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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세대인식 집중조사② 50대의 ‘꼰대 지수’는 몇 점?
입력 2021.06.23 (13:56) 수정 2021.07.01 (19:44) 취재K
국내 사회조사 권위자로 구성된 세대인식 집중조사 공동연구진.

국내 사회조사 권위자로 구성된 세대인식 집중조사 공동연구진.

■예상이 확인된 것과 예상을 뛰어넘은 것들

이번 세대인식 집중조사에서 드러난 내용 중에는 예상이 수치로 확인된 것과 예상을 뛰어넘는 것들이 있다. 공동연구진은 설문 대상 세대의 '도덕적 확신' 정도를 측정하는 척도를 적용했다. 심리학 연구에서 종종 활용되는 '도덕적 확신' 척도는, '꼰대 지수'라는 우스개로도 불린다. 응답자들은 환경 문제나 이민자 정책 등에 관한 사안에 의견을 답한다. 예컨대 '환경보다는 (경제)개발이 중요하다'는 질문에 청년층은 28.3%가, 50대는 14.0%가 동의했다. 응답자들은 여기서 2차 질문을 받게 된다. '귀하의 답변에 어느 정도 확신이 있으십니까', '나의 답변이 정책에 반영된다면 우리 사회는 올바른 모습을 갖출 것이다', '나의 입장은 확고하기 때문에 어지간해서는 바뀌지 않을 것이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입장은 근본적으로 옳지 않다'는 문항에 대해 '매우 긍정'부터 '매우 부정'까지 7단계 중 한 단계를 고른다. 연구진은 이 답변을 분석해 점수화한다. 결과는 다음과 같다.


■민주주의 작동 가능성 엿볼 수 있는 '꼰대 지수'

자신의 견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경향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래서 5점 만점의 '도덕적 확신 지수'에서는 근소한 차이도 유의미하게 파악된다. 이 척도를 설계한 하상응 서강대 정외과 교수(정치심리 전공)는 "도덕적 확신 지수에서 높은 점수가 나온 사람은 세상을 옳고 그름의 잣대로 보는 경향이 강하고, 나와 다른 생각은 옳지 않다고 보는 성향의 소유자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 의견도 틀릴 수 있다거나, 토론을 거쳐 입장을 바꿀 수 있다거나 하는 생각은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와 연관된다. 문제는 현재 한국사회 다수의 기업, 기관, 단체 등에서 50대가 주요 의사결정권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청년과 50대 사이에 나타난 0.3점 이상의 차이는, 젊은 세대가 윗세대를 '꼰대'라 부르는 것과 무관치 않다. 아래 설문 결과도 이와 관련 있다. 50대 응답자의 70% 이상이 스스로를 '이익 앞에서 명분을 외면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답을 내놨다. 청년층이 바라본 50대는 이 비율이 절반을 넘지 못했다.


이른바 ‘꼰대지수’가 예상을 수치로 확인해줬다면, 다음의 분석 결과에는 예상을 뛰어넘는 대목이 있다. 대상 집단에 대한 인상을 '따뜻함'과 '차가움' 중 어느 쪽에 가까운지 7단계 중 고르도록 했다. 또 '진실되다' '다정하다' 등을 질문하면서 '능력 있음'과 '능력 없음' 중 어느 쪽에 가까운지도 물었다("50대는 진실되다"는 질문에 50대는 50.3%가, 청년은 21.0%가 긍정 답변을 냈다). 이렇게 취합한 답변을 '따뜻함' 정도와 '능력있음' 정도를 지수화해 가로·세로축에 얹어보면, 응답 집단이 대상 집단을 얼마나 '협력 가능한 집단'으로 여기는지 확인할 수 있다. 아래 표를 보자.


■청년 남성 "50대는 무능" 두드러져

각 점이 오른쪽에 있을수록 '능력 있다', 위쪽일수록 '따뜻하다'고 보는 지표다. 우선 '50대가 본 50대'의 위치가 눈에 띈다. 자신의 연령대를 꽤나 능력 있고 매우 따뜻하다고 봤다. '20대가 본 50대'의 평가는 기대 이하다. '따뜻함' 점수는 평균치 이하고, '능력 있음' 지수는 더욱 낮다. 특히 청년 남성에게 50대는 매우 무능한 존재다. 직장이나 학교에서 경험한 50대의 인상이 작용했을 소지가 크다. 청년층은 자신의 연령대에게도 다소 부정적이다. 청년 여성이 보는 20대의 '따뜻함' 정도는 안타까울 만큼 아래쪽을 향한다.


위 문항은 사회 주도층을 이루고 있는 50대와 미래 세대인 청년 사이에 얼마나 질 좋은 의사소통이 이뤄지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척도다. 앞서 50대의 70% 가까운 응답자가 "나는 586"이라며 민주화를 위해 독재에 맞선 세대임을 자처했다. 그러나 일상생활에서는 권위적인 면모를 품고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청년층과 50대 모두 70% 이상 동의했다. 좀 더 들어가보자. 대개의 설문조사에선 극단적인 답변보다는 '다소 동의' 혹은 '다소 반대'처럼 중간값에 표를 던지는 응답자가 많은 게 일반적이다. 위 문항에서 청년들은 '매우 동의'에 40% 넘는 응답률을 보였다. 50대가 겉보기보다 더 권위적이라는 생각을 강하게 표출한 것이다. 이와 같은 인식은 아래 문항에서도 확인된다.


■"기성세대가 상상 못하는 청년들의 세계관, 향후 갈등 소지"

50대는 두 세대의 합의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봤지만 청년층은 그렇지 못했다. 지금까지 결과들을 종합하면, 한국사회의 수직적인 조직문화가 청년과 50대의 인식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50대는 아래를 향한 의사소통, 즉 하향식 소통을 주로 하기 때문에 청년과의 합의 가능성을 비교적 높이 보지만, 수평적인 소통을 원하는 청년 입장에서는 50대와 합의 가능성을 낮게 보는 것이다. 50대가 후배 청년들의 생각을 얼마나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지 의심되는 대목이다. 다음 결과들을 보자.




여러 항목에서 청년들의 인식은 기성세대와 차이가 크다. 국가관이나 북한 관련 인식 차이는 어느 정도 예상된 바다. 반려동물 분야는 이번 조사 전체를 통틀어 청년과 50대의 인식 차이가 가장 크게 벌어진 항목 중 하나다. 반려동물을 "멍멍이"가 아니라 "우리 집 막내"라고 부르는 청년들은, 70% 이상이 "사람과 동등한 가족"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청년 과반수는 반려동물 사망시 경조사 휴가를 받아야 하며 이 사회가 그렇게 바뀌어야 한다고 느낀다. 하상응 교수는 "사소한 문항인 것 같지만 청년들은 기성세대가 상상하지 못하는 세계관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수 있는 대목"이라며 "개인이 행사할 수 있는 권리 범위에 대해 전혀 다른 인식을 취하는 청년들의 생각대로 언젠가 세상이 바뀔 경우, 그제서야 기성세대는 더 이상 내가 살아왔던 세상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회 갈등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거듭 강조하지만, 세대 인식 조사의 목적은 세대간 갈등을 부추기기 위함이 아니다. 차이를 이해하고 존중하기 위해선 그 차이에 대해 정확히 알아야 한다. 특히 수직적 문화 속에 살아가는 윗세대라면 더욱 그렇다. (시리즈 계속)

[글 싣는 순서]
586, 그들은 누구인가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215511
청년이 본 50대, 50대가 본 청년-50대의 '꼰대 지수'는 몇점?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216479
‘이대남’ ‘이대녀’론의 실체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217567
④세대론을 넘어-세대가 아니라 세상이 문제다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218373


[연관 영상] ‘시사기획 창’ 334회 - 불평등 사회가 586에게
https://www.youtube.com/watch?v=JRUmJEjfQ3Q&t=1573s
  • KBS 세대인식 집중조사② 50대의 ‘꼰대 지수’는 몇 점?
    • 입력 2021-06-23 13:56:02
    • 수정2021-07-01 19:44:08
    취재K

국내 사회조사 권위자로 구성된 세대인식 집중조사 공동연구진.

■예상이 확인된 것과 예상을 뛰어넘은 것들

이번 세대인식 집중조사에서 드러난 내용 중에는 예상이 수치로 확인된 것과 예상을 뛰어넘는 것들이 있다. 공동연구진은 설문 대상 세대의 '도덕적 확신' 정도를 측정하는 척도를 적용했다. 심리학 연구에서 종종 활용되는 '도덕적 확신' 척도는, '꼰대 지수'라는 우스개로도 불린다. 응답자들은 환경 문제나 이민자 정책 등에 관한 사안에 의견을 답한다. 예컨대 '환경보다는 (경제)개발이 중요하다'는 질문에 청년층은 28.3%가, 50대는 14.0%가 동의했다. 응답자들은 여기서 2차 질문을 받게 된다. '귀하의 답변에 어느 정도 확신이 있으십니까', '나의 답변이 정책에 반영된다면 우리 사회는 올바른 모습을 갖출 것이다', '나의 입장은 확고하기 때문에 어지간해서는 바뀌지 않을 것이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입장은 근본적으로 옳지 않다'는 문항에 대해 '매우 긍정'부터 '매우 부정'까지 7단계 중 한 단계를 고른다. 연구진은 이 답변을 분석해 점수화한다. 결과는 다음과 같다.


■민주주의 작동 가능성 엿볼 수 있는 '꼰대 지수'

자신의 견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경향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래서 5점 만점의 '도덕적 확신 지수'에서는 근소한 차이도 유의미하게 파악된다. 이 척도를 설계한 하상응 서강대 정외과 교수(정치심리 전공)는 "도덕적 확신 지수에서 높은 점수가 나온 사람은 세상을 옳고 그름의 잣대로 보는 경향이 강하고, 나와 다른 생각은 옳지 않다고 보는 성향의 소유자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 의견도 틀릴 수 있다거나, 토론을 거쳐 입장을 바꿀 수 있다거나 하는 생각은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와 연관된다. 문제는 현재 한국사회 다수의 기업, 기관, 단체 등에서 50대가 주요 의사결정권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청년과 50대 사이에 나타난 0.3점 이상의 차이는, 젊은 세대가 윗세대를 '꼰대'라 부르는 것과 무관치 않다. 아래 설문 결과도 이와 관련 있다. 50대 응답자의 70% 이상이 스스로를 '이익 앞에서 명분을 외면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답을 내놨다. 청년층이 바라본 50대는 이 비율이 절반을 넘지 못했다.


이른바 ‘꼰대지수’가 예상을 수치로 확인해줬다면, 다음의 분석 결과에는 예상을 뛰어넘는 대목이 있다. 대상 집단에 대한 인상을 '따뜻함'과 '차가움' 중 어느 쪽에 가까운지 7단계 중 고르도록 했다. 또 '진실되다' '다정하다' 등을 질문하면서 '능력 있음'과 '능력 없음' 중 어느 쪽에 가까운지도 물었다("50대는 진실되다"는 질문에 50대는 50.3%가, 청년은 21.0%가 긍정 답변을 냈다). 이렇게 취합한 답변을 '따뜻함' 정도와 '능력있음' 정도를 지수화해 가로·세로축에 얹어보면, 응답 집단이 대상 집단을 얼마나 '협력 가능한 집단'으로 여기는지 확인할 수 있다. 아래 표를 보자.


■청년 남성 "50대는 무능" 두드러져

각 점이 오른쪽에 있을수록 '능력 있다', 위쪽일수록 '따뜻하다'고 보는 지표다. 우선 '50대가 본 50대'의 위치가 눈에 띈다. 자신의 연령대를 꽤나 능력 있고 매우 따뜻하다고 봤다. '20대가 본 50대'의 평가는 기대 이하다. '따뜻함' 점수는 평균치 이하고, '능력 있음' 지수는 더욱 낮다. 특히 청년 남성에게 50대는 매우 무능한 존재다. 직장이나 학교에서 경험한 50대의 인상이 작용했을 소지가 크다. 청년층은 자신의 연령대에게도 다소 부정적이다. 청년 여성이 보는 20대의 '따뜻함' 정도는 안타까울 만큼 아래쪽을 향한다.


위 문항은 사회 주도층을 이루고 있는 50대와 미래 세대인 청년 사이에 얼마나 질 좋은 의사소통이 이뤄지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척도다. 앞서 50대의 70% 가까운 응답자가 "나는 586"이라며 민주화를 위해 독재에 맞선 세대임을 자처했다. 그러나 일상생활에서는 권위적인 면모를 품고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청년층과 50대 모두 70% 이상 동의했다. 좀 더 들어가보자. 대개의 설문조사에선 극단적인 답변보다는 '다소 동의' 혹은 '다소 반대'처럼 중간값에 표를 던지는 응답자가 많은 게 일반적이다. 위 문항에서 청년들은 '매우 동의'에 40% 넘는 응답률을 보였다. 50대가 겉보기보다 더 권위적이라는 생각을 강하게 표출한 것이다. 이와 같은 인식은 아래 문항에서도 확인된다.


■"기성세대가 상상 못하는 청년들의 세계관, 향후 갈등 소지"

50대는 두 세대의 합의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봤지만 청년층은 그렇지 못했다. 지금까지 결과들을 종합하면, 한국사회의 수직적인 조직문화가 청년과 50대의 인식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50대는 아래를 향한 의사소통, 즉 하향식 소통을 주로 하기 때문에 청년과의 합의 가능성을 비교적 높이 보지만, 수평적인 소통을 원하는 청년 입장에서는 50대와 합의 가능성을 낮게 보는 것이다. 50대가 후배 청년들의 생각을 얼마나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지 의심되는 대목이다. 다음 결과들을 보자.




여러 항목에서 청년들의 인식은 기성세대와 차이가 크다. 국가관이나 북한 관련 인식 차이는 어느 정도 예상된 바다. 반려동물 분야는 이번 조사 전체를 통틀어 청년과 50대의 인식 차이가 가장 크게 벌어진 항목 중 하나다. 반려동물을 "멍멍이"가 아니라 "우리 집 막내"라고 부르는 청년들은, 70% 이상이 "사람과 동등한 가족"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청년 과반수는 반려동물 사망시 경조사 휴가를 받아야 하며 이 사회가 그렇게 바뀌어야 한다고 느낀다. 하상응 교수는 "사소한 문항인 것 같지만 청년들은 기성세대가 상상하지 못하는 세계관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수 있는 대목"이라며 "개인이 행사할 수 있는 권리 범위에 대해 전혀 다른 인식을 취하는 청년들의 생각대로 언젠가 세상이 바뀔 경우, 그제서야 기성세대는 더 이상 내가 살아왔던 세상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회 갈등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거듭 강조하지만, 세대 인식 조사의 목적은 세대간 갈등을 부추기기 위함이 아니다. 차이를 이해하고 존중하기 위해선 그 차이에 대해 정확히 알아야 한다. 특히 수직적 문화 속에 살아가는 윗세대라면 더욱 그렇다. (시리즈 계속)

[글 싣는 순서]
586, 그들은 누구인가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215511
청년이 본 50대, 50대가 본 청년-50대의 '꼰대 지수'는 몇점?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216479
‘이대남’ ‘이대녀’론의 실체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217567
④세대론을 넘어-세대가 아니라 세상이 문제다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218373


[연관 영상] ‘시사기획 창’ 334회 - 불평등 사회가 586에게
https://www.youtube.com/watch?v=JRUmJEjfQ3Q&t=1573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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