화운동에 앞장선 나주 출신의 조아라 여사 생가터도 방치돼 있습니다.

지난 2014년 한차례 복원 계획이 세워졌지만 답보상태입니다.

지금은 이렇게 비닐하우스 한 동만 덩그러니 남겨진 상태인데요.

생가였다는 흔적조차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세계 3대 중국 기행문으로 꼽히는 '표해록'을 쓴 최부 선생의 생가 복원 사업도 진척이 없긴 마찬가집니다.

나주시는 주차장이나 기념관 등을 함께 마련하려면 예산이 많이 든다는 입장입니다.

[김윤희/나주시 문화예술과 과장 : "주차장을 마련하기 위해서 주변의 사유지인 부지를 매입하려고 했는데 그거를 소유주가 절대 팔지 않겠다는 의견이 있어서 저희가 사업을 중단한 상태고요."]

나주시는 코로나19로 재정상황이 어렵다며,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복원사업을 차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애린입니다.

촬영기자:정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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